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라 - 인문학과 영화, 그 어울림과 맞섬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1.
솔출판사에서 나온 편집본 열하일기 만으로도 나는 박지원을 추종하고 있던터라
(완역된 열하일기를 읽어보리라 마음먹고 여태 못읽고 있기는 하지만)
그녀의 해석 열하일기 -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보며 불쾌했었다. 
 
매력적인 박지원에 비해 그녀는 너무 경박하고 너무 수다스러웠다.
그렇게 긴 책으로 낼 것도 없을 말들의 동어반복이 특히
박지원, 열하일기에 대한 예찬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앞의 1/3을 읽으면 뒤는 볼것도 없는.... 그런느낌
박지원에 대해 반복해서 껌씹듯이 울궈먹는 느낌이었다.


2.
그랬는데, 이번 영화평은 쉽고 대중적이라 좋다. 
일단, 차례를 보니 '모두 본 영화다'라기 보다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이중 세편이상은 보지 않았을까.

영화평이라는 책들이 늘 너무 어렵고, 너무 전문적이고
심지어 좋은 영화라는데 나는 그 평을 보기전에 그런 영화가 있는줄도 몰랐고
알고 난 후에도 나같은 보통 사람은 접하기가 어려운 그런 영화들의 평은
딱 보기에 벌써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어버리는
그런데 보통 그런 영화들과는 주파수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


3.
보통 사람들이 보는 영화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에서 불편함을 드러내 말한다.  
별생각없던 일상에 의미를 넣어주고 관계를 해석하고 권력을 보게 한다.
그것도 쉽게... 멋져.
쉽지 않은 작업을 잘 했다.

다 좋은데, 특히 서편제에 대한 평이 좋다. 통쾌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어.
대한민국 평민의 감성중 대표가 왜 '한'이어야 하냐구. 그리고 뭐가 아름답냐구.
지지리 궁상이 질척질척한 것이 아름다운 우리 정서라니 참,
즐겁고 신나게, 유머와 위트로도 인생을 말할줄 안다구.

삶과 멀어지는 예술에 대한 그녀의 통찰에 동의한다.
그 은밀하게 감추어진 권력관계에 대해서도. 


다만 여전히 수다가 좀 넘친다고 느껴지면 어김없이 나는 지루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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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미로
아리아나 프랭클린 지음, 김양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1.            

아델리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세시대의 법희학자, 남성중심사회에서 자아가 분명한 여인          

아직 중세는공동체의 시대이다.
'개인'의 자의식이 강해지고 사생활의 개념이 각광받은 것은 근대의 일이다.
중세를 현대처럼 사는 여인  

사랑은 하지만 결혼을 거부한다.
이것은 여성이 자아를 획득하는 핵심이며 혁명이다.
아델리아는 결혼을 '황금족쇄'로 표현한다.
ㅎㅎㅎ 정말 적절한 표현. 
황금이라해도 족쇄다. 

중세에 결혼을 거부한다는 것은     
보호받을 수 있는 일족이 없다는 말
오로지 본인의 지혜와 힘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는 말 
심지어 아이도 낳았다.
언제든 마녀로 불릴수 있는 위험스런 지위이다. 
또한 매력적이다.  

고민하고 불안해 하기도 하지만  
죽은 시신 앞에서 스스로 사실을 밝혀나가는 탐정이되고 수사관이되고 
주변 사람들을 조직한다.  

 

2.  
주변 사람들의 독특한 개성이 잘 어울리던 1편에 비해 좀 심심한것은 
울프와 질사 만수르등이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배경으로만 존재한다.
이번 이야기 에서 그들은 역할이 거의없다.
아델리아와 왕가만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푸는것은 재미없다.

꼭 울프와 질사와 만수르가 아니더라도 
원장수녀와 부원장수녀나 간호하는 수녀들 혹은
요즘으로 치면 킬러인 청부살인자의 설정이 좀더 개성적으로 살았으면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살짝 부족한 느낌이 있지만 이정도면 훌륭하다.   

