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연구하는 여인
아리아나 프랭클린 지음, 김양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1.
재미있다. 극적이고. 개성적이고 구색맞춘 등장인물들
정말 중세 유럽을 산 사람중 아델리아 같은 여성이 있었을것 같아.
캐릭터들과 전체 이야기의 흐름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재밌다.

2.
아델리아 - 20세기 스카페타의 선배 검시관. 의술밖에 모르는 아름다운 바보.
               주변에서 적절하게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잘난척하는 바보일뿐.
               자기 중심적이고, 자존심 강하고..... 그런데 이런 여자들은 왜 예외없이 예쁜걸까?

수사관 나폴리의 시몬 - 순하고, 수사관 답지 않은 솔직함으로 사람들을 긴장시키지 않는
                                유능한 최고의 수사관이라는데, 글쎄...

로울리 경 - 처음 등장부터 사람을 긴장시키고 도대체 얘는 뭐야, 이런 생각이 들더니
                '용감하고 인정많고 식도락을 즐기고 여자를 밝히며 교활하고 지위를 탐욕스럽게 추구
                 하는 불완전하고 방탕한자' 라고 책에는 씌여있는데.
                 로울리경이 없었다면 이 책은 많이 건조해졌을 거다. 약방의 감초같은. 달콤한.

제프리 수도원장 - 보수적인 케임브리지 교회의 실세.
                         지위에 걸맞게 눈치 빠르고, 타협 잘하고 상대에따라서는 욕도하고
                         적당히 때묻고, 세속적인 것을 감추지 않는 소탈한 그가 
                         물정모르는 시몬과 아델리아를 지켜주려고 동분서주 바쁘다. 귀여워^^

질사와 울프 - 현명하고 억척스러운 할머니와 시커멓고 더럽지만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손자

* 등장인물들에 대한 작자의 애정이 느껴진다.

 

3.
십자군 전쟁같은 멍청한 열정을 에너지로 갖고 있었던
중세 사람들은 다 멍청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두번의 세계대전을 역사에 남긴 근대와 현대의 사람들이 그보다 더 똑똑할 것도 없다.
이라크를 공격하는 미국도 그렇고,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이스라엘도 그렇고
어쩌면 200년 쯤 후에 후손들이 보기에 우리는 참 한심한 전쟁광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문득.

4.
다음편이 기대된다. 아직 얘기가 끝나지 않은것 같아서 확인했더니
아델리아와 헨리2세의 다음이야기를 쓰고있다네.
고마워라. 아리아나 플랭클린.
12세기를 20세기스럽게 사는 아름다운 아델리아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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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테일러스 동서 미스터리 북스 7
도로시 L. 세이어스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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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라딘에서 작자 도로시 세이어스가 옥스포드를 졸업한 최초의 여성이란 것을 읽고 깜짝 놀랐다. 책의 뒤표지에 있는 사진을 보고 남자인줄 알았는데, 그래서 다시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는데,
우와, 나는 아무리 봐도 그녀가 남자같다.


2.
종은 잘 모르겠다. 교회양식도. 전좌명종술을 알아야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고,
실은 구태어 이렇게 구구절절이 전좌명종술을 설명해 놓은 의도도 모르겠다.
기양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자랑하고 싶은것 같기도 하고....


3.
고전 소설의 재미가 있다. 본격적인 사건으로 넘어가는데 오래걸리고
서문, 사전 배경이 길다고나 할까, 최근의 소설들에 비해 초반이 지루하달수 있는데
참기 힘든 정도는 아니다.
뭐랄까, 영국 한적한 마을의 고집스럽지만 수수하고 착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걸 통째로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아.

세이어스가 여자라니까 하는 말인데, 그녀는 그래서 힐러리에게 자신을 투영한거구나
영국 여성작가의 특성이 있다.
끊임없이 일상을 관찰하는 힘과 블랙 유머를 할 줄 감성
개성적인 인물들로 무난하게 한 마을을 창조해 놓았다.
도로시 세이어스는 꼼꼼하고 진지하며 재치있는 사람이다.


