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송숙희 지음 / 유노라이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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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본 이 책의 카드리뷰를 보고 궁금증이 동해 도서관에 희망도서를 신청해두고 읽어 보았다. 세상에 150년이나 하버드에서 한 글쓰기 교육법을 난 왜 처음 듣나? 난 정말 모르는 게 너무나 많다. 이토록 고마운 책인데 카드리뷰가 너무 많은 것을 보여준 것이 못내 아쉽다. 책을 읽으면 깊은 내용이 더 잘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카드리뷰가 정말 너무 과하게 잘 만들어진 것은 출판사의 실수가 아닐런지.....

 

아이들에게 적용해보고 싶지만 온라인 수업 중 과제도 버거워하고 또 주1회 만나면서 피드백 해주는 것도 여의치 않아 배움공책 버전으로 바꿔보았다. 지난 주에 보니 아이들이 배움공책을 너무 주간학습예고안처럼 알맹이없이 써서 충격을 받은 터라 이참에 화끈하게 하루에 1시간 수업에 대해서만 쓰되 OREO형식으로 쓰도록 말이다.

 

학습 내용 정리도 하고 글쓰기 기초도 다질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은 것 같아서 무척 기쁘다. 이 배움공책 양식으로 정착하고 싶다. 부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본 틀은 구글 검색에서 얻은 것이고 안의 내용을 한글로 변환하는데 모자란 기술력으로 애 좀 썼다. 그래서 나만 뿌듯할지도 모르겠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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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검객무정검 세트 - 전5권
고룡 지음, 최재용 옮김, 전형준 감수 / 그린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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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창 시절 가장 좋아한 배우는 양조위였다. 국내에서 그의 이름은 중경삼림, 춘광사설, 화양연화에서 유명해졌지만 나의 경우는 무협드라마 '의천도룡기'의 장무기로 그를 가장 먼저 만났다. 1993년의 일이다. 이후 그 드라마는 계속 만들어졌지만 다시 봐도 양조위 만큼 장무기에 어울리는 이는 없었다. 어릴 때 난 할리우드키드가 아닌 홍콩키드였다, 그중에도 무협을 좋아했다. 초류향의 정소추가 우리 집에서 통하는 최고 미남인 시절이었다.

    

 

 

 

 중국드라마는 한때 과도한 CG로 거부감이 생겨 멀리하기도 했지만 요즘 나오는 중드 무협물은 선계와 마계를 표현해도 전혀 과하지 않게 몰입이 잘 되어 보는 맛이 더 좋다.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렇게 중드에 재미에 다시 빠져드는 중이니 고룡의 [다정검객무정검]을 읽기 시작하면서 고룡 원작의 중드도 같이 보는 건 당연지사. 요즘 <절대쌍교>가 다시 나온다고 하는데 이 작품도 고룡 것이었구나 놀랄 만큼 고룡의 작품은 의외로 많았다. 김용은 작가의 이름이 더 친숙하고 고룡은 작품명이 더 익숙하다. <육소봉>을 먼저 봤는데 거기엔 사실 이심환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만 이후에 이어서 보는 중인 <표향검우>를 보면 육소봉 시대 이후를 배경으로 한 지라 노년의 이심환이 전면으로 드러나있으며 육소봉 시대 절대고수인 서문취설과 손수청의 딸이 여주인공이며, 육소봉의 이름도 적지 않게 거론된다는 점에서 아마 육소봉 시대에도 이심환은 달리 활동(?)하고 있었겠구나. 이심환 말대로라면 본인은 고수이고 육소봉, 초류향, 서문취설은 절대고수니까. 드라마를 보면서 왜 손수청이 아내쪽 친척인가 궁금했는데 이는 소설 [다정검객무정검]의 5권을 보면 알 수 있다. 각색이 좀 많이 된 듯한 상관금홍의 죽음이 [다정검객무정검]과는 달랐지만 어쨌든 색다른 백효생도 만날 수 있고 여러 모로 재밌게 함께 볼 만한 작품이었다.

 

 

 

 

 병기 2위에 오른 소이비도의 주인공 이심환- 다른 말로 이탐화- 는 있는 집 자식에 지적인데다 비도를 날리는 솜씨도 제일이라 요즘말로는 금수저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인성까지 갖추니 존경하는 이 만큼이나 질투하는 이가 많은 것은 당연할 터. 책에서는 그를 이렇게 표현했다.

