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7일 출판사 푸른책들에서 이금이 작가를 만났는데, 아주 소박한 우리네 이웃과 다를바 없었다. 그때 얼굴도 익히고 작가의 '밤티마을 블러그'에 마실을 자주 다니다보니, 아주 친근한 이웃 같은 느낌이다. 내가 워낙에 이금이작가의 왕팬을 자처하는 사람이라.... 그의 작품 29권 중에 25권을 읽었다.

초등학교 교과서, 4학년 읽기에는 '송아지 내기' 원작은 '영구랑 흑구랑'
5학년 읽기에는 '대화명 인기 최고' '우렁이 각시' 원작은 '쓸만한 아이
6학년 읽기에는 '소희의 일기장' 원작은 '너도 하늘말나리야'까지 모두 네 편의 동화가 실렸다.

 

 

 

 



 

 

 

내가 참여하는 독서회에서도 '유진과 유진'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영미네 집,  봄이네 집' '너도 하늘말나리야' '금단현상' '나와 조금 다를뿐이야' 를 선정하여 읽고 토론했기에, 어떤 작가보다 엄마들에게 사랑받는 동화작가다. 이런 이금이 작가가 내일 모레 빛고을 광주에 온다.

광주대 문창과 학생들에게 강연하러 오는데, 이금이 작가를 통해 우리도 강연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봉기 교수(새혼가정을 소재로 한 동화 '실험가족'의 저자)의 허락을 받았다. 아싸~신난다!

광주대 학부생과 대학원생 합쳐 50명쯤 되는데, 강연하는 세미나실이 80명석이라 30명까지 와도 좋다고 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저녁밥 먹을 시간이라 아직 어린 아이들이 있는 엄마들인지라 만사 제쳐두고 가기가 어려운가 보다. ㅠㅠ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광주지만 이런 주변부에서 유명작가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하루쯤 남편이나 애들 저녁밥에서 해방될 수 없는 주부란 말인가? 왜 이런 기회를 놓치는지 참, 참, 참~~~ 안타깝다!

혹시 빛고을 광주에 사는 분이 이 페이퍼를 본다면 함께 자리해도 좋을 것입니다.

일시: 2007. 11. 30. 금. 밤7시 ~ 9시
장소: 광주대 중앙도서관 5층 세미나실
주제: '유진과 유진' 창작 과정을 통한 소통과 이해,그리고 성장

강연의 텍스트인 '유진과 유진'을 꼭 읽으시고, 작가의 책이 있으면 가져와서 싸인도 받으면 좋겠죠! 이금이 작가는 금요일 1박 하고 토요일 점심에 올라가신다는데, 주최측의 일정에 따르자면 내가 독차지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겠구나! ㅠㅠ

*이금이 작가의 창작 노하우를 집대성한 '동화창작교실'을 작년에 냈고, 고등학생 아들과 번역한 '최고의 이야기꾼 구니버드'도 사랑받고 있다. 청소년소설로 '유진과 유진' 외에도 '주머니속의 고래'가 있고, 이번에 나온 '베스트 프렌드'란 제목의 청소년단편집에도 '늑대거북의 사랑'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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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1-2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진과유진은 언젠가 막 따뜻한 마음을 머금게 되는 날 읽으려고 책꽂이에 모셔둔 책인데 아직도 못읽고 있네요- 주변에서 추천해주는 어머님들이 여럿 있었는데 말이죠 ^^

아영엄마 2007-11-29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분 뵌 적 있어요~~. ^^ 사인한 책도 한 권 선물 받았다지요.

