새해 첫 인문학 서평쓰기 모임을 했다. 달달한 모카 케잌으로 처음을 기념하고, 갓 볶은 원두커피 듬뿍 내려 진한 커피를 즐겼다. 회원들은 빈손이어도 좋은데 늘 무언가 한가지씩 들고 온다. 케잌, 커피, 빵, 쿠키.......

오늘의 토론 도서는 연말 연초의 번잡스러움으로  '내가 사랑한 시집 한 권. 그리고 시 한편!'으로 정했다. 가끔은 이런 여유에 행복해한다. 바쁠땐 잠시 쉬어도 되지. 백석, 정호승, 정현종, 나태주, 도종환, 류시화, 박경리의 시를 이야기한다.

   

나는 우리 회원중 한명인 이석문님의 시집을 골랐다. 도서관에 첫 발령 받았을때 도움을 받았던 25년된 지인이자 지금도 여전히 큰 도움을 받는 분이다. 그는 지역신문 창간호 기자로,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고 도움을 주던 풋풋한 젊음이 벌써 이 나이가 되어 간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인연에 참으로 감사한다. 우리 도서관 인문학 회원중 청일점이다. 나는 '부탁할께요' 시를 낭송하며 감정 조절을 못해 울컥했다. 가끔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이런 내가 참 주책스럽다.  

 

 

 

 

 

 

 

 

 

 

 

 

부탁할께요 / 이석문.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릴 줄 아는 아이로 보아주세요

비바람 속에서도

혼자서 꿋꿋이 견딜 수 없을 때

외로움으로 자해하고 싶을 때

불인두의 화력을 남발하지 말아주세요

때론 가슴 아프고 시려

학교 부적응아처럼

떠밀려

외톨이로 돌아설 때

왕따 취급하지 말아주세요

깨진 어항으로 바닥에

내팽개쳐진 금붕어처럼

숨을 헐떡일 때

장난삼아 툭툭 건드리지 마세요

바람에 초려되는 입술로

세상을 그리고 싶어요

 

 

우리 아이와 오버랩되어 감정이입되었다. "깨진 어항으로 바닥에 내팽개쳐진 금붕어처럼 숨을 헐떡일 때 장난삼아 툭툭......." 가끔 아이에게 무심코 던진 말에 섬세한 아이는 상처 받았을거야. 한동안 아이가 말을 안할때 '속 좁다'하면서 가볍게 넘겼는데 아이 머리에는 많은  생각이 떠다녔으리라. 엄마랑 눈 마주치면 함박 웃음 짓는 예전 모습으로 다시 돌아와주어 고맙다.

 

어제 옆지기가 "주말에 아이 데리고 독서실 가야겠어" 했을때 "그래 좋은 생각이야. 00이 공부하는지 감시 좀 해" 이말에 옆지기는 발끈했다. 아이에게 어떻게 감시라는 표현을 쓰냐고, 지금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아느냐고..... 그 말에 뜨끔하면서 옆지기가 고마웠다. 아이가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아빠라서 참 다행이다. 공부 봐주면서 관계가 어긋날까 걱정된다.   

 

모임에 오는 회원들은 참 행복해 하는데 매달 꼬박 오는 회원이 채 열명이 되지 않아 아쉽다. 올해는 다른 일보다 이 모임이 우선 순위가 되면 좋겠다. 적은 인원수로 조바심 내지 않으면 좋겠다. 경제적인 부보다 지식의 부자가 되는 일에 몰두하면 좋겠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작은 일에 분개하지 않는 한결 같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모두 지금보다 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올해 토론도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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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행복하자 2016-01-1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기모임. 글쓰기모임이 점점 인원수가 줄어가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좋을텐데 말이에요~~
그래도 꾸준히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좋은것 같아요~ 언젠가를 기약해야줘~~ ㅎㅎ

