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
은행이라는 배경은 자본주의 사회를 보여주는 곳으로 적절하다.
여기서는 돈을 다루는 곳으로의 은행이기도 하지만 실적을 최고로 하는 관료사회로서의
거대한 구조를 은행으로 한다.
그속에 사람은 오로지 실적을 올리기 위한 톱니바퀴일 뿐이므로
언제든 용도가 다하면 페기처분된다.

출세의 상징이기도 한 은행원이 되기 위한 노력,
소박한 꿈을 꾸며 사는 사람들이 은행원으로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모든 톱니바퀴들은 그러나 과거의 역사가 있고 감정이 있고
모두 한때는 말랑말랑한 가슴으로 살았다고
그런데 그런 가슴으로 살기에 은행은 너무 거대한 힘으로 실적을 향해 굴러간다고
심지어 그 속에서 은행원이 비틀려 신음하는 소리나 최소한의 정의조차 거추장스럽다고


2.
열사람의 열가지 에피소드가 따로 또 같이 한 작품을 구성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형식의 소설을 좋아한다.
퍼즐 맞추기 같은

소설이 시작한 이후로 좀처럼 사라지기는 커녕 등장도 하지 않는 니시키씨는 
소설을 다 읽고나서는 정말 어디있는거람, 
그런 긴장도 좋고
등장인물 모두에게 고르게 관심과 애정을 주는 작자의 눈도 좋다.


3.
아이엠에프 이후 날마다 출근해서 월급을 받아 먹고살아야 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모두 다,
우리가 모두 다, 훌쩍 사라지고 싶을때가 왜 없겠는가 말이다.
시시때때로 날개를 달고 싶지만.....

이런 소설을 읽는 것으로 잠깐 위로한다.



4.
무표정한 얼굴로 말랑말랑한 가슴을 가리고

우리 모두가 사는 은행이야기

니시키씨의 행방은 묘연하고 알고보니 우리모두 은행원이라오. ^^

댁의 은행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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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 브라운 신부 전집 1
G. K. 체스터튼 지음, 홍희정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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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편소설을 즐기지 않는다.
뭐랄까 마치 진행중인 이야기를 중간에 삭둑 자르는 느낌
먹던 밥 아직 안먹었는데 냅두고 일어나는 느낌
그래서 미리 단편소설집인것을 알고 보는 경우는 거의없다.

결백도 단편집인줄 알았으면 아봐 안봤을텐데...
재밌다.

매콤달콤, 톡 쏘며 입에 감기는 것이 아니라 미지근한 죽처럼
편안하고 무리없는 수작들

2.
사람과 삶에 대한 관찰이 일상적이고 끈질기다.
거기없는 듯이 서서 브라운 신부가 동그란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러면 세상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된다.
공기속에 색색깔의 이야기들이 브라운 신부에 의해 편집되어 이야기 되길 기다리는 듯 하다.
그속에 살짝 웃으며 체스터튼이 숨어있다.
말투와 손짓과 발걸음과 눈빛을 보는 여유있고 애정이 있는 시선이 넉넉하다.
매우 소름끼치는 살인사건조차 탐구하듯이 보기때문에 분노가  없어 미지근하다.
낭만적인 범죄와 탐정.
그래서 그저 이야기이지 현실감은 떨어진다.

아마도 체스터튼은 귀족 신사인듯 한데
살짝 적당히 귀족들, 부자들, 신사들을 비웃고 허식과 거짓을 꼬집는다.
다만 귀족스럽고 교양있고 점쟎게. ^^* 

체스터튼은 꼼꼼하고 까다롭고 여유있으며 진지하다.

그러나, 영국신사다.
동양에 대해서는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한다.
무지하고 사악하고 유혹하고 교활하고 원시적인 신비한 동양을 말한다.
홈즈만큼은 아니지만 살짝 불쾌해

3.
잘만들어진 책이고 편집과 표지를 예쁘게 공들여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한다.
본문중 삽화는 매우 잘 그려져있으며 극적인 움직임을 낭만적으로 보여준다. 
이야기와 썩 잘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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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리스 브루클린 밀리언셀러 클럽 72
조나단 레덤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 별 열개쯤 주어도 아깝지 않다.