세실 2007-11-29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유진과 유진> 읽으면서 많은 생각했었는데.. 주부독서회할때 열띤 토론도 했습니다. 저두 만나고 싶네요. 그분의 책도 대부분 읽었는데, 광주 넘 멀어요. ㅠㅠ

행복희망꿈 2007-11-29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금이선생님의 작품중에 처음으로 읽은책이 [유진과 유진]이랍니다.
그 뒤로는 선생님의 열렬한 팬이 되었지요. ^*^
한 번 뵌적이 있는데, 정말 따뜻한 분이신 것 같아요.
순오기님은 정말 좋으시겠어요. 저도 다시 한 번 뵙고 싶네요. ^*^

순오기 2007-11-3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아영엄마님, 세실님, 행복희망꿈님~~~ 내일 이금이작가님이랑 사진 찍어서 자랑 페이퍼 올릴게요~~ㅋㅋㅋ
오늘 호적상 생일이라 극장에서 MVP에게 주는 혜택, 2인무료관람과 팝콘에 음료수까지~~ 햐~~~'늑대와 함께 춤을' 이후 15년만에 남편이랑 단둘이 '쎄븐 데이즈' 봤어요. 항상 애들이 따라 붙잖아요. ㅎㅎㅎ
사실, 내일 광주대까지 데려다 달라고 장어구이에 소주 2병 저녁도 쐈는데, 기분이 좋았는지 계산은 본인이 하더라고요ㅎㅎㅎ 그래서 심야에 입성이에욧!

비로그인 2007-11-3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가을에 지방에 내려갔다 오다가 광주라는 이정표를 보고 순오기님 생각이 났어요.
애들 셋을 데리고 늘 당당하게 활기차게 사시는 모습이 눈가에 어른거렸답니다.

이금이 작가의 책은 저도 몇 권 갖고 있는데 직접 보신다니 좋으시겠어요.
좋은 시간 보내시고 꼭 페이퍼 올려주세요.
기대할게요.

그리고 댓글보니 즐거운 외출하시네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순오기 2007-12-01 00:36   좋아요 0 | URL
어머나 승연님, 간만이에요~ 궁금했는데... 이사는 잘 하신거죠?
광주하면 '순오기'가 생각나는 님들이 많아지는군요 ^^ 감사 ^^
 

언어세상에서 나온 국시꼬랭이 동네 시리즈 책 '숯 달고 고추 달고'에서는 아기를 낳으면 왜 금줄을 치는지, 숯과 고추와 청솔가지를 왜 꽂는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지방에 따라 금줄에 꽂는 것이 좀 다른 듯하다. 내가 자란 충청도에선 이 책에 나온대로 했는데, 지금 사는 전라도에선 청솔가지 대신 하얀 창호지를 길게 걸었다. 그러니까, 금줄은 귀신을 좆아내는 것으로, 금줄에 다는 청솔가지는 소나무처럼 푸르고 건강하게 자라 오래 오래 살라는 뜻이다. 고추는 아들이라서 달고, 딸은 고추만 빼고 숯은 병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어머니독서회원인 새내기 부부가 오늘 모임에 아기를 데리고 왔다. 음, 10월 16일에 낳았으니 이제 한달 열흘이나 지났다. 이 아기는 태중에 있을때부터 '개똥이'라 불렸고, 제윤이란 이름이 있는 지금도 개똥이라 불린다. ㅎㅎ~ 귀한 아기일수록 천한 이름으로 불러 귀신의 시샘을 막았다는 조상들의 지혜를 실천하는 젊은 부부가 참 기특하다.

모임에 처녀 출현한 개똥이를 그냥 보낸게 영 서운해서~~ 내 일과를 끝내고 이웃 아짐들과 같이 개똥이 내복을 사갖고 갔다. 헐~~~그런데, 2층 현관에서 우리를 떡하니 맞아준 건 바로 '금줄'이었다. 아기를 낳기 전에 '숯 달고 고추 달고'책을 선물했지만, 정말 금줄까지 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젊은 부부가 옛어른들의 지혜를 따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산후조리한 시골 할머니 댁에 쳤던 금줄을 시어머니가 일곱 이레까지는 쳐야 한다며 주셨고, 50일이 되는 날 가져와서 태워야 한다고 하셨단다. 어른들이 말씀하셔도 잘 안 따르는데, 정말 요즘 젊은이 답지 않게 너무나 기특해서 등이라도 두드려주고 싶었다. 어쩜 젊은 사람들이~~~~~

'아~ 내가 진짜 금줄을 본게 얼마만이야? 어려서 시골 살때 보고는 처음인 것 같은데...... '

님들은 요즘에 애기 낳았다고 금줄 친 거 보셨나요? 그것도 도시 한복판에서?