 

3.  

세번째 연작을 기대하고, 그 연작이 세번째에서 끝나지 않길 바란다. 

아델리아가 더 현명하게 나이들고
장난꾸러기 울프가 청년이되고  
아델리아의 딸이 엄마처럼 지혜롭고 씩씩하게 겁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 행복할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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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영치품 넣어주기
넣어줄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다. 무슨 제한이 그렇게 많은지, 넣지 못하는 물건보다 넣을 수 있는 물건을 확인하는 것이 빠르다. 
  

겨울이면 장갑이나 토시, 두꺼운 티셔츠, 보온내복을 넣어주면 좋다. 물론 안에서 사기도 하는데 안에서 파는 물건은 참으로 시원치 않다. 특히 아직 난방이 되지 않는 방에서 사는 동지들은 추워서 이불을 몇겹 덮는다해도 아침이면 근육이 아프다. 자기전에 물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안고자기도 하고 양말을 몇겹씩 신고 자기도 한다. 한마디로 지지리 궁상이다. 넣어주는 양말 몇켤레, 티셔츠 몇벌이 추위를 다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역시 동지에 대한 마음이니까 따듯하다.

면회할 때 3만원 이하의 제한된 식품이긴 하지만 빵이나 과일 과자, 유제품을 넣어주는 것도 좋다. 미리 확인해서 독방에 사는 동지라면 한가지 종류가 너무 많지 않게, 혼거하는 방이면 같이 사는 사람들과 나누워 먹을 수 있게 몇가지 품목을 넉넉히 넣는다.

독방에 사는데 과일이 한꺼번에 5봉지가 들어온 적이 있었다. 나누어 먹을 사람도 없고, 규정에 어긋난다고 옆방의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수도 없다고 해서 아까운 사과를 혼자서 끼니때마다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나마 사과 5봉지는 두고두고 먹는다해도 먹지도 않는 훈제통닭 10개가 들어온 날은 어처구니 없어서 웃었다. 손도 큰 내 동지들. 
 
반대로 5명이 사는 방에 같이 살던 언니의 동생이 면회를 왔다가 넣었다는데, 빵 한 개, 우유한개, 과자 한 개, 요구르트 한 개, 김하나, 김치 하나, 고추장 하나, 사과 하나.... 요렇게 들어와서 웃은적이 있다.
“언니, 두고두고 언니 혼자 아껴드시라네.”

먹을거보다 돈으로 넣는게 장땡이라고 말하는 동지들도 있는데, 반은 옳은 말이고 반은 틀린 말이다. 감옥에서 동지들이 넣어준 영치금 모아나오며 나는 ‘계돈’타서 나왔다고 표현했다. 해고된지 오래되서 수입이 없는데, 그 계돈으로 1년을 먹고 살았다. 스스로 뿌듯했다.


반대로 징역살면서도 근면하고 검소한 우리 동지들 중에는 동지들이 뼈빠지게 일해서 번돈 넣어주는데 관에서 주는 음식이외에 먹지 않는다고 굳이 아끼며 안사먹는 동지들도 있다. 먹는걸 직접 사서 넣어주어야 되는 동지들이다.

6. 책 넣어주기 
 
또한가지 중요하게 넣을 수 있는 물품이 책이다. 어떤 동지는 기왕 구속된거 자본론을 독파하고 나오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하는데, 내 경우는 어려운 책 싫더라. 어두운 방구석에서 언손 녹여가며 자본론을 읽는 풍경이 그럴듯하기는 한데, 내 취향은 아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안에 구속된 동지의 취향에 맞추어 넣어주면 된다.

내 경우는 추리소설이나 가벼운 책들이 좋고 가끔은 생전 안보던 화려한 여성잡지가 땡기기도 하더라. 면회온 동지에게 어려운책 말고 잡지나 좀 넣어달라고 했더니 시사주간지만 종류별로 넣어서 웃었던 경험이 있다. 
  