세실 2016-01-15 10:20   좋아요 0 | URL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늘어가니......책 읽기의 중요성을 잘 몰라 안타까워요.
책을 읽으면 사고의 다양성, 창의성, 글쓰는 실력까지 느는데 말입니다^^ 직장에서 큰 도움도 되고. ㅎㅎ
꾸준히 나오는 회원들은 행복해 합니다.
책모임 하나정도 하면 삶이 풍요로워져요. 전 3개. ㅎ

yureka01 2016-01-1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이 점점 늘어 나야 하는데 말예요..^^
즐거운 시간 되셨겠습니다.^^

세실 2016-01-15 10:20   좋아요 0 | URL
그쵸? 국가적 차원에서 팍팍 밀어주면 가능할텐데 말입니다^^
마을마다 도서관마다 독서모임 생기면 좋겠어요.
이 시간이 제게는 참 소중합니다~~~

cyrus 2016-01-14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저는 독서나 글쓰기 모임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최소 인원이 참가하는 것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열 명은 안 되어도 7명까지는 서로 의사소통을 주고 받는 데 편한 것 같아요. ^^

세실 2016-01-15 10:43   좋아요 0 | URL
이 날 7명 나왔어요.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도서관 입장에서 보면 인원이 적어요. 열명만 넘으면 딱 좋겠는데.....ㅎㅎ
다음 달에 한명씩 데리고 나오라 했는데.....

프레이야 2016-01-1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행간을 읽으며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에 동감의 표시로 좋아요,
응원의 표시로 좋아요, 우정의 표시로 좋아요 곱하기 3으로 눌러요.^^
올해 독서토론 도서도 짱짱하군요. 후기 기대합니다.
근데 규환군 너무 조르는 거 말리고 싶어요.
아직 2학년인데... 스스로 하도록 유도만! 방관이 오히려 자극이 될 때도 있다는 거!

세실 2016-01-15 10:45   좋아요 1 | URL
호호호 왕 센스라니 프레이야언니~~~
늘 한결같은 모습이 참 좋구, 고맙습니다^^
아직.....일까요? 보림이 보니 좀 늦던데요.ㅎㅎ
요즘 지극히 절제중이어요. 그저 안아주고, 엉덩이 톡톡 때려줍니다.
공부는 아빠 몫으로 두었는데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니......
제 몸에서 사리 나올지도 몰라요.ㅎㅎ

꿈꾸는섬 2016-01-15 0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겠단 생각이 드네요. `부탁할게요`읽으며 저도 감정이입이 되네요. 가만둬야하는데 말이죠. 너무 조바심내고 있는건 아닌지 뒤돌아보게 되네요..

세실 2016-01-15 10:47   좋아요 0 | URL
나오는 엄마들은 다들 행복해합니다. 회장님이 센스쟁이라 매번 이벤트를 마련하네요. 독서회에 애정이 많으세요. 늘 감사하는 부분이죠. 부탁할게요. 바닥에 내팽겨쳐진 헐떡이는 금붕어에게.....이 부분에 울컥했어요. 아이들은 나름 세상을 살아가려고 애를 쓰는데.....부모는 그저 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우뚝 서있는 나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6-01-15 0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5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알라딘 책벗 프레이야언니를 위한 써프라이즈 파티.
수필집 `앵두를 찾아라` 출간기념 모임.
윤동주문학관에 들러 짧은 생애를 살다간 윤동주의 삶을 회상한다.
부암동 파란대문에서 점심 먹고, 북카페 야나문으로 향했다.
이상적인 북카페로 와인 마시면서 책 보고, 필요한 책은 살수도 있다. 마치 집의 고급스러운 서재 같은 따뜻한 공간이다. 청주에도 생기면 좋겠다.
그곳에서 알라디너 몇명이 소박한 파티를 열었다.
책 속 인상 깊은 구절 낭독하고, 작가에게 궁금한점 질문하기. 글이 간결하면서, 절제미가 있고, 우아하다.
시간이 흐르면 관계는 변질되기도 하지만, 더 단단해지는 계기도 될듯.

오늘 아침, 규환이가 타준 드립 커피 마시며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 읽는 시간도 좋다.

