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간의 정신분석 강의가 끝났다. 회사에 다니면서 한주도 빼먹지 않고 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일단은 매주 수요일은 안면몰수하고 퇴근하는 뻔뻔함과 그를 위한 전날의 적당한 야근 ;; 회사사람들에게 수요일마다 강의가 있다는 걸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살짝 배운 내용을 함께 즐겨주시면서 공식화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당신은 강박증, 당신은 히스테리, 막 이래가면서 놀고, 에헤라디여~ 개근상을 받으면 또 스스로에게 선물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이번달 카드값이 살짝 걱정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살짝 참고 있는 중이다. 그냥 뿌듯한 마음을 선물로 받으시오.

1시간 반짜리 5번 들어서 라깡을 다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는 애초에 기대도 안했다. 목표는 2가지, 수업 빼먹지 않고 듣기, 그리구 필기 꼬박꼬박 잘하기. 난 두가지 다 퍼펙트하게 해냈다. 그래서 라깡이 누구냐고? 흐음...!

그래서 다음 분기도 또 듣는다. 봄학기는 9번의 수업. 9번쯤 더 들으면 라깡이 누군지 좀 더 정확히 알게 될까? 미안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라깡을 알든 말든, 나는 앞으로 9번의 수업을 더 들으면서 내가 누군지 알고 싶을 뿐이다. 스스로 신경증이라는 진단을 조심스레 내렸으니, 라깡학파의 신경증론,이라는 다음 분기의 강의에도 매우 관심이 간다. 

강사 선생님이 다음 학기 때는 이런 거 들을 필요 없는 사람들은 그만 오고, 필요해 보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라고 하신다. 7년째 매 분기마다 다른 주제로 강의를 하셨다고 하는데, 그도 대단하다 싶다. 그것 말고도 민예총에는 꽤 재밌어보이는 강의들이 많다. 비블리오테라피도 재밌어 보이는데, 일단은 이 강의에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일주일에 두번이나 강의를 듣는 건 현재로서는 무리니까.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리스트를 참고해도 좋겠다.

http://www.myacademy.org/mCourse/courseLis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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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3-06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무슨 일에나 개근한다는 건, 그 사람의 성실성이 인정받는 거잖아요. 박수~~짝짝짝!!
맞아요. 라깡은 몰라도 내가 누군지 안다면 되는거죠!^^

웽스북스 2008-03-06 01:56   좋아요 0 | URL
흐흐흐 네 5번밖에 안되구 해서, 좀 독하게 갔지요. 흐흐, 다음 9번도 빠지면 안될텐데 말이지요- 그 때까지 개근상 받으면 저한테 좀 크게 한턱 쏘려고요 (이미 너무 관대하긴 해요 ㅋㅋ)

turnleft 2008-03-06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기한거 페이퍼로 좀 올려주셈!! (무임승차 ㅋㅋ)

웽스북스 2008-03-06 10:45   좋아요 0 | URL
흐흐흐 근데 실은 필기도 쫌 엉망이에요 ㅎㅎ

무스탕 2008-03-0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에 다니면서 뭔가 배운다는게 정말 장난이 아니건만, 게다가 개근까지 하셨다니 정말정말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배움으로 머리속도 충만하고 개근으로 마음속도 뿌듯하시겠습니다 ^^

웽스북스 2008-03-06 11:53   좋아요 0 | URL
흐흐흐 5번이긴 하지만 좀 뿌듯은 해요
다음번 9번 강의가 걱정이죠 ㅎㅎ

근데 한번 빠질 때마다 놓치는 게 아깝긴 해서
안빠질 것 같긴 해요

Mephistopheles 2008-03-0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졸업하는 딸 때문에 졸업식에 참석하고 오신 이사님 왈. 요즘 고등학교엔 개근상이 그렇게 귀하다고 하더군요. 암튼 대단한 개근상입니다 웬디양님.

웽스북스 2008-03-06 11:56   좋아요 0 | URL
아 실은 저는 초중고12년동안 학교를 한번도 안빠졌는데
그게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고 고3 수능 끝나고 지각한번 해서 정근상 받긴 했지만)

내 자식은 개근상에 목숨걸지 않도록 하려구요

hnine 2008-03-06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학교도 직장도, 지금까지 한번도 개근을 못해봤어요.
그래서 개근하시는 분들, 진짜 존경해요.

웽스북스 2008-03-07 00:50   좋아요 0 | URL
성실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것도 또 일종의 강박인 것 같아요.
학교는 정말 빠지면 큰일나는 줄 알았거든요

물론 대학 때는 결석 엄청 많이했지요 흐흐
이 수업은 빠질 때마다 어쩐지 손해보는 느낌이어서 그랬던 거에요 ^^

세실 2008-03-0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다니면서 공부하는거 참 힘든 일이죠.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나저나 라깡이 누구래요? 아 새우깡 먹고 싶다.

웽스북스 2008-03-07 00:5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저 이 댓글 보고 새우깡 사먹은 거 알아요? 흐흐흐
(새우깡 너무 맛있었어요)

깐따삐야 2008-03-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었겠어요! 그나저나 난 뭐 하나에 집착하면 하루 웬종일 그것만 생각하니 어쩌면 좋죠. 지치지도 않아요. 해결책이 없을까요? ㅠㅠ

웽스북스 2008-03-07 00:51   좋아요 0 | URL
지치지 않는다니, 그 또한 참 다행이네요. 날마다 망각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저보다는 낫지요 ㅋㅋ

마노아 2008-03-06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참 잘했어요, 웬디님! 저도 고등학교 때 딱 한 번 지각했는데 울 학교는 정근상도 안 주더라구요. 대따 섭섭했어요ㅡ.ㅡ;;;

웽스북스 2008-03-07 00:51   좋아요 0 | URL
우와 정근상도 안주다니, 대따 까칠한 학교네요. 근데 저 상장도 어딨는지 몰라요 ㅋㅋㅋ

누구엄마 2008-03-07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드디어.....

목표달성하심에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