또 어떤 동지는 일부러 만화책을 준비해와서 넣어주려다가 만화책은 넣을 수 없다는 교도관의 말을 듣고 아니 왜 만화책은 안되냐고 우겨서 싸워서 넣었는데, 갇혀있는 내 손에는 전달되지 않았고, 교도소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출소할 때 주더군. 왜 그런지 모르는데 만화책도 안된다. 만화책을 나에게 넣어주려고 교도관과 싸우며 부득부득 우겨 그 자리에서는 어쨌든 넣어놓고, 막상 면회와서 구치소 유리벽 넘어에 서서는 눈물을 뚝뚝흘리며 말도 제대로 못하던 동지도 있었다.

7. 가족들에 대한 예의

구속된 초기에는 반드시 가족들을 직접 만나서 상황을 설명해 드려야 한다. 몹시 당황하고 걱정한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물론 직접 만나서 설명해야 하는 입장도 난처하다. 내가 그런 것이 아닌데 마치 내가 동지를 구속 시킨 것 같고, 내가 잘못해서 동지가 감옥에서 징역 사는것같고 미안한 마음이 어쩔줄 모르게 한다. 그래도 마음은 전달된다. 구속된 동지의 부모님이면 내 부모님 같고, 구속된 동지의 형님이면 내 형님같다. 안타깝고 걱정하는 마음이 서로서로 전달된다.

구속된 동지가 어떤일을 하다가 어떤 상황에서 구속되었는지, 법적인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재판과정은 어떤지, 변호사는 뭐라고 말하고 결과는 언제쯤 어떻게 나올 것 같은지. 무엇보다 언제까지 갇혀있어야 하는거고, 몸은 탈없이 건강한지.

처음에는 화를 내시던 분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어깨가 처지고 기운없어 하실 때 오히려 기운을 드려야 한다.

“구속된 동지는 정말 훌륭한 사람입니다. 선량하고 책임감 강하고, 굳은일 마다않고, 자기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도둑질하고 사기치고 그래서 징역사는 것 아닙니다. 옛날로 치면 독립운동하는 아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장서서 일하다 징역살만큼 똑똑하고 바른 사람입니다. 마음 굳게 먹으시고, 면회가서는 웃어주세요. 밖에서 힘내셔야 안에서 사는 사람도 마음이 편합니다.”

명절에는 주변 동지들이 부모님 모시고 식사한끼라도 대접하면 좋다. 우리 아들이 그래도 좋은 사람들에게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에 명절이 쓸쓸해도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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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동희오토 정문앞에서는 경찰과 지역노동자들의 마찰이 있었다.

노동조합이 점심시간에 공장안에서 집회를 하는데 집회신고를 하는 법은 없다. 여기에 지역의 노동자들이 연대를 하는 것도 상식이다. 그런데 집회전부터 경찰은 5개중대가 공장안에 대기하고 있다가 정문을 통해 들어가려는 연대온 노동자들을 막고는 불법집회라고 해산하라고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무장한 병력은 노동자들중 12명을 폭력적으로 연행하고 그중 3명을 구속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경찰의 몰상식한 폭력이 많았는데 그중 하나가 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희롱이다. 공장앞에서 뿐 아니라 12명의 노동자들을 연행한것에 대한 항의방문을 간 경찰서 앞에서 줄곧 몸에 손대지 말라고 항의하며 여성경찰을 투입하라고 요구했으나 듣지 않았다.

특히 경찰서 앞에서는 뒤쪽에 뻔히 여경이 보이는데도 굳이 여경을 투입하지 않고 직접 여성노동자의 팔목을 잡고 어깨를 잡고 늘어지다 여성노동자와 몸이 맞닿은채 넘어지는 상황을 연출한 경찰 최00, 나는 이작자의 의도를 모르겠다. 여성노동자를 진압한다는 명목으로 손목을 잡고 어깨를 잡고 즐거운건가? 이게 사람인가?