 아래 사진은 시골 집에 쳤던 금줄이에요~~~숯 달고 고추 달고...... 보이시죠?  금줄의 위력이 대단했답니다. 시골집이 동네 한 가운데 있어 오고 가는 사람마다 들른다는데, 요 금줄 때문에 다들 대문 밖에서 이야기 나누고 돌아섰다네요! ^^

오늘 모임에 온 개똥이를 정신없이 들여다보는 아줌마들~ 우리도 요렇게 사랑하며 키웠겠지요! 애기 머리맡에 앉은 아짐이 바로 순오기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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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7-11-28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봐서 기억도 가물가물한 금줄인데, 신기하네요.
이쁜 아기, 튼튼하고 무럭무럭 크길~.

순오기 2007-11-28 10:2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말 금줄을 본 게 얼마만인지... ^^
요 금줄 덕분에 '도를 아십니까'라는 사람들도 안 들어온다네요!
책갈피를 아직 못 보냈어요. 내일 오전에 우체국 갑니다 ^^

비로그인 2007-11-2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왜 저런것들을 다는지 설명해 주셔야...-_- 이잉~

순오기 2007-11-30 09:16   좋아요 0 | URL
금줄은 귀신을 좆아내는 것으로, 금줄에 다는 청솔가지는 소나무처럼 푸르고 건강하게 자라 오래 오래 살라는 뜻. 고추는 아들이라서 달고, 숯은 병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나와 있어요^^ 딸은 고추만 빼고 달아욧! 본문에도 추가할랍니다!

비로그인 2007-11-28 23:00   좋아요 0 | URL
그럼, 딸은요?

라로 2007-11-28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얼굴 안보이잖아용~~ㅜ
그럼 저두 우리 희망이 못난이라구 부를까용?ㅎㅎ
사실 저두 가끔 못난이라구 부르긴 하는데,,,,님이 언급하신 이유로,,,^^;;

순오기 2007-11-28 21:59   좋아요 0 | URL
제 얼굴, 이금이작가랑 잘 찍어서 올려볼게요. ^^
못난이란 말 속에 정말 사랑이 듬뿍 담겨 있지요!

마노아 2007-11-30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 집에 국시꼬랭이 시리즈 있던데 이 책도 있을라나요. 금줄 너무 신선해요! ^^

순오기 2007-12-01 00:37   좋아요 0 | URL
국시꼬랭이 시리즈, 참 좋은 책이에요.
금줄이 어찌나 반갑던지... 생각해보면 참 좋은 우리 풍습인데요!
 

우리 식구들은 삼겹살 보다는 수육을 좋아합니다. 삼겹살을 구우면 사방에 기름이 튀는 것도 싫고,  한쪽에 붙은 비곗살을 아무도 먹지 않아서 다 잘라내야 합니다. 그래서 수육용 고기도 순 살코기만 접시에 담지요. 어제 점심, 우리 고3딸이 일어난 시간에 맞춰 아침 겸 점심을 채려주며 찍었습니다. 애들은 파김치 안 먹으니까 며칠 전 담근 깍뚜기와 배추김치에 상추와 초장을 곁들였어요.




 

요 김장김치는 친정에서 일찍 김장했다면 앞집 2층에서 가져온 김치, 저녁에 돼지고기 보쌈과 먹으니 기가 막혔다지요. 우리 남편은 냄새 쥑이며 톡~ 쏘는 홍어와 곁들여 먹었답니다. ^^

 

음, 홍어는 전날 먹다가 남겨둔 거라 많지 않아서 사진 찍기가 좀 그랬어요. ^^ 우린 식객을 우선 10권까지만 구입했는데, 10권까지는 돼지고기가 안 나온다는데, 그 후에 나오는지는 모르겠어요.

애들이 식객 9권에 나온 홍어라며 한점씩 거들어 먹으니~

"야, 아빠 안주 다 먹냐?"

우리 남편이 즐겨 쓰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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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11-25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삼겹살을 즐겨 먹어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인지 수육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야 당연히 수육이 더 좋죠~~~ 참 먹음직 스럽습니다.
저녁엔 저희도 어머니가 김장후 겉절이용으로 굴 많이 넣고 버무려 주신 김치로 해결했습니다.

