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들의 모임인 '구루지회'로 서울 언니집에서 모였다. 함께 가겠느냐는 물음에 침묵하는 남편에게 아양 떨며 꼬시고(?), 사정하기 싫어서 큰딸과 둘이서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모임 당일에 전화한 언니의 불호령으로 졸지에 우리 다섯 식구가 가게 되었다. 12년간 모임에 개근한 막내는 이번에 언니가 가니까 빠지기로 했었고, 아들녀석은 당근 안 간다고 했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아빠가 "무슨 소리야? 이제 누나랑 같이 여행하기도 어려우니까 다 가야지!" 라는 한마디에 "응, 나는 간다고 했었어."살짝 꼬리내리는 아들넘을 보고 우리는 쓰러졌다. "와~ 본래의 네 모습이 이런 거였어? 아무리 그래도 깨깽도 못하고 배신때리냐?"는 반응에 멋적게 웃는 녀석이 구엽다. ^^

토요일 오후 3시 늦게 출발했는데 한시간도 못 가서, 2000년식 카니발 17만 킬로를 달린 충성스런 애마가 병이 났나 보다. 조금만 달리면 엔진이 과열되어 혹시 폭발(?) 위험을 느껴 달릴수가 없었다. '정읍'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기아서비스센터에 연락했다. 서비스맨 출동과 부품을 가져오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2시간 30분만에 수리가 끝났다. 얼마 전 교체한 라디에터에 문제가 있어 순환이 잘 안 되었다던가~~~~~~

그 2시간 30분 동안 카니발 속에서 삼남매의 개그가 펼쳐졌는데, 정말 나 혼자 보고 듣기엔 너무나 아까운 장면이었다. 수능이 끝난 날부터 오로지 TV와 컴퓨터를 벗삼은 큰딸과 하모니를 이뤄 엮어내는 삼남매의 TV,영화 패러디는 압권이었다. 무한도전, 팀버튼의 화성침공, 유령신부와 부랑부랑 빵상~ 등 손발이 척척 맞는 댓구에 엄마는 감탄하며 쓰러지고...  어려서부터 셋이 뭉치면 너무 재미있게 잘 노는지라, "역시, 내가 셋 낳기를 잘했지? 너희는 엄마 아빠의 탁월한 선택에 감사해야 해!" 라고 읊어대는 순오기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밤10시, 기다리던 형제들이 기립박수로 맞아줘 온 집안이 활기로 가득찼다. 5년 만에 나타난 비만 30%를 웃돌던 아들녀석의 175 훨친한 키와 빼빼마른 모습을 보고 '꽃미남''완소남'구호가 터졌다. 녀석도 내심 기분 좋은지 빙그레 썩소를 날려주시고~~~ ^^ 우리식구를 위해 차린 밥상을 사진 찍는 내게 '우~'하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꿋꿋이 찍어대는 순오기, 찍고 나니 훈제오리가 나오는지라 다시 찍으려니까, '배고픈데 빨리 먹게 해!'추상같은 비난이 쏟아졌다. 에구~~~ 아무리 된장아줌마라는 순오기도 더 이상은 못 찍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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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 굴은 작은언니가 직접 채취한 100% 자연산이고,  훈제오리는 안 보여도 연어가 밥상을 살려주는군! ㅎㅎ

다음날, 부평 친정으로 와서 엄마가 바리바리 주시는 온갖 것들을 싣고 남편과 아이들은 먼저 광주로 갔고, 나는 주안역사에서 장미꽃 한송이 들고 있겠다는 멜기세덱님과 만났다.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고 책과 알라딘과 사는 이야기를 무려 서너시간 나누고, 음~~ 아들 키우기가 버거워 멜기님의 조언도 들었다. 지난번 책선물을 두권이나 받았기에 맛난 것도 사드리고 책도 사드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유흥 골목에 마땅한 식당도 찾지 못해 일식돈가스전문점에서 너무나 간소하게 접대해 미안했는데, 또 멜기님의 선물을 받게 되었다. 우리 큰딸을 위한  '가르칠 수 있는 용기'와 순오기를 위한 '백석 시집 정본'을 주셨다. 이렇게 황송할 데가......멜기님이 고른 e지식 1권은 주안역서점에서 샀는데 2권은 알라딘에 주문 넣으려고 주춤, 아줌마의 지독한 알뜰정신......멜기님, 실명과 핸번은 아니까 주소만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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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기님의 서재 대문 "讀書, 是人間第一件淸事" 과 '待人春風 持己秋霜' 이라는 말씀이 감동이다. 요걸 거기서 봤으면 정확한 해석을 듣고 왔을텐데, 해설을 못들어서 대략 헤아려 짐작할 뿐이다.^^

그리고 월요일 12시 30분, 알라딘의 새애인인 마노아님과 종로3가에서 만났다. 그리고 돌아오는 6시 30분까지 장장 6시간의 수다... 에너지가 넘치는 순오기 때문에 부도덕한 체력의 마노아님은 힘들었을거얌. ㅠㅠ 마노아님의 우리 삼남매를 위한 선물과 순오기를 위한 북다트에 완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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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들이 패션시계에 완전 뿅~~갔어요. 역시 마노아님은 센스 짱!! 큰딸 민주와 막내 민경이가 어떤 시계를 골랐을까요? 그리고, 아들녀석은 바지를 입고 하체만 찍자는 엄마 말에 "내가 별짓을 다해요!" 이러면서도 나름 포즈를 취했어요.^^ 허리는 1인치 늘려야겠어요. 숨을 못 쉬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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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시간을 뒤로 한 채 광주행 고속버스에 올라 집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40분, 알라딘 브리핑을 보고 기웃거리며 댓글도 달고, 이 보고서를 올리고 꿈나라로 가렵니다! 즐거운 시간 함께 해주시고 선물까지 안겨준 멜기세덱님과 마노아님께 감사의 인사, 꾸~~벅!!
***우리가 너무 열심히 수다 떠느라 사진 찍는 것도 깜박해서 지하철 타기전 마노아샘 핸폰으로 찰칵.  우~~~ 우리가 닮았다기에 내 눈이 너무 작아욤! ^^ 말쑥한 멜기님께 사진 찍자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 가방속의 디카만 만지작거린 순오기의 슬픈 전설을 멜기님은 아실려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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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님, 학교 끝나고 집에 왔더니 민경에게 보낸 책이 도착해서 추가로 올려요~ 이, 웬수(?)를 다 어떻게 갚을꼬? ㅎㅎ 광주이벤트로 확실하게 쏠테니 기다리세요요용!
우리 삼남매에게 고슴도치 이모로 확실히 각인됐어요.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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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8-01-29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이거 확실한 염장페이퍼입니다.

순오기 2008-01-29 13:13   좋아요 0 | URL
히히~ 조선인님이 첫번째로 댓글 달았으니 마로의 초등 입학선물 쏠랍니다!님 서재에 글 남길게요~ 알라디너들에게 한 수 배웠어요. 주는 것이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을!! ^^

네꼬 2008-01-29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너무 예쁜 일, 글, 사람 들.
♡.♡

연애 시작하신 거예요? (마노아님, 나는 어쩌고 나는 나는?)