서산경찰 최00의 성희롱 엽기행각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남자경찰이 왜 여성을 잡느냐. 서산경찰서에도 여경이 있지 않나. 저기 여경이 있으니 여경을 불러라.” 는 항의에

“니가 여자였어? 나는 남자인줄 알았지” 라고 말하며 비웃다가 주변 노동자들이 항의하자 꽁무니를 빼고 도망갔다. 뭐 이런 것들이 경찰일까?

문제는 서산경찰 최00가 성희롱 엽기행각 끝에 꽁무니를 뺀 후에도 끝나지 않는다.
분노한 여성노동자가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계속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하는 과정이 또 황당하다. 

먼저 서산경찰서 김00 형사에게 전달한다.

“지금 바로 사과하면 사과를 받겠으니 당장 사과하라고 해라.”
묵살되고 또다시,
“오후 5시까지 사과하면 인정하겠다. 하지만 그때까지 사과하지 않으면 문제제기 하겠다.”
또 묵살.

이후 노동자대표단과 서산경찰서 대표(정보과장, 수사과장, 김0헌 형사)와의 면담에서 다시 성희롱문제를 제기하고 사과를 요청하자 이번에는 서산경찰 수사과장이 피식웃으며 말한다.

“백주대낮에 경찰관이 무슨 성희롱이야. 본인이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지.”
이런 제기랄, 이정도면 무식한 것들이 집단적으로 지랄하는 수준이다.

서산경찰의 성희롱 가해사실은 이렇다.
일단 서산경찰 최00의 성희롱이 있다.

두번째로 성희롱이 벌어진 현장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여성노동자를 폭력적으로 제압하고 도망가도록 도와준 경찰들 모두 2차 가해자다. 당신들은 눈앞에서 벌어진 성희롱 가해자를 비호해서 내빼게 도와줬다. 당신들은 경찰이다. 성희롱이 벌어지면 그 사고현장에서 문제를 바로잡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여성노동자의 손목을 잡고 어깨를 잡고 흔들며 폭력을 행사했다. 
그후에도 그날 현장에 여경은 나오지 않았다.

세번째로 수사과장, 당신 또한 2차가해자다. 그냥 2차가해가 아니라 매우 뻔뻔한 파렴치한이다. 설사 백주대낮에 경찰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해도 일단 피해자가 요구하면 당신은 이렇게 답하는게 상식이다.

“그런일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피해자가 요구하니 일단 내부에서 진상조사를 해보겠다. 만약 그런일이 있었다면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것까지 가르쳐줘야 하나? 국민들의 치안을 위해 경찰을 고용하고 거기에 세금을 내는 것 외에 이제 우리는 경찰에게 성폭력 교육까지 직접 해줘야 하나? 그과정에서 성희롱 당하고 그것으로 모자라 조롱당하면서! 백주대낮에!!

다음날 다시 지역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면담하고 사과를 요구했는데 아직도 묵살로 일관하고 있다. 

서산경찰 최00, 수사과장, 그리고 책임을 지고 있는 서산 경찰서장. 당신들의 무식하고 뻔뻔한 한심함이 도를 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까먹고 대충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천만에. 당장 책임자를 처벌하고 경찰서장은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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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다. 정말이지 요즘은 한해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간다. 뭔가 무지 바쁘게 하기는 했는데 되는 일도 없이 바쁘다.

징역을 사는 사람에게 연말은 어쨌든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는 하지만 줄지어 기다리는 빨간날들, 쉬는 날들이 반갑지 않다. 면회도 안되고, 하루에 30분씩인 운동시간도 없다. 심한 경우 연속해서 4일 5일을 문이 한번 열리지 않고 꼼짝없이 5명이 코딱지만한 방안에서 꾸겨져 있어야 하는것은 지겨운 일이다.

