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무 에 게
                                      이시영



 


어느 날 내게 바람 불어와
잎새들이 끄떡끄떡 하는구나
내가 네 발 밑에 오줌을 누고 돌아설 때
수많은 정다운 얼굴로 알은체를 하는구나
그러나 오늘은 돌아서자
수많은 오늘 같은 내일의 날이 지난 뒤
내가 불현듯 참다운 네가 되어 돌아오마


                                <무늬, 문학과지성사, 1994>
 





일부분을 전체인양 보고 헤프게 맘 주는 게 내 일상이다.
물론 책 속이나 넷 상에서의 일이다.
일상에서는 비겁할 정도로 감정 표현에 서툴고 그래서 곁을 안준다는 소리를 듣는다.

헤프게 맘을 주는 만큼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럴때 책 속이나 넷 상이어서 좋은 점은 피드백이 없다는 거다.
감정적으로  뒤 끝이 없다.
  
 












이옥도 그런 이 중의 한명이다.
뭐, 그나 그의 글이 좋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그가 쓴 심생전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의 글들을 부비고 만지고 침 발라 넘겨가며 더듬기까지 하였으니 말이다. 

심생전을 읽으면서 진부하다 싶었고, 그도 별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 그랬다는 얘기다.
이런 얘길 절절히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를 읽기전에 김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리워하다 죽으리>라는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심생전의 내용이 그랬고, 김려가 유배지에서 연희라는 기생으로 하여금 수발을 들게 한 것도 '좀'그랬다. 

후세에 옛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는 일은 조심스럽다.
현재 남아있는 일부분을 가지고 옛사람들의 일상을 상상하고 재구성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상상력이 과하거나 덜하면 개연성에 실패한다.
섯부른 기대는 아쉬움이나 실망감을 낳기도 한다.
옛사람의 발자취는 그 자리에 그대로 말이 없다.
스토커처럼 집요하게 너무 많은 것을 캐내려한 내 스스로를 반성하는 수밖에 없다.

난 어릴 때부터 동성 친구가 별로 없었다.
어려선 할머니 손을 잡고 동네 마실을 다니며 하춘화의 강원도 아리랑 따위를 부르는 재롱을 부렸고,
할아버지 바지 가랭이를 잡고 다니며 장기판에서 훈수 두는 법을 배웠다.
친구가 없어 심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심심하면 공부만 했다.
 
지금도 동성의 친한 친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물론 상대방이 생각하는 기준으론 가감이 있겠지만...)
그 친구들도 하나는 뉴질랜드에, 하나는 필리핀에, 하나는 결혼 15년 차 아이가 없어서, 또 다른 하나는 아이를 키우느라 자주 못 만난다.
다른 한 명은 이혼하고 아주 자유분망한 삶을 살고 계셔서 마음만 먹으면 애니타임, 애니웨이, 애니웨어 이건만...남편이 싫어한다. 

반면 남편은 친구라는 말 앞에 '친한'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이다.
손가락, 발가락 아니 내 손가락과 발가락을 합한 것보다 많다. 

남편이 첫사랑이었던 나는 그게 이상하고 신기했었다.
남들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가지고 고민하던 그 시절, 난 남자들끼리의 우정, 여자들 끼리의 우정이 두께가 다른 것을 갖고 고민했었다.
그때 레코드 판으로 김민우의 '친구에게', '타버린 나무' 이런 음악을 들었었다.

그런 남편은 푸릇푸릇 하던 때, 친한 친구 하나와 사업을 했었다.
그리고 친구의 배신, 부도 등의 뻔한 수순을 밟았다.
10년 전인가, 도망을 다니던 남편의 친구는 아들 초등학교 입학을 시켜야 한다고 선처를 호소했었다.  
남편은 그 친구를 용서했고 그 아들은 어디선가 학교에 다니고 있을거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를 읽는 동안 잊혀졌던 그 일이 떠올랐고, 한참 전에 읽고도 리뷰를 쓸 수가 없었다. 
책의 내용은 좋았지만, 이옥과 김려와 저자 설흔의 문체가 뒤섞여 어느 하나 두드러지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어느 글이 이옥의 것이고, 어느 부분이 아들 우태의 목소리인지, 어디부터가 김려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떼어놓고 보면 하나 같이 멋진데 말이다.

<그리워하다 죽으리>에서도 그랬었기 때문에 수사가 화려한 작가 설흔의 문체를 김려의 문체인 줄 잠깐 착각했었다.
 작가의 화려한 수사 때문에 잠깐 내가 방향을 잃었지만, 작가가 그려낸 김려는 제대로이다.

