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신간평가단으로서 활동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지 않았어도 좋은 책을 만나게 된다면 참말로 기쁘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내맘대로 베스트를 꼽아보건대 그 선정의 이유는 첫째 내가 잘 알지 못했던 분야이어야 하고 둘째 좋은 책이어야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뽑건대 두구두구두구 둥! 지금 읽고 있는 책 [세 종교 이야기]이다.

 

 나는 따로 믿는 종교가 없다. 독단과 독선에 사로잡혀 나 자신이 종교이노라 하고 말을 하고는 하지만^^; 유치원에 다닐 땐 교회유치원이라 성경도 읽었던 것 같고, 고등학교 땐 절에도 다녔지만 현재는 둘다 지나가는 과정이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하나를 정해보자면 불교쪽의 정서가 많다. 그러니 유대교든, 기독교든, 이슬람교든 아는 바도 느끼는 바도 없다. 그런 시점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보니 도무지 왜 그렇게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고 마음이 아프고 답답해서 알고 싶어졌다. 그런 차에 이렇게 이 책을 받아 읽고 있는데 그들간의 오래된 종교적 문제들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다 죽어가는 이유는 아직 알지 못했다. 책을 다 읽게 되면 알 수 있을까? 저자가 유대교 전문가 인 것 같아 신뢰감이 생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책을 찾아 더 읽어보고 싶다. 좋은 책이란 또 다른 이야기를 궁금해하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라는 생각을 문득 해 본다.

 

 

 

이 책을 포함하여 BEST5도 뽑아본다.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를 쓴 스티븐 제이굴드는 유명한 과학에세이스트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읽게 된 작가이다. 과연! 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은 없다. 취약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과학>이라는 분야인데 때문에 본격 과학서적보다는 에세이 형식의 책에 도움을 받게 된다. 그래서 최재천 씨의 책을 즐겨 읽다가 어느 순간 한계가 느껴져 읽지 않은 터였는데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토록 즐겁게 읽게 만드는 사람의 책이라면 다른 책도 믿음직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 이후로 과학에세이에 관심이 많아져 현재에도 읽고 있고 얼마 전 와우북에서도 한 권을 샀으니 스티븐 제이굴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땡큐, 브론토 사우루스!

 

[반란의 도시]는 정말 내가 알지 못하는 분야의 이야기이다. 일단 시골서 자랐고 중소도시에서 공부를 했으니 '도시'라는 낱말이 도통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의 도시는 통상 말하는 '도시적'이라는 의미의 도시가 아닌 도시의 권리 '도시권'에 대한 책이다. 월가 점령 운동에서 시작된 작가의 생각은  세계 각지의 도시의 저항성 및 도시권에 대한 이야기로 광범위하되 주제 집약적으로 그려졌다. 그 안에 우리 서울의 이야기도 포함되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 진행되는 시위들을 더욱 더 애정어린 시선으로 보게 도움을 주었다. 힘내요, 노란 리본!

 

[투명사회]는 신간 평가단의 선정 도서로 정해지기 이전에 이미 구입해서 읽고 한병철 철학자의 강연회까지 다녀온 터라 이 책이 신간 평가단의 도서라는 것을 이참에 새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굳이 신간 평가단의 도서 중이라는 한정된 후보가 아니어도 올해의 인문 서적 BEST로 뽑아도 좋다. 다른 책들에 비해 이해하기가 좀 쉬워진 것은 내가 그의 문체에 익숙해져서인지 그가 좀더 쉽게 써서인지 요즘 우리가 모두 공감하는 이야기여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기에 점점 투명성을 강요하는 사회, 얼마 전 카톡 사찰도 한몫한다. 한병철 철학자의 책이 그저 독일에서와 같은 시점에 출간되면 더 좋겠다.

 

어제도 책교환전에서 다산에 대한 책을 한 권 얻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권의 다산에 관한 책이 필요하다면 [다산 정약용 평전]이라고 할 것이다. 이 책이 다른 저자에 의해 쓰여졌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이 책을 쓴 사람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비롯해 다산의 책을 많이 번역하고 그에 대한 책을 저술한 다산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어제 얻어온 책도 박석무의 책이었다. 그런 사람이 다산에 대하여 마음 잡고 일대기를 평전으로 쓰는 마음은 다른 저자의 마음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애정이 과하다는 평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다섯 권을 뽑고 보니 아직 덜 읽은 참이라 뽑지 못한 [문학의 아토포스]나 흥미롭게 읽은 비리의 세계 [피파 마피아]가 아쉽다. 좋은 책을 만나게 된 기회에 고마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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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혜윰님, 정성스런 페이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동 ㅠ_ㅠ)

신간평가단 도서들이 그렇게혜윰님께 다른 책들로 나가는 좋은 발판이 된 것 같아 기뻐요!
좋은 책과 함께하는 좋은 계절 보내시길 바랄게요!!