4.
탐정 피터 윔지는 귀족이고 그의 짝꿍은 하인 번터이다.
네로울프와 아치 굿드윈의 관계와 비슷하다.
글쎄, 다른 작품들이 번역된 것이 많지도 않아서,
나인테일러스만 보면 그다지 매력적일것도 없고,
탐정으로는 오히려 평범한

소설이라는 양식이 대중화된 것은 산업혁명이후 문자가 대중화된 이후이다.
추리소설은 대중들의 취향에 더욱 잘 맞는 분야인데
1900년대 초까지 작품들은 매우 노골적으로 신분과 인종에 대한 편견을 드러낸다.
소설 그자체의 전개로 보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것이 사실인데, 다만

네로울프나  피터 윔지에 비해
아가사 크리스티의 서민적인 마플할머니는 소박하고 귀엽다.
그녀가 더 사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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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공놀이 노래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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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아는 탐정중 가장 무능하고 얄미운 탐정이 간다이치 쿄스케다.
옥문도에서도 그렇지만, 팔묘촌에서는 못봐주게 한심하다.
줄줄이 사람이 죽고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주제에
비듬있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나는 진즉에 범인이 누군지 다 알고 있었는데.... 한두가지 알수없는게 있어서 입 꾹 다물고 구경하고 있었지롱..."
이런 식이다. 기도 안차지.

2.
그런 간다이치 쿄스케를 일본 독자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소년탐정 김전일은 결정적인 순간에 비장한 표정으로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는데, 그 할아버지가 간다이치 쿄스케다.
내 보기에 청출어람이라고 할아버지 보다 김전일이 유능하다. ^^

간다이치 쿄스케의 손자를 탐정으로 내세우는 작품이 있을 정도로
일본 사람들이 무능한 긴타이치 쿄스케를 좋아한다는 것은

3.
요코미조 세이시가 그런 작품을 쓰기 때문이다.
가장 일본스러운, 일본의 전통문화가 잘 들어간 미스터리를 그는 쓰고자 했다.
추리소설의 트릭이나 반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귀신이 들어간 옛날이야기를 하듯이 어둡고 괴기스러운 분위기
고립된 일본의 전통 마을, 속의 과거와 현제를 오가는 사람들의 관계
기모노, 하이쿠 그림이 들어간 병풍, 폭포든 나무든
소름끼치지만 묘하게 일본식으로 아름다운,
반드시 미녀가 나오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게 미소짓는 그녀들의 눈빛은 차갑고
그런 느낌들.

전후 폐허가된 사회를 제건해야 하는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주인공이 되는 아름다운 추리소설에 거뻤을 것 같다.

패전후 패배의식을 극복하고 경제를 일으켜야 하는 시대에
어쩌면 일본스러운 것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때 등장한 긴다이치 쿄스케는
서민들이 입는 전통의상을 걸치고 비듬을 날리고 가끔 말을 더듬는
밉지않고 잘난척하지 않는 오히려 어눌해 보이고 촌스러운
탐정으로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장 일본스러운 추리소설은 한국독자에게도 가감없이 재미있다.

4.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수첩을 꺼내들고
이집안과 저집구석과 다시 요집의 가계도를 그리며
누가 누구 아들이고 그 아내는 누구고 그 누이동생이 있고....
퍼즐맞추듯이 마을 사람들을 그리고 나서야 스토리가 읽히는데
뭐, 그정도 수고는 아깝지 않다.

5.
옥문도와 악마의 공놀이 노래는 그 재미가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팔묘촌은 조금 떨어지고 허탈하다.
그래도 요코미조 세이시다.

다음에는 혼징살인사건을 읽어볼 생각인데, 좀 아껴두었다가... ^^
아직 안읽은 요코미조 세이시가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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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3 - 고양이 할멈 샤바케 3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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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주 먹을 수 없는 맛있는 별미음식이 눈앞에 있으면
아껴먹는 법이다.
눈이라도 감고 혀속에서 더 오래 맛을 음미하면서 음식을 먹듯
샤바케를 읽는다.

똑같은 김소연 번역인데 앞의 두권에 비해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 강해졌다.
이상한 일이다. 거듭할수록 오히려 매그러워져야 하는 것 아닌가?

2.
그래도 여전히 재밌다. 약골 도련님과 귀엽고 사랑스선 요괴들.
욕심껏 말하자면 긴 장편으로다가 보고 싶지만, 
작은 사건의 에피소드들이 거듭되면서 커다란 줄기의 사건도 함께 풀려가는가는
뭐 그런 스타일의 장편이면 좋겠지만, 지금같은 소품들도 맛있다. 