`다름`은 물론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가능한 한 참아주는 것. 그것이 톨레랑스다. 차이에 대한 용인이다. 우리 평범한 인간들이 어찌 이웃을 `사랑`하기까지 하겠는가. 그저 큰 피해 없으면 참아주기라도 하자는 것이다. 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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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0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출판 기념 이벤트....아주 유의미한 행사모임이 되셨겠어요..^^..

세실 2016-01-10 12:55   좋아요 0 | URL
책 내느라 많이 힘드셨을 프레이야님을 위한 소소한 파티^^
귀한 시간 내주신 분들께도 참으로 감사했던 시간입니다.

붉은돼지 2016-01-09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집니다.^^

세실 2016-01-10 12:56   좋아요 0 | URL
현수막이 클까 걱정했는데 맞춤이라 더 기뻤답니다^^

blanca 2016-01-0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좋네요. 책을 좋아하고 책으로 이야기하고...

세실 2016-01-10 12:57   좋아요 0 | URL
번잡스럽지 않게 책에 대해 나누었던 그 시간....추억만으로도 행복하겠지요^^

수퍼남매맘 2016-01-0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막이 멋지네요. 좋은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북카페도 좋네요.

세실 2016-01-10 12:58   좋아요 0 | URL
와 클까 많이 걱정하면서 청주에서 가져간 현수막! 이리 콕 짚어서 말씀해주시니 흐뭇^^
북카페는 지금까지 본곳중 최고였어요!

꿈꾸는섬 2016-01-09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출판기념모임이었어요. 프야님 글도 야나문도 그리고 모임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좋았어요.^^

세실 2016-01-10 13:00   좋아요 0 | URL
선뜻 와주신 꿈섬님께 무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더 풍성했지요.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참 따뜻한 분임을 느꼈어요^^

2016-01-09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1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6-01-1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 깊은 구절 낭독, 좋네요.
요즘 폰으로 EBS 오디오 북을 들을 때가 있는데 제가 읽었다면 그냥 지나칠 문장도
누군가가 읽어 주니 참 좋은 문장으로 들리더라고요. 책을 읽을 때 음미하며 천천히 읽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문이 시로 읽히는 느낌이랄까요.

친구란, 동료란 참 좋은 거구나, 새삼 느껴지는 페이퍼입니다.

세실 2016-01-11 10:06   좋아요 0 | URL
미니 작가와의 만남 같았던 시간이었어요.
저는 김영하의 팟캐스트 가끔 듣는데 참 좋더라구요.
페크님 말씀처럼 그냥 지나칠 문장도 섬세하게 들리더라구요. 최근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들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겨울 같은 날씨입니다. 따뜻하게 입고 외출하세요^^

순오기 2016-01-12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는 안산~~ 오늘 아침에서야 보네요. 세실님의 준비로 빛났던 자리... 알라딘 식구들의 참여로 더 즐거웠던 시간~ 오래오래 기억할 듯...

세실 2016-01-13 10:52   좋아요 0 | URL
일주일만의 귀향이신가요? ㅎㅎ
늦은 시간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답니다^^
환절기 건강 잘 챙기시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1-1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 큰데요..
이 카페 번성해야 할 터인데.....

세실 2016-01-14 17:08   좋아요 0 | URL
곰곰님의 관심과 애정 듬뿍 보여주시면 번성하겠지요?
우리 알라디너들의 사랑 날려주면 충분히 승산 있어요~~~~
서울의 명소가 될듯 합니다^^
 

 

문득 창 밖을 보니 커다란 달이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깊은 밤이다. 내일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하니 조금은 걱정된다. 장거리 출퇴근하는 사람은 눈을 즐길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저 부담스러운 존재일뿐이다. 사람의 간사함이란......

알라딘 5공주(이젠 왕비로 수정해야 할까?)는 포항, 부산, 광주, 청주 등 전국에서 모이니 날짜 맞추기가 힘들다. 날짜를 정해도 누군가 사정이 생겨 한, 두번은 변경을 하게 된다. 마치 오늘처럼!