그간 좋은 활동 보여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렇게혜윰 2014-10-29 12:06   좋아요 0 | URL
마지막 책이 많이 어려워서 고생하고 있지만 꼭 읽어보고 싶어서 리뷰가 늦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보려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함께 해요^^
 

현재 10월도서구매금액이 30만원을 넘었고 알뜰히 산것을 감안하면 50권은 너끈히 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못산 책들이 있고 여전히 나는 나 자신과 싸우는 중이다. 11월 21일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으니 당장 사지는 않을 것이고 자신과의 타협을 위해 정리를 해봐야겠다. 21일까지 수정해가면서 정리하련다. 정가제만 실시 되어보라지, 열심히 읽을 거라구!!!.....??? 읽겠지??^^;;

 

한길사의 인문도서 할인에 이어 아트도서가 할인경쟁에 뛰어들었다. 좋은 책들이 그득하지만 비싼 책들이 많아 쉽게 지갑을 열지 못했었다. 야속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기회라면 기회...

 

개인적으로는 Art Idea 시리즈가 맘에 들어서 책잔치 때에도 뒤적뒤적만 했었는데 이번엔 거의 모든 시리즈가 반값 할인 중이다. 그래도 다 살 순 없고 관심있던 분야에 대한 구매가 이뤄질 것이다.

 

 

 

 

 

 

 

 

 

 

 

 

 

 

 

 

 

 

 

 

 

 

 

 

 

 

 

 

 

 

정치 관련 출판사인 책보세 출판사의 할인도 시작되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책들을 포함하여 살 만한 책이 많다.

 

 

 

 

 

 

 

 

 

 

 

 

 

 

 

 

민음사 패밀리세일이 이달 마지막주에 있는데 가지 못한다면 시집 할인전을 도모해도 좋겠다. 특별히 살 책이 아니라(아마 팸세도 가지 않으려나???) 이미 사서 읽은 시집 중에 몇 권 추천해 본다.

 

 

 

 

 

 

 

 

 

 

 

 

 

 

 

 

 

 

 

 

 

 

 

 

 

 

 

 

 

 

 

 

 

 

 

 

 

 

 

 

 

 

 

 

 

 

 

 

 

 

 

 

세트류는 사실 장바구니에 이미 담겨있는데 아무래도 반값을 해도 목돈이다보니 적립금 문제도 있으니 여러번에 나눠서 ㅋㅋㅋ 나, 되게 알뜰해~~^^ 일시할인은 그때그때 사는 게 좋다. 지난 번에 한번 놓친 게 뼈아픔..

 

 

 

 

 

 

 

 

 

 

 

 

 

 

 

 

 

 

 

 

 

 

 

 

이미 사보고 좋아서 추천하고픈 책은

 

 

 

 

 

 

 

 

  

향후 수정하며 골라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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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라 2014-11-1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서 특별히 좋았던 책, 알려주세요!! :)

그렇게혜윰 2014-11-10 21:49   좋아요 0 | URL
집에 네버랜드 그림책이 하나도 없다면 저 세트가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

그렇게혜윰 2014-11-1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중 [천일야화]와 [어린이작가정신클래식세트] 구입 완료!!
 

어제의 일화는 크게 세 가지가 될 수 있겠다. 김중혁 작가를 구리시립도서관에서 강연회로 만나고 난지 한달이 채 안되어 홍대 살롱 드 팩토리에서 [메이드 인 공장] 출간 기념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다시 뵙게 되었다. 지난 번에 한 짐 지고 가서 사인을 받아온 터라 이번에는 가볍게 이 한 권만 챙겨가고 오고가는 길엔 출간 당시 아름다운 경쟁 구도였던 책, 김영하의 [보다]를 가져갔다. 참 좋았다고 느끼는 건 애정하는 작가들이라 그런걸까, 분명 그것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간략히 두 에세이를 비교하자면 [메이드 인 공장]은 몸으로 쓴 글이고 [보다]는 생각으로 쓴 글이라고 느껴졌다. 애시당초 다른 시작이었기에 성급히 비교하는 것은 부질없어 보인다.

