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그래픽노블>

중쇄를 찍자 13, 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역, 문학동네, 2021

메시누마 1-4, 아미다 무쿠, AK커뮤니케이션즈, 2021

냄새를 보는 소녀 1-3, 만취, 재미주의, 2015 

사와무라씨 댁에 밥이 슬슬 익어갑니다, 마스다 미리/권남희 역, 이봄, 2019

코구레 주민들 이야기, 미우라 시온, 삼양코믹스, 2020

도서관의 주인 5-6, 시노하라 우미하루, 대원씨아이, 2013-2014

천재 유교수의 생활 1-3, 야마시타 카즈미, 학산문화사, 2009

마호로역 심부름집 1-4, 야마다 유기, 대원씨아이, 2018

먹고 자는 두 사람 1-5, 히구라시 키노코, 대원씨아이, 2018

카린 포 1,2, 야나하라 노조미, AK커뮤니케이션즈, 2019

다카스기가의 도시락 1-10 , 야나하라 노조미/채다인 역 , AK커뮤니케이션즈, 2011-2015


<비문학>

The Last Intellectuals, Russell Jacoby, Basic Books, 2000

신유물론, 릭 돌피언,이리스 반 데어 튠/박준영 역, 교유서가, 2021

장폴 사르트르, 변광배, 살림, 2004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케이트 커크패트릭/이세진 역, 교양인, 2021

1913 세기의 여름, 플로리안 일리스/한경희 역, 문학동네, 2013

제1차세계대전, 마이클 하워드/최파일 역, 교유서가, 2015


<문학>

탄제린, 크리스틴 맹건/이진 역, 문학동네, 2020

말, 장폴 사르트르/정명환 역, 민음사, 2008

울분, 필립 로스/정영목 역, 문학동네, 2011

기타기타 사건부, 미야베 미유키/이규원 역, 북스피어, 2021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아글라야 페터라니/배수아 역, 워크룸프레스, 2021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강명순 역, 열린책들, 2009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유혜자 역, 열린책들, 2020

서부전선 이상없다, 레마르크/홍성광 역, 열린책들, 2009

우부메의 여름, 교고쿠 나츠히코/김소연 역, 손안의책, 2013

Crying in H Mart, Michelle Zauner, Knof, 2021


<영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있다 (애니 시리즈)

향수

서프러제트

가스등

우부메의 여름

1917

사라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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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1-01 10: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만화가 많은 건 병원에서 보낸 시간들 탓이지만 어쩐지 비행 청소년이 된 기분이다.

새파랑 2021-11-01 14: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은 정말 다양하게 많이 읽으셨군요~!!
울분, 향수, 좀머씨 이야기 딱 세권 겹치네요 ^^ 비행청소년 왠지 어울리시는거 같아요 😆

유부만두 2021-11-01 14:17   좋아요 4 | URL
네, 제가 껌 좀 씹습니다. (짝다리 짚고 있음)

붕붕툐툐 2021-11-01 19:3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1-01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다양하게 많이 읽으셨네요!! 리뷰는 많이 못 본 거 같은 건 기분 탓일까요? 유부만두님의 리뷰 기대합니다!!!ㅎㅎㅎ

유부만두 2021-11-01 22:44   좋아요 1 | URL
네, 리뷰는 짧게라도 바로 써야할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쓰기가 더 어렵네요.

2021-11-03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03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한 음식, 가족과의 추억, 한국인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며 암으로 사망한 어머니를 애도하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려 결심하)는 글이다. 많은 부분에 내가 십여 년 유학 생활 동안 겪은 한인 마켓, 한국으로의 여행, 가족들과의 사이에 멀고도 애틋하게 느낀 감정들이 떠올랐다. 자신의 한국인, 미국인 정체성과 부모 자녀 사이의 유대감 고민은 이민자 문학에서는 피할 수 없는 주제로 보인다. 하지만 중반부에 반복 나열되는 음식들은 저자의 감정선과는 별도로 지리하고 한국의 '문화'에 대한 흔한 묘사와 (여행 가이드 북을 닮은) 선입견 내지 포장이 많이 보인다. 어머니의 간병과 사후 복잡하게 얽힌 갈등 이야기는 채 수습하지 못해 산만하게 흩어져 있으며 저자가 Japanese Breakfast를 닉네임으로 정한 이야기는 생뚱맞게 도드라진다. 하지만 이런 게 또 인생 이야기 아닐까. 


