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더운 여름을 초등 아이와 함께 야무지게 불사르며 놀고 있다. 애증의 엘지는 정말 가전제품만 아니면 냅다 뽀사버리고 싶은 DTD ('순위가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속설의 약자)라 2위의 영광은 먼 과거의 꿈인가 싶다. 일요일 밤 경기, 으슥한 공구센터에 (정말 갱 영화의 살인 장면에서 보던 으슥하고 모든 가게가 문닫은 어두운 주차장) 차를 대고 12분 땀 흘리며 걸어간 돔구장, 비싼 덕아웃 옆 자리에 투자한 보람도 없이 3:11로 대패했다. 하하하. 김현수랑 두 번 눈맞추면 뭐하나, 지명타자 박용택 사진을 찍으면 뭐하나, 그날 따라 오지환의 홈런일뻔한 2루타도 팀을 수렁에서 건지지 못했는데. 아니, 그래도 의리가 있지, 화요일 광주 경기를 가려던 남편을 겨우 말리길 잘했다. 화요일 경기 8:14. 하하하 이거 보세요. 




구몬일어에도 '야큐' 이야기가 나와서 속이 쓰렸다. 수요일엔 야구 대신 보고싶던 '인크레더블 2' 상영관을 찾아서 강남역 까지 갔다. 번화가의 서점에 들러 라로님과 단발머리님의 추천 '랩걸' 원서를 샀다. 전에 당연히 사둔줄 알았는데 책장에 있는 책은 '식물산책'이었다. 풀그림 표지에 식물 이야기라 헷갈렸나보다. 책은 늘 그렇듯 아직 시작 전이고, 인크레더블 2 영화는 매우 재미있었다. 별난 가족의 평범한 사정들, 경단녀 엄마 이야기, 전투 육아 이야기에 아빠의 시샘 폭발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야구 경기 성적을 확인하니, 하하하 이번엔 이겼네? 13:4. 엘지야, 어쩌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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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8-1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5위는 누가 될까요? 가을야구는... 롯데나 엘지나 팬들 미치게 하는 데 소질이 엄청나죠 ㅎㅎ

유부만두 2018-08-18 22:3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포기하려 했더니 또 열심히 이겨주고요. ^^ 아직 오위는 엘지입니다.

목나무 2018-08-16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더운 여름에도 야구가 만두님을 열받게?! 하는군요. ㅋㅋ
인크레더블 1도 참 재밌게 봤는데 2도 봐야겠어요! ^^

유부만두 2018-08-18 22:31   좋아요 0 | URL
2편에선 아이들보다 부모 이야기라서 (이것도 육아 이야기가 많음) 더 맘이 가더라고요.

단발머리 2018-08-16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14 하하하... 죄송해요..
근데 8:14 하하하^^

랩걸 원서, 너무 이뻐요. 저도 라로님과의 북플대화 중에 생각나 랩걸을 어제 꺼내 놓았어요.
저도 나름 심사숙고했는데 유부만두님 표지가 더 이뻐보여요. 전 맨날 이래요ㅠㅠ

유부만두 2018-08-18 22:3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웃으셔도 됩니다. 아니면 화내면서 눈물이 나오거든요.
애증의 엘지, 이런 웬수같은..... 스포츠.

랩걸 예뻐서 표지를 당분간 열지 않기로 (응?) 하고 보고 있습니다.
내용은 같겠지만 표지가 맘에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언젠간) 읽겠지요? ㅎㅎㅎ

라로 2018-08-1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산 것도 표지가 유부만두 님거랑 같아요. 작고 이쁘죠? 그런데 한국에서 얼마 주셨어요?? 저는 $16.00인데 멤버십 할인 10%받았어요. 이 책은 아주 많이 팔려서 저자가 돈 걱정 안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는요. ㅎㅎㅎㅎ

유부만두 2018-08-18 22:34   좋아요 0 | URL
인터넷에선 팔천원대이던데 전 영풍문고에서 페이퍼백을 만사천몇 백원에 샀어요. 바가지 쓴 거죠. (바보같이) 이래놓고 또 안 읽으면 진짜 바부탱이고요. ㅎㅎ

책읽는나무 2018-08-16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크레더블2 저도 둥이들과 같이 봤었던 영화였어요^^
한 이주 전이었나?토요일 오전에 집을 나섰는데 애들이 저 영화 보고 싶대서 간만에 애니메이션 같이 보았더랬죠~~애들끼리 보라하고 딴짓하려니 넘 더워 못돌아다니겠더라구요ㅜ
근데 영화는 생각보다 재밌었어요.
엄마,아빠의 역할이 바뀐게 넘 좋았는데 이왕이면 엄마가 큰일을 해결까지 해버렸음!!!싶어 조금 아쉬웠네요^^

