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간의 정신분석 강의가 끝났다. 회사에 다니면서 한주도 빼먹지 않고 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일단은 매주 수요일은 안면몰수하고 퇴근하는 뻔뻔함과 그를 위한 전날의 적당한 야근 ;; 회사사람들에게 수요일마다 강의가 있다는 걸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살짝 배운 내용을 함께 즐겨주시면서 공식화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당신은 강박증, 당신은 히스테리, 막 이래가면서 놀고, 에헤라디여~ 개근상을 받으면 또 스스로에게 선물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이번달 카드값이 살짝 걱정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살짝 참고 있는 중이다. 그냥 뿌듯한 마음을 선물로 받으시오.

1시간 반짜리 5번 들어서 라깡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는 애초에 기대도 안했다. 목표는 2가지, 수업 빼먹지 않고 듣기, 그리구 필기 꼬박꼬박 잘하기. 난 두가지 다 퍼펙트하게 해냈다. 그래서 라깡이 누구냐고? 흐음...!

그래서 다음 분기도 또 듣는다. 봄학기는 9번의 수업. 9번쯤 더 들으면 라깡이 누군지 좀 더 정확히 알게 될까? 미안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라깡을 알든 말든, 나는 앞으로 9번의 수업을 더 들으면서 내가 누군지 알고 싶을 뿐이다. 스스로 신경증이라는 진단을 조심스레 내렸으니, 라깡학파의 신경증론,이라는 다음 분기의 강의에도 매우 관심이 간다. 

강사 선생님이 다음 학기 때는 이런 거 들을 필요 없는 사람들은 그만 오고, 필요해 보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라고 하신다. 7년째 매 분기마다 다른 주제로 강의를 하셨다고 하는데, 그도 대단하다 싶다. 그것 말고도 민예총에는 꽤 재밌어보이는 강의들이 많다. 비블리오테라피도 재밌어 보이는데, 일단은 이 강의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일주일에 두번이나 강의를 듣는 건 현재로서는 무리니까.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리스트를 참고해도 좋겠다.

http://www.myacademy.org/mCourse/courseLis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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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06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무슨 일에나 개근한다는 건, 그 사람의 성실성이 인정받는 거잖아요. 박수~~짝짝짝!!
맞아요. 라깡은 몰라도 내가 누군지 안다면 되는거죠!^^

웽스북스 2008-03-06 01:56   좋아요 0 | URL
흐흐흐 네 5번밖에 안되구 해서, 좀 독하게 갔지요. 흐흐, 다음 9번도 빠지면 안될텐데 말이지요- 그 때까지 개근상 받으면 저한테 좀 크게 한턱 쏘려고요 (이미 너무 관대하긴 해요 ㅋㅋ)

turnleft 2008-03-06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기한거 페이퍼로 좀 올려주셈!! (무임승차 ㅋㅋ)

웽스북스 2008-03-06 10:45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근데 실은 필기도 쫌 엉망이에요 ㅎㅎ

무스탕 2008-03-0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에 다니면서 뭔가 배운다는게 정말 장난이 아니건만, 게다가 개근까지 하셨다니 정말정말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배움으로 머리속도 충만하고 개근으로 마음속도 뿌듯하시겠습니다 ^^

웽스북스 2008-03-06 11:53   좋아요 0 | URL
흐흐흐 5번이긴 하지만 좀 뿌듯은 해요
다음번 9번 강의가 걱정이죠 ㅎㅎ

근데 한번 빠질 때마다 놓치는 게 아깝긴 해서
안빠질 것 같긴 해요

Mephistopheles 2008-03-0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졸업하는 딸 때문에 졸업식에 참석하고 오신 이사님 왈. 요즘 고등학교엔 개근상이 그렇게 귀하다고 하더군요. 암튼 대단한 개근상입니다 웬디양님.

웽스북스 2008-03-06 11:56   좋아요 0 | URL
아 실은 저는 초중고12년동안 학교를 한번도 안빠졌는데
그게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고 고3 수능 끝나고 지각한번 해서 정근상 받긴 했지만)

내 자식은 개근상에 목숨걸지 않도록 하려구요

hnine 2008-03-06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학교도 직장도, 지금까지 한번도 개근을 못해봤어요.
그래서 개근하시는 분들, 진짜 존경해요.