김려는 툭하면 입술을 감쳐무는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 웃어야 그를 따라 함께 웃음을 터뜨리는 존재이다. 
웃다가 입을 틀어막기도 한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기억을 더듬는 척 고개를 살짝 위로 젖힐 뿐이다.

그런 성격의 소유자이기에 오랜 세월 이옥을 마음 속에 담아 둘 수 있었던 것이고 그를 추억하고 아로새겨 문집을 만들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책이 청소년 용이 될 수 있었던 건, 아들 우태가 등장하기 때문인듯 한데...
이팔 청춘을 갓 넘긴 나이로 묘사되는데...너무 조숙하다. 어투도 아버지를 빼닮았다. 
"거듭 말하지만 아버지를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한계를 지적하는 것이외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방외인이라는 말입니다. 그 글이라는 게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건 현실에서 한 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관찰자의 시선에 다름 아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182쪽)

벗이라고 하지만, 김려가 이옥보다 여섯 살이나 어리다.
벗의 말이라 못을 박았지만 실은 이옥 자신의 마음이 담긴 말일터였다. 젊은 날의 이옥은 술을 즐기기는 하되, 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모든 일에 한 발 물러나는 게 이옥이라는 사람의 특징이었다. 뛰어들기보다는 바라보는 것, 그게 바로 이옥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글의 이옥은 술에 탐닉하는 자의 모습이었다. 가슴 아픈 건 술에 탐닉하는 이유였다. 술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술 없이는 근심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마시고 또 마시는 것이었다.(109쪽)
김려는 그런 이옥의 술에 대한 탐닉을 누구보다도 마음 아파한다.

하늘을 보았다. 나는 도대체 왜 태어난 것입니까? 내게서 얻으려고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하늘은 대답 대신 거센 바람 한 줄기만을 보내 주었다.(128쪽)

이 책을 통틀어 이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다고 하면, 이옥이나 김려에게 좀 미안한 일이 되려나?
때론 어떤 의미심장한 말이나 사건보다도 큰 울림을 주는 게 있게 마련이다.

무조건 글짓는 것은 경계해야 하네. 남들이 짓는 글이나 지어서는 안 되고 글 속의 사람이 되어야 하네.(191쪽)


이런 경계를 읽었지만, 나는 오늘도 무조건 글을 쓰고 있다.
의도하지는 않지만...누군가의 글이랑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부분은 유사할 수도 있다.
글 속에 나를 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내 글은 내 생각을 정리하고 느낌을 붙들어 두기 위함이다.
나는 글 속의 사람 따위는 될 수도 없고 넘보지도 않지만, 읽기 쉽고 알아먹기 쉬운 따뜻한 글을 쓰고는 싶다.
내가 글을 문단 단위로 끊지 않고 내 호흡 대로 끊어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껴 읽고 있는 <라인업>의 켄 브루언은 짱이다.
 

 

 

 

 

   

아침에도 멋지고 저녁에도 역시 멋지다. 날이 맑아도 멋지고 날이 흐려도 멋지다. 산도 멋지고 물도 멋지다.
...요컨대 그윽해서 멋진 것도 있고, 상쾌하여 멋진 것도 있고, 활달하여 멋진 것도 있고, 아슬아슬하여 멋진 것도 있고, 담박하여 멋진 것도 있고, 알록달록하여 멋진 것도 있다. 시끌시끌하여 멋진 것도 있고, 적막하여 멋진 것도 있다. 어디를 가든 멋지지 않은 것이 없고, 어디를 함께하여도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멋진 것이 이렇게도 많아라!

추억을 끌어안고 되새김질 하며 사는 삶은 멋진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남편이나 아들에게 이옥이나 김려 같은 삶을 살라고는 못하겠다. 
나라면 추억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택하겠다.
 
사람 사이의 거리나 간격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Out of sight, out of mind.
요즘은 이 정의가 옳지만은 않다.
인터넷과 각종 통신의 발달도 한 몫 하겠지만,
거리나 간격의 가까움이나 좁음 따위는 친밀함의 척도가 아니라, 습관적인 만남의 덧씌워짐이 아닌가 싶다.

가까이 있어도 서로를 더 이상 가깝게 여기지 않는다면,
멀리 있어도 이미 멀어진 그 거리 이상 더 멀어지지도 않는다. 
거리나 간격은 소통할 수 있고 없음에 따라 가까워지기도 하고 한없이 멀어지기도 한다. 

때문에 친구란, 또는 관계란 오래 입은 옷처럼 세월이 지나 몸에 익고 편안한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해지고 낡으면 새로 장만해야 하는 그런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가 슬픈 이유는 헤프게 맘 주고픈 사람이나 대상이 점점 줄어든다는 거다.  