 

카톡 덕분에 실시간으로 다음 날짜를 정했다. 프야님 출판기념회겸 만나는 자리라 더 늦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앞당겨져서 다행이다. 

 

야나문 번개는 1월 7일(목), 오후 3시!

 

야나문 북카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40 2층 (부암동)

02-394-0057

 

이날 참석하기로 약속한 마녀고양이님께 죄송하지만 이 날도 가능하리라 믿으며. 혹시 우리 5공주중 한 명이라도 뵙고 싶은 분이 있다면 야나문 번개 대환영합니다!! 댓글로 참석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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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12-30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짜를 바꿔서 죄송하지만... 시간이 되고 함께 하실 수 있으면 오시어요!^^
저는 7일에 올라가면 토욜에 약속도 있고 한 주일 정도 머물 예정입니다.
서울. 인천... 시간 맞춰 보고픈 알라딘 식구들도 보고 여유로운 나들이가 될 거에요.

세실 2015-12-31 10:19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와 오기언니는 일주일씩이나....진정한 자유부인의 여유가 부럽습니다.
전 두 아이 방학이라 분주해용.
언니가 만나는 알라디너는 누구일까 궁금합니다~~~~

2015-12-30 0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31 1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5-12-30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소가 서울인가요?

세실 2015-12-31 10:20   좋아요 0 | URL
부암동이네요.
하늘바람님 보고 싶어요~~~~~~~

blanca 2015-12-3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마음으로는 뛰어가고 싶지만 아직 저는 자유의 몸이 아닌지라... 조만간 합류하리라 굳게 다짐해봅니다. 다들 뵙고 싶은데 일단 기대감을 태우며 후기를 기다려요.^^

세실 2015-12-31 10:21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아이 델꼬 오셔도 좋을텐데요~~~~~
소박한 번개라...많은 분들이 오실까요? 오시면 좋겠지만요........

비연 2015-12-3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시! ㅡㅡ;;;;

세실 2015-12-31 10:21   좋아요 0 | URL
비연님!!! 불끈^^
어려우실까요?

양철나무꾼 2015-12-30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고 싶지만, 야나님과의 정리가 있어서도 가야 하지만...3시면 근무 중이라는~(,.)

세실 2015-12-31 10:22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도 보고 싶은 한사람이지만.....
어르신들 건강이 더 중요하겠죠?
아쉬워요.......

책읽는나무 2015-12-3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주님들 왕림하시는군요?^^
세실님을 포함 순오기님과 프레야님과 마녀고양이님 그리고 주인장 야나님 모두 복 받으시길 바랍니다^^

세실 2016-01-03 22:21   좋아요 0 | URL
팜므느와르님도 가시지요. 마녀고양이님은 못오신다는. ㅜㅜ
평일이라 생각보다 함께 하지 못하시네요.
책읽는나무님도 새해 소망하는 일 꼭 이루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16-01-01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나님의 카페에서 반가운 분들과 좋은 시간이 되실 것 같아요.
세실님, 새해 인사 드리러 왔어요.
올해도 좋은 일들과 기쁜 시간이 함께하는 한 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실 2016-01-03 22:2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님도 시간되면 함께 하셔도 좋을듯요^^
서니데이님도 새해에 행복한 일, 기쁜 일, 즐거운 일 많이 생기시길 빕니다.
자주 뵈어요~~~~

2016-01-07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6-01-07 14: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프야님도 글 봤구요.
이따 뵈어요.
큰 힘이 됩니다~~~~

2016-01-07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8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긴 연휴가 끝나가는 일요일 저녁. 아쉬움과 함께 알라딘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프야언니의 책 <앵두를 찾아라> 를 읽는다. 책이 세상에 나오기 전, 우리 5공주는 어떤 제목으로 할까? 표지는?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다 결국 내용을 가장 잘 아는 프야언니가 원하는 제목과 표지로 결론을 맺었다. 언니가 보내주신다는 책을 기다릴 수 없어 알라딘에서 구입했다. 세상에나 책은 총알 배송이 무색하게 4일후에 도착했고, 다음날 언니가 보내주신 책도 왔다. 도서관에는 내년도에 비치할 예정이니 또 한 권은 지인에게 선물해야겠다. 언니 책이 나올 무렵 도서관은 이미 4/4분기 구입도서가 들어온 상태였다.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비슷한 실정이라 내년도 3월에나 구입 신청할 듯하다. 참으로 아쉽다!