인생의 단짝인 남편 피터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묘사에 다시 프루스트를 만나서 반가웠다. 이 부분이 험담으로 쓰이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He was a proficient guitar player but interested in more sophisticated endeavors—compiling redacted poetry, translating three-quarters of a novella. He had a master's degree and was fluent in French and had read all seven volumes of In Search of Lost Time. (131)


내가 좋아한 부분은 

Unlike the second languages I attempted to learn in high school, there are Korean words I inherently under-stand without ever having learned their definition. There is no momentary translation that mediates the transition from one language to another. Parts of Korean just exist somewhere as a part of my psyche—words imbued with their pure meaning, not their English substitutes. (197)


마지막 챕터에서 신중현과 '커피 한 잔'을 만나자, 내 기억 저어짝에서도 그 노랫가락이 흐르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미국에서 '한국(인)'은 지금 여기 한국이 아닌 추억과 기억, 정체성에 대한 의무감과 '정' '핏줄' 이런 것들이 만들어 낸 또 다른 곳/의미가 아닐까 싶다. 저자 미셸 자우어가 위안과 도움을 얻었다는 유명 한국계 미국인 '망치 Maangchi'의  요리 유툽도 그렇다. 그녀의 화장, 악센트가 '한국적'이라는 정형성과 협업하는 모습은 한국에 살고 있는 내 눈엔 너무나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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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1-01 15: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감동적이라고 막 그런말을 들어서 딸아이에게 은근 읽으라고 했었는데 딸아이도 님과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그럼 저는 패스..^^;;

유부만두 2021-11-03 23:28   좋아요 0 | URL
첫 챕터는 좋았는데 중반부턴 지루하고 뻔한 이야기가 성글게 반복되어서 실망스러웠어요.
 

나의 독서는 계획도 없고, 공개 결심은 민망하게 쌓여만 간다. 손에서 책은 떠나지 않지만 방향을 바꾸는 관심사 때문에 가끔 어지럽다. 1차대전은 매콜리프의 파리 시리즈에서 만나서, <1913 세기의 여름> 그 긴장감이 팽팽한 이야기를 읽고 Netflix 영화 <사라예보>와 <1917>을 봤다. 마이클 하워드의 1차대전 해설서를 패전의 기운을 업고 전선에 섰던 독일 청년의 이야기 <서부전선 이상 없다>와 함께 번갈아 읽었다. 이제 1917의 영국 청년이나 레마르크의 독일 청년이 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레마르크의 아부지는 첫부인 마리아 안나와 사별 후 재혼하는데 그 이름이 안나 마리아;;;;) 이제 거울 앞, 아니 두꺼븐 책 앞으로 돌아와.... 다시 1949년, 2차대전도 끝난, 하지만 한국전쟁 전년도에 출간된 프랑스 작가 보부아르의 책을 이어서 읽다가 ... 맘이 다시 떴.... 


지금 내 앞에 있는 책은 

 레마르크의 다른 (전쟁과 인간에 대한) 소설이다. 지명 때문에 영화가 자동 연상되었는데, 마침 나도 안경을 새로 맞춰야 해서 이 영화는 새 안경과 함께 할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되면 이제 1차 대전의 프랑스 땅을 떠나 더 남쪽으로, 이베리아 반도에 마음을 두게 된다. 몇해 전 친구가 선물해준 책도 있고













그곳의 문화와 생활에 대한 책도 챙겨두었다. 아, 보부아르 읽어야 하는데, 여기는 지금 리스본. 



그렇다고 또 내가 한 곳만, 한 가지만 읽고 팔 리가 없잖아?


보부아르의 책에 나오는 '출산' '여성의 신화'에서 갑자기 몇년전 찜해두었던 일본 소설이 생각나서 읽기 시작했다. 여성의 출산과 영아 살해, 주술 등등이 은근 겹치기도 또 역발상으로도 읽힌다. 출산을 하다가 죽은, 하지만 유령/혼령이 아니라 살아있던 여인의 '원념'이 '우부메'라고 한다. 그 원념이 어린 아기에게 붙어서 해코지를 한다고. 하지만 우부메는 한자로 읽으면 새깃털을 입고/벗으며 남자를 공격하는 요괴가 된다. 


 그런데 이 책에는 (나는 생각이 잔가지를 사방으로 뻗칠뿐지만) 말이 많으며 잘난척 하는 인물이 둘 씩이나 나와서 좀 지친다. 너무 많이 떠들어서 책을 덮을라 치면 사건, 그것도 기괴한 이야기를 찔끔 찔끔 해준다. 그러면서 계속 강조하는 건, 정신 단디, 똑디 차려! 니가 안다고 봤다고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건 다 너의 뇌가 조작한 것이다! 



자, 이쯤되면 추천 받은 뇌과학 책도 꺼내놓게 된다. 