순오기 2008-01-29 13:16   좋아요 0 | URL
오마낫, 네꼬님~~~ 어제 님 얘기도 했어요. 제가 00책 엄청 사랑하는데...00어린이도 정기구독하고요.
흐흐~ 이제 마노아님은 내 애인이야욧! 홍홍~~ ^^

마늘빵 2008-01-29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마노아님을 만났군요!

순오기 2008-01-29 13:17   좋아요 0 | URL
아프님은 꽃미남샘이라고 하시던데요. 난, 꽃미남에 약한데... ^^

Mephistopheles 2008-01-29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덕분에 이제 알라딘에 팔아먹어도 군소리가 없겠습니다..ㅋㅋㅋ
분명 밥상에 오른 연어를 보며 조선인님은 침을 1리터는 흘리셨을 껍니다.

순오기 2008-01-29 13:18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아싸~~ 고슴도치 이모 덕에 맘 놓고 팔아먹어도 되겠당!!
조선인님께 1.5리터짜리 패트병을 드려야겠군요! ^^

마노아 2008-01-29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 충만한 상경기였어요^^ㅎㅎㅎ
멜기님 사진이 없어서 쬐매 섭섭하군요. 제가 오늘 가서 찍어올까요? ^^;;;(근데 막 안 오는 거 아냐?..;;;)

순오기 2008-01-29 13:19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민경이 선물 책이 도착해서 추가로 올렸어요. 감사해요.
멜기님 사진 찍어오세요~~ 아프님이랑 라주미힌님도 꽃미남이라던데!!

전호인 2008-01-2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셨군요.
펼치기 하니까 두 분이 계속 저만 쳐다보네요. ㅎㅎㅎ

순오기 2008-01-29 13:20   좋아요 0 | URL
앗, 우리가 전호인님을 보는 거였군요.ㅋㅋㅋ~ 몰랐어용!^^

뽀송이 2008-01-2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집니다.^^
마노아님^^ 순오기님^^ 부러워용~~
멜기님도 만났셨군요. 그 분 모습도 궁금해요.^^
즐겁고, 행복했을 시간들이 마구 떠오릅니다.^^

순오기 2008-01-29 14:31   좋아요 0 | URL
흐흐흐~ 마당발 순오기가 또 한뼘 마당을 늘리고 왔어요.
서울, 부산 찍고... ^^

책향기 2008-01-29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부러워요~ 알라딘에서 친분을 쌓는다는게 너무 좋아보이네요^^ 그나저나 밥상위의 연어야채말이(?)는 어떻게 만드는건가요? 훈제연어인가요? 저 훈제연어 무지 좋아하는데... 한 번 만들어 먹어 보고 싶어요!!!

순오기 2008-01-29 22:19   좋아요 0 | URL
알라딘의 친분 너무 좋지요? ^^
연어는 훈제가 아니라 회였어요. 무순이랑 붉은 파프리카를 넣고 돌돌 말아놓은 거였는데 보기엔 쉬워보였어요. ^^

행복희망꿈 2008-01-29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좋은 인연을 맺고 오셨군요. 부럽네요.
언제가 저희도 한 번 뭉쳐야 할텐데~~~

순오기 2008-01-29 22:20   좋아요 0 | URL
꿈님과 저는 충분히 인연을 맺고 있지요~~~ 얼굴도 보고 사진도 찍고 통화도 했으니까! 제가 광주이벤트할 때 오시면 확실하게 뭉칠 수 있겠죠?^^

깐따삐야 2008-01-29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음식에, 수다에, 선물에, 친절한 알라디너까지...!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잖아요. 王 부러워요. 순오기님.^^

순오기 2008-01-29 22:22   좋아요 0 | URL
왕 부러움~~~~우리도 만날 때 저렇게 하자고요.
아니, 그전에 '광주이벤트'를 하겠구나 신록이 푸르른 계절에 광주에서 봐요~ ^^

무스탕 2008-01-2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시다니 부럽슴다 *_*

순오기 2008-01-29 22:23   좋아요 0 | URL
와방~ 다들 부럽다고 하시니 마구 마구 기분이 좋아져요~~ㅎㅎㅎ
오붓하다 못해 아주 뿌리를 뽑았다죠! ^^

이매지 2008-01-29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저도 부러워요~ >ㅁ<

순오기 2008-01-29 22:23   좋아요 0 | URL
어맛~~님, 이주의 리뷰 당선 축하해요. 아까 들어가 읽다가 손님이 와서... 다시 들어가 봐야지. 저도 님이 부러워요!!

비로그인 2008-01-29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재미었겠다.^^ 음식...(꼬르륵)
글에서도 활기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순오기 2008-01-29 22:41   좋아요 0 | URL
어머나 엘신님, 몸은 많이 회복되셨어요? 충분히 물리치료 받으시와요.
ㅎㅎㅎ~ 제가 에너지가 넘치는 아줌마거든요! ㅎㅎ

프레이야 2008-01-29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기 언냐~ 이렇게 멋진 후기를요~~
청님과의 시간은 아쉬웠었죠. 옴마나, 마노아님이랑 언냐랑 닮았어요.(정말요^^)
광주번개 여시면 꼭 가보고 싶은데요~

순오기 2008-01-29 23:49   좋아요 0 | URL
일본여행은 잘 다녀온거죠? ㅎㅎ
그렇죠 3시간이면? ㅎㅎ 언제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갔더라고욧! ㅎㅎ
광주이벤트 곧 자세히 올릴게요~~ 버스투어 일정을 정확하게 알아보고요. ^^

웽스북스 2008-01-2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이벤트 눈 쏙 빠지겠다 (제가 갈 수 있는 날에 해주셔야해요 네? ㅋㅋ)

순오기 2008-01-29 23:50   좋아요 0 | URL
ㅎㅎ 웬디양은 휴가내고 와야해욧. 그래야 중전마마로 접대하지요!!
아니~ 중전대접하려면 먼저 상감마마를 준비해야되나? ㅋㅋㅋ

웽스북스 2008-01-30 01:39   좋아요 0 | URL
우리는 휴가날짜 일주일 전에 꼭 말해야 하니까
일주일 전에 얘기해주셔야해요 그럼~^-^

신난다 앗싸

순오기 2008-01-30 01:45   좋아요 0 | URL
일주일 전 분이겠어요. 적어도 한달 전에 이벤트 공지해서 날짜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죠.^^ 가능하면 일요일이 아닌 공휴일, 6월 6일이 가장 유력할 듯해요.

2008-01-30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0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0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멜기세덱 2008-01-30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내려가셨는지 인사로 변변히 못드렸어요. 우리도 사진남겼으면 좋았을뻔...ㅋㅋ(행여, 혹시나, 옆지기님께서 오해하실지도 몰라서 사진을 안 남겼다는....?ㅋㅋㅋㅋ)
근데요, 마노아님 선물 공세가 장난이 아니세요....ㅋㅋㅋ부끄부끄.