 

 

 게을러 보이지만 품위가 있고, 쓸쓸하면서도 침착해 보이며, 시인과 같은 기질이 가득한 실의에 빠진 이 사람이 온 천하에 이름을 날리는 낭인 협객(2권 196쪽)

 

 낯간지러우리만치 너무 완벽한 한 인간의 모습 아닌가? 그 점에 반항도 해 보려고 했는데 어느 새 그가 친구와 적수를 대하는 태도를 보는 재미에 빠졌다. 사람이 너무 단순한 게 아닌가 싶지만 초지일관 사람됨을 유지하는 모습은 다섯 권의 책을 읽는 내내 그 주변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 조차도 교화될 정도였다. 다만, [표향검우]의 이심환과는 좀 안 어울렸다. 노년이라 그런가 그냥 할아버지 느낌이 강했다. 영화 <다정검객무정검>의 적룡이라면 고개가 좀 끄덕여진다.

 

 소설을 읽다 보면 여성에 대한 가볍게 보는 시선이 드러난 있어 거북했지만 그 당시의 사회적 생각 수준보다 더 나쁘진 않았으며 오히려 손소홍과 남길자 같은 인물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처럼 느끼게 했으니 당시로선 좀 앞서가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무협물들이 그런 면에선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는 하다.

 

무협물 절반 이상은 시작이 '복수'이다. 이 책에서도 여러 번의 복수가 나온다. 형제의 복수를 하기 위해 칠전갑을 죽이려는 중원팔의의 집요함, 자기의 무공을 빼앗고 어머니의 마음을 빼앗은 이심환을 향한 용공자의 복수심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복수 보다는 의리에 대한 내용이 더 많았다. 물론 그 우정과 의리의 대상은 모조리 싹다 이심환! 처음 만났지만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아비와 이심환의 우정, 이심환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바치는 칠전갑, 이심환을 지켜보면서 그를 믿고 지지하는 손씨 가족들, 적수로 만났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곽숭양과 이심환, 말은 안해도 뭔가 통하는 게 느껴졌던 아비와 형무명 등 남자들의 의리에 대한 내용이 더 주를 이룬다. 그러한 의리를 무너뜨리는 단 한 사람이 천하제일미녀 임선아라는 점은 식상하고 억지스럽긴 하지만 거기에 놀아나는 검객이나 술수를 부리는 여인의 모습을 보자면 씁쓸한 마음이 든다. 유혹은 얼마나 집요하고 계산적이며 파괴적인지 그 유혹이 어찌 여인의 미모 뿐일까? 그것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지닌 이들은 선인이든 악인이든 일단 한 번 인정하게 된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그 유혹이 주는 것 이상의 것을 추구하고 있어야 할 텐데 이심환은 '사람됨'을 가장 큰 이상으로 삼으니 그의 검은 무정하나 그의 마음은 다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한 감정과 얽히고 설킨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주인공을 중심으로 친구와 적으로 관계도도 명확하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단순한데 5권이나 진행되면서 지루하다거나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문체의 특징인 것도 같고 어떤 이는 하드보일드한 무협이라고 하는데 이름이야 어떻든 이것이 고룡 스타일이라면 나는 또 읽어보고 싶어진다. 내가 그의 원작 드라마를 보면서 흥미롭게 본 것을 보면 아마 다른 작품들도 내게 잘 맞을 듯 싶다. 소설이 나와 있는 게 많지 않으니 일단 중드부터 차곡차곡 챙겨봐야겠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보았던 드라마 중 얼마나 많은 드라마에서 이심환은 스쳐지나갔을 것인가! 오호통재라! 다시 보자 <비도우견비도>, 새롭게 만들어주라 <소이비도>

 

"그렇소.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과 본성이오. 인성은 세상의 어떤 무공보다도 더 복잡하다오. 하지만 인성을 이해할 수 없다면, 무공 역시 영원히 정점에 이를 수 없소. 왜냐하면 모든 일이 다 인성과 연결되어 있고, 무공 또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오." (5권 94쪽)

 

어찌 무공 뿐이겠습니까?