 

 

 

 

 

 

 

 

 

 

 

 

 

 

 

미랑을 만나 끼니를 때우고 갓 개업한 카페에 들러 잠시 차를 마시는데 누가 봐도 문 연지 얼마 안된 사장님의 떨림과 눈치보기가 안쓰러웠다. 커피 맛은 이상하던데,,,,연구하시고 잘 되시길 바랄게요^^;; 드디어 살롱 드 팩토리, 천상 길치인 나는 문만 열고 나오면 어디로 갈지를 모르는데 다행히 미랑은 길을 잘 찾았다. 착석하고 나서는 앞의 커플의 요란한 셀카에 찍히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행사장에서 셀카는 세 방 까지만 찍기로 해요 우리ㅠㅠ

 

이날 작가님과는 네 번의 눈마주침이 있었다. 일단 입장후 뒤를 보니 계셔서 혼자 눈인사 1회, 화장실을 다녀오면서(아무리 생각해도 홍대 살롱드 팩토리의 화장실은 어떤 의도로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알 수가 없다 ㅠㅠ) 작가님과 바통 터치(?)로 머쓱한 눈빛교환 1회, 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순전히 제비뽑기로 받게 된 <글로벌작가 티셔츠>를 건네 받으며 흥분한 채로 눈빛 교환 1회, 독자들의 사물을 소개해 주시면서 내게 우표를 파실 마음으로 눈빛 교환 1회를 했다. 아, 사인받으면서도 했겠구나! 구리에서 시끄러웠던 우리들을 여적 기억하고 계셨다. 아직도 흥분하는 시기라 우린 여전히 시끄러웠다, 아마 다섯 번쯤 뵈면 우리도 진정할 거예요....

 

 

 

 집으로 오는 길에 카페 꼼마에 들렀다. [불륜]을 사기 위해서였는데 막상 가보면 어느 새 계산대에서 4권의 책을 들고 있을 거라는, 말은 안했지만 이미 예상했던 일은 당연히 벌어졌다! 낮에 개인적인 책교환으로 받은 네 권의 책 중 두 권이 내 책이라고 해도 온라인 주문한 책도 두 권 왔으니 오늘만 벌써 8권의 책이 생긴 것인데 나는 이날 지하철에서 오며 가며 한 권의 책도 다 소화하지 못했다. 이 정도면 사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메이드 인 공장]에서 읽은 한 구절로 위안을 해 본다.

 

거실에 있는 피아노를 계속 보다 보면 치고 싶어지고, 책장에 꽂혀 있는 전집은 누군가 읽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예전과 달리 마음을 잃고 점점 실용적으로 변한다. 「메이드 인 공장」                                                            p184, 김중혁

 

 

책을 사고 오는 길에 <Object>에 들러서 소소한 소비를 또 했다. 귀걸이 두 쌍을 샀는데 반값으로 산 책 네 권의 값과 거의 같았다. 굳이 합리화를 하자면, <책을 정가에 샀다고 치고 책 네 권을 사니 귀걸이 두 쌍이나 주네?>!!

 

도서정가제가 곧 실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의견이 분분하고 나 역시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할인 경쟁에 깊이 발을 담그고 미친 듯이 사재기를 하지만 그러하기에 더욱더 도서정가제를 기다리고 있다. 모순된 행동과 마음 같지만 도서 정가제를 하면 아무래도 지갑은 덜 열리게 되어 있다. 대신 꼭 필요한 책에 대해서 소비를 줄일 것 같지는 않다. 사는 책에서 읽는 책으로의 양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출판사의 이익에는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오프라인 서점은 도움이 될 것이다. 중고 시장이 활발해지기도 하겠다, 현재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 되듯이. 어쨌든 책을 읽는 태도가 요즘 좀 바뀌어서 스스로에게 경고를 주는 마당인지라 예전의 느리고 공들여 읽는 독자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기대해 본다. 요즘 내가 하듯 책교환도 자주 일어나면 좋을텐데 예상 외로 호응은 없다. 아무래도 내가 밑줄을 너무 치나봐 ㅠㅠㅠ 다들 새책같은 헌책만 읽으려고 하니까....난 비위생적이지만 않으면 되요, 코딱지, 침, 라면 국물은 참아주세요^^;

 

어쨌든 책교환으로 받은 당뇨책을 엄마는 좋아하셨고 아들은 부여에 다시 가자고 하니 만족한 교환이었다. 어찌됐건 좋은 책을 저렴하게 그래서 많이 산 나는 일단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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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10-1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게혜윰님. 너무너무너무 부럽습니다.
저는 전에 도서전에서, 그것도 멀리서만....
김중혁작가님과의 눈마주침이라니.
완전, 완전, 부럽습니다. T.T (쿵!!!) 더 해주실 이야기는 없나요?