순오기 2007-11-26 08:30   좋아요 0 | URL
수육을 졸이듯이 삶았더니 살짝 눌었어요. ^^
배추김치에 싸서 먹으면 맛이 그만이죠?
친정엄마 김치는 세상 어떤 맛과도 바꿀수 없는...

bookJourney 2007-11-26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었겠어요 ... 꿀꺽 ^^
오는 주말에는 저도 수육 해먹을까 봐요.

순오기 2007-11-26 10:39   좋아요 0 | URL
사진을 올리고 보니, 접시 방향을 돌려 놓을 걸 그랬어요ㅠㅠ
버논이 여행가는 주말이 우리집 돼지고기 먹는 날 ^^

여울 2007-11-2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김장했네요. 온가족의 사역?이라 허리 팔도 아프지만 ㅎㅎ.
순오기님 이벤트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ㅇ 부담없이!!? 참가해주셔요. ㅎㅎ

순오기 2007-11-26 10:40   좋아요 0 | URL
온 가족의 사역이라니 화목한 가정분위기가 그려집니다.
님의 이벤트..그냥 구경만 할래요!! ^^

라로 2007-11-2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겠어요~~~.
여전히 참깨가 솔솔 뿌려져 있네요~~.^^
제가 주말엔 서재에 들어오지 않았어서
지금 책 주문했어요~.^^;;;
다행이 내일 받으신다네요~~~.^^
고맙습니다.

뽀송이 2007-11-26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엊그제 엄마에게 가서 수육 맛나게 먹고 왔어요.^^
홍시도 가득 얻어 오구요.^^
저 김치 죽죽~~ 찢어서 갓 지은 쌀밥에 얹어서 먹고 싶어요.^^;;
아! 침이 꼴깍!!

행복희망꿈 2007-11-2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보쌈 너무 맛나보여요.
거기다가 맛있는 김치까지 있으면 다른 반찬 필요없지요.
와~ 저도 먹고 싶어용~

알맹이 2007-11-2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김치, 때깔이 정말 좋네요. 저도 먹고 싶어요~ ^^

순오기 2008-02-14 0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 뽀송이, 행복희망꿈, 양아줌마~~~~~~ 님들의 댓글에 감사^^
전라도 김치는 양념을 엄청 많이 하지요~~~ 그래서 더 맛있는 김치!
 

영화 식객을 보고 나서 소장 가치가 인정돼 만화 식객을 구입했다. 아들의 아이디 '푸른학'으로 구입해서 순오기는 구매자로 뜨진 않는다. 게으른 엄마는 천천히 이 책을 읽으며 찔리는 구석이 많아 자꾸만 주절주절 페이퍼를 쓴다. 이름하여 엄마로서의 양심선언이다!

만 3년이 지난 일인데, 남편의 사업 부진으로 부부간에도 위기가 있었다. 뭐 살면서 이혼 생각 안 해본 부부가 없겠지만, 나도 홧김에 이혼하려고 했던 건 두번이다. 이번에 수능 본 딸 세살 때는 솔직히 남편을 어떻게 해볼까 하는 깜냥으로 그래본 거였지만, 그 딸이 중3이던 3년 전엔 정말 이혼하려고 했다. 아무 것도 없이 빚이 1억이나 되던 남편에게 위자료나 가사노동비는 기대할 게 못 되었으니 자의든 타의든 '합의이혼' 하기로 했고, 모든 서류를 준비했었다. 지금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이혼하려는 건 아니다. ^^

