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촉오의 세대교체- 고정욱 삼국지 7권과 8권
어느덧 8권에 이르렀다. 몇 번을 읽은 삼국지는 더이상 도원결의한 유비, 관우, 장비에만 눈길이 가지 않는다. 유비 사후 촉을 진두지휘하는 제갈량의 지략에 매번 감탄한다.
7권에서 황충에 의해 하후연이 죽는다. 그의 아들들은 그다지 큰 인물들이 못 되니 하후연의 죽음은 위의 입장에선 큰 손실이다. 관우와 장비는 차례대로 오만함에 발목이 잡혀 죽는다. 그 사이에 조조의 죽음이 있다. 조조는 관우 귀신에 놀라 죽는 걸로 되어 있으니 조조에게 관우란 유비보다 더 큰 존재감인 듯 하다. 조조는 관우를 분명 사랑했을 것이다.
하후연을 죽인 황충도 동오에 의해 죽고 7권이 끝난다. 지는 별이 있으면 뜨는 별도 있는 법, 위에서 사마의가 등장하고 오에서 육손이 등장한다. 7권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유비가 손권의 손을 잡았어야 하는 데에 있다. 유비는 그것을 후회했을까?
8권은 유비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여차하면 제갈량에게 촉을 가지라고 했는데 진짜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제갈량의 결말이 어떤지 이미 알고 있으므로 9권이나 10권에 나올 내용을 떠올리면 그런 아쉬움도 있지만 또 한 나라의 왕이 너무 실무자인 것도 썩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위나라의 서황도 죽고 이제는 위촉오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위나라의 강유는 촉으로 넘어와 곧 제갈량의 후계자가 될 예정이다.
8권의 핵심은 제갈량의 남만 정복기로 맹획과의 칠종칠금이 재미있다. 좀더 MSG를 뿌리셔도 좋을 것 같은데 다른 책들에 비해선 좀 잡고 풀리는 그 과정이 좀 건조해서 지루한 감이 있다. 하지만 덕분에 그 관계보다 제갈량의 지략에 감탄을 하게 된다. 등갑군을 불에 태워 학살할 때 제갈량의 회한을 보며 제갈량이 훌륭한 것은 성찰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조자룡도 살아 있어 둘은 의지할 만 하다. 조자룡이 위기에 처했을 때 한 말을 보면 그 역시 성찰하는 인간이다. ˝어리석게도 늙지 않았다고 버티다 이렇게 죽는구나.˝
유튜브 라이브를 보다 본권들 외에 부록책이 너무 갖고 싶었다. 그것만 따로 팔 면 안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