참고로, 민경양에게 드리는 책의 글귀는 "책을 읽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맑은 일이다."란 뜻의 정약용 선생의 말씀입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는 길은 이 가장 맑은 일 가운데 있지 않을까 해서 어줍잖게 적어봤습니다.ㅎㅎ

순오기님께 드리는 책의 글귀는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자신에게는 가을서릿발처럼."이란 뜻의 옛속담입니다. 순오기님을 뵈면서, 아 이 말이 이렇게 실현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확 와서, 적었습니다...ㅎㅎ

그리고 전, 주신다면, 거절 못하는 못된 성격이 있습니다.ㅋㅋㅋ

순오기 2008-01-30 08:07   좋아요 0 | URL
호호~ 멜기님 오기를 기다렸어요. 이 나이에 옆지기 오해할까봐 사진을 못 찍겠어요. 저는 멜기님께 실례될까봐 찍자고 못했어요.^^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꼭, 필히...찍자고요! 글귀 해석 감사하고요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지요.^^ 어여 주소 남겨주세요~~~~바로 주문 들어갑니당!

순오기 2008-01-30 02:2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자칭, 타칭 우리 애들의 '고슴도치 이모'랍니다! ^^

2008-01-30 0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1-30 02:11   좋아요 0 | URL
히히 동시에 댓글을 달았군요. 바로 주문 들어갑니다~~===33

세실 2008-01-31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렇게 멋진 데이트라니. 님 넘 일찍 알라딘을 장악하셨어요. 아 부럽다~~~
님의 열정에 그저 감동이옵니다^*^

순오기 2008-01-31 01: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냈나요?
깐따님이 같이 놀아달라는데 청주로 달려갈까요? 세실님과도 데이트하고요!!

세실 2008-01-3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단 주말밖에 안된다는거~~~ 주말에 놀러오세용. 1주일전에 알려주시고요~

순오기 2008-01-31 17:20   좋아요 0 | URL
우히히~이젠 청주에 갈 합법적인 구실이 생겼군요! ^^

비로그인 2008-11-10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석시집 검색하다가 뒤늦게 글 읽고 웃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늦었지만 추천도 하구요 땡스투도하구요 오늘 저는 한 참 즐겁겠습니다.~~

순오기 2010-03-19 00:34   좋아요 0 | URL
우히히~ 저는 또 이렇게 늦게 댓글을 보고 답글 답니다.ㅋㅋ
 

어제는 우리구에서 매월 한번씩 여는 명사 초청 강연회가 있었다. 이번엔 용혜원 시인이었다. 특별히 주최측인 구청의 평생교육사가 회원들 모시고 오라는 당부도 있어, 우리 어머니독서회원들에게 문자도 날리고 학교 수업 끝나는대로 일찍 가서 앞자리를 확보하고 기다렸다. 다섯 명을 예상했는데 맡은 자리 미안하지 않게 일곱이나 되었다. 이런 강연은 우하하~ 까르르~~~ 웃고 나면 몽땅 날라가버려 기억 속에 남는 건 몇가지 유머들 뿐이라 열심히 적었다.

비타민이라는 편지로 날아오던 e메일에서 가장 많이 오던 게 용혜원의 시였다. 하지만, 그의 시집을 갖고 있지도 빌려보지도 않았다. 대중에겐 폭발적 호응을 받는 시인이지만, 왠지 나는 문학사적으로 인정받는(?) 혹을 인정 받을만한 시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강연을 들으며 그의 열정에 감동받고, 그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역시 시인이구나!' 생각했다. 돌멩이 하나라도 클로즈 업 되는 시인의 마음이 되려면 뜨겁게 사랑해야 한단다.

택시기사가 뭐하는 사람이냐 묻기에 시인이라 했더니, 그럼 시를 한번 읊어보라며 시제를 내더란다. '가로수'로 한번 시를 지어보슈~ " 얼마나 잘못한 게 많기에 너는 죽도록 한자리를 떠나지 못하는구나!" 다음에 '가로등'으로 해 보슈~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저렇게 눈동자만 남았는가!" '이정표'로 해보슈~ "너는 나의 갈 길을 가르쳐주지만 나는 내 죽음의 길을 모르기에 이렇게 살고 있구나!" ㅎㅎ 역시 시인은 시인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주제가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었기에 맞춤한 강연으로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난 겨울 시낭송회때 용혜원의 '가족'이란 시를 낭송한 회원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곁들여 카페에 올렸는데, 시인이 인터넷 검색으로 그것을 보고 왔다며, 그 사람을 나오라 해서 시집을 선물했다. 난 열심히 사진을 찍어줬고...나중에 그것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이 '나'였다고 했더니, 시집을 못 줘서 미안하다며 주소를 적어달라는 것...하지만, 시집 한권 받으려고 주소 적기는 싫어서 내게 준 특별한 싸인으로 만족한다. 나를 한번 쓰윽~ 보고 삭삭 그려준 얼굴은 턱이 너무 깎였단다! ^^


                                                              

  

그는 많은 시집을 낸 대중에게 사랑받는 시인이었다. 알라딘에서 검색하니 수두룩~하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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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1-26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셨군요. 님 글에서 유쾌, 상쾌함이 묻어납니다.
가로수, 가로등, 이정표..아 참 멋진 시인이시네요.
저두 관심가져야 겠습니다.

순오기 2008-01-29 01:12   좋아요 0 | URL
강연내용을 꼼꼼하게 올리지 못하고 서울 왔어요.
나중에 수정해야돼요~ ^^

잎싹 2008-01-26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좋으셨겠어요.
저도 용예원님의 감미로운 시 좋아해요.

순오기 2008-01-27 13:33   좋아요 0 | URL
작가나 시인을 직접 만나다는 건 큰 즐거움이죠! ^^

2008-01-26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1-27 13:33   좋아요 0 | URL
ㅎㅎ 님이 아니라 친구를? ㅎㅎㅎ

웽스북스 2008-01-29 01:34   좋아요 0 | URL
저랑은 친구 때문에 인사만 한 사이 ㅋㅋ

마노아 2008-01-2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메일로 오는 편지에서 시 많이 본 기억이 나요. 멋진 시간 보내셨어요^^

순오기 2008-01-27 13:34   좋아요 0 | URL
나름 괜찮았어요. 시인에 대한 제 생각을 바꾸게 되었죠! ^^
 

내가 자란 고향은 충청도 당진인데, 정곡리(井谷里)라는 행정상 지명 외에 몇 집을 단위로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 동네의 중심이었던 우리집과 할아버지집, 작은집을 아우르는 이름은 '구루지'였고, 담안, 구억쟁이, 동미, 바드물, 사둘고지, 샘골, 함박섬, 속수섬... (모임하면서 다시 얘기해서 되살려낸 이름은, 상골, 몽추골, 배울, 증설미)이런 이름들로 불렸다. 하도 오랜만에 생각하니 입안에서만 뱅뱅 돌고 튀어나오지 않는 이름도 있지만, 시골에서 자란 분은 그렇게 작은 단위로 부르던 이름이 있다는 걸 알 것이다. 자~ 님들의 고향을 떠올려보면 배시시 미소가 지어지겠죠? ^^

 이금이 작가의 '맨발의 아이들'에도 정겹고 예쁜 마을 이름이 나온다. '드무실, 양짓말, 새터말, 방죽거리, 가마골, 아래뜸, 감나무골, 음짓말, 안골' 등, 한 집 같던 마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내 고향 같은 느낌이라 따뜻함과 안타까움을 동시게 갖게 한다.