 

프야언니는 단아한 외모처럼 글도 어찌나 정갈한지 따뜻한 차 한 잔 곁에 두고 몸을 꼿꼿하게 세우고 봐야할 듯한 느낌이다. 에세이는 자신의 속내를 다 드러내야 하는 부담이 있을텐데 적당히 절제하고, 적당히 드러낸다. 글 속에 우리 말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고, 우리 글의 고운 결을 잘 살려냈다. 제목의 앵두가 물고기임을 '앵두를 찾아라' 전문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앵두는 물 속에 산다'는 첫 장의 글을 읽으면서도 앵두는 그저 빨간 열매라고 생각했다.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딸의 성화에 대신 키운 앵두를 세밀히 관찰하며 물고기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프야님의 혜안이 그저 감탄스럽다.

 

앵두는 물속에 산다.

자정이면 작은 의식을 치른다. 세상의 불을 끄는 일이다. 불을 끄기 전, 하루치 세상 안을 한 번 더 들여다본다. p.64

 

앵두는 진정한 웰빙족이다. 밤이 되면 아직 놀고 있는 친구들과 조용히 거리를 두고 물풀 뒤쪽이나 바위 뒤에 자리를 잡고 홀로 잠을 청한다. 고독은 즐길 만한 값진 정서가 아닌가. 수면 가까이에 몸을 반듯이 누이고 세상의 평화를 안고 잘 때는 고고해 보이기까지 한다. 아침이면 친구들은 자고 있어도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다. 먹는 것에는 그리 매달리지 않는다. 먹이를 주면 반색하는 기색도 없이 제 할 일을 하고 있다가 친구들이 다 먹고 돌아서면 유유히 다가와 입을 벌린다. 소식으로 만족하고 경쾌하게 꼬리를 돌려 미끄러져 간다. 그래서인지 앵두는 친구들에 비해 몸집이 크게 불어나지 않고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본능적인 욕구에 집착하지 않고 과욕하지 않기란 진정한 자유를 구가하는 비결이다. 자유롭지 않음은 아직 버리지 않은 게 많다는 말이다. p.67 

 

프야님은 때로는 마치 우리 친언니 같다. 나는 엄마에게 혼날때면 도망가기 바쁜데, 친언니는 가만히 앉아 엄마가 내려치는 빗자루 세례를 다 맞았다. 도망갈 법도 하지만 그저 고개만 숙이고 커다란 눈에서 굵은 눈물만 뚝뚝 떨어졌다. 약 먹기 싫어하는 프야언니를 우물가에 데려가 무섭게 벌 주는 아버지나, 벌에도 아량곳하지 않고 약을 먹지 않고 버티는 언니나 대단하다. 우리 친언니까지 포함해서...

 

고등학교때 폐결핵에 걸렸을때 요양을 하기보다는 기숙사 생활을 선택하고 직접 주사를 놓아준 엄마, 선뜻 방을 내어준 가게집 주인아저씨...산다는 것은 끝없이 빚을 지는 일이라는 글과 빚꾸러기라는 제목이 와 닿는다. 내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나 대신 희생을 한 시부모님께 요즘 참 무례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 그 빚을 갚을 날이 올까? 

 

윤정희 주연의 영화 '시'를 보며 소설가 박상륭의 글을 인용한다.

 

소설가 박상륭은 '아름다움'의 어원을 '앓음다움'에서 찾았다. '앓음'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 애쓰는 상태를 말하고 괴로움과 고통을 견디고 인내하는 마음의 작용이다.