유부만두 2018-08-18 22:36   좋아요 0 | URL
나무님 댁이랑 정말 동선이 많이 겹치네요! (서울이셨다면 몇번이나 만났을 거에요!) 영화는 정말 기대보다 재미있었고요. 엄마가 더 큰 활약 했으면, 충분히 능력 있으니까요, 하고 저도 생각했어요.
둥이들도 이제 내년이면 중학생이죠? 많이 컸겠네요!

syo 2018-08-1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건 뭐 어느 한 구석 나아질 껀덕지가 없는 상황이니 5위도 미안할 지경입니다...... 이렇게 급전직하해도 되는 걸까요?? 그것도 늘상요....

유부만두 2018-08-18 22:37   좋아요 0 | URL
아뇨!!! 오위 안 미안하구요! (제가 들인 돈과 시간이 억울하고요. ㅜ ㅜ)
그날 김현수 보면서 (속으로만 ‘잘해라, 이눔아‘ 말했어요) 응원의 눈총을 쏴주었습니다. 그래도 어쩜 그리 경기를 말아먹는지. 이건 뭔가 이상해요 (라지만 매년 이러니까 휴...)

psyche 2018-08-17 0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로 미뤄놓고만 있었는데 나도 랩걸 지금 읽어야하나봐

유부만두 2018-08-18 22:38   좋아요 0 | URL
읽으세요~~ 제가 나중에 따라 읽을게요. ^^
 

 휴일 아침운동으로 책을 읽었다. 인터넷에서 유명하다기에 몇번 찾아본 적이 있는 웹툰인데 현실감 있는 바디 라인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용자의 뚱한, 화난 표정은 아무래도 적응되지 않는다. 책이 꽤 두꺼운데 일년, 12개월동안 결심과 좌절 그리고 해학을 (쬐끔) 펼치고 운동 동작들 (홈트에 해당)을 따라할 만하게 (!!!! 이게 중요함. 여러 홈트 책들이 따라할 수 없게 해놨음) 그려두었다. 다만 그걸 15회 내지 20회씩 여러번 반복해야 한다는 게 함정. 반...복....이즈 베리 디피컬트. 쨋든, 나는 일년치 용자의 다이어트 + 운동 이야기를 읽었/훑었고 오늘의 운동은 다 한 느낌적 느낌이다. 용자의 되풀이되는 자학과 짜증을 뺀다면 더 좋을텐데.

 

나의 다이어트? 랄까, 운동은 계속 하고 있다. 그래서 운동 관련 책들도 마구 사고 있지만 여전히 달리기는 먼 이야기고 헬스장 샤워시설 이용에 의미를 두고 있다. 내가 덜 먹는다고 부엌일이 줄지는 않는다. 계속 아이를 위해서 국수를 삶고, 만두를 굽고, 김밥을 사다 나른다. 오늘 휴일이라 슬슬 배가 고프고 아침운동으로 책을 읽었지만 아침식사로는 현물을 섭취하기로 한다. 계란 후라이, 같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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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08-15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년치꺼 봤으면 오늘은 그걸로 충분합니다! ㅎㅎ
배고픈데 나도 군만두~~~~ ㅋㅋ

유부만두 2018-08-15 14:35   좋아요 0 | URL
만두는 진리~~~

단발머리 2018-08-15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덜 먹는다고 부엌일이 줄지는 않는다,에 밑줄 긋습니다.
이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29일입니다. (털썩!)

유부만두 2018-08-16 09:27   좋아요 0 | URL
고지가 멀지 않습니다. 동지여, 힘 내십시오!
우리의 에너지는 책을 사는 ..... (슬쩍)
 

‘드레스 윤리학’의 조언을 충실하게 따른 인물이 있다. 요셉은 낡도록 옷을 오래 입고 리모델링 해서 계속 입는다. TPO에 맞추어 옷을 입고 개성을 살린다. 계속 활용해서 그의 아이덴디티가 된 체크 무늬. 오버코트가 단추가 되도록 되풀이해 발휘되는 그의 재봉 솜씨. 그의 코트는 이야기 책이 되어 그와 친구들, 우리들도 함께 읽는다.

러시아의 하급 관리가 그토록 아꼈던 외투가 생각난다. 외투는 커녕 얇은 티셔츠도 버겁게 더운 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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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피들을 존경한다. 내 동생 같은.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 패션 아이템들을 기억하고 활용하며 멋지게 조화시켜 입는다. 명품도 사랑하고, 잘 알며 동대문 시장도 자주 간다. 나는 동생의 옷이 명품인지 아닌지, 지난주 만났을 때 본 옷이 새 옷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 난 보통 교복삼아 같은 옷을 줄창 입고 다닌다. (요즘은 동생이 골라준 민소매 회색 원피스) 안목도 없고 귀찮다. 그런데 가끔 패션에 대한 궁금증이 동할 때 이런 책을 산다.