요즘 이 곡을 끼고 살았었다.
내게는 때때로 위안이 되던데...그댄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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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12 09:04   좋아요 0 | URL
흠...남편 분은 대인배가 확실하십니다. 친구의 배신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그래도 그것을 딛고 용서를 해 주시다니 아무나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 감탄스러워요.

추억을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삶! 그것이 지금의 제 인생에 가장 필요한 명언인 것 같아요. 양철댁님의 글을 읽다 보면 흠칫 흠칫 놀랄 때가 많아요. 이것은 나에게 내려진 계시이지 않나란 생각에요. ㅋ

사람들과의 친구와의 관계에서 거리나 간격은 소통의 차이도 있고 덧붙이자면 마음의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냥 같이 놀기만 하는 친구와 사람들, 그런 속에서 만나도 왠지 뒤돌아서면 허무하고 외롭고, 그런 것들이 소통이 음...그러니까 깊숙이 말 못하는 그런 점 때문에 왜냐면 만남이 그와 나의 다리라고 한다면 내안의 진실한 이야기 무게가 그 만남의 가벼움의 다리에 올라가기에는 너무 가벼워 그 다리가 무너질 것 같으면 목에 나온 말도 다시 삼켜 그냥 그 가벼운 다리를 지나갈 수 있는 말만 하거든요. ^^ 그러지 않은 진실한 이야기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저도 열 손가락보다 부족한 것 같아요. 근데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곳에서도 그런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구요.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어찌보면 더 솔직하게 얘기 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ㅋ 양철댁님도 그런 분 중 한 분이구요. 헤헤헤

양철나무꾼 2011-06-13 10:19   좋아요 0 | URL
나의 교주님, 굿모닝이요~
오늘은 이 노래를, 아니 이 영화를 꼭 선물하고 싶네요~^^


루쉰P 2011-06-14 14:14   좋아요 0 | URL
으악!! 지금 컴퓨터에는 스피커가 없어서 음악을 못 들어요!! 으악!

이따가 저녁 때 들어야 겠어요. 그곳에는 스피커가 있거든요. ㅋㅋ 아 굿모닝 베트남이라 음악이 좋을 듯 해요. ^^

양철댁님도 즐거운 오후 보내시게 될거에요. 교주의 예언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1-06-15 03:15   좋아요 0 | URL
들으셨을까요?
이 음악은 아침에 들어야 제대론데...^^


루쉰P 2011-06-16 11:45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의 조언대로 이 음악을 아침에 들으려고 아까 출근했는데 시간을 놓쳐 내일 아침이 되면 일어나서 이 노래를 들으려고 일부러 안 틀었습니다. ^^
조언해 주신대로 하는 것이 저의 습관인지라 헤헤 내일 아침에 듣고 댓글 올릴께요. 이거 왠지 기대되는데요. 헤헤

양철나무꾼 2011-06-19 16:29   좋아요 0 | URL
혹, 만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시는 건지~

날씨가 후덥지근해요.
보양식이라도 드시고 기운내셔야 겠어요~^^

루쉰P 2011-06-22 20:49   좋아요 0 | URL
네 24시간 맞교대에요. ㅋㅋㅋ

2011-06-12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3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06-12 16:31   좋아요 0 | URL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는 일단 제목이 너무 혹해요. 그런데 읽고 싶게 생기진 않.. 그런 일이 있는데도 용서할 줄 안다는 것은 실제로 어떤 결단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한 마디로 대단해요. 드라마마다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거지만 실제로 용서가 얼마나 힘들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착한 사람 아닌 것 같아요. 관대한 사람도 아닌 것 같고..ㅠㅠ

양철나무꾼 2011-06-13 10:28   좋아요 0 | URL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에 혹하는 사람들은 일단 이옥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 많을텐데요.
이옥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라면,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가 좀 맹숭맹숭 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암튼, 남자들 끼리와 여자들 끼리의 우정의 두께가 다른 거...전 요즘도 가끔 고민하는 문제예요~ㅠ.ㅠ

세실 2011-06-12 18:33   좋아요 0 | URL
김려는 그 기생을 많이 의지하고 좋아했다니 덜 외로웠겠지요. 귀향온 사람 수발하는게 그 기생의 몫이라고 하니....
울 옆지기 처음 사무실 냈을때 화분이 백개는 들어왔다는....용달차에 화분 싣고온 가스 배달하는 분도 있더라구요.
제 옆지기와 님 옆지기가 닮은 점이 꽤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

양철나무꾼 2011-06-13 10:33   좋아요 0 | URL
참 웃기죠, 귀양 온 사람에게 기생 수발이라니 말이죠.
참 멋지다고 생각했던 김려의 사유악부가 임금도 아니고 연희를 그리는 노래라니...좀 깨는 느낌이었어요,ㅋ~.