 

 * 소이비도 시리즈

다정검객무정검 - 변성랑자 - 구월응비 - 천애명월도 - 비도우견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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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책은 '자기만의 방'이고 그 책 때문에 나는 지금껏 버지니아울프앓이 중이다. 하지만 사랑병에는 집착 증상이 나타나야 하거늘 여느 대상에 그러하듯 좋아한다는 감정만 앞섰지 한 사람을 더 파고 들지 못하는 것은 나의 한계이다. 하지만 버지니아 울프라면 변명할 거리가 있는 것이 그녀의 소설은 정말이지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읽어야 하는 버거운 대상이기 때문인지라 나는 그녀가 가볍게 쓴 글들로 그녀를 겉면만 야금야금 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최근에 쏜살문고로 나온 <지난날의 스케치> 역시 그런 야금야금에 포함된다. '회고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그녀에 대한 직접적인 사실을 알 수 있으리란 기대로 읽어나간 그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문체를 느낄 수 있으면서 그녀가 어머니와 스텔라의 죽음 이후로 심적으로 많은 고통과 성장을 동시에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인상적이었고, 주변의 다른 사람에 대한 회고도 마찬가지이다.  주변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느냐를 알아냈다고 내가 버지니아 울프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녀의 표현인 '목화솜 뒤에 숨은 패턴'으로 연결된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그녀라는 세계를 알아가는 첫 걸음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게 이 회고록을 읽는 경험은 의미 있었다. 어머니와 스텔라가 존재하고 없고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을텐데 어머니로서의 나도 역시 내 아이들에게 그런 의미겠지? 그런 생각도 해 본 것 같다. 어린 시절 이후로 위대함을 느껴본 기억이 없다고 하니 그 위대함은 사랑하는 어머니로부터 얻은 것일 텐데 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위대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일까? 그런 생각들 말이다.

 

이어서 그녀의 자전적 성격이 강하다고 한 <파도>를 읽었다. 중간에 세 번 정도 다시 처음으로 가서 읽어야 했다. 여섯 명이  연극에서 방백을 하듯 자기의 말을 교차하며 뱉어내는 형식에도 적응해야 했고 각 장을 구분하는 파도와 자연의 묘사를 한 9편의 글과의 교차에도 적응을 해야 했다. 각각의 인물의 성격의 차이를 구별해내느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고, 퍼서벌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파도의 의미에 대해 추론해 내느라 두통이 왔다. 그렇게 한 달여를 읽다말다 한 끝에 며칠 전 그래도 한 번은 읽었다고 말할 정도는 되었다.  순전히 좋아한다는 이유로 독서모임 도서로 정하고 논제를 준비해야 했던 입장에서 너무 자신없는 시작이었지만 어찌 됐든 읽어냈구나 만족한 순간이다.

그녀를 좋아해서, 더 알고 싶어서, 더 알기 위해서 읽었던 책들인데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더 좋아하게 되었을까? 더 알게 되었을까? 그 대답은 '그렇다.'이다. 한 여인의 삶을 그녀의 눈과 의식을 따라가며 느꼈던 것과는 좀더 색다르게 다면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 소설 <파도>에서 그녀는 루이스와 로우다의 삶의 태도를 동경하는 듯 보였고, 수잔과 지니의 상반된 삶의 방향을 통해서는 두 삶 모두를 이해하는 것으로 보였다. 작가로서 네빌과 버나드의 모습도 모두 그녀에겐 포용 대상으로 보이는 듯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어머니와 스텔라라는 존재가 이 소설에서는 퍼서벌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는데 그렇게 따지자니 자꾸 뭔가를 끼워맞추려는 욕구가 생겨서 중간에 포기했다. 많은 곳에서 버나드가 토비를 그린 것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 그렇게 받아들이기는 했다.