웽스북스 2008-03-07 00:50   좋아요 0 | URL
성실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것도 또 일종의 강박인 것 같아요.
학교는 정말 빠지면 큰일나는 줄 알았거든요

물론 대학 때는 결석 엄청 많이했지요 흐흐
이 수업은 빠질 때마다 어쩐지 손해보는 느낌이어서 그랬던 거에요 ^^

세실 2008-03-0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다니면서 공부하는거 참 힘든 일이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나저나 라깡이 누구래요? 아 새우깡 먹고 싶다.

웽스북스 2008-03-07 00:5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저 이 댓글 보고 새우깡 사먹은 거 알아요? 흐흐흐
(새우깡 너무 맛있었어요)

깐따삐야 2008-03-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었겠어요! 그나저나 난 뭐 하나에 집착하면 하루 웬종일 그것만 생각하니 어쩌면 좋죠. 지치지도 않아요. 해결책이 없을까요? ㅠㅠ

웽스북스 2008-03-07 00:51   좋아요 0 | URL
지치지 않는다니, 그 또한 참 다행이네요. 날마다 망각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저보다는 낫지요 ㅋㅋ

마노아 2008-03-06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참 잘했어요, 웬디님! 저도 고등학교 때 딱 한 번 지각했는데 울 학교는 정근상도 안 주더라구요. 대따 섭섭했어요ㅡ.ㅡ;;;

웽스북스 2008-03-07 00:51   좋아요 0 | URL
우와 정근상도 안주다니, 대따 까칠한 학교네요. 근데 저 상장도 어딨는지 몰라요 ㅋㅋㅋ

누구엄마 2008-03-07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드디어.....

목표달성하심에 박수를!!!!!!!
 


빠마머리 사진 올리랜다고
진짜 퇴근길에 옷도 안갈아입고 셀카를 찍었어요

셀카 사진을 올리는 건 처음인 듯
그래서 영 어색해하며 이리저리 찍어보는데
절묘한 표정과 각도, 그리고 고마운 '흔들림'이
맞아떨어지는 녀석이 몇 있어서
올려봅니다


안웃기다고요, 알아요 알아
진짜 웃기긴 웃긴데
또 정작 올리려니 웃긴 사진은 못올리겠습디다
어떻게든 머리 최대한 안웃기게 만지고 찍게 되더이다

애니웨이, 올립니다
뭐 곧 폭파시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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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4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접힌 부분이 안펼쳐지는 겐가요?? 이 페이퍼는 혹시 고도의 낚시성 페이퍼??

웽스북스 2008-03-04 23:45   좋아요 0 | URL
아 그게 아니구요, 잘못 작성을 했는데, 알라딘 서재가 너무 느려서 수정을 못하고 있었어요, 지금도 불안불안한데 으흠.... (메피님 절 뭘로 보시고, 그냥 하지 말까부다 -_-)

Mephistopheles 2008-03-05 00:29   좋아요 0 | URL
하앙게에도~~~ 안 웃겨요 잘 어울리기만 하구만.~~ 혼자만 웃기데 에 한표

웽스북스 2008-03-05 00:37   좋아요 0 | URL
실제로 보면 좀 웃기긴 웃겨요
제가 저를 자학하는 게 좀 민망해서
차마 웃긴 사진은 못올리고
최대한 안웃긴 걸로 올린 거에요 ;;;

웽스북스 2008-03-05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재와 쌩난리 1시간만에 접기 포기했어요 -_-
사진 올리니까 디게 부끄럽네 -_-

암튼, 에쓰님 반찬대령입니다

마늘빵 2008-03-05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봤~다

웽스북스 2008-03-05 00:38   좋아요 0 | URL
오호, 아프님 쎄이프~!

라주미힌 2008-03-05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딜 빠마 했다는거에요 ㅡ..ㅡ;;;;
(아줌마 빠마만 봐서 그런가..)

웽스북스 2008-03-05 00:39   좋아요 0 | URL
음, 사진이 흔들려서 컬을 좀 뭉개줬어요,
실제로 보면 빠마 맞아요 흠흠 ;;;; -_-

이제 심지어 빠마가 아니라는 사람까지 나오는 사태 ㅋㅋ

웽스북스 2008-03-05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리릭펑! 사진 날라갔지롱요 ;)

Mephistopheles 2008-03-05 01:31   좋아요 0 | URL
캡춰했지롱요!=3=3=3

웽스북스 2008-03-05 01:38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어이없이 약올라야 하는데
왜 웃기죠 전? ㅋㅋㅋㅋㅋㅋㅋ