제 남편과 닮은 점이 있으시다니...심심한 위로를 보내요.
친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열혈 효자거든요~^^

글샘 2011-06-13 00:24   좋아요 0 | URL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요. ㅎㅎ
그치만,
그 가지에 간혹, 꽃도, 별도, 노랑나비도 잠시 머무른다면,
바람부는 날이야...
거센 바람 한 줄기 보내주시는 하느님이라도,
주신 한 생이라면 살아내야 하지 싶어 삽니다. ^^

노래, 좋네요.
저도 저 해금의 청승맞은 소리 참 좋아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1-06-13 10:42   좋아요 0 | URL
나무가 바람을 두려워 하는 것도 비겁한 일이지만,
바람을 온 몸으로 맞다보면 이리저리 휘둘리고 가지가 꺾이는 날도 있을 거예요.
다가오는 바람을 즐길 수 있을 때와 피해야 할 때를 알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애니웨이,
이 바람 저 바람 큰 바람 작은 바람 많지만,
샘은 풍이라 불리우는 다른 바람을 조심하셔야 할 듯~!

눈에 핏줄 서지 않았나, 윗 눈꺼풀이 떨리지 않나...종종 거울이라도 들여다 보고 사시길~

글샘 2011-06-13 12:25   좋아요 0 | URL
집안 내력이 고혈압이에요. ^^
저도 몇 년 전부터 혈압약 꼬박꼬박 먹고 있지요.

고혈압은 스트레스가 적이니만큼, 일중독되는 게 젤 무서운데...
멍청한 인간은 늘 일을 떠안고 다닌다죠. ㅠㅜ

양철나무꾼 2011-06-14 11:20   좋아요 0 | URL
체력은 나이 탓이고, 건강은 집안 내력이고...
계속 그러심 영원히 경로우대 해버리는 수가 있어요.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데...몇 년전부터 혈압약 드신게 자랑은 아니시죠~

일 중독에서 빨리 빠져나와 운동 중독의 세계에 입문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러는 저요? 어머니 쾌차하시기만 하면...쿨럭--;)

섬사이 2011-06-13 10:10   좋아요 0 | URL
누군가 제게 그랬어요.
'도리를 지키되 마음은 주지 않는 사람'이라구요.
그런 얘기를 듣고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마음 주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져요.
님의 글을 읽다가 우리가 소통하고 있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남들이 보면 별볼일 없는 글들을 끄적이고 있는 이유는
그저 저를 정리하고 싶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제가 죽는 날이 오면 제가 끄적여놓은 글들도 다 지워놓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양철나무꾼 2011-06-13 10:49   좋아요 0 | URL
돌이켜 보면,
'도리를 지키되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은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참 외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님과 저는 오늘 '외로움'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 되려나요?^^
아니다, 글을 통해 자신을 정리하고 반성한다는 점에서 소통하고 있네요.
외로우면 외로운 채로 그렇게 사는거죠, 뭐~.
또 알아요,지나던 바람이 외롭다고 말을 걸어올지?^^


하늘바람 2011-06-13 11:39   좋아요 0 | URL
그냥 읽다가 가슴아파집니다
저도 주역을 좀 배워볼까봐요

양철나무꾼 2011-06-14 11:24   좋아요 0 | URL
주역을 어디서 배워야 할까요?
신문에 난 주역 강좌 같은 거 말고, 인문학 강좌 쪽에서 찾아보세요.
아님 혼자 책을 보시다가(이게 좀 위험하기는 해요~) 궁금한 거 저에게 물어보심 아는 한도 내에선 성실답변해 드릴게요.
근데, 저도 잘 몰라요~

글샘 2011-06-15 14:44   좋아요 0 | URL
아트 앤 스터디란 사이트에서 이기동 선생의 주역강의가 있습니다.
저는 포인트는 얻어놨는데, 시간이 없네요. ㅠㅜ

양철나무꾼 2011-06-16 06:42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전 영어전치사 연구 쓴 이기동님도 좋던데요~

산사춘 2011-06-13 18:11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멋진 음악 선물 감사합니다. 아, 센치해지네...

양철나무꾼 2011-06-14 11:27   좋아요 0 | URL
아, 센치해지네...를 몇번이고 따라 읽어봤어요.
흠...좋아요.