 

읽으면서 여섯 개의 색연필을 들고 각각 표시를 해 가면서 읽었고, 읽고 나서는 각 장별로 밑줄 친 구절들을 표로 정리해서 노트에 붙여뒀다. 책에 색연필을 쓰긴 처음이었는데 색연필을 쓰면서 이해가 정말 잘 되기 시작해서 내겐 새로운 독서 경험이 되기도 했다. 독서 모임을 준비하면서 논제를 미리 안내한다는 게 쉽지 않았고, 또 논제를 낼 만큼 이 소설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망설여졌다만 어찌 됐든 준비는 끝냈다.  가장 먼저는 이 책을 읽는 각자의 방법을 공유하고, 이 책의 형식에 대한 느낌을 나누기로 했다. 그리고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읽다보면 유난히 내 모습을 닮은 인물이 있고 이해가 가지 않는 인물도 있고 마음이 가지 않는 인물도 있었기에 각각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 난 수잔의 모습이 나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욕망이 있지만 그것을 현실에 묻는 모습, 그러면서 충분히 행복하지도 않고. 좀 답답했던 인물은 네빌이고, 애정이 가는 인물은 로우다였다. 그렇게 생을 마무리하기엔 살아있었을 때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 다음 논제는 파도의 의미, 나의 파도에 대해 말해보고자 하는데 사실 이게 좀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이어질 '내 고독이 생겨나는 순간'을 말하는 것도 . 이렇게만 해도 100분은 다 지나갈 것 같지만 마지막에 버나드가

내 이마에는 퍼서벌이 낙마했을 때 받은 상처가 있다. 내 목덜미에는 지니가 루이스에게 키스한 자국이 있다. 나의 두 눈에는 수잔의 눈물이 가득 찬다. 저 멀리 로우다가 본 기둥이 금색 실처럼 떨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그녀가 튀어올랐을 때 그 비상이 불러일으킨 돌풍이 느껴진다.(425)

고 말한 것처럼 내 인생에 스며든 여러 인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뒤의 세 논제에 대해선 나 역시 아직 답을 찾는 중이다.

 

<지난 날의 회고록>을 읽으며 인간 버지니아 울프의 마음에 좀더 다가갔다면, <파도>를 읽으면서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아우라에 반했다. 의식의 흐름을 따른 소설들도 충분히 매력있었고 한 인물에게 깊이 빠져들어 좋았지만 <파도>의 기법은 무척 세련되었고 깊이있었다. 대단한 작가를 내가 좋아해왔구나 싶어 기분이 좋은 독서 경험이었다. 그녀를 알기 위해 그녀를 더 많이 읽어야겠구나 이번에도 마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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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0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20-07-07 07:52   좋아요 0 | URL
자기만의 방이 젤 쉬운 책이었던 ㅠㅠ 그 책만으로도 훌륭하지만요^^
 
나는 갱년기다
박수현 지음 / 바람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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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를 앞둔 사람은 이해의 마음으로, 갱년기를 겪는 사람은 공감의 마음으로, 갱년기를 지낸 사람은 응원의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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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갱년기다
박수현 지음 / 바람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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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통증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 40세가 되는 순간부터 근육과 호흡기 등 몸에 통증이 급격하게 많아지기 시작했고, 그 원인 그 전까지 내가 내 몸에 대해 방치에 가까운 소홀을 했기 때문이다. 이래 저래 아프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하면 하나같이 그런다. "40 넘으면 그래. 그래도 넌 좀 늦게 왔다." 이게 늦게 온 거라니? 하지만 너무 심하게 아픈 걸? 그나마 노안은 안 와서 책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통증과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는 중이다. 노안이 오기 전에 좀 건강을 되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유 외에 곧 내게 '갱년기'가 올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다.

 

갱년기는 그저 두려움과 불안의 대상일 뿐 그것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길잡이가 없다.  엄마가 한때 심하게 짜증을 부렸었는데 이제 와서 그때가 갱년기였구나 짐작할 뿐, 주변에 갱년기를 선언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이가 없다. 남들은 모르게,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끙끙 앓고 지나가는 게 갱년기인가 보다 이런 생각을 할 즈음, 이 책 소식을 들었다.

 

책에 대한 가장 짧은 느낌은 요즘 나오는 '아무튼 시리즈'의 느낌이었다. 이름을 굳이 붙이자면 '아무튼, 갱년기'랄까? 그 시리즈에 보면 별의 별것이 다 소재가 되던데 왜 자신의 갱년기를 이렇게 진솔하게 쓸 생각을 못했을까? 그 특별함이 바로 이 책의 저자에게 있는 게 아닐까? 별딱지 하나를 붙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나의 갱년기 이야기'가 '너의 갱년기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우리의 갱년기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 그 생각을 우리는 생각조차 못한 채 그 시간을 보내기에 급급할 뿐이라 글로 쓸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갱년기 이야기'를 들려준 작가의 판단은 무척 옳았다.