그때 공과금부터 아이들 학교에 나가는 것까지 모두 남편 통장으로 바꾸고 가정경제에서 손을 뗐다. 사실 내 한 몸 살기 위해선 남편의 돈 10원도 필요치 않았고, 충분히 자급자족할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기에 거리낄 게 없었다. 부족한 가계를 꾸리느라 나는 나대로 부채가 생겼던 상황이라 친정엄마께 빌려다 정리하고, 엄마의 돈은 만 3년에 걸쳐 지난달까지 다 갚았다. (울 엄니 보내지 말라해도 끝까지 갚았더니 지독하다고 혀를 찼지만, 이게 나를 버티는 자존심이고 순오기다) 당시에 중3 딸, 초등5 아들, 초등3 딸, 이렇게 셋이나 두고 갈라선다는 게 미친짓이지만 그땐 정말 그랬다. 지금 이혼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니까 이쯤으로 접어두자. 하여간 그때부터 남편이 장봐오는 대로 음식을 만들었고, 식단이 부실하여 먹을 게 마땅치 않아도 미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은 뭐해서 밥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 한편으론 편했다.

그 전까진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고, 외식이나 매식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친구들도 잘 불러들였었다. 비빔국수 하나를 하던 반지락 된장국을 끓이든, 소박한 밥상에도 누가 오는 것 자체를 꺼리지 않는 내 성격도 작용했다. 아이들 간식도 다 해 먹여 자타가 공인하는 '좋은 엄마'였다나~~ㅎㅎ 이랬던 내가 나이 먹으며 귀찮기도 했지만, 여유가 없던 경제를 핑계로 그해부터 김장을 하지 않았다. 이웃들이 한통씩 담아다 줘서 묵은지를 한여름까지 먹었으니 그도 내 복이지만, 4년째 김장하지 않고 버티는 우리를 먹여 살린 이웃들도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지금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사먹어야 되는 우리를 생각하고, 자기들은 안 먹어도 시댁이나 친정에서 무엇을 주면 사양치 않고 다 가져오단다. 내가 빛고을 광주에 둥지를 튼지 19년이지만, 이렇게 정이 넘치는 전라도 사람들 덕에 잘 먹고 잘 살았으니 내 인생도 성공한 인생이다!

"어, 우리도 김치를 담그네!"

6학년인 막내가  어젯밤, 깍뚜기와 파김치를 담그는 나를 보고 던진 이 말이 우리의 현주소다. ㅎㅎ 그렇다고 3년간 김치 한 번 안 담근 건 아닌데도......  요즘 식객을 보면서 그동안 대충 먹고 살았던 게 미안해져서 반찬도 만들고 김치도 담그게 된다. 자~ 맛은 어떨지 모르지만, 어제 담근 김치 사진으로 구경 좀 하실래요? ㅎㅎ


 맛은 어떨지 익어야 알겠지만, 요렇게 사진발을 위해 통깨도 솔솔 뿌렸다. 먹음직스럽나요? 이번 주말엔 배추김치도 담글 예정이지만, 요 파김치도 남편이 공판장에서 감자와 양파를 사오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파김치가 먹고 싶었는지 파를 두단 사와서 담갔다.

 식객 6권에 '마지막 김장'이란 부제가 붙었는데, 염치없어도 올해까지는 이웃들한데 얻어 먹고 내년엔 '마지막 김장'이 아닌 앞으로도 주욱~이어질 김장을 해야겠다. 내가 또 한다면 하는 순오기인지라 맛도 제법 전라도스럽게 한답니다.(믿거나 말거나 ^^) 친척 형제들이 모여 김장하는 집도 있지만, 요즘엔 이웃 사촌이라고 가까운 이웃들과 어울려 김장 담그는 풍경도 참 보기 좋은 모습이죠!

자, 엄마의 양심 선언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모르지만, 부끄러운 치부여도 이렇게 끼적이고 나면 속이 편해진다는 거 다 공감하시죠? 그렇게 읽어주시고 이해해주신다면 감사~~~~^^

오늘도 난, 내 마음을 음식 만드는 엄마의 자리로 되돌려 준 허영만의 식객을 예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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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만화를 보면 그들의 음식을 예찬하는 "맛의 달인"이라는 만화는 예전에 100권이 넘어가 버렸습니다. 우리나라 먹거리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 허영만 선생의 "식객"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만화라고 생각됩니다. 옥의 티라면 입맛은 다분히 주관적인 것인지라 식객의 에피소드 말미에 나오는 식당의 전화번호나 상호를 보고 찾아간 사람들이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큰 경험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더군요.(예를 들면 하동관이라는 곰탕집) 아울러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불만은. 하고많은 신문 중에 하필이면 동아일보에서 연재를 하는가...가 가장 큰 불만 중에 하나입니다.^^