3. 
무엇보다 도련님이 많이 자랐다.
다음편에서는 도련님의 사랑을 기대하고 있다. (내맘대로^^*)
못생겼지만 지혜로운 요괴이든가, 혹은 절세미인 요괴와 약골도련님의 사랑이면 어떨까
생각하다 웃었다.
도련님의 사랑을 대처하는 두행수의 호들갑도 기대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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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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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더 필요하다 ^^)

1.
'자살'이란 사회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행위이지만
타인과 나누기 어려운, 순전히 개인적인 결심과 실행의 문제인데
더이상 살지 않기로 결심한 자들이 '모여서'
여행을 한다는 발상이 '기발' 하다.

어차피 단체로 곧 죽을거니까 두려울 것도 없고
오죽하면 죽으려하겠어, 서로서로 니맘이 내맘이고
어차피 곧 죽을거 오늘 안죽으면 또 어떻고
죽을 결심을 하다가도 살았는데 못살것도 없고

'죽음은 알아서 수확을 거두어 가는걸, 스스로 목숨을 끊을 필요도 없다'


2.
처음보는 핀란드
북유럽의 나라들은 숲이 우거진 모범적인 복지국가들이라
사람들도 순하고 편하게 살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감성이 따듯하고 엉뚱하게 재치있다.
자살을 소재로 삶을 말하는데 어둡지 않고, 가볍지 않다.
자살을 소재로 능숙하게 삶에 대해 말한다.


3.
작자의 내공이 범상치 않다. 책 표지에 있는 작자사진의 표정도 범상치 않다.
마치 장난꾸러기 아이가 약올릴때의 흥미진진한 심술궂은 표정으로 날본다.
"니가 사는게 뭔지 알아?"
시비거는 듯하다.  


4.
몰두해서 정신없이 눈으로 활자를 쫒아가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에서 예상하지 못한 서술로
나도모르게 ㅎㅎㅎㅎ 웃어버리며, 긴장을 탁 이완시키는,
독서삼매경의 즐거움.....오랫만이야. 반가워.


5.
핀란드, 이름만 들어본 알지 못하는 나라의 처음본 소설이 너무 재미있다.
나는 이제 이 세상에 내가 미쳐 읽지 못한 아주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다 읽지 못하고 죽을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딱 그만큼 늙었다는 생각을 문득,

6.
2005년 11월 처음 인쇄해서 2007년 8월에 12쇄이다.
더 많이 팔려도 좋을 걸.

한달쯤 아니면 그 이상 쉬었다가 아르토 파실린나를 다시 읽어봐야겠다.
파실린나, 반가웠어요. 
당신처럼 잘 쓰지는 못하지만, 나도
사는게 뭔지 살짝은 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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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사람 2007-12-1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핀란드, 살인은 단지 100여 건 인데 매년 1500여 건의 자살이 일어난다는 우울한 나라. 이 책을 읽고 핀란드에 꼭 여행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얼마나 꾸리꾸리한지, 얼마나 축축한지... 그래서 자살할 충동이 이는지, 내 기분을 쓰잘데기없는 실험대상에 놓아보고 싶어서리~~ 아, 그땐 왜그랬을까~~~

팥쥐만세 2007-12-1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실험안해봐도 알것같은데요.
소주 한짝 들고 가면 아마도
사는게 뭔지 가족들 보고싶어서 얼른 오고 싶어지실걸요.

시골사람 2007-12-13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제가 소주 좋아한다는 걸 우째 아시고 ㅎㅎ
팥쥐 만세님 글 덕분에 기발한 자살여행 보고나서 바로 구매한 파실린나 작품 "목 매달린 여우의 숲'을 퍼뜩 떠올렸어요. 2005년 5월 12일자로 저희 집에 발송되어 지금껏 묵혀 있던 책이지요. 어째서 그 책을 사고나서 한번도 펼쳐 든 적이 없었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기억을 되살렸으니 조만간 읽어볼랍니다. 어쨌든 덕분입니다아~~

팥쥐만세 2007-12-13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냉큼 사놓고 푸욱 묵히는 책이 종종 있어요.
사놓기만 해도 배부른 느낌이 들때도 있고. ^^
잘됐네요. 목매달린 여우의 숲도 제목이 범상치 않쟎아요.
저는 기발한 자살여행의 늪에서 좀 빠져나온후에
파실린나의 다른 작품들 읽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