 

이 책의 끝에 보면 '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터널의 시작부터 걸어야 한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그보다 먼저 터널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 갱년기가 어떤 지점에서 시작되고 있는지 눈치를 채야 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것은 준비 없이 닥치는 것보단 준비를 해두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감이나 감정 변화, 생리 불순 등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이 책에는 인터뷰를 통해 사레들이 실려있다. ) 그 증상들이 내 몸에 나타날 때 재빠르게 눈치 채는 것부터가 터널을 빠져나오는 첫번째 순서이다. 책에 따르면 그 메시지는 분명하다. "넌 늙어가고 있어. 이제 너의 몸을 좀 아껴줘." 그동안 방치했던 내 몸에 대한 내 호르몬의 경고일 터이다. 일단 터널의 시작에 섰다면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아야 한다. 어차피 터널은 통과해야 하고, 통과의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능동적인가에 따라 그 여정이 덜 불안하기 때문이다. 책 표지에 왕관을 쓰고 봉을 든 당당한 걸음의 여인처럼 그렇게 당당하게 그 터널을 지나가는 것, 그것은 호르몬제, 보조식품, 운동, 체중감량 등 많은 도움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것에 임하는 본인의 의지가 아닐까? 내 몸을 아끼고야 말겠다는.

 

 

얼마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수 강수지가 갱년기를 겪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 김국진은 어떻게 할 지 몰라서 미안했다고 한다. 부부애가 느껴지는 훈훈한 이야기였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강수지의 태도가 나는 더 인상적이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아보였는데 그 여정을 현명하게 지나온 느낌이랄까 꽤나 편안해 보였다. 한 시대를 풍미한 미녀 가수가 자신의 늙음을 받아들이고, 감정과 호르몬의 전쟁 사이에서 잘 극복한 느낌이었다. 책에서 말한 '누군가의 끈'은 아마 김국진 씨였을 것이다. 아마 자신의 감정과 호르몬에 대하여 차분히 말해주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나는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나에게서 멀어지는 훈련'같다. "내가 왜 이래?"하며 감정이나 호르몬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히 내 감정과 호르몬의 변화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말이다.

 

이 책은 전문서적이 아니다. 앞서 말했든 아무튼 시리즈처럼 자신의 갱년기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놓은 에세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전문적 지식을 담은 전문 서적과 건강 서적보다 갱년기를 이해하기에는 더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10년 내로 겪게 될 사람으로서, 갱년기를 멀게만 보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는 법을 준비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드니 말이다. 우울증처럼 갱년기도 질병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일터에서 곤란함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병휴직으로도 포함시키고, 누구나 겪어야 하는 삶의 과정이라면 그것을 좀더 양지로 끌어올려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의 그 시발점이 되면 좋겠다.  갱년기를 앞둔 사람은 이해의 마음으로, 갱년기를 겪는 사람은 공감의 마음으로, 갱년기를 지낸 사람은 응원의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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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06-22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한테 해주시는 말씀이네요. 리뷰가 너무 제 맘 ㅜ ㅜ

그렇게혜윰 2020-06-22 09:21   좋아요 0 | URL
저 좀 빨리 올 것 같아요. 요즘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미리 준비해야겠어요. 마음도 몸도요. 읽어보세요. 좀 위로가 되실 거예요^^

2020-06-22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0-06-22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필요한 책이네요.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그렇게혜윰 2020-06-22 10:55   좋아요 0 | URL
저도 많은 기대를 한 건 아닌데 읽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뭐 해볼 만 하다 싶어요 ㅋㅋ

2020-06-22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연 2020-06-22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이야기인줄...... 강수지 님 이야기 넘 좋아요. 그렇게 현명하게 훌쩍 갱년기 뛰어넘을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어요.

그렇게혜윰 2020-06-22 12:25   좋아요 1 | URL
강수지 씨를 보면 편안해 보여요. 얼굴에 갱년기를 겪은 여성의 노화가 남아 있지만 그게 전혀 거북스럽지 않고 오히려 그녀만의 편안함을 느끼게 하더라구요. 겪은 걸 겪은 티 나는 거 좋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