저는 바삭거리지는 않고 좀 푸석거리는 아침이예요~^^

비로그인 2011-06-14 00:48   좋아요 0 | URL
시어머니는 좀 어떠신가요?

저도 점점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일을 피하게 되네요. 심지어는 온라인에서 조차도요. 늙는 걸까요, 아님 나름 철이 드는 걸까요, 아니면 슬픔일까요? (다시는 매달리지 않는 날이 와도 그것이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고정희, 사십대>)

양철나무꾼 2011-06-14 11:35   좋아요 0 | URL
덕분에 차차 쾌차하실 거예요.^^

저도 누구에게 선물 받은 신데, 참 좋아요.
님께도 선물할게요~^^

허 허/ 김승동

그리운가
잊어버리게, 여름날
서쪽 하늘에 잠시 왔다가는 무지개인것을
그 고운 빛깔에 눈 멀어 상심한 이
지천인것을

미움 말인가
따뜻한 눈길로 안아주게
어차피 누가 가져가도 다 가져갈 사랑
좀 나눠주면 어떤가

그렇게 아쉬운가
놓아버리게
붙들고 있으면 하나일 뿐
놓고 나면 전부 그대 것이 아닌가


세상의 그립고 밉고 아쉬운 것들
그게 다 무엇인가
사랑채에 달빛드는날
묵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그만인것을




비로그인 2011-06-14 22:17   좋아요 0 | URL
시 선물이란 받으면 참 기분이 좋군요.

한달 반 동안 계속되던 일을 끝내서 기진맥진하고 이상한 고민에 빠져있던 오늘, 고민도 덜어주고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시였어요.

양철나무꾼 2011-06-15 03:17   좋아요 0 | URL
수고하셨어요.
잠시 쉬시고...새로 시작하는거죠, 뭐~^^

꿈꾸는섬 2011-06-14 13:28   좋아요 0 | URL
저도 친한 친구가 손가락에 꼽히는데 남편은 친구가 너무 많아요.

<멋지기 때문에...> <그리워하다...> 둘 다 궁금해요.^^

2011-06-15 0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5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6 0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6-14 14:43   좋아요 0 | URL
저는 친한 친구가 둘 혹은 셋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건 제 기준이구요. 상대방 기준은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
저도 어려서부터 친구가 별로 없이 자랐어요. 심심하면 책을 읽었구요.
제 아내는 저와는 정 반대입니다. 친구가 무척 많습니다.
초등학교 친구, 동네 친구, 중학교 친구, 고등학교 친구, 대학교 친구
일터를 옮길 때마다 친구들이 줄줄이 있어요.
처음 연애할 때, 아내가 남성 친구와 무척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좀 적응이 안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친구 문제에 대해서는 아내와 나는 생각이 달라서 가끔 불편을 겪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 문제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6-15 03:09   좋아요 0 | URL
저랑 참 비슷하시군요~!!!
그러고 보면 우정의 두께는 남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관한,사람의 마음에 관한 문제인게 되는 건가요?^^

마녀고양이 2011-06-14 22:11   좋아요 0 | URL
나보다 낫네, 나는 동성 친구라고 하면 한명 있는뎅.
그리고 더 깊이 가면,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내가 더 곁을 안 주는 사람인가봐. ^^

항상 마음 어디선가 여기까지 라고 들려와요. 원래 사람은 여기까지 라고.
그리고 난 그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구, 그렇게 생각하니 사람을 곁에 두기 더 쉬워지는거 같아.
자기 글, 느낌 변했다... 좋은데. 진짜루.

양철나무꾼 2011-06-15 03:11   좋아요 0 | URL
앗싸, 칭찬 받았다~!
실은 나는 잘 몰라, 그대가 변했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할뿐이지.

곁을 안 주기는...얼마나 살가운데...
부비 부비, 쪼옥~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다~^^

pjy 2011-06-17 17:59   좋아요 0 | URL
물론 대인배남푠님이시겠지만 그래도 전 모든일이 초초초절정! 대인배이신 양철댁님의 배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6-19 16:26   좋아요 0 | URL
우리 남편이나 저를 대인배라고 한다면...대인배란 단어가 재정의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늘바람 2015-10-23 00:56   좋아요 0 | URL
다시 이 리뷰를 읽는데 또 슬퍼집니다

양철나무꾼 2015-10-23 16:25   좋아요 1 | URL
울 하늘바람님, 센치해지셔서 가을타시나 보다~^^
가까이 계시면 제가 웃음 3종세트루다가 배달해 드릴텐데...ㅋ~.

하늘바람 2015-10-23 16:26   좋아요 0 | URL
리뷰로 위로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