 

이렇게 예쁜 이름들이 왜 사라지게 됐는지 한비야는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에서 설명하고 있다. 해남 땅끝마을부터 통일전망대까지 800Km에 이르는 우리 땅을 두 발로 걸어 종단한 49일간의 여행기록인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156~157쪽에 실린 내용이 중학교 1학년 1학기 생활국어 81쪽에 수록됐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인용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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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이야기는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일이고, 지금은 지자체에서도 우리 이름 찾기에 동참하고 있음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지하철역 이름에서도......

내 고향 구루지도 九老地라고 표기한다. 하지만 이건 일제의 잔재로 그렇게 되었기에, 우린 그냥 구루지라 부르고 쓴다. 고향을 뜬 건 중학교 2학년이던 1974년이었고, 그 다음해 육영수 여사가 총격당하던 날에야 전기가 들어 온 그야말로 깡촌이었다. 그러나 한보제철이 들어오면서 많은 변화를 겪는 곳으로 서해대교 건너 '송악인터체인지'로 빠져 7~8분이면 우리 고향에 도착할 수 있다. 지금은 정미소를 하는 사촌이 지키는 고향이고, 6년 전 아버지를 뫼신 상여를 따르며 통곡했던 그 곳을 아버지를 뵈려고 간간히 찾게 된다.

형제들의 성장기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살다보면 그러기가 쉽지 않은 것이 고향 찾기다. 그래도 아직은 사촌이 있고 작은어머니가 계시기에, 또 아버지를 모신 곳이기에 우리 형제들은 쉽게 가 닿을수 있다. 우리야 사촌이 같이 자랐으니 교류하지만, 우리가 늙으면 그도 어려운 일이고 자라나는 2세들한테는 아무 상관없는 곳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친정 사촌형제들의 모임인 '구루지회'였다. 우리 5남매와 같이 자란 사촌 4남매의 아홉 쌍이 시작한 모임은, 통틀어 막내이던 우리 민경이가 두 살이던 1996년에 시작했으니 10년 세월도 넘었다. 아홉쌍이 모이면 아이들은 기본이 둘이었고, 우리 오빠와 나만 셋을 두었으니 모두 38명이나 되었다. 거기에 우리 부모님과 작은어머니가 오시면 40명이 넘기도 했다. ^^

40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여름, 겨울방학마다 모이는데 당진, 안양, 인천, 서울을 거쳐 내가 사는 광주까지 아홉 가정을 다 돌아보는데도 7,8년이 걸렸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체험학습을 겸한 모임으로 스키장이나 휴양림 등 물 좋고 산 좋은 곳을 찾아 다녔다. 4촌 6촌이 되는 아이들도 처음엔 서먹하더니 모이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만나면 반가움이 더했고, 어른은 어른끼리 애들은 애들끼리 날밤을 새우며 추억을 쌓았다. 성장기를 함께 하지 않으면 공유하는 추억이 없어 대화를 트기가 쉽지 않은 요즘, 우리 형제들은 '구루지 모임'을 통해 4촌과 6촌이어도 소통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간다.

잘 참여하던 아이들도 중,고등생이 되면 점차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가, 대학이나 군대를 가기 전엔 수금차(?) 꼭 얼굴을 들이민다. 우리 애들도 중학교부터는 안 가려고 해서 몇년 째 막내가 대표로 따라 나섰는데, 이번엔 민경이도 중학생 된다고 빠지고 대학가는 큰딸이 축하금(?)을 받으러 따라 나선다. ^^  10년이 훌쩍 넘으며 결혼하여 가정을 이룬 2세도 있으니 3~4대가 함께 하는 명실상부한 '구루지회'가 된 것이다.

사촌이 어찌 사는지 두루 돌아보고는 교통사정을 감안해 중간지점인 도고에 콘도를  마련해 겨울방학엔 주로 그곳에서 모였는데, 이번엔 이사 한 큰언니의 집들이를 겸해 서울 중랑구 언니집으로 모인다. 이사를 하거나 애경사가 있을 때는 특별히 그 가정에서 모인다. 이렇게 구루지 모임으로 다져진 사촌간의 우애는 우리 시어머님 돌아가셨을 때, 목표까지 달려온 여덟쌍의 형제를 본 시아버님과 시댁형제들을 감탄하게 했다. 막내 며느리로 찌그러져 살던 순오기가 상중임에도 어깨가 펴지며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그래서, 오늘 점심에 큰딸과 서울 갔다가 월요일에 내려온다. 동행을 거부한 둘째와 막내는 아빠와 같이 알아서들 무언가 끓여먹고 사흘을 살겠지? ^^ 난, 이렇게 출타해도 이것 저것 만들어두지 않는다. 처음엔 미안해서 이것저것 사다 놓거나 만들어 놓고 다녔는데, 엄마가 없어도 마누라가 없어도 전혀 아쉬움을 모르는 것 같아, 이제는 손가락이나 빨고 있으라고 그냥 간다. 지금도 아침 일찍 일어나 음식은 안 만들고 알라딘에 페이퍼나 쓴다. 요즘은 알라딘이 내 애인이라, 내일 모레 만날 알라딘의 새애인 생각에 구루지 모임에 가는 발걸음이 더욱 더 가쁜하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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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26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루지회 모임이었군요.
멋지네요.
이런것 보면 좋아보여서 저도 흉내내고 싶지만,
워낙 게으르고 일 저지르는거 무서워해서
그냥 이대로 살려구요.
암튼 부러워 보여요.


순오기 2008-01-26 09:53   좋아요 0 | URL
사촌까지 모이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10년이 지나니 이제는 몸에 배어서, 남편이나 애들이 안 간다 해도 혼자서 룰루랄라~ 잘도 갑니다! ^^

뽀송이 2008-01-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멋진 순오기님^^
전 워낙에 게을러서 비활동적이랍니다.^^;;
가족분들 다복하신 모습뵈니 저도 덩달아 즐거운걸요.^^
따님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고 오셔요.

순오기 2008-01-27 13:16   좋아요 0 | URL
졸지에 일정이 바뀌어 우리가족이 다 왔어요.
차에 문제가 생겨 두시간 반을 휴게소에서 정차해 서비스받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밤10시였어요. ㅎㅎ
이제 모임을 마치고 인천 부평의 친정으로 왔어요. 여기는 동생네~ 알라딘 폐인이라 할 만하죠? ^^

bookJourney 2008-01-26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는 감히 엄두도 못내는 일입니다. 멋지세요, 순오기님도, 다른 구루지회원들도, 모두모두 멋지십니다. 짝짝짝 ~~~

참, 이금이 작가님의 책에 나오는 '밤티마을'은 율리라는 이름 대신 밤티마을이라고 불린다지요. 이렇게 예쁜 이름들을 왜 잊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순오기 2008-01-27 13:20   좋아요 0 | URL
헤헤~ 저기에 생각나지 않던 이름들도 어제 같이 얘기하며 알아냈어요. 추가로 올리면 '상골, 몽추골, 배울... ^^
밤티마을을 율리라고 바꾼 그들이 미워요~ㅠㅠ 그래도 이금이작가님 덕분에 동화속에서 살아났으니 다행이죠!