난 이렇게 해서 오늘 밤, 천일 권의 책엮기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The night is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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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0-28 0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And you are so beautiful!!

유부만두 2021-10-28 06:07   좋아요 1 | URL
척 하면 착! 알아 주시는 라로님!

라로 2021-10-28 15:42   좋아요 1 | URL
그거 보담, 진짜 유부만두님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쓴 댓글이에용!하핫

유부만두 2021-10-28 17:48   좋아요 0 | URL
이런 천방지축 책 이야기에 칭찬을 얹어주시다니... ㅜ ㅜ 감동이에요, 아름다운 라로님.

scott 2021-10-28 0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913부터 1917 영화까지
전부 저의 최애작들
리스본의 밤 저 판본 번역이 엉망
만두님 차라리 영상으로 ^^

유부만두 2021-10-28 06:08   좋아요 2 | URL
그런가요? 왜 레마르크는 번역서들이 다 말썽인가요? ㅠ ㅠ

Falstaff 2021-10-28 13:10   좋아요 1 | URL
<개선문> 읽은 분은 <리스본의 밤> 읽고 백이면 백, 다 실망하실 듯합니다.
레마르크의 망명 소설은 걍 <개선문> 하나로 퉁! 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요.

유부만두 2021-10-28 17:49   좋아요 0 | URL
<개선문>은 아껴두고 리스본 다음에 읽으려 했거든요.... 흠... 다시 프랑스 영토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1-10-28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약간 저와 비슷한 가지치기식 독서 형태입니다ㅋㅋㅋㅋ
돌고 돌아 우부메의 여름까지!!
리스본이랑 우부메 책은 예전에 읽어 보려고 찜만 해놓고 아직도 못읽었네요.
뿌리가 무한정 쭉쭉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건 무척 부러운 일입니다ㅋㅋ

2021-10-28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29 2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29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쟁 내내 철도 종점 너머의 수송은 압도적으로 말이 담당했다. 일단 열차에서 내리면 군대는 여전히 나폴레옹 시대, 사실 율리우스카이사르 시대의 군대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무선 통신 그리고 통신 도청의 중요성이 널리 인식되고 있었고 특히 해전에서 중요했다. - P36

<1914년> 영국군은 전선에 정규군을 사실상 모조리 쏟아부었고 자질이 우수한 이 정규군은 영국군의 보잘것없는 규모를 충분히 상쇄할 만큼 선전했다.
팔켄하인은 새로 편성된 4개 군단을 투입했는데 일부 부대는 대부분 징집 연령 이하의 훈련받지 않은 학도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결사적으로 용감하게 공격했지만 랑게마르크 마을 외곽에서 영국군의 라이플과 기관총 앞에 수천명씩 우수수 스러졌고 이들의 희생은 독일에서 킨더모르트(Kindermord), 즉 ‘유아 학살‘로 알려지게 된다. - P58

<1915년> 러시아군 10만 명이 포로로 잡히고 전선은 130킬로미터까지 밀려났다. 이 공세 자체는 결정적‘이지않았지만 팔켄하인에게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그는 이 새로운 종류의전쟁이 지닌 특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목표는 전장에서의 승리라기보다는 소모‘였다. 독일의 전략은 이제 자기자원은 가능한 한 소비하지 않으면서 적들로 하여금 자원을 끝없이 소모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 P88

<1915년>또한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양측이 이 전역을 수행할 때 보인 잔혹성으로, 민간인이 주된 희생양이었다. 러시아 부대는 폴란드인이나 리투아니아인들에게 동포애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퇴각시에는 그 일대를 초토화했다. 피난민의 숫자는 300만 명에서 1,000만 명으로 추정되었다. 독일군은 민간인의 안위를 러시아군보다 더 개의치 않았다. 독일군은 정복자이자 식민자로서 진격했다. 폴란드인이나 리투아니아인들이 거주하는 이곳은 루덴도르프가 더 큰 제국의 일부로서 병합하려 한 지역으로, 독일인이 정착하고 지배할 땅이었다. 그 지역을 지배한 군사 조직의 이름을 따 그곳은 단순히 오버 오스트(Ober Ost:‘상上동부‘라는 뜻으로 동부군 군정지역)로 알려지게 되었다. 독일 관리들은 주민들의 권리나 정체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그들을 야만인으로취급했다. 다른 여러 측면과 마찬가지로, 1차세계대전에서 보독일의 행위는 2차세계대전에서 보여줄 야만 행위의 불길한 전조였다. - P89