1.
세계 여기저기 화염을 운반하는 거만하고 잘난 미국의 뒷골목
에 사는 사람들
을 위한 노래

브루클린은 조나단 레덤이 자랑스럽겠구나!


2.
라이어넬 에스로그의 몸에서 랩처럼 비틀비틀
시가 흘러나온다. 틱.틱.틱.
마른 햇살 춤춘다.

물결같은 틱을 따라가다 문득
푸후, 뒷맛이 슬픈 웃음이 나온다.
라이어넬 에스로그, 언어의 마술사 아니 천사
흔들흔들 걸아가는 그의 어깨죽지에
상처입은 날개가 달려있어도 놀라지 않을 거야.

안아주고 싶어.

문득, 브루클린 도시의 뒷골목을 걸어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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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 동서 미스터리 북스 18
딕 프랜시스 지음, 김병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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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얼하다. 캐릭터가 실제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흐름은 서두르지 않으며 공들여 천천히 꼼꼼히 정말 그럴것 같은.
다니엘 로크의 위장하는 연극 실력은 어설픈데, 그것까지 자연스럽다.
너무 잘해도 이상하지. ^^*

오스트레일리아의 성실한 농장주가 영국의 형편없는 마부로 하루아침에 바뀌면 어떻게 되는지
시시콜콜히, 그래서 사는게 뭔지 참... 저도 모르게 혀를 쯧쯧 자체되는
그리고는 덤처럼 틈틈히 로크는
이탈리아가서 스키타고 스코틀랜드를 오토바이타고 돌아다니며 이탈리아로 가서 관광한다.
피로를 풀기위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귀족 여인과의 사랑이 적당히 양념처럼 ^^*

고전소설의 매력이 다 있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재미.


2.
영국의 귀족들은 아직도 '나리'라고 불리고 하인을 부리고 살며
지들끼리 특수한 사립학교에 다니나봐.
그리고 지들끼리 특권을 차지하며 자손만대 핏줄이라며 물려주려 하겠지.
상식의 수준이 100년쯤 차이가 나네. 보수적인 영국.


3.
비정상적으로 경주에서 이기기위한 수법
말에게 행하는 행위가 참.
단순하고 사악하다.


4.
도박이란 그런 것이다.
말과 사람이 함께 달리는 것을 즐긴다면 그것은 스포츠다.
거기에 돈을 걸면, 사람이 이렇게 사악해진다.
점쟎은 스포츠인척해도 합법적으로 도박을 하는 경마는
경박하고 사악한 게임일 뿐이다.


** 연휴를 함께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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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슬립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1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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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익숙한 필름 느와르의 풍경.
회색빛 도시, 시니컬한 대화,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한다기 보다는 무심히 지나쳤다가
문득 다시 돌아와 사건속으로 들어가는 연민의 눈빛과 담배연기
잘생기고 매력적인, 외로운(!!!)  탐정 필립 말로
미국 대중문화의 한 전형을 창조한 레이먼드 챈들러

그래서 오히려 확 끌어당기는 몰입도는 없다.
과거에 대한 향수, 흑백사진,
익숙해서 지루하기도 하지만 편안한

2.
하드보일드라고 하면 쫌 시시하다. 악당들은 어설프고
필립 말로 도와주려고 악당하나봐. 악당들이 쫌 모질라. ^^

더욱이 등장하는 모든 여자는 예쁜데 머리가 텅 비었다.
그리고 말로를 꼬신다.
대중문화에서 팜므파탈의 이미지
왜 섹시한 여자는 멍청해야 하는 걸까?
결정적인 순간에 넘어지거나 도와준다고 설치다가 더 꼬이게 하는
적당히 그런 여자들이 말로에게 무시당하면서도 계속 말로를 유혹하는

3.
며칠동안 여기저기 회의에 회의를 달고 다녔다.
털달린 검은옷에 솜바지를 입고 목도리를 둘둘 말고도 웅크려 떨며
오늘은 마음먹고 일찍 들어와 
옷깃과 주머니 사이에 덕지덕지 피곤이 묻은 옷을 벗고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갔다가
포근한 이불 덮고 누워 필립 말로를 본다.
긴장 풀린 몸이 군침을 삼키며 책장을 넘긴다. 살짝 졸립지만,

더이상 좋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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