웽스북스 2008-01-2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알라딘의 새애인은 누구신가요?
다음번에 올라오실 땐 저두 애인으로 승격시켜주세요! ^_^

순오기 2008-01-27 13:21   좋아요 0 | URL
ㅎㅎ 알라디너가 모두 내 애인이에요~~
그중에 특별한 새애인은 공개모집할 걸 그랬군요!^^

라로 2008-01-26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임을 다 합치시면 몇개나 있으신거에요???
정말 늘 와~~입니다!!!ㅎㅎ
전 친정인 일산 갔다가 어제 친정부모님과 내려왔어요~.
희망이와 처음으로 KTX를 탔어요~.
저두 님의 애인중 하나인가용???헤헤헤

순오기 2008-01-27 13:22   좋아요 0 | URL
모임이요? 친정형제들 하나, 아들친구 엄마들 하나, 그리고 독서회 3개뿐이에요.
이젠 알라딘 모임 하나 조직해볼까요? ^^

마노아 2008-01-2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살아있는 교육을 매번 몸소 실천하신다니까요. 많이 배울 점이에요!
그나저나 새 애인 서울에서 대기중입니다^^

웽스북스 2008-01-27 01:47   좋아요 0 | URL
흐~! 새 애인님이 마노아님이셨군요 으흥 질투 질투~

순오기 2008-01-27 13:23   좋아요 0 | URL
히히~ 나의 싸~랑~새애인, 낼 봐요!! ^^

순오기 2008-01-27 13:24   좋아요 0 | URL
으악~ 웬디양님의 저 질투의 눈길~~ㅋㅋㅋ
자기는 깐따님이 있잖아?~흥~ 홍~ 메롱!! ^^

깐따삐야 2008-01-27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순오기님 고향이 충남 당진이세요? 전 바로 옆동네여요. 심하게 방가방가~~^^

순오기 2008-01-27 13:35   좋아요 0 | URL
어머~ 당진 바로 옆동네가 어디일까?
스산(충청도에서 서산을 절대 서산이라 안하죠), 예산? 몰라 몰라~ 알려주셈^^

아영엄마 2008-01-27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님네도 대가족이군요. 여기저기 흩어져 살다보면 모이기 참 힘든데 이렇게 한 번씩 만나면 참 반가울 듯 싶어요. 이번에 외할머니 상으로 포항내려가니 사촌 오빠가 가족 모임 차원에서 인터넷에 까페 하나 만들자고 하더군요.

순오기 2008-01-29 01:15   좋아요 0 | URL
어머~아영엄마님 반가워요.
님도 포항까지 가려면 보통 일이 아니겠어요.
가족모임 카페도 좋은 생각이군요. 이제는 이미 인터넷세상이니까요!
 

내가 학창시절 읽었던 에세이에 '실반지'에 관한 짧은 글이 있었다. '하얀길' '아카시아' 등을 쓴 '신지식'님이었다 기억하지만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내가 기억하는 '실반지'는 이런 내용이다. 

결혼반지도 잘 끼지 않는 젊은 여인이 언제나 실반지를 끼고 있었다. 남편은 무슨 사연있는 반지일까 싶어 자꾸만 물어봐도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움만 탈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이에 남편의 궁금증과 호기심은 더욱 깊어져서, 첫사랑과 관계된 추억의 반지일까 의심하며 왜 말을 못하냐~ 추궁하여 급기야 부부싸움에 이른다. 친정어머니께 온 여인은 남편이 싫어하니, 이제 그만 반지를 빼야겠다며 어머니께 맡긴다. 그 실반지의 사연은 초경을 치룬 딸에게 어머니가 해 주신 사랑의 징표였다.

예전에는 월경을 한다는 것이 부끄러워 행여 누가 알세라 얼마나 가슴 졸였던 일이던가......
내가 여고때 이 글을 읽으며 이 다음 엄마가 되었을 때, 우리 딸이 초경을 맞으면 실반지를 해 줘야지 생각했었다. 그 글을 읽은지 20년도 더 흘러 2002년 1월 25일 드디어 우리 큰 딸이 초경을 맞았다. 초등 6학년이 끝나가는 무렵에, 하하하~~~~~

쑥스러운 아빠가 케익을 사오고, 속 옷 선물도 준비하여 축하 파티를 열었다. 엄마가 될 수 있는 당당한 여자로 거듭나는거라며, 구성애씨의 조언처럼 우린 한껏 띄워주며 축하를 했다. 그때 열 살이 되던 아들녀석은 '거시기'를 알고 있어 킥킥거리니, 우린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고 짧은 훈시를 했다. "이제 누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거니까, 함부로 대하거나 놀려서는 안 되는 자랑스런 일"이라고. 그때 일곱 살이던 막내 민경이는 뭔지 모르니까 눈만 반짝거리며, 엄마 말이 빨리 끝나 케익 먹기만 기다렸다. ^^  다섯 식구가 둘러앉아 기도를 하고, 촛불을 불어 끈 후에 케익을 맛나게 먹었었다. 그리고 동네 서울금방에서 거금 2만원을 주고 맞춘 18K 반돈 실반지에 2002년 1월 25일 날짜를 새겨 선물했었다.

홈페이지에 올렸던 기록을 보면 2004년 3월 열 살이 된 막내가 언니가 빌려주었다면서 그 실반지를 끼고 있었다. 이제는 '거시기'가 무언지 알기에 반지의 사연을 말해 주었고, 이 다음 너에게도 실반지를 해 줄거라고 말했다. 아이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고... 우리 큰딸이 실반지를 끼고 다니지는 않지만, 먼 훗날 초경에 대한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리라 생각한다.

민경이는 성숙도가 빠른지 5학년 되던 2006년 3월에 바로 초경을 하게 되었는데, 식구들이 아는 걸 부끄러워해서 엄마랑 둘이만 알고 덮었다. 축하파티나 선물도 나중에 해 달라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그냥 저냥 지나게 되었다. 이제 중학교에 가니까 어떤 형태로든 의미를 담아 마무리를 해야할 일이다. 하지만, 민경이는 아무것도 안 해줘도 된다며 오늘도 거부한다.

요 페이퍼를 쓰면서 큰딸에게 확인하니 잃어버렸다고 한다. A형 성격상 소중하게 잘 간직해 놓고 못 찾는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방구석 어딘가에 있지 않겠냐고.......17년째 사는 이 집에서 이사간다면 나올지도 모르겠다. 음, 큰딸이랑 막내랑 세트로 실반지를 다시 해 줄까? ^^

아~~~~~ 요즘 딸 없는 사람도 많은데, 난 실반지 해 줄 딸이 둘이나 있어 행복하다. 흠, 딸 없는 사람들은 이런 마음 모를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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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1-24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엄마십니다!!!