<1916년> 전쟁은 더이상 더 우월한 군사적 능력과 사기에 의해 전장에서 결판나는 무력충돌이 아니라, 산업사회 간의 지구력 싸움이었고, 여기서 병력 통제는 생산 관리 그리고 가용 자원의 배치와 매끄럽게 결합했다. 민간인은 군부만큼 전쟁 수행의 본질적 일부였고,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군의 통제를 받아야 했다. - P121

<1918년> 군대가 와해 직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정권에 대한 모든 신뢰가 사라졌다. 10월 29일, 해군 수병들은 해군의 명예를 중시하는 제독들이 계획한 ‘죽음의 질주‘에 가담해 함정을 몰고 나가는 대신에 반란을 일으켰다. 일주일 사이에 반란은 독일 전역의 모든 대도시로 퍼져나가 혁명으로 진화했다. 노동자 · 병사 평의회가 러시아의 소비에트 모델에따라 권력을 장악했다. 바이에른에서는 독립 공화국의 수립을 선포했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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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수상작으로, 남자들의 전쟁 영화로, '덩케르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포스터에 잊고 있던 영화였는데 이번에 1차대전 관련 책들을 읽는 김에 함께 시청각자료 삼아 별 기대 없이 보았다. 그리고 .... 하아... 이런 명작이 대전운이 없어서 '기생충'과 만났구나 싶었다. 여러분, 강추요, 강추. 


1917년 벚꽃이 피는 봄, 잠시 조용해진 프랑스 영토 상의 서부전선, 두 명의 영국군 일등병이 무선/무전이 단절된 상태에 힌덴부르크 선으로 후퇴한 독일군과 대치 중인 부대로 '명령서' 전달 임무를 받고 길을 나선다. 영국군의 많은 이들이 이 스무 살 청년들의 무사 귀대나 임무 달성을 기대하지 않는다. 영화는 임무를 받아서 험한 길을 떠나는 두 소년의 이야기로도 보인다. 호빗 같고요? 하지만 아직 이들에겐 전체적인 그림을, 전쟁을 볼 눈도 여유도 없다. 다만 임무를 받았으니 길을 떠난다. 한 발 짝 앞을 예측하지 못하고 겁에 질려 참호 밖으로 나와 사체들이 즐비한 지옥을 조심스레 전진한다. 도랑과 독일군이 버리고 간 참호는 징그럽게 단단한 덫이다. 아직 어리버리한 둘은 적군과 아군을 구별할 눈도 없고 어줍잖게 인간애를 베풀다 쓰러진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니 한발 늦게 절제되고 지친 우리편이 보인다. 


매 고비와 상황은 연극 무대 같이 펼쳐졌다 접히고 다시 열린다. 집중해서 여기! 인물에 가깝게! 따라오세요, 관객분들! 조명과 소품은 의도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필요없이 시야를 흩뜨리지 않으며 계속 이 두 '소년'의 임무에, 그리고 인물들의 심경 변화에 나를 몰입하게 만들었다. (큰애가 제대 후에 봤으니 망정이지, 만약 애가 군대에 있을 때 봤더라면 더욱 가슴 아팠을테다) 야간 공중전이 벌어지는 소도시, 주인공과 관객의 눈은 겹쳐져서 이 비현실적인 현실/악몽에 갇히고 만다. 하지만 너무 아름답...(에잇, 벌 받을 소릴!) 생뚱 맞아 보이는 인물들의 등장과 퇴장이 이어지고, 겨우 겨우 11부대의 중령에게 명령서를 전달하며 접전을 막는다. 하지만 이것은 다만 1917년 봄, 오늘의 일. 아직 이 서부전선의 밀땅은 지리한 소모전으로 일년 이상 이어지게 된다. 계속 젊은 목숨들을 잡아 먹으면서. 


중요한 메시지를 하나 더 전달하고 나서 걸어가는 주인공은 조금 더 성장해 보인다. 그 온갖 고난을 지나서도 깨끗하게 남아있던 명령서나 품 안의 사진 등, 이 영화는 디테일의 '사실적 전달' 보다는 인물의 변화에 더 집중했다. 강렬한 영상, 이런 이야기, 이런 역사에 홀린 듯 잡혀서 내가 어느 시간을 살고 있는지 잊었다....가....겨우 돌아왔다. 여기라고 전쟁이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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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0-24 0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초몰입하게 만드는 영화^^ 말씀하신 것처럼 영화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 또 굉장히 다르게 느껴지겠어요...

유부만두 2021-10-24 07:37   좋아요 2 | URL
네, 정말 그랬어요.
영상은 분명하게 ‘연극성‘을 보여주는데 여러 겹으로 몰입하게 되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