앓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말이 된다. 허허한 웃음과 내용 없는 가벼움이 득세하는 시대에 아름다움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애를 써야만, 진정으로 앓아 봐야만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책을 읽자마자 빠져든다. 마치 소설처럼 가독성이 좋다. 그녀의 다음 책은 소설이어도 좋겠다. 에세이를 읽으며 밑줄을 이리 많이 그어보기는 처음이다. 간결하면서, 우아한, 고급스러운 문체는 읽는내내 프야님이 그리워진다. 그녀는 어느새 영화평론가로서, 여행 작가로서 마치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는 듯하다. 자그마한 몸짓에서 뿜어나오는 열정, 끼는 참으로 굉장하다. 단아한 외모만으로 평가하면 절대 오산이다.   

 

우리 5공주(나비언니는 오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1월 7일(목요일) 오후 3시 야나문에서 만난다. 내 맘대로 번개를 쳐본다. 마녀고양이님, 페크언니 그리고 또!  

 

야나문 북카페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240 2층 (부암동)

02-394-0057

 

 

 

일은 느닷없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나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인연의 바람이다. 손돌바람에 널브러지는 때도 있지만 산들바람에 하늘을 나는 날이 더 많음에 감사할 일이다. 선연도 악연도 인연이다.  p.57

 

본능적인 욕구에 집착하지 않고 과욕하지 않기란 진정한 자유를 구가하는 비결이다. 자유롭지 않음은 아직 버리지 않은 게 많다는 말이다.  p.67


 꽃만큼 유한한 것이 없다. 꽃만큼 무한한 것도 없다. 시간이 가면 추레해지는 게 어디 꽃뿐일까. 그 얄궂은 피조물이 갸륵해 보이는건 끝과 시작이 동시에 보여서다. 절정의 미로 피어오른 꽃봉오리는 뿌리와 줄기와 가지의 안간힘을 잊지 못한다. 피고 질 때를 아는 세상 모든 꽃들은 지고 피고 지는 때를 알지 못하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 순간과 영원의 애련한 이중주다.

살갑게 느끼지 못했을 뿐, 우리는 늘 꽃을 피워 왔다. 하나의 꽃이 아니라 다른 두 개의 꽃을. 나란히 앉아 있되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마음의 그 출발지를 생각해 본다. 향기도 색깔도 다른 두 개의 꽃다발을 하나의 화병에 담고 싶어진다. 노랑 곁에 보라, 보라 곁에 노랑. 보색의 어울림이 생각만해도 근사하다.

"할머니, 아이리스도 한 단 주세요."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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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12-27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함께할 수 있는 분들 같이 만나요!!♥

세실 2015-12-28 13:00   좋아요 0 | URL
일을 벌려놓고 조마조마했네요^^
언니도 좋아하셔서 다행이어요^^

blanca 2015-12-27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님도 축하드리고 만남도 부럽네용^^ 후기 올려 주세요.

세실 2015-12-28 13:00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보고 싶어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어려울까요?

프레이야 2015-12-27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벙개! 그저 반가운 얼굴들 보는 거로 해요~ 고마워요 세실님. 연말, 분주한 마음이 1월까진 이어질 것 같아요. 오공주 만남에 멀리있는 시아님이 빠져 아쉽지만 마음은 함께^^ 늘 힘과 위로가 되는 울오공주와의 인연, 고맙습니다.

세실 2015-12-28 13:02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반가운 얼굴들^^ 우리가 다 아는 ㅎㅎ
그날 시아언니도 혹시 오는건 아닐까요? 그랬음 좋겠어요^^
통화만 해도 어제 만난것처럼 편안한.....저에게도 큰 힘과 위로가 된답니다!!