특히 노동운동을 하며 사는 우리는 언제든 감옥은 갇힐수 있는 곳이라는 결의를 하고 살기도 하고 실제로 별 탈없이 잘 살아내기도 하는데 그래도 감옥이다. 동지들이 구속되면 할 수 있는 애정표현을 다 해주자.

감옥에서 징역을 사는 동지를 위한 것이야 마음의 표현이니까 동지들이 알아서 잘들하지만 살아본 사람의 노하우를 담아서 징역사는 동지들에게 연말연초 애정표현을 하자고 제안한다.

1. 면회하기
1)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다. 갇혀 있어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면회를 오는 사람은 노동운동을 하고 들어온 나밖에 없어서 함께사는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별다를 것 없는 말들, 안부의 말들이지만 면회를 하는것은 가장 즐거운 하루 일과임이 분명하다.  

 

먼곳의 동지를 찾아갈 경우, 수용인원이 많은 교도소에 갇혀있는 경우 미리 예약을 하고 가면 편리하다. 예약은 해당교도소로 전화를 하고 주민번호와 주소를 불러줘야 하고 아침 9시부터 10시 11시 12시 이런식으로 정각의 시간만 받는다. 주의할 것은 4시에 맞춰가고 싶어도 4시에 이미 면회할 수 있는 인원이 다 차버리면 미리 전화해도 못하니까 일정을 미리 맞출수 있다면 며칠전에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2) 면회시간은 법무부에서 나온 수용자 지침에는 ‘소의 사정에 따라 30분 이내로 한다’ 고 되어있는데 보통 5분에서 10분이다. 불과 2년전만해도 5분하라고 해서 5분만 하지는 않았다. 30분 이하의 시간인데 왜 5분밖에 안되었는데 못하게 하냐고 면회온 동지도 안나가고 나도 우기면 그냥 10분이고 15분이고 했다. 내 기억에 나는 5분만 했던적은 없었다.  

 

그런데 망할것들이 요즘은 면회를 가보니 칸막이를 완전히 막고 마이크로만 들리는데 마이크를 아예 다른곳에서 통제하면서 5분이 지나면 끊어 버린다. 얼추 할말을 다 했으면 상관없지만 5분이고 7분이고 정해진 시간이 지났다고 할말이 아직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면 그 자리에서도 항의하고 나와서 교도관들에게 충분히 항의하고 오는 것이 징역사는 동지들에게 예의다.

항의 하면 보통 교도관들은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5분만 하는데, 한사람만 특혜를 줄수는 없다. 그리고 여기는 수용자가 많아서 어쩔수 없다.” 
 

그러면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지랄하네. 누가 우리만 특혜를 달래? 법무부에서 만든 규정이 30분 이내이니까, 최소한 니네가 만든 규정은 지키라는거고, 수용자가 많은것도 니네 잘못이고, 인원이 많으면 그만한 시설을 해놓고 사람을 가둬야지. 사람이 많다고 일부러 시간내 먼길 온사람을 5분지났다고 할말도 못하게 하고 나와야해? 그정도 관리능력 없으면 사람 구속시키지나 말든지. 죄없는 사람 끌고와서 이게 무슨짓이야?”

영국의 경우 수용인원이 가장 많은 교도소가 4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 이상의 인원을 한꺼번에 수용하면 수용자들을 인간적으로 충분히 배려하지 못하고 그러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기결이든 미결이든 설사 죄가 있다해고 사회와 격리되는 것 이외에 인권의 침해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내가 살았던 대전의 경우 수용인원이 5000명이 넘는다. 이쯤되면 교도관과 수용자의 관계는 인간적이기 어렵다. 그것을 전제하고 있는 수용이고 수용인원 자체가 이미 인권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저 짐승처럼 가두고 감시하기에 급급하다.