그렇게혜윰 2014-10-17 11:30   좋아요 0 | URL
오늘 트위터에서 메이드인공장 한줄평에 당첨이 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는 사실...ㅋㅋㅋㅋ 다음 강연회장에서 우리 꼭 같은 공간에 함께 있어요!!!!
 
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김중혁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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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공장장은 2013년부터 수필 공장의 일을 줄여보기로 했다. 가장 큰 업무인 '메이드 인 공장' 생산 말고는 주문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소설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고, 수필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김중혁 글공장의 주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134쪽)

 

그러지 마요. 제겐 소설가 김중혁만큼이나 에세이스트 김중혁도 소중하니까요. 굳이 자신을 소설가의 틀에 가두지 말아주세요....라고 혼잣말을 건넨다. 공장 탐방기 중간 즈음에 자신의 글공장을 소개한 작가의 작업 과정을 직접 설명을 듣고 나서 이렇게 글로 다시 만나니 더욱 그의 글이 소중하다.

 

 비단 김중혁 글공장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공장에 하층민의 삶의 이미지를 투영해왔다. 그의 아버지가 공부 안하면 공장 보내버린다는 말은 마치 평강 공주에게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낸다는 말처럼 일반적으로는 모욕적인 말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당차게 바보 온달에게 시집을 간다고 했던 평강 공주가 온달 장군을 만들었듯이 김중혁 작가는 공장에 취직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공장들을 방문하여 그 작업 과정에 한층 가까이 들어간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건의 가치를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평강 공주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을 해냈다.

 

 

 

 

그가 탐방한 공장은 김중혁 글공장을 제외하면 제지 공장, 콘돔 공장, 브래지어 공장, 간장 공장, 가방 공장, 지구본 공장, 초콜릿 공장, 도자기 공장, 엘피 공장, 악기 공장, 대장간, 화장품 공장, 맥주 공장, 라면 공장의 14곳이다. 처음 초콜릿 공장을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에세이스트로서의 김중혁 작가를 만난다는 기쁨이 더 컸다. 그런데 한 편 한 편의 탐방기를 읽다보니 자연스레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장인 정신'이다. 어느 한 제품 하나 사람의 손길과 애정이 담기지 않은 물건이 없으며, 그것들이 많이 들어간 물건일수록 비싸지는 것은 당연한데 우리는 많은 공산품들을 너무나 저렴하게 구매하고 저렴하게 사용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이 사람의 손길과 애정이 덜 들어간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귀하게 만든 물건을 귀하게 쓰는 것이 값싸게 구입해서 부담없이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가령, 피아노를 반려 동물처럼 대하는 것 같은 일 말이다.

 

 

 

공장 탐방기를 읽으며 그 진지한 공장의 작업 세계를 엿보고 작가와 함께 사색하고 그의 글과 그림의 맛에 빠져드는 일만큼이나 나를 붙들어맨 것은 도대체 그 공장이 어디인가 하는 궁금증이었다. 14곳의 공장 중에 본문에 회사 이름이 나온 하이트 맥주와 엘피팩토리 그리고 농심 라면 공장을 제외하고 내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마침 몇년 전에 구입한 지구본의 회사인 서전 지구 뿐이었다. 스마트 폰으로 찍어서 정보를 보여주길래 그 자리에서 구입하고선 나중에 LED별자리 되는 것으로 구매할 것을 하는 후회를 하며 동시에 이런 기술력에 감탄을 했었던 기억이 선명히 다시 살아났다. 글을 읽으니 그들의 기술력이 자랑스러워졌다. 콘돔이나 브래지어 공장의 경우는 그 공장을 탐방하기 전 붉어진 작가님의 얼굴만큼이나 지하철에서 부끄러움이 솟아나 결국 집에서 혼자 읽었지만 종류를 가리지 않고(아마 심혈을 기울여 골랐을 것이라는 뜻과 상통한다 ) 다양한 공장들을 만나게 해 주어서 고맙다. 기쁘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이후 내 머릿속에서의 공장은 기계적이고 획일화되고 생각이나 느낌이라고는 존재할 수 없었던 곳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좋은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의 경우 예술의 경지에 근접하지 않았는가 하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다. 우리의 삶도 공장과 다를 바가 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절대적으로 인간성을 유지하는 것에 좌우될 것 같다. 좋은 공장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부디 인간 공장이 망하는 일은 없기를 바랄 뿐이다.