순오기 2008-01-24 17:50   좋아요 0 | URL
요거 끼적인다고 밥 준비도 안해서, 저작권료 지불하느라 피자 두판 쏩니다! ^^

행복희망꿈 2008-01-24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반지에 그런 의미도 있었군요. 저는 실반지 해줄 딸이 둘 이나 있답니다. ^*^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엄마께 우겨서 반지 하나를 얻었어요.
결혼하지 전까지 끼다가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작아진 반지를 낄수가 없어서 녹여서 다시 셋팅을 해서 지금은 디자인이 조금 다르게 만든 반지를 끼고 있지요.
저도 이 페이퍼내용 기억했다가 딸아이들에게 하나씩 선물해줘야 겠네요. ^*^

순오기 2008-01-25 02:20   좋아요 0 | URL
딸이 둘이나 되는 꿈님은 복 받은 거야요.^^ 뽀송이님은 모를거얍,흠!
저는 이상하게 반지를 못 껴요. 걸리적거려서... 그래서 모아놓고 있다가 남 좋은 일 시켰어요. 그래도 뭐 아깝지도 않더라는... 이제 더 나이 먹으면 폼나게 하나는 있어겠지요? ^^

뽀송이 2008-01-25 21:1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미워요.ㅡㅡ;;
딸 없어서 가만히 찌그러져 있는 뽀송이에게 이리 심한 페퍼로 염장을 지르시다니...

순오기 2008-01-25 21:24   좋아요 0 | URL
에구~ 진짜 화나셨나? 가슴이 철렁하는데...우짤꼬? ㅠㅠ
무릎팍 꿇고 빌어야겠당!

전호인 2008-01-2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깊은 뜻이 있었군요. 해람이가 벌써 가슴에 멍울이 잡힌다고 브라의 형태가 나는 윗 속옷을 입고 있습니다. 이 녀석도 거시기의 날이 멀지않아 보이는 걸까요. 옆지기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 님의 글을 읽으니 괜시리 걱정이 됩니다. 실반지의 의미를 알았으니 벤치마킹해봐야 겠군요.

순오기 2008-01-25 01:52   좋아요 0 | URL
요새는 아빠가 축하해주는 거라고 해서, 우리도 아빠가 케익 사고 선물 사고 그랬어요. 물론 연출은 엄마 몫이었지만...머지않은 해람이의 거시기의 날을 위하여!!^^

웽스북스 2008-01-25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제 우리 초경까지 알라딘에 팔아먹느냐며, 항의는 안했나요? ^_^ 순오기님은 정말 따뜻한 엄마에요- 민경이는 목걸이를 해주는 게 어떨까요? 심플하고 소박한 목걸이를 엄마가 해줬다며 늘 지니고 다니는 애들이 전 참 부러웠어요. (전 근데 1년도 못가서 잃어버리긴 했었네요 ㅠㅠ)

순오기 2008-01-25 02:28   좋아요 0 | URL
민경이 목걸이 굿아이디어!! 감솨~~~~ 우리 세모녀가 같이 해야겠어요. 내가 목걸이만 지니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알맹이는 없어지고 줄만 남았거든요. 이참에 기념으로...거시기의 날짜는 각자 새기고 난, 중3 여름이었는데~~~ㅎㅎ
우리 큰딸 왈, 자기들의 저작권은 엄마에게 있답니다! 하하하~~~~ 역시 똑똑한 딸이야, 그걸 알다니! 흐흐흐

마노아 2008-01-25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낭만이 넘쳐요! 이런 모녀 관계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실반지를 주면서 축하해주는 초경이라니, 멋진 교육이에요^^

순오기 2008-01-25 01:55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멋지죠? ㅎㅎㅎ또 자기만족이다~~~~~~ㅋㅋㅋ
웬디양님의 조언을 받아들여 세모녀가 목걸이 하나씩 해야겠어요. 18금으로...^^

비로그인 2008-01-2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실반지해줄 딸있어 행복합니다.
포경수술 해줄 아들 있어 돈들고 두려워죽겠다며 엄살피워 미치겠습니다.

순오기 2008-01-25 19:44   좋아요 0 | URL
딸도 있고 아들도 있어야지요. 딸이 자매라면 더 좋고요! ^^
우리 아들은 중3이 되는데 아직도 안 했어요. 꼭 해야하나...

세실 2008-01-25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예쁜 사연이네요. 저두 곧 있을 보림이의 초경을 위해 실반지 해주어야 겠습니다.
맘은 중학교 들어가서 했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08-01-25 19:4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중학생 때 하면 좋을텐데...요즘엔 다들 빨리 하더라고요.
너무 어려서 하면 짠~~하더군요. ㅠㅠ

실비 2008-01-2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지세요^^
전 이야기 했다가 숨기는 분위기였는뎅..
가족끼리 축하해주고 하면 정말
기분 좋고 몸을 더 소중하게 여길거 같아요
정말 나중에 딸 낳으면 이런일도 저런일도
생기면 즐거운것 같네요~

순오기 2008-01-25 19:46   좋아요 0 | URL
실비님때는 그랬겠지만, 요즘엔 너무 어려서해서 그런지 아빠한테 막 자랑하고 그런대요! ㅎㅎ부끄러움도 없이 당당한 딸들이야욧! ^^

뽀송이 2008-01-25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머예욧!!!
왕~ 삐짐 ㅡ,.ㅡ
앙~~~앙
아들 둘 뿐인 뽀송이는 울고 가요. 흑흑흑...^^;;

순오기 2008-01-25 21:11   좋아요 0 | URL
호호~너무 알콩달콩 잼나게 사시는 뽀송이님 샘나서 염장이라죠~ㅋㅋㅋ
홍홍~ 뽀송이님이 부러운 분도 엄청나게 많다는 전설이~~~~ ^^

뽀송이 2008-01-25 21:31   좋아요 0 | URL
그래도 삐진거 다 안풀렸어요.헤헤^^
아들 둘 뿐이라고 좌절모드로 우울한 밤 보내면 순오기님이 맛난 거 만들어 주셔야해요.^^;; 순오기님이 만드신 팥칼국수라면 금방 풀릴 것 같은데요.^^

순오기 2008-01-25 21:51   좋아요 0 | URL
헛~ 팥칼국수~~ 오늘밤에 우리 애들이랑 해 먹었어요.
뽀송이님 기분을 뽀송뽀송하게 하는 게 팥칼국수라면 10번이라도 해 드리지요!
 