순오기 2007-11-22 11:39   좋아요 0 | URL
ㅎㅎ 동아일보~~ 저는 결혼전에만 아버지가 보시니까 보았고요. 지금은 문제의 중앙일보를 보고 있다지요.ㅠㅠ 최근엔 신문도 안 들여다 보니까, 남편과 울 애들만 보고 있지만...
그리고 여수사람인 허영만 씨의 입맛에 따른 것이라 그럴 수도 있다 생각돼요. 전라도 맛에 길들여지는데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
전라도, 정말 특유한 맛의 고장... 내 입맛도 이제는 전라도!

라로 2007-11-22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객은 저도 열독했던 만화~.^^;;;
깨소금이 뿌려져 더 맛나 보여요~.^^
근데 전 아직두 김치도 못담근답니다~.(쉿)
내년엔 기필코 배워보려구요~.(오기만땅)
근데,,,,
순오기님의 닉네임의 뜻이 '순오기'일 줄은 알았는데요,,,
존경스러워요...

뽀송이 2007-11-22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진솔한 님의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전 이런 님이 좋아요.^^
저도 파김치 무척 좋아합니다. 손맛이 느겨지는 것이 맛있어 보여요.^^
위가 민감한 편이라 많이 먹으면 안되는데도 어찌나 많이 먹어대는지...
친정엄마는 제가 간다면 얼른 파김치부터 감춘다니까요.^^;;


마노아 2007-11-22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이야기들을 들여다보았어요. 저도 어제 식객 8권 조금 읽었는데, 이미 읽은 부분도 다시 소장하려고 해요. 2권이랑 8권만 있는데 차차 채워가야죠.^^
빛고을 광주 이야기도 너무 아름다워요. 좋은 이웃을 둔 순오기님의 내공과 인덕도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

miony 2007-11-22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의 닉네임에 그렇게 깊은 뜻이!^^

순오기 2007-11-24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뽀송이님, 마노아님, miony님의 댓글에 감사^^
글 올려놓고 너무 사적인 얘기를 끼적거렸나 후회도 했다는...
 

알라딘에 둥지를 틀고 이제서 알을 하나 낳은 새내기지만,  남들이 하는 이벤트가 쬐금 부러웠다~ㅎㅎ   나도, 10,000 번째 방문자께 책선물 드리는 이벤트를 했더니.......

뽀송이님과 나비님이 똑같이 10,000을 잡으셨기에 10,001번째인 아차상 없이 '10,000 번째 주인공'으로 모십니다. 빰빠라밤빠~~~~~

뽀송이님과 나비님은 원하시는 책과 이름, 주소,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앗싸~~  신난다~~ㅎㅎ ㅎ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만큼(?) 큰 가 봐요! ^^



요녀석이 맘에 드시나요?  무려 10번의 공정을 거쳐야 되는 책갈피예요.

10,000 이벤트에 댓글 달아주신 고마운 분들께 전부~~~다 책선물을 못 드리니까 서운하고 죄송해서, 요녀석이라도 드릴려고요. 저는 이 책, 저 책 필요한대로 펼쳐보니까 요 녀석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보다가 꽂아두고 다음에 또 펼쳐보고...... 혹시 필요하시면, 편지봉투에 넣어서 보내드릴테니 주소와 이름 남겨주셔용!

*어젯밤에는 감기가 오려는지 엄청난 해일이 밀려오는 느낌이라, 알라딘에도 못 들리고 그냥 잤습니다. 제가 감기 걸리면 천식으로 급전환되는 체질이라 기침이 장난아니거든요. 그래서 감기 걸리지 않도록 최선의 관리를 하고 있어요. 뜨신 방바닥에서 푸욱~~~ 자고 났더니 거뜬합니다. 님들도 감기 조심하셔요~~~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나는 새나라의 어린이라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 알라딘에 들어왔으니 저도, 알라딘 폐인이 확실한가 봅니다. ^^