 

공장이란 곳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호의와 선의'에 의해 움직이는 곳이다. 또한 이익을 남겨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곳이기도 하다. '절박한 필요'가 '호의와 선의'를 이길 때 음식물에다 이상한 물질을 때려 넣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난다. '호의와 선의'가 '절박한 필요'를 이길 때, 안타깝지만 공장은 망한다.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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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그리고 [시인의 계곡]

 

 

 

 

 

 

 

 

 

 

 

 

 

 

 

이토록 아름다운 제목에 저토록 살벌한 표지라니, 

범인에게 '시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다니! 바로 그게 마이클 코넬리다.

 

[시인]은 마이클 코넬리의 다른 작품에서 몇 번 봤던 기자 잭 매커보이가 수사를 주도하는 작품이다. 거기에 FBI 요원 레이첼 월링이 더해지고 그녀는 이후 [시인의 계곡]에서 계속해서 활약한다. 게다가 [시인의 계곡]은 해리보슈 시리즈에 속한다. 두 작품은 8년의 시간을 두고 사건이 진행된다. [시인]에서 행방을 감춘 범인과 8년 후 [시인의 계곡]에서 다시 등장한 범인. 이 두 작품을 연달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경찰이나 FBI가 주축이 아닌 피해자의 쌍둥이 동생이자 살인사건 전담 기자인 잭 매커보이가 주인공인 [시인]이 <에드가, 앤서니, 마카비티, 셰이머스, 네로 울프, 베리 상 수상 작가! 『양들의 침묵』이후, 최고의 크라임 스릴러!!>라는 휘황찬란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것에 대해 소설을 읽은 사람으로서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인의 계곡]은 느슨한 경향이 있는데 대신 절정을 지난 부분에서 긴장감을 주기 위해 각 장마다 한 사람의 목소리로 병렬식으로 이야기를 서술하던 것에서 벗어나 한 장에서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서술하는 점이 신선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인'을 끝장내야만 했다. 더구나 우리의 테리가 죽지 않았는가! ㅠㅠ

 

살인을 하기 전 피해자들에게 에드거 앨런 포의 시의 한 구절을 유서로 남기게 해서 '시인'이라는 별칭을 갖게 된 범인, 그 정체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그가 벌이는 수법과 그것을 풀어가는 잭 맥커보이의 두뇌회전이 궁금하다면 [시인]을 읽을지어다. [시인]을 읽었다면 [시인의 계곡]은 자연적으로 펼치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주 사소하지만 [시인의 계곡]에서 테리의 이름을 메컬랩으로 하는데 기존에 메케일랩으로 익숙한 독자로서는 좀 거슬린다. 같은 시리지인 만큼 역자의 줏대 보다는 통일성을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싶다.

 

올 한 해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전부는 아니고 나름대로는 시리즈를 역행하지 않는 순서대로 읽고자 노력했다. 그 목록을 정리해 보는 것으로 두 작품의 리뷰를 마친다.

 

읽은 순서       작 품   특징  리뷰
 1

 

 

 

해리보슈 1   http://blog.aladin.co.kr/tiel93/7055737
 2   

 해리보슈 3  http://blog.aladin.co.kr/tiel93/7072430
 3

 해리보슈 7

 <해리와 테리의 만남>

 http://blog.aladin.co.kr/tiel93/7117129
 4  

 미키 할러

<영화보다는 책을 먼저 읽는 게 더 좋음>

 

 http://blog.aladin.co.kr/tiel93/7146224
 5 , 6, 9    

  연달아 읽는 것을 추천함. '시인 3부작'으로 알려짐. 이중 최고는 [시인]!

[시인의 계곡]- 해리보슈 10

[허수아비]

http://blog.aladin.co.kr/tiel93/7213740

 7,8,10

(이후 읽을 예정)

해리보슈 11-13

 

 

 

   

  읽은 후 느낌 간략히!

[클로저] '컴백 보슈, 굿바이 어빙'에 목적이 있는 징검다리 작품

[에코 파크] 다시 나타난 어빙, 해리 보슈-레이철 월링의 재회. 

 11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주인공 캐시디 블랙이 첫 등장 
 12 

 해리보슈와 미키할러의 만남

 

 

 

 

 

그리고 집에 있는 단편집 중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이 수록된 작품들도 읽을 계획이다. 되도록이면 올해 안에 모두 읽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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