2. 편지쓰기
1) 연말에는 일부러 예쁜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도 좋고
2) 요즘은 인터넷으로 편지를 하면 날마다 쓸수 있고, 바로 다음날 전달된다.

편지를 쓰고 받는것도 하루의 큰 일과중 하나다. 생전에 그렇게 많은 편지를 쓰고 받아보지 않았다. 시간을 그렇게 보낼수 있어서 좋고 밖의 소식을 들어좋고, 나의 결의를 쓸수 있어 좋다. 평소에 잘 모르던 동지들의 새로운 면을 보는 것도 좋고 그렇게 받았던 편지들은 잊혀 지지않는다.

3) 재주가 좋은 동지들은 꽃이나 단풍잎을 잘 말려서 편지에 함께 보내주기도 하는데, 중학교때 이후 그런 편지를 감옥설면서 말고는 받아본적이 없다. 이런 편지를 보내주는 동지를 어떻게 잊을까.

4) 편지와 함께 소속사업장이 연맹, 지역 집회에서 나온 유인물들을 따로 모아서 일정기간마다 서류봉투에 넣어 등기로 보내는 것도 좋다.  

 

징역사는 사람은 담장 밖의 소식에 가장 갈증난다. 주요 사업의 경우 대의원대회 자료나 쟁점 사항들을 따로 모아 출력해서 역시 등기로 보내주는 것도 좋다. 마치 가뭄에 단비를 마시는 느낌으로 읽게 되고 오래간만에 마음이 설레이기도 한다.  

 

등기는 우체국에 직접 가서 보내게 되는데, 이때 그 즈음에 나온 기념우표를 한판 사서 함께 보내는 것은 센스! 감옥안에서는 별게 다 부럽고 신기한데, 남들은 다 일반우표 쓸때 예쁘게 편집된 기념우표 한판씩 등기로 들어오면 어깨가 으쓱해진다.  

 

동지에 대한 애정표현이란 마음의 표현이고 정성이다. 우리가 감옥이 아니라면 언제 소속된 사회에서 ‘있어’ 보겠는가. 물론 그 우표 자랑하고서 혼자 쓰지도 않는다. 이리저리 징역 함께 사는 주변사람들과 나누어 쓰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3. 국가인권위원회 자료 보내주기 
 꼭 보내줘야 하는것은 아닌데, 혹시 교도소에 잘 적응을 못하는동지나, 아니면 안에서 투쟁을 빡세게 하는 동지들에게는 보내주면 도움이 된다. 인터넷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사이트에 들어가서 ‘수용자’, 혹은 ‘수용자처우’를 검색하면 여러 가지 자료가 있다.

주로 수용자 처우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보고서들이고 대략 400~500페이지로 양이좀 많은데 출력해서 역시 등기로 보내주면 된다. 썩 마음에 드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만하면 안에서 교도관들과 싸울때 도움이 된다. 
 

4. 안에서 동지가 투쟁을 하는 경우
여러 가지 이유로 투쟁을 하는데 밖에서 알게되면 일단 교도소 정문에 집회신고서를 내고 안의 동지와 소통하면서 시간이 지나도 안풀리면 기자회견을 하고 그다음에는 집회를 해주면 된다. 인원이 많이 참가하기 어려우면 1인시위라도 하면 된다.

살아보니까 내가 안에서 싸우고 있는 경우에도 보통 밖에는 잘 말하지 않는다. 밖의 동지들이 오히려 바쁘게 싸우고 있고 나는 안에서 편한데, 동지들을 번거롭게 혹은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밖으로 알렸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것이다. 함께 싸워준다.

그 외 영치품을 넣어주는 것, 책을 넣어주는 것, 가족들에대한 예의등을 다음 지면에서 다루어보겠다. 당연히 아는 것이지만 잘못하는 것이기도 한데, 동지에 대한 애정표현은 넘쳐도 좋다. 부족하지 않게 하자. 우리 모두 노동해방을 위해 소중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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