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화가들 - 살면서 한 번은 꼭 들어야 할 아주 특별한 미술 수업
정우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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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리 기관에서 전시해설가 정우철 강사를 초빙해 내가 사랑한 화가들’ 을 주제로 예술공감 인문산책 과정을 진행했다. 대상은 북부지역 교원 및 학부모로 일회성 강좌가 아닌 주제가 있는 인문학 강연으로 총 3회로 진행하였다. 1강은 '마르크 샤갈의 혼란의 시대 사랑을 색칠하다', 2강은 '클로드 모네의 인생의 빛을 그리다', 3강은 '알폰스 무하의 프라하의 별이 된 화가' 였다. 교원 연수도 열어 놓았는데 선생님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도슨트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강사는 오랜 경험과 성실함에서 보여주는 해박하고 진솔한 강의로 차시마다 감동을 주었다. 얼마 전 TV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박수근, 샤갈, 모네 등에 대해 설명하는데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도서 '내가 사랑한 화가들(정우철 저)' 은 저자가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쉽고 친근하게 접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썼다고 한 것처럼 화가들의 삶에 집중했다. 마르크 샤갈, 앙리 마티스, 아베데오 모딜리아니, 프리다 칼로, 구스타프 클림트, 폴 고갱 등 대부분 익숙한 화가들을 다루었는데 몇 명은 생소한 화가들도 있다.

우리는 왜 미술관을, 전시장을 찾을까? 저자는 "그림이나 작품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싶어서, 힘겨운 일상을 위로 받고 싶어서라고 했다.

삶이 버겁고 힘들 때 우연히 만난 그림에서 위로를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저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라 앉았던 기분이 나아지죠. 특히 밝고 따뜻한 색채로 가득한 그림을 볼 때면 소진됐던 에너지가 다시 차오르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림이 가진 특별한 힘이 아닐까 싶어요. p. 40


샤갈을 좋아하는 저자는 강연 때처럼 책에서도 첫 번째로 샤갈을 이야기한다. 샤갈은 유대인으로 태어나 1, 2차 세계대전을 겪고 나치에 잡히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러시아의 비테프스크에서 태어난 샤갈의 그림에는 어릴 적 살던 비테프스크 배경의 그림이 자주 등장한다. 평생 아내 벨라를 사랑한 샤갈의 그림에는 꽃도 단골 소재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꽃다발인 이유란다.



마르크 샤갈, <창밖으로 보이는 파리 풍경>, 1913

이번에는 또 다른 작품인 <창밖으로 보이는 파리 풍경>을 함께 볼게요.

이 작품에서 또 주의 깊게 살필 부분은 배경색입니다. 특이하게도 하늘이 빨간색, 파란색, 흰색이죠. 눈치 채셨나요? 프랑스 국기 색입니다. 앞의 그림에서처럼 에펠탑도 보이고요. 역시 이 배경은 현재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실의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오른쪽 하단에 있는 샤갈의 얼굴을 좀 보세요. 반으로 나뉘어 있죠? 오른쪽은 창문 밖 현실을 직시하는 얼굴, 왼쪽은 공상하는 얼굴입니다. 공상하는 얼굴은 기차를 타고 고향인 비테프스크로 떠나는 모습을 보고 있네요. 

이 그림에는 벨라를 향한 샤갈의 마음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왼쪽 하단에는 그녀에게 줄 꽃다발이, 그의 손에는 하트가 보여요. 요즘 유행하는 손가락 하트의 원조가 샤갈이었나 봅니다. 사랑꾼이라는 별명을 얻을 말하죠? P.23


두번째로 소개한 화가는 앙리 마티스다. 마티스는 대표적인 야수파인데, 야수파와 인상파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다. 조각상이 마치 야수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고 한 명칭이 야수파이며 강렬한 표현과 색을 선호한다. 인상파는 모네의 <일출, 인상>을 본 평론가가 "이 그림은 정말 인상만 그렸군하며 비아냥거린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인상파는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묘사한 그림을 말하며 대표적인 화가는 모네, 르누아르, 고흐 등이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시대적 배경이 되었던 벨 에포크는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기라는 뜻이다. 그 시기와 어울리는 화가는 알폰스 무하다.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그림을 보며 당연히 여류화가라 생각했는데 남자다. 순정만화, 그리스 로마신화의 여신 같은 그의 그림은 아름답다. 알폰스 무하를 유명 화가로 이끈 <지스몽다> 포스터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저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물어보니, 파리 시내 오랑주리미술관에 있는 모네의 수련을 꼽는다. 이 책에서 다룬 화가들은 대부분 파리에 머물렀다. 내게도 파리는 늘 동경의 대상이다. 지금 가고 싶은 여행지 한곳을 정하라면 파리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도서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서 만약 당신에게 충분한 행운이 따라 주어서 젊은 시절 한때를 파리에서 보낼 수 있다면,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처럼 남은 일생에 당신이 어딜 가든 늘 당신 곁에 머무를 거라고. 바로 내게 그랬던 것처럼."

당장 파리행 비행기 티켓을 끊어야겠다.

책은 그림처럼 무료한 일상에 활력소가 되고 새로운 도전을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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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6-28 16: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리로 여행 가십니까? 세실 님이 파리 여행을 하시면 멋질 것 같습니다.
우리 애는 한두 달 전에 파리로 여행 갔다 와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폰으로 보내 온 사진을 보니 좋긴 하더라고요.
저는 가고 싶은 맘이 없어 안 따라 나섰어요. 비행기를 오래 타는 것도 부담스럽고 여행 동안 친정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제가 먼 여행을 안 좋아하나 봅니다. 제주도 여행은 좋아합니다.ㅋㅋ
고흐를 좋아해서 전시회가 있을 때 갔었고 관련 책도 많이 사서 보고 읽고 그랬어요. 고흐의 그림을 따라서 스케치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도 생각나네요.
멋진 여행이 되시길... 꼭 사진과 함께 여행기도 올려 주세요.^^

세실 2023-06-29 07:28   좋아요 1 | URL
페크님 저도 제주 좋아합니다.
파리 관련 에세이를 읽으면서 에펠탑의 낮과 밤, 몽마르뜨언덕,지베르니를 눈에 담았지요. 올해 버킷 리스트입니다. 요렇게 설레발을 해야 더 갈듯 해서요.
나이가 드니 좋은 일보다 좋지 않은 일이 더 많아지는 느낌?
고흐의 아를도 꼭!
가게 되면 여행기 올리겠습니다^^

그레이스 2023-06-28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았겠습니다. 부러워요
게다가 파리 여행도...!

세실 2023-06-29 07:29   좋아요 1 | URL
강연은 참 좋았습니다. 특히 샤갈!
아직 티켓도 안끊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