** 이벤트를 하면서 하루 방문자가 100 넘는거 처음이라고 썼는데, 서재관리 들어가보니 진즉부터 100 은 넘었더라고요. 10,000 방문 이벤트에 댓글로 참여해 주신 님들이 계셔서, 알량한 제 자존심이 팍~ 섰다는 꼬리를 달면서 또 뿌듯함에 자존심이 팍팍~ 섭니다. ㅎㅎㅎ 

어제 우리 집에 온 자존심, 우리 모두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책이려나 열심히 읽어야지! 불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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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
    from 용이랑 슬이의 책 이야기 2007-12-09 04:38 
    순오기님의 이벤트에서 '참가상'으로 받은 선물들.  (한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이 지내서 ... 이제서야 사진을 올립니다. ^^; ) ▲ 책갈피 두어 개를 보내주실 줄 알았는데, 책갈피에 슬이 책까지 보내주셨다. *^^* "정성이 들어간 선물을 받았다"고 온 식구들에게 자랑을 했다. (아홉 개의 책갈피 중 네 개는 용이와 내 책에 꽂아 놓았기 때문에, 다섯 개만으로 찰칵 ~) ▼ 펭귄(?!) 접기만으로도 감탄을 하고 있었
 
 
bookJourney 2007-11-21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재 주인 순오기님, 축하 드립니다. 더욱 멋진 서재 만드시고, 이웃도 많이많이 만드시길 ~~ (감기도 조심하시고요.)
이벤트 당첨되신 뽀송이님, 나비님, 축하드려요. (부러워라 ~~)

순오기 2007-11-21 06:19   좋아요 0 | URL
용이랑슬이랑님도 책갈피 드릴게요. 주소 남겨주세용! ^^

세실 2007-11-21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이벤트를 하셨나요? 이런....
요즘 확실히 알라딘에 대한 애정이 식었나봐요.ㅎㅎ
님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순오기 2007-11-21 09:45   좋아요 0 | URL
맞아 맞아~ 세실님 일정 바빠서 알라딘 애정 식었나봐용! ㅎㅎㅎ
오고 가는 댓글 속에 싹트는 사랑, 우정... ^^

2007-11-21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7-11-21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

순오기 2007-11-21 09:49   좋아요 0 | URL
참여와 축하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으로 아이들과 행복한 겨울나기 되시기를....

뽀송이 2007-11-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순오기님^^
님의 첫 번째 벤트를 나비님과 함께 잡아서 참 기뻐요.^^
거기다가!! 책 선물까지~~^^ 호호
오~우 책갈피 예뻐요.^.~ 정성이 느껴집니다.^^
에구... 이제 감기는 좀 괜찮으신가요?
완전히 컨디션 회복 하실 때까지 계속 따스한 차 자주 마시셔요.^^

행복희망꿈 2007-11-21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나비님 축하드려요.
그리고 순오기님 더 알차고 이쁜 블로그 기대할께요~

2007-11-21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1 2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7-11-2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모낫!!
저두 된거에요????
아유 감사드려요~.헤헤
기대하지 않았는데 당첨이 됐다니 기쁘네용~,^^;;;
주소와 책이름 밑에 댓글로 달겠습니당~.ㅎㅎ

2007-11-24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11-22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 댓글이지만, 원하시는 책은 공개해도 되겠죠?
뽀송이님은 '자존심', 나비님은 '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 주문 들어갑니다!
책갈피 보내드릴 분은 마노아님, 용이랑슬이랑님만 댓글 남기셨는데,
못 보신 분들을 위해 하루 더 기다려 볼랍니다.
나중에 '~~걸' 하지 말고 어여어여 주소 남기셔용! ^^

bookJourney 2007-12-01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보내주신 선물 잘 받았어요.
정성이 듬뿍 들어간 책갈피만으로도 감사한데, 슬이 책까지 보내주셔서 뭐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책갈피 뒷면까지도 감동적이었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꾸벅)

순오기 2007-12-02 14:36   좋아요 0 | URL
일반우편물로 보내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빨리 받으셨네요 ^^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슬이가 예뻐서...무궁무진한 이야기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