(실은 뭐 굳이 캡춰하지 않아도 다른이름으로 저장, 이런거도 되겠네요 ㅋㅋ)

시비돌이 2008-03-05 16:38   좋아요 0 | URL
메피님, 좋은 말로 할때 캡쳐한 사진 공유하죠. ㅋㅋ

웽스북스 2008-03-05 16:57   좋아요 0 | URL
하하하 설마 진짜로 하셨을라구요
(반가워요 시비돌이님!!! ^_^)

Mephistopheles 2008-03-07 04:46   좋아요 0 | URL
했.다.면.???

turnleft 2008-03-05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어... 못봤습니다 ㅠ_ㅠ
어둠의 경로로 구해야겠군요 s(-_-)z (메피님~~)

Mephistopheles 2008-03-05 12:29   좋아요 0 | URL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좌회전님.

웽스북스 2008-03-05 17:20   좋아요 0 | URL
우어어 저는 이 덧글을 못봤었습니다 ㅋㅋ
좌회전님, 저희가 짜고 장사를 하고 있는 걸수도 있습니다 ㅎㅎ

2008-03-05 0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5 0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8-03-05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놓쳤슴다.. 놓친 고기가 크다는데 못본 사진이 더욱 궁금하네요.
유효기간을 정하셨어야지욧-!
이 원성을 워찔것입니까.. (메피니임~~~)

웽스북스 2008-03-05 11:20   좋아요 0 | URL
아이쿠 무스탕님 죄송해요
제가 느므 얼굴도 간질거리고 민망해서
어제 1시에 바로 내렸어요 ;;;;

이매지 2008-03-0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못 봤지만 다른 곳에서 보고 왔지요 ㅎㅎㅎㅎㅎ
근데 사진보니까 빠마한 티 별로 안나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3-05 11:21   좋아요 0 | URL
사진이 흔들려서 컬이 뭉개졌어요 ㅋㅋ
잘됐지요 ㅎㅎ

홍수맘 2008-03-0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봤어요. ㅠ.ㅠ
벌써 폭파 되 버린 거여요?

웽스북스 2008-03-05 11:22   좋아요 0 | URL
우와 홍수맘님
디게디게 오랜만이에요 흐흐 ^^
다음번에 셀카 말구, 정식으로 다시 올릴게요

셀카는 너무 민망해요 ;;;

비로그인 2008-03-0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늦은듯...ㅎㅎ 제 옆의 여직원 빠마했는데 반응이 안좋아서 울적하던데요^^;
머리스타일이 첫인상에 가장 중요한 요인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웽스북스 2008-03-05 17:21   좋아요 0 | URL
ㅎㅎ 네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빠마 반응 안좋으면 진짜 울적하죠 ㅜㅜ
단테님이라도 가서 빈말이라도 이쁘다고 해주세요 네?
방금 빠마한자로서 부탁합니다 ㅋㅋ

깐따삐야 2008-03-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앙~ 보고 싶은데~ 대체 나 몰래 언제 빠마하고 사진 올렸던 거에욧!!

웽스북스 2008-03-07 00:52   좋아요 0 | URL
약올르지요 깐따삐야님 ㅎㅎ
실물로 보여주러 가야죠 우리 깐따삐야님한테는 ^^
 



1

아무래도 내 머리가 웃긴 건 나뿐인가봐. 회사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썩 괜찮았다. 나는 아직도 거울을 볼 때마다 우스꽝스러운데. 그런데 웃긴 건 우스꽝스러운데도 자꾸만 확인사살을 날려주고 싶은지 나는 자꾸만 거울을 들여다본다. 어쩌면, 어제 머리를 한 이후, 머리로 사람들을 웃겨보겠다,는 결심을 한 건 나만의 욕심이었나보다.

그래도 난 끊임없이, 정말 웃기다, 웃기지 않아요? 를 연발했다. 아니요, 진짜 괜찮은데, 라는 반응이 계속되자, 심지어 넌 파마가 나은 것 같아 라는 반응까지 나오자 난 마치 스스로가, '웃기죠?' 라는 말을 반복함으로써 괜찮다는 위로를 이끌어내려는 의도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게 아닌가 싶은 자기 검열에 걸려 웃기죠? 라는 말도 못하겠다. 실은 또 내심은 그런 반응을 바랐던 건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내 모습이 우습고 영 어색했던 이유는 사실 스타일이 좀 웃기기도 하지만, 컬에 걸맞지 않은 화장기 옅은 얼굴, 퀭한 눈동자, 주위의 다크서클, 전혀 스타일 안받쳐주던 차림새 때문이었지도 모르겠다. 그래놓고는 괜히, 너때문이라고 머리탓을 하고 있는 건지도.

