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정말 어렵다. 상징인지 상상인지 비유인지, 예전 국어시간을 더듬어 봐도 소용없다. 내 마음에 와닿질 않아. 1월에 시선집을 하나 사서 한두 편씩 읽고 있는데 몰랐던 시인들도 많고 여전히 시는 모르겠지만, 오늘 아침, 이 시 한 편은 내 마음을 친다. 두둥. 아침 밥 하면서 슬쩍 읽다가 놀라서 사진을 찍었다. 

(김혜순, '또 하나의 타이타닉 호')

 

 

남편과 나는 아침에 빵 (쪼가리)에 커피를 마시는 편이라 아침상 차리는 스트레스는 없다. 이 얼마나 복된 일인가, 했더니 막내가 아침엔 꼭 밥에 국을 먹어야 겠다고;;;;; 인생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만나게 되는 아침밥의 공포인건가. 오늘 아침은 국은 패스, 어제 지어둔 밥에 깨와 참기름을 섞어 뭉치고 구운 스팸과 묶어서 무스비를 만들었다. 아침 마다 압력솥에 쌀을 안치는 시인의 마음, 그 솥은 어쩌면 예전 타이타닉 호의 해채된 쇳덩이였을지도 모른다. 솥을 에워싸는 불의 파도, 아, 그 열기와 매일 반복되는 쌀, 솥, 밥, 아침, 하루의 시작, .... 지겹고 몸에 배인 리듬. 막둥이의 아침밥을 몇 번이나 더 해줘야 하나 세보다가 ...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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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7-1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남편이 서핑 갈때 저랑 해든이가 따라가면 가는 도히니 비치 근처에 저렇게 무스비 파는 곳이 있어요. 거기는 계란도 넣어줘요. 암튼 저는 딸아이가 국밥파였죠. ㅎㅎㅎㅎ 저는 ‘삼시세끼’라는 말이 정말로 젤로 무서버요. 삼시세끼 안 해주면서도 그런데요~~~! ㅎㅎㅎㅎ

유부만두 2018-07-13 20:08   좋아요 0 | URL
아침상에 밥과 국을 원하는 사람이 집집마다 꼭 있군요! ^^ 든든한 아침 식사가 중요하다지만 전 아침잠이 더 소중해서;;;;

맞아요. 삼시세끼는 정말 고된 미션이죠 ㅜ ㅜ
계란 들어간 무스비는 궁금하네요.

잠자냥 2018-07-1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내가 ㅋㅋㅋㅋ 반전이네요.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8-07-13 20:08   좋아요 0 | URL
아주 그냥 엄마가 후리~한 걸 못보는 어린이입니다. ㅎㅎ

수이 2018-07-13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갈 때가 제일 좋은 게 삼시세끼 다 해결이 가능해서! ^^

유부만두 2018-07-13 20:1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아.. 여행가고싶다요! 수연씨, 반가워요!

hnine 2018-07-1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시의 1~4행까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 5~9행 처럼 생각을 확장시켜 덧붙여 쓸수 있는 사람은 시인인거죠?
저는 아침에 밥 차리는게 습관이 되다 보니 별 부담없이 그냥 차려요. 국 없이 낼때도 있고 김이랑 ‘달걀 후라이‘ (이렇게 써야할 것 같아서 ^^)만 낼때도 있어요. 그러면서 남기면 가만 안두겠다는 태도 ㅋㅋ

유부만두 2018-07-13 20:18   좋아요 0 | URL
역시 조식 준비 내공이 쌓이신 분이시군요! 습관... 이 되려면 오래 해야겠죠? 달걀 후라이도 많이 부치고요! 절대 남길 수 없는 후라이, 만세! ㅎㅎ

레삭매냐 2018-07-1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가 소설보다 어렵더라구요

유부만두 2018-07-14 09:24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시를 읽는 데는 뭔가 특별한 독해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