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400. 서울 부부의 남해밥상 (정환정)

팍팍한 서울 살이에 지친 젊은 부부가 통영으로 내려가 살아낸 첫 두 해의 이야기, 라고 해서 젊은 부부의 귀촌일기 쯤인가 싶었는데 제철 먹거리, 특히 바닷가 특성을 살려서 생선 이야기가 많길래 책으로 읽는 삼시세끼 인가 했더니, 남해 부근의 관광지 정보도 예쁜 사진과 함께 있으니 여행 가이드 북  같기도 했다가, 이들 부부가 게스트 하우스도 한다는 걸 알게 되니까 흠, 홍보책자였어? 싶다.

 이 모든 걸 다 담았는데, 음, 맛있는 짬뽕 같은 느낌. 저자는 프리랜서로 일하며 사진을 찍고 글도 썼던 사람이라 문장은 생생하고 사진도 맛있...아니, 멋있다. 3년전 다녀온 여수, 재작년 들렀던 해남, 강진, 완도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먹거리 공감능력이 빼어난 나는 보리굴비 이야기에, 무만 넣고 맑게 끓여낸 대구탕, 알이 굵은 굴과 홍합 이야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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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3-16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지~~~ :)

유부만두 2015-03-16 12:35   좋아요 0 | URL
맛있습니다.
 

순천 밥상 이야기에 야나님 생각을 했어요. 저녁에 혹시 보리굴비 드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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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3-16 0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고등어 구워 먹었어요_ 고등어 파스타 하려다가 고등어 손질하는 거 귀찮아서 그냥 된장찌개에 고등어 먹었는데 흑 굴비 먹고 싶어지잖아요_ 잉잉 :)

유부만두 2015-03-16 12:35   좋아요 0 | URL
오늘 저녁 메뉴는 정해진건가요? ㅎㅎ
 

120/400.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이기호)

소설의 마지막이 너무 상투적이었고, 소설 중반부, 처음도 상투적이었고, 그런 뻔한 속에서 이기호의 재치랄까, 반짝임을 (예전에 본 적이 있었거든요) 찾다가 찾다가 끝났다.

 

121/400. 퀸 (심재천)

으악! 뭐 시작부터 이렇게 살벌하게, 그리고 끝까지 살벌하게. 그런데 어째 등골이 오싹해지거나 하는게 아니라 "어, 왜 이래?" 이런 짜증이 밀려 올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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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400. 한 달 쯤 파리 (이주영)

저자의 전작, <한 달 쯤 로마>의 반응이 좋았나보다. 시리즈 후속으로 나온 이번 책은 저자의 인생의 큰 변화, 결혼,을 품고 있어서 더 의미가 있(겠)다. 저자에게는. 멋진 도시에 짧은 여정으로 가서 마음 속으로 '한 달쯤' 다시 와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멋진 제목은 그래서 눈에 와닿았고 그만큼 책 내용에는 실망이다.

한 달 동안, 저자가 얼마나 느긋하게 (광고 문구 대로), 여유롭게 파리의 문화와 멋을 즐겼는지 독자인 내 눈엔 잘 안 보였다. 책 구성이 한 달이라는 시간을 나누어 저자의 느긋한 파리지엔느의 생활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낮 관광, 밤 관광, 박물관, 파리 근교, 등등 여느 관광안내서 처럼 나누어서 관광 세부 정보를 담고있다. 뭐, 이 책을 들고 파리에 간다면 유익할 수도 있겠지.