지청구꾸러기

깐따님과 메피님의 글에 이어, 한때 태그쓰기에 동참했고 또한 야양청스교의 다섯번째 신도인 순5기인지라 한소리 지껄여야 할 분위기다. ㅎㅎ

깐따님은 츄리닝 바람에 목도리 둘둘 감고 산책나가 지청구 먹었다는데, 나는 따끈한 아랫목에 누워있던 아들녀석을 갈궈댔다. 바로 어제 밤에... 성장기에 그렇게도 듣기 싫어했던 엄마의 잔소리를 이제는 맘껏 쏟아내는 '잔소리쟁이 엄마'가 된 것이다. 잔소리 듣기 싫어 나도 일찌기 독립하려 했건만, 결혼 외엔 절대 독립할 수 없다는 아버지의 추상같은 호령에 스물아홉에 결혼하고야 비로소 독립(?)했다.^^

사실은 나도 남편에게 퍼부어대고 싶은 잔소리를 아들한테 하는거다. 우리 아들넘 일찌기 이 사실을 간파하고 "아빠, 아빠 때문에 내가 엄마한테 욕 먹잖아!"라고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씨도둑질은 못 한다더니, 어쩜 그리 지 애비를 닮아가는지......'으이구, 내가 못 살아!' 이러면서 내가 산다. ㅋㅋ

경제적 상황도 뭐 호기 부리며 학원 보낼 여건도 아니지만, 집에서 공부 안하는 넘 학원 간다고 하겠나 싶어... 그냥 시간 쥑이며 노는 꼴 보기 싫어도 중2까지 학원을 안 보냈다. 이제 노는 게 몸에 밴 아들 녀석을 이대로 방치하다간 고등학교에서 심화반은 커녕 인간 취급도 못 받는 상황이 될까봐, "이제 중3 되는데 공부 좀 하지." 라고 점잖게 권면했다. 전에 태그 쓰기에서 '전설의 56점'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욘석이 그래도 중학교 입학할 때 대표로 선서하고 들어갔는데 수학 56점을 비롯하여 성적이 말이 아니다. 뭐 길게 본다면 그깟 중학교 때 점수나 전교 등수가 그리 대수겠냐 싶어 없는 여유를 부리며 봐줬다. 그래도 이참에 영어든 수학이든 해야될 거 같아 학원가서 테스트를 받고 오라 해도 감감... 1월 초에 그도 안하면 엄마한테 밥 얻어먹기 어렵겠다 싶었는지 한 날은 동생따라 학원에 갔다 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그냥 나 혼자 해본다고 했어." 이러는거다.

그래, 공부야 지가 맘 먹으면 하겠지 싶어 지켜보기로 했다. 그런데~~~ 20일이 지나도 날마다 빈둥거리지 도통 공부를 안하는 거다.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아니면 수학문제라도 한 장씩, 그도 아니면 영어단어라도 30개씩... 이참 저참 얘기를 해도, 공부 계획을 짜보라 해도 무반응이다. 겉으론 덤덤한 척 해도 사실 엄마는 속이 탄다.

이녀석이 중 1때 자기반 카페에 남긴 좌우명이 '오늘은 편하게 내일부터' 였었다. 그땐 참 너 다운 좌우명이다 웃었지만, 이런 정신이 아들을 지배하고 일생을 저런 자세로 산다면 눈앞이 캄캄할 일이다. 내일은 죽을 때까지 내일이지 않는가! 우리 남편이 이런 정신으로 오늘을 편하게 살다보니 지금의 상황이 되었을거라 생각돼, 원형탈모가 올 정도로 심각한 테트리스를 받았던지라 그냥 웃을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들을 심하게 갈궈대기도 했다.

내가 순오기인지라 딸들은 나를 닮았으면 제 앞가림을 하고 살거란 믿음이 있다. 헌데 아들에겐 그런 믿음이나 신뢰가 생기지 않으니 문제다. 그래서 어제도 점잖은 말로 시작했는데, 옆에 있던 큰딸년이 대변인 노릇을 하는거다.

"애들 다 그렇지, 나도 중학교 때 저렇게 지냈고, 엄마가 나한테도 똑같은 말을 했어.

"넌, 니 목표가 있었고 거기에 합당할 만큼의 노력은 했잖아. 그래서 결과를 얻었고!"

"그건 면접용 멘트지, 나도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야. 그래도 제일 나을거 같아 선택한거지" "엄마는 괜히 애를 갈구지, 그렇다고 대책을 세우거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잖아."

"환경? 환경탓하며 아무것도 안하면 뭐가 달라져? 다 자기가 노력한 결과를 얻는거지!"

"그래서 엄마 결론은 공부하라는 거잖아. 엄마는 중학생 때 목표를 세우고 공부했어?"

"그래, 엄마는 그랬다. 고등학교 떨어지면 공장가서 돈 번다고 2차 지원도 안 했다."

"헐~ 이번에 외할머니한테 가서 엄마의 비리를 다 알아와야지"

"엄마는 치부와 비리를 다 공개하며 살잖아. 그 이상 뭘 원해?"

제 누나랑 엄마가 치열한 말싸움을 벌여도 아들녀석은 침묵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며 눈감아 버리고, 컴퓨터에 앉아 있던 막내가 "이제 그만하지, 그러다 진짜 싸우겠네." 라고 말리는 바람에 끝냈지만 나는 여전히 씩씩댔다.

"아니, 요것들이 대가리 커졌다고 따지고 들어? 어려선 엄마가 지존인 줄 알더니만... 자식을 낳았으면 행복하게 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박박 대들질 않나~ 니들은 부모한테 순종하고 기쁘게 해줘야 할 의무는 없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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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24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저 딸내미 꼭 저같네요
우리 엄마가 저한테 제일 섭섭해하는 순간인데, 이 성격이 참 안죽네요

그나저나 엄마가 자식한테 하는 가장 일반적인 구박은 니아빠닮았다,군요
우리엄마도 그래요 ㅋㅋㅋ

순오기 2008-01-24 00:53   좋아요 0 | URL
지 애비 닮았단 말은 사실 대놓고 하지도 못해요.ㅠㅠ 그래도 눈치가 빤해서 다 알지만...우리 딸년은 꼭 지 애미 닮아서~~~~~ㅎㅎㅎ

bookJourney 2008-01-24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요즘은 아이들도 그냥 혼내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저 어렸을 때는 속으로는 꿍얼거려도 겉으로는 못대들었는데 말이지요.
제 조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엄마한테 혼나면서 하는 말이 "내가 왜 혼나야 하는지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제대로 설멍을 해줘야 하잖아요." 였답니다. ^^;;

순오기 2008-01-24 00:54   좋아요 0 | URL
ㅎㅎ 요새 애들 진짜 똑똑해서리...쩝!
근데 나도 우리 아버지랑 치열하게 싸웠어요. 내가 울 아버지랑 제일 닮았거든요! 씨도둑질은 못하는 그 아버지에 그 딸이죠.