붉은돼지 2015-12-2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나라의 연세 지긋하신 ㅋㅋ 공주님들의 야나문 회동이라..
지난번처럼 섬섬옥수라도 후기 좀 올려주세요 ^^

세실 2015-12-28 13:03   좋아요 0 | URL
음 아직 연세라고 하기엔? 이라고 했지만 제가 스무살때는 이 나이는 분명 연세였어요. 흑!!!
왕비로 바꿔야 할까요? ㅎㅎㅎ
넵~~~ 섬섬옥수는 아니지만 손가락이라도 올리겠습니다~~~

hnine 2015-12-2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필을 가독성 있게 쓰기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저도 손에 들어온 후 금방 다 읽었어요.
저자 글의 느낌을 세실님께서 간접적으로 비유하여 표현하셨는데도 제 마음에도 폭 하고 와닿네요.

세실 2015-12-28 13:04   좋아요 0 | URL
벌써 읽으셨구나. 역시~~~
절제미와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본.ㅎㅎ
행간도, 간결한 글도 참 좋죠^^

yureka01 2015-12-27 2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당대의 저자에게 더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이유..동시대의 사람이라는 연대가 있으니까요.
저도 주문해뒀습니다 ㅋ

세실 2015-12-28 13:05   좋아요 0 | URL
저자....마냥 부러운 단어입니다^^
맞아요. 전 요즘 응팔 보면서 열광하는데 바로 동시대의 사람이라는 끈끈함이죠~~~
유레카님의 평도 기대하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5-12-28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한 느낌이었어요,
책장을 펼치는데 너무나 그리운 느낌에 왈칵하는 거예요.
정을 준 사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어요.

세실 2015-12-28 16:52   좋아요 0 | URL
마고님 마음 이뻐라~~~
우리 특별한 사람들이죠.
이번에 꼭 만나요. 야나문은 종로 부암동에 있네요^^


페크pek0501 2015-12-2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 소식을 접한 저를 용서하시기를... 세실 님도 프야 님도...

언젠가 책 내실지 알았어요. 앵두... 당연히 구입해 보겠습니다. 아, 궁금해라...^^

축하드리러 프야 님 서재로 쓔웅~~~


세실 2015-12-29 11:19   좋아요 0 | URL
궁금하죠?
참으로 재미있고, 우아한 책입니다.
프야님의 인품을 알 수 있는......
페크님 야나문 콜? 꼭 뵙고 싶어용~~~~~~~

2015-12-28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9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2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03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 - 다산과 연암 라이벌평전 1탄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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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자발적인 독서 모임 `책벗`을 시작했다.
첫 책으로 한홍구의 `역사와 책임`, 오늘 두번째는 고미숙의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를 선택했다.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을 비교한 평전이다. 연암은 물이고 다산은 불이다.
연암이 지혜와 유머가 있다면, 다산은 박학과 격정적이다.
전자가 타자들의 네트워크 위주고 시끌벅적하다면, 후자는 가족, 형제라는 동일성의 집합이고 세련되며 고상하다.
다산이 콜센터라면, 연암은 SNS다. 21세기는 연암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다음 토론도서는 `왕과 아들`이다.

한 시간은 책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하고, 한 시간은 직장, 일상이야기를 나누니 참 좋다.

#청주 시스네티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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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 2015-12-21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독서모임하고 싶은데요 주위에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없어요

세실 2015-12-24 16:12   좋아요 0 | URL
우리의 로망(?)이기도 하죠?
음....인근 도서관에 가보실래요? 도서관엔 대부분 독서모임이 있답니다.

달걀부인 2015-12-2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 온라인으로 참여하믄 안되나요? 부럽습니다. ㅜ ㅜ

세실 2015-12-24 16:12   좋아요 0 | URL
온라인.......
우리 여자 사람은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이 더 맞지요? 안타까워라....
책 수다, 일상 수다는 우리의 힘이죠.

서니데이 2015-12-25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메리크리스마스^^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하루되세요^^

세실 2015-12-25 15:3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은 집콕하면서 책 읽고 있어요^^

비로그인 2015-12-25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가져보고 싶네요.. ^-^

세실 2015-12-26 21:48   좋아요 2 | URL
주변의 지인들과 만들어도 좋을듯요.
저두 친구, 친구의 친구, 후배등 서로 다른 사람덜끼리ㅎ
책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