 

 사고 늘 후회한다.

 

여전히 난 패피가 아니고, 패피들을 위한 옷 입기 가이드였으니 내가 볼 책은 아니었나 보다, 생각한다. 이 책은 옷 잘 입기 책이 아니고 현대의 의류 산업이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점, 조금이라도 지구를 위하고 멋지게 옷을 입고자 한다면 이 책에 실린 많은 패피들 처럼 옷장 정리, 옷 제대로 관리, 버리는 대신 중고로 팔거나 기부하기, 헤진 옷 리모델링해서 재활용하기, 등을 하라고 소개한다. 엣세이도 하니고 짧은 토막토막으로 각 방법들을 나열하는데 너무나 일반적이고 대략적이라 (주석 번호가 달려있지만 원문에 해당되는 영문기사들 웹주소 등이라 큰 도움이 안된다) 미장원에 있는 여성잡지의 특색 없는 특별 기사를 보는 기분이 든다. 사이사이 들어있는 멋진 인물들의 사진이 그나마 위안이다. 이렇게 예쁜 몸매의 사람들이라면 뭘 입어도 패피겠다.

 

이 책에서 선행과 함께 하는 예로 드는 톰스 신발 기부에는 좀 거부감이 든다. 톰스 신발 한 컬레에 한 두 컬레 기부하게 하는 시스템은 그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었지만 정작 아프리카의 산업/취업 구조를 망가뜨린다는 기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를 늘 원조와 기부를 기다리는 곳으로 만드는 것도 불편하다.

http://miainafrica.tistory.com/entry/TOMS-Shoes

 

또한 이 책은 화학약품 사용 (세탁, 특히 드라이크리닝)을 경고하며 천연,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할 것을 권하는데 자세한 정보는 없이 두루뭉실 넘어간다.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서로 돕는 멋진 패피!!! 라는 것은 좋지만 내용도 없고 엣세이도 아니라 읽는 맛도 없고 (차라리 언급된 사람들에 대한 자세한 기사였다면 더 흥미로웠겠지) 반복은 많아서 실망이었다. 결론은 이 책은 나처럼 패피 아닌 사람이 낚여서 사기 쉬운 책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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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14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지금껏 유부만두가 멋쟁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부만두 2018-08-16 09:27   좋아요 1 | URL
실은 언니 만날 땐 옷을 신경 써서 입었어요. 언니는 제게 소중한 사람이라서! ^^

라로 2018-08-14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패피가 뭐에요??

유부만두 2018-08-16 09:28   좋아요 0 | URL
줄임말이에요. 옷 잘 입는 ,패션 피플, 에서 첫 글자만요.
영어를 우리말 식으로 쓰고 줄이기 까지 하니까 영어가 아닌 셈이네요.
 

이제 챕터2, 첫번째 희생자(낙오자)가 나왔다. 시속 6.4km속도 아래로 걸으면 경고를 받고 네번째 경고는 군인들의 총격과 함께 온다. 경고는 한 시간 동안 속도를 유지해야 지울 수 있다. 롱 워크 참가자 백 명의 소년들, 대회 승리 후 가질 돈과 명예에 이끌려 아직은 경기 초반 객기를 부리며 걷는다. 자기 꾀를 과시하기도 기록 남길 욕심을 부리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현실의 모습들이 연상된다.

스티븐 킹은 이 소설을 Richard Bachman 이라는 가명으로 발표했다. 골초에 위스키를 마시는 중년 남성. 소설 만큼이나 다크한 모습의 소설가를 만들고 소설 세계로 깊숙하게 들어선 킹. 그만큼 치밀하고 무섭다. 총살 당한 Curley의 뇌와 두개골 파편이 흩어지고 그 잔재 위로 걸어 핏빛 발자국을 만드는 Stebbins. 이제 아흔아홉이 남았다. 추워서 따뜻한 커피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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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12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부터 찍어두었던 책인데... 읽기도 전부터 무서워

유부만두 2018-08-13 08:09   좋아요 0 | URL
언니는 읽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초반이고 거친 묘사가 거슬리지만 긴장감 장난 아니에요...

단발머리 2018-08-12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은 이름만으로도 서늘합니다. 그래서 전 도전하지 못 하는... 쩜쩜.
따뜻한 커피가 필요하죠. 암요, 그럼요~~~~~~^^

유부만두 2018-08-13 08:10   좋아요 0 | URL
킹은 식은땀과 소오름을 부릅니다!
이렇게 여름 나기 정신승리 하고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