깐따삐야 2008-01-24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씨도둑은 못 한다고 지애비를 닮아가지구~ 진짜 많이 듣는 말이에요.
너도 너랑 똑같은 딸 낳아서 한번 키워봐야 돼, 뭐 그런 말씀은 안 하시는지?
저희집은 아들인 오빠는 내놔도 끄떡없는데 딸인 제가 항상 문제라는. -_-

웽스북스 2008-01-24 00:55   좋아요 0 | URL
우리집은 그나마 내가 좀 나은데, ㅋㅋ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거 아냐? ㅋㅋ)

순오기 2008-01-24 01:04   좋아요 0 | URL
너도 너랑 똑같은 딸 낳아서 한번 키워봐야 돼. 내가 울엄마한테 들었던 말인데, 우리딸한테 써먹으면 "난 그럴까봐 결혼 안해!" "흥, 그런 말하는 사람이 더 일찍 시집가더라. 그러니 진짜 안갈거면 그런말 하지마!"
우린 이러면서 싸워용! ㅎㅎ

깐따삐야 2008-01-24 01:03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서 좋겠어요. 우리는 누가 봐도 오빠가 더 나은 것 같아요. -_-

근데 저는 정말 저를 닮은 딸을 낳으면 어쩌나 걱정이에요. 저를 닮은 아들을 낳으면 더더 걱정이구요. (사내자식이 저 같아서 어따 써.) 근데 결혼은 하고파요. 저를 안 닮은 남자랑. ㅋㅋ

순오기 2008-01-24 01:06   좋아요 0 | URL
난, 우리딸한테 '엄마만 닮아봐라! 어디 버릴게 하나라도 있어?' 막 이러면서 우긴다는...ㅋㅋ
결혼은 서로 안 닮은 사람이랑 만나야 하는거래요. 그래서 또 다르다고 싸우면서 싸는 게 인생이죠.ㅋㅋ

웽스북스 2008-01-24 01:08   좋아요 0 | URL
그게 아니고 제 동생은 밤새 게임만 하고요 애가 아직 철도 덜 들었고요
(내동생은 막, 우리누나는 밤새 알라딘질만 해요, 이러는거 아냐? -_-)

깐따삐야 2008-01-24 01:16   좋아요 0 | URL
우리 오빤 예전에 스타크래프트 하느라 고로코롬 안 자더니만 나는 서재질 하느라 못 자구. 어느 집이고 인터넷이 문제로고! ㅋㅋ

웽스북스 2008-01-24 01:19   좋아요 0 | URL
우리엄마가 요즘 동생과 아빠와 내가 컴퓨터에 앉아있음 하는 말
PC방 같애....-_-

대화가 필요한 우리집 ㅋㅋ

깐따삐야 2008-01-24 01:33   좋아요 0 | URL
나도 밥 먹을 때 엄마 얼굴 잠깐 보구 아빠랑은 타이밍 안 맞아서 그나마 얼굴 마주하기 힘들고. 노트북 산 뒤로는 더 하네. 그냥. ㅋㅋㅋㅋ

마노아 2008-01-24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새 듣는 잔소리는 정리 좀 하고 살라는 거랑 책 좀 그만 사라는 거요. 근데 아까 책 주문 이미 넣었...;;;

bookJourney 2008-01-24 01:17   좋아요 0 | URL
음, 저랑 비슷한 얘기를 듣는군요.
퇴근하면서 책 보따리를 들고 가면 아이가 사색이 됩니다. "또 책 샀어?"라고 하면서요. "아니, 빌린 거야."라는 말에 아이가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 말이지요. 가끔 엄마랑 아이랑 바뀐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절 안 닮은 것 같고요 ㅠ_ㅠ

순오기 2008-01-24 01:1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애들한테 한소리 들어요. 엄마도 맨날 알라딘만 하잖아?
엄마가 우리집에서 컴터 제일 오래 차지하는거 알아? 엄마는 새벽에도 하잖아~ ^^
우리딸도 '엄마 책 사는 것만 줄여도 ... 해줄수 있잖아?'
그래, 엄마가 유일하게 부리는 지적허영이다 왜? 이러면서 또 싸우죠! ^^

웽스북스 2008-01-24 01:21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저도 완전 비슷해요- ㅋㅋ
엄마가 방에 들어와 한숨을 쉬고는... 내가 널 잘못 키웠나보다....라고 말한 적도 있어요, 방이 너무 지저분해서

오늘은 청소 싹 하고 엄마한테 막 자랑했어요 ㅋㅋㅋㅋ

순오기 2008-01-24 01:44   좋아요 0 | URL
저도 청소는 대충하고 살아요. 알라딘에서 놀 시간은 있어도 다들 청소할 시간은 없잖아요. 우리가~ ㅎㅎ 그래서 우리 애들한테도 청소로 잔소리는 못해요.^^
"큰딸~ 요즘 사람 살만한 방은 되냐?" 물어보면, "응 수일내로 살만하게 치울게~ " 이런답니다! 이것도 날 닮아서~~~~ 말 못해욧! ㅋㅋ

깐따삐야 2008-01-24 01:31   좋아요 0 | URL
크크크큭! 아... 야밤에 웃겨서 쓰러지겠어요. 순오기님네 아이들 완전 대박이에요. 정말 멋진 가족이에요.^^

마노아님은 책 좀 그만 사란 말을 들으시는군요. 저희 엄만 책은 읽어서 뭐하냐고 하세요. 읽어도 읽어도 멍청하다구. ㅠㅠ

순오기 2008-01-24 01:45   좋아요 0 | URL
그러잖아도 엄마가 알라딘에 지들 팔아먹는다고 난리에요.ㅎㅎㅎ

Mephistopheles 2008-01-24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는데...순오기님은 벌써(?)부터 밀리시는 것 같다는...ㅋㅋ

순오기 2008-01-24 01:49   좋아요 0 | URL
요것들이 엄마가 최고인 줄 알더니만, 요샌 엄마의 무식이 들통나서 잘 먹히질 않아요.^^ 흥, 어림없지~~~~ 지들이 내 속에서 나왔는데 나를 이겨! 이러면서 절대 안 밀리는 용감한 엄마야욧! 그래서 또 우리 딸이 엄만 궤변쟁이라고...^^

Mephistopheles 2008-01-24 01:55   좋아요 0 | URL
계엄령을 선포해버리세요!

웽스북스 2008-01-24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 지들 팔아먹는다니 ㅋㅋㅋㅋ

순오기 2008-01-24 01:49   좋아요 0 | URL
내가 팔아먹고 있잖아요. 전설의 56점부터... ^^
'엄마의 어록'이라고 만들까 하다가 너무 팔아먹는 거 같아 자제중!ㅋㅋ

웽스북스 2008-01-24 13:0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저도 회사사람들, 친구들 막 팔아먹고 있네요 그럼 ㅋㅋ

비로그인 2008-01-2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똑소리나니 애들도 그런것 아닌가요?
애들은 엄마의 거울이라잖아요.
한참 웃고 갑니다.

순오기 2008-01-25 02:29   좋아요 0 | URL
우리 딸이 그러잖아도 '엄마 닮아서 똑부러진다고~~' 원성이 자자해요.
"그래서, 뭐 잘못 된거 있어? 나만 닮아라, 버릴거 하나나 있어?"
막 이러면서 들이밀죠~~~ 내 거울이란거 진즉부터 이실직고 했어요!ㅠㅠ

무스탕 2008-01-2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들 구박할때 아빠 들으라고 하는 소리가 '저 전주이씨녀석들.. --+' 하며 구박해요.
저도 애들한테 구박받아요. 엄마책좀 그만사! 하고요.. ㅠ_ㅠ
아직까지는 애들을 잡고 사는데 언제 뒤집어질지 모르죠. 걱정이야요.. ( ")

순오기 2008-01-24 14:08   좋아요 0 | URL
그댁은 전주 이씨군요. 저는 덕수이씨...충무공, 율곡 막 읊어대요. 뒤집어지는 건 순간이에요. 뭐 같이 뒤집어지는 엄마들 많으니 혼자 슬퍼하지 마셈! ^^

2008-01-24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4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