(그래도 진짜 웃긴건 웃긴거다)


2

E대리님께 청춘의 문장들을 빌려줬었다. 사실 뭐 그닥 읽고 싶어 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떠안긴 거나 마찬가지다. 시가 읽고 싶다고 자꾸만 시집을 주문하는데, 주문하는 시집들에서 큰 위로를 얻지 못하는 것 같아서. 시가 읽고 싶은 마음을 산문이 위로해줄 때가 있는데, 웬지 E대리님의 지금 상황이 딱 그럴 것만 같아 지난 주말, 떠안겨 보냈다.

그리고 어제 머리를 하고 나오는데 지잉 문자가 와있었다. "대리님, 청춘의 문장들 너무너무 좋아요 고마워요, 나 이책 사야겠어요" 예감할 수 있던 결과이긴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E대리님이 난 대리님이 제일 웃겨요, 라고 말해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아, 그말은 별로 기분이 좋은 거 아닌가?) 그래도 내가 제일 웃기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E대리님 뿐이라, 나는 요즘 그녀 앞에서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3

그래서인지, 요즘 나는, 참 많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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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3-04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긴지 안웃긴지는 사진을 보고 판단해드리겠습니다.

웽스북스 2008-03-04 10:59   좋아요 0 | URL
흠, 메피님 입술은 봤고, 이번에는 코 사진을 올려주시면 고려해볼게요 ㅋㅋ

Mephistopheles 2008-03-04 11:34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잘 찾아보시면 눈 사진도 있어요..후훗..

누구엄마 2008-03-04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사진! 사진!!!

웽스북스 2008-03-04 10:59   좋아요 0 | URL
흠, 찍기 귀찮다오 ㅋㅋ

보석 2008-03-04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공개하라~ 사진을 보고 제가 냉철하게 판단해드리겠슴다. ㅎㅎ

웽스북스 2008-03-04 11:00   좋아요 0 | URL
냉철한 눈 조금만 간직하고 계세요, 언젠가는 올리지 않겠습니까? ㅎㅎ

무스탕 2008-03-0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헤어스타일로도 웃기시려 하시는군요^^ 사진 올려 주세요. 제가 크게 웃어 드리겠습니다 2

웃긴지 안웃긴지는 사진을 보고 판단해드리겠습니다 2

사진! 사진! 사진!!! 2

사진을 공개하라~ 사진을 보고 제가 냉철하게 판단해드리겠슴다. ㅎㅎ 2


웽스북스 2008-03-04 11:00   좋아요 0 | URL
우왕 무스탕님 재주가 대단하십니다! ^^

마태우스 2008-03-04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성의에 대한 보답의문자, 그때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전 제가 권한 책을 읽고 정말 좋았다,는 말을 해준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글구 머리스타일로 웃기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역시 유머는 애드립이 최고라는...^^

웽스북스 2008-03-04 19:51   좋아요 0 | URL
네 정말 기뻤답니다. 그런데 머리스타일로 웃기는데는 정말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ㅜㅜ 다음엔 뭘로 웃겨야하나 ;;;

2008-03-04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4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08-03-0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없는 페이퍼는 반찬 없는 밥이다!!! 입니다. ㅡ_ㅡ

푸하 2008-03-04 17:58   좋아요 0 | URL
반찬 없는 밥엔 찰밥이 최고죠.^^

웽스북스 2008-03-04 19:58   좋아요 0 | URL
미워요
매일매일 반찬없는 밥을 대접하시는 에쓰님
에쓰님은 심지어 성별조차 신비주의잖아요? (저는 알지롱요~)

푸하님 찰밥도 김이 있어야 맛있지요 ^_^
 


왜 이렇게 가슴 뛰느냐고

이성복

새 학기에 고 3이 되어야 할 여자 아이는
머리 박박 밀고 입에 마스크 하고 신승훈인가,
이승환인가 요즘 나오는 발라드 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래, 노래라도 해라, 얘야, 노래라도
자꾸 불러라, 시어머니 병수발하던 옆 침대
아줌마가 중얼거린다 달포 전 아침부터 토하고
설사해 정밀 검사 받아보니 간에도 폐에도 암은
퍼진 지 오래여서, 그래도 그 엄마 울고불고
수술은 해야겠다기에, 거의 배꼽 근처까지 장을
잘랐다는 아이, 잣죽이나 새우깡 부스러기 먹는
족족 인공 항문으로 쏟아내고, 또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미치겠다고 제 엄마 졸라 매점 보내고
나서, 아이는 베개 한 쪽에 뺨을 묻고 노래부른다
왜 이렇게 가슴 뛰느냐고, 왜 이렇게 행복하냐고
6인 병실 처음 들어오던 그날, 왜 내가 죽느냐고
왜 나만 죽어야 하냐고, 그리 섧게 웃던 그 아이는