사진이 눈을 사로잡을 만큼 새롭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저자가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닌 듯 한데다 (이승우도 몰랐던 눈치) 문장도 평이해서 지루했다. (촌... 스러웠음)

로마에서 만난 프랑스인의 초대에 응했다가 결혼까지 이르렀다니 분위기는 꽤 로맨틱, 성공적인데, 저자의 연륜인지 나의 연륜인지 지치는 기분이 든다. 아, 이런 시도의 유럽 연애 책, 많이 봤거든요. 한 달 쯤 파리 물을 자셨으면 좀 더 멋지게 만들지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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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3-15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있으면 빌려 읽어볼래요_ 로마 파리 모두 :)

유부만두 2015-03-15 19:27   좋아요 0 | URL
한 달쯤 시리즈로 몇몇 도시가 나와있더라구요. 로마편이 궁금하지만... 파리에서 너무 실망했어요 ㅠ ㅠ

몬스터 2015-03-15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달쯤 로마 읽어보고 싶어서 아이북 찾아봤는데 역시나 없네요. 찾는 건 거의 없어요. lol 기회되면 나중에 읽어 보고 싶어요.

유부만두 2015-03-15 19:33   좋아요 0 | URL
이북으론 나와있던데요.. 아이북은 다른 건가요?

몬스터 2015-03-15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찾는 건 거의 없어요 유부만두님. 그래도 애플 덕에 한글책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 유부만두님 하고 부르니까 입에 침이 고이네요. ㅎㅎ )

유부만두 2015-03-15 20:0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몬스터님! (하고 부르니 .... 안 무서워요. 대신 귀여운 느낌! ㅎㅎ)

외국에 계시군요. 아 우리말, 우리책에 대한 목마름이 절실하시겠어요.
그래도 이북(혹은 아이북)이라도 있으니 조금은 낫지요? ^^
 

가끔 학생들이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은 뭐가 다르냐고 질문해오면 저는 이렇게 답하고는 합니다. '복잡한데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리얼리즘은 의사의 발화, 즉 진단하고 치료하고 예감하는 사람의 말이라면, 모더니즘은 환자의 발화, 즉 찡그린 표정이고 새어나오는 신음이며 기괴한 몸부림이다.' __ 신형철

 

 

물론 70~80년대 작가들에 비해서 90년대 작가들의 약점은 있어요. 이전 세대는 현실과 체험의 영역이 컸던 반면, 90년대 작가들의 경우에는 뒤에 텍스트의 그림자가 어른거려요. 그걸 금방 간파하겠더라구요. '아, 이 작가는 무슨 책을 읽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로 오면서는 형식적으로 한층 세련되어갑니다. 내가 어릴 때 쑥스럽다고 여겼던 것처럼, 이들은 '쿨하다'고 해야 할까? 징징대지 않고, 표를 안 내고, 쓱 눙치면서, 돌려서 다른 이야기처럼 하는... [...] 뿐만 아니라 옛날의 서사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접근해 들어가기도 하더군요. 나는 그냥 애들이 놀고 있는가보다 그랬지. 요새 작가들은 딴짓하고 딴 데 가서 놀고 있겠지 그랬는데, 나름대로 지근거리에서 놀고 있었던 거요. __ 황석영

 

 

태도라는 것은 작가로서의 태도일 뿐만 아니라 지식인으로서의 태도이기도 할텐데, 그런 일말의 책임을 좀 가져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태도와 관점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기도 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관점이 뛰어나면 태도가 저절로 뒤따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관점이 먼저였어요. 그리고 태도는 늘 뒤늦게 허덕거리며 관점을 쫓아왔었죠. <객지>를 발표했을 때 저는 정작 <객지>에서 나오는 그런 세계인식을 지니고 있지 못했어요. 뒤늦게 '내가 쓴 것이 이런 것이었어?' 하면서 '땜빵'하느라고 몇년이 걸렸지요. __ 황석영

 

 

 

 

황석영 작가께서 집필하실 <철도원 삼대> 이야기를 꼭 읽고 싶다. 작가님 건강 지키시게 적금 들어서 황 작가님께 보약 몇 첩 지어드리고 싶은 심정. 이 대담은 읽고 나면 울컥, 하며 한국 문학에 대한 애정이 막 샘솟아...서 책을 더 지르게 하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래도 두 번 읽을 만큼 특 A+ 급 한우랑 결줄 수 있는 특집임. (고기 사랑, 문학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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