g언니가 석, 형도 오라버니와 함께 좋아하는 오라버니가 성복 오라버니라는 말이 떠올라
어제는 사두고 미처 읽지 못하고 있던 이성복의 시집을 꺼내 읽었다

나보다 한 살 많은 모 게임업계에 있는 직원 한 명이
과로인지 무엇인지 모를,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남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나는
오늘 퇴근 후 가만 가만 방에 앉아 있는데,
어제 읽은 이 시가 문득 떠올랐다

아직 가슴 뛸 일 많을 아름다운 나이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섧게 외치면서도,
발라드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콩닥콩닥 뛰던 여자 아이의 심장
머리박박 밀고 마스크를 하고, 죽음을 기다리면서도
비어져나오는 노래에 행복함을 느끼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미치겠는.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 저 여자아이

&

한 때는 그런 민감함을 지녔을지 모르는 심장이
스트레스와 피로로 뭉쳐, 돌연 더 이상 가슴뛰기를 거부해버리고 멈춰버려
죽음에 이르게 돼버린

그래서 더욱 안타까운 이름 모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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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너는 나를 들을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

그리하여 너는 나를 들을 것이다
내 말들, 때로는
바닷가 갈매기들의 발자국처럼
가늘어지는 말들을.

목걸이, 포도처럼 보드라운 너의 손들을
위한 취한 종

그리고 나는 멀리 떨어져서 내 말들을 관찰한다
그것들은 나의 것이라기보다 너의 것이다
그것들은 내 오랜 고통을 담쟁이 넝쿨처럼 기어오른다

그건 또 젖은 담들을 기어오른다
이 잔인한 놀이는 네 책임이다
그것들은 내 어두운 굴에서 도망친다
너는 모든 걸 채운다, 너는 모든 걸 채운다

너를 보기 전 그것들은 네가 차지한 고독에 붐볐고
너보다 더 슬픔에 익숙했다

이제 나는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것들이 하기를 바란다
네가 나를 듣기를 내가 바라는 대로 네가 듣도록

고통의 바람이 늘 그렇듯 여전히 그것들에 불어온다
때로는 꿈의 허리케인이 그것들을 뒤집어엎는다
너는 내 고통스러운 목소리 속에서 다른 목소리들을 듣는다

오래된 입들의 비탄, 오래된 간청의 피
나를 사랑해다오 친구여, 나를 떠나지 말아다오, 나를 따라다오
나를 따라다오, 친구여, 이 고통의 파도 위에서

하지만 내 말들은 네 사랑으로 얼룩졌다
너는 모든 걸 점령했다, 너는 모든 걸 점령했다

나는 그것들로 끝없는 목걸이를 만들고 있다
포도처럼 보드러운 네 흰 손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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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3-03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여자의 육체]

파블로 네루다


한 여자의 육체, 흰 언덕들, 흰 넓적다리,
네가 내맡길 때, 너는 세계처럼 벌렁 눕는다.
야만인이며 시골사람인 내 몸은 너를 파들어가고
땅 밑에서 아들 하나 뛰어오르게 한다.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 새들은 나한테서 날아갔다.
그리고 밤은 그 막강한 군단으로 나를 엄습했다.
살아남으려고 나는 너를 무기처럼 벼리고
내 활의 화살처럼, 내 投石器의 돌처럼 벼렸다.

허나 인제 복수의 시간이 왔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
피부의 육체, 이끼의 단호한 육체와 갈증나는 밀크!
그리고 네 젖가슴 잔들! 또 放心으로 가득 찬 네 눈!
그리고 네 둔덕의 장미들! 또 느리고 슬픈 네 목소리!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
내 갈증, 끝없는 내 욕망, 내 동요하는 길!
영원한 갈증이 흐르는 검은 河床이 흘러내리고,
피로가 흐르며, 그리고 가없는 슬픔이 흐른다.

2008-03-0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