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표지에 2층집 그리는 거 그만하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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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감염병 이야기 재밌어서 밤새 읽는 과학 시리즈
오카다 하루에 지음, 김정환 옮김, 최강석 감수 / 더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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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감염병 이야기]

어릴 적엔 아이들이 과학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서 과학학습만화를 비롯한 많은 지식책을 읽었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읽을 만한 과학책은 사실 많지 않았다. 많지 않았다기 보다는 고르기 어려웠다는 게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감염병 이야기]가 속한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는 그런 아이들에게 단비같은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북클럽 내에서도 재미가 있다 없다 의견이 나뉘었지만 내가 판단하기엔 ‘재미‘보단 ‘유익‘에 가까웠고, ‘어렵다‘기 보단 ‘쉬운‘으로 분류될 만한 시리즈였으니 ‘밤새 읽을 정도‘는 아니었다. 일전에 읽은 [탐정이 된 과학자들]이 재미 면에서는 더 흥미로웠지만 다양한 지식을 얻고자 하는 데에는 시리즈가 유용한 면이 있으므로 이 시리즈를 완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나만의 생각일 뿐 아들의 귀에는 들리게 말하지 않는다는 게 사춘기 부모의 지혜이다.



책의 구성은 크게 4개의 주제로 나눠졌는데 그 첫번째가 ‘미래의 감염병‘이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보통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를 전망하는 구성인데 이 책의 의도가 느껴졌다. 그 의도란 바로 ‘경고‘가 아닐까? 코로나 발병 이전에 쓰여진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이 경고한 대로 우리는 ‘무서운 감염병이 유행하면 망상과 공포 또한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전염되어 퍼져‘(19쪽) 갔으며, ‘사람에게 쉽게 감염되도록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결과 유행이 발생했다.‘(36쪽) 각기 다른 감염병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지금 우리가 겪는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그대로 대입될 만큼 감염병은 과거에도 무서운 병이었지만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무서운 병이다. 체험한 감염병도 무섭지만 책으로 경고받은 감염병의 위험에는 더더욱 예민해졌다. 안 그래도 싫은 모기가 이제는 싫은 정도가 아니라 두려운 대상이 되어버렸다. (방금 이 글을 쓰는데 갑자기 내 손 위로 커다란 모기가 날아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십년 감수한 기분이라면 과장이 지나친 걸까? 아무튼 현재 심정은 그것에 가까웠다.)



그런 예민한 감각을 세우고 읽어간 과거의 전염병 이야기는 스펙타클했다. 하루이틀 사이에 사람이 번개에 맞은 듯 죽어 나갔다거나 하나의 문명을 멸망시키기도 했다는 이야기는 더이상 호사가들의 뻥이 아니라 믿을 만한 역사로 느껴졌다. 페스트에 이미 박해를 당했던 유대인들의 사례나 콜레라로 인한 파리 시민들의 폭동 사례를 읽을 때면 우리가 코로나 초반에 신천지에 가했던 비난 역시 그들 입장에서 보자면 다소 박해의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되돌아보게 된다.



일본인이 쓴 책이다보니 일본의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과 전망이 주로 제시되는데 그런 면에서 우리 나라 학자의 감염병 관련 교양서적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웠다. 가깝지만 먼 이웃이라는 수식에 맞게 일본의 감염병 상황과 우리나라의 상황은 많이 달라서 옮긴이의 주석에 의지해야 했다. 과거의 홍역, 광견병, 파상풍 등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일본의 현실과 우리의 내용은 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감염병은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였다. 그냥 옛날 감염병이라고 치부했던 파상풍이 감염되면 몇 주간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하며, 광견병의 100퍼센트에 가까운 치사율은 그냥 넘길 수는 없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결핵 환자들이 다시금 늘어나는 상황을 볼 때, 세상 무슨 감염병이 이렇게 많으며 백신은 왜 이렇게 적고 바이러스들은 어쩌면 이렇게 똑똑한가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러니 이런 내용을 어떻게 ‘재밌어서 밤새 읽‘을 수 있을까?)



감염병이 어찌 이 책에 실린 것만 있을까? 어찌됐건 감염병을 확산시키는 데에는 인간이 저지른 일들이 가장 큰 역할을 하기에 운명만을 탓할 수가 없다. 도리어 운명은 동물들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려 ‘신이시여! 왜 이다지도 가혹합니까!‘라고 탓해야 할 것 같다. 인간 세상 내에서도 감염병의 세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은 적용되어 결국 후진국일수록 타격이 크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에서 알 수 있는데 환경을 오염시키는 사람들과 그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다른 것처럼 감염병의 환경을 만든 사람들과 그 피해를 크게 받는 사람이 다르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우리는 과연 같은 종이 맞을까? 결국의 개인의 면역력과 위생을 기반으로 관련 기술을 발달 시켜야 하는데 누군들 그 혜택을 받고 싶지 않을까? 지금은 그냥 감기처럼 여기자고 말하는 코로나도 아무 것도 모르고 당하면 정말 번개에 맞은 듯 죽어나갈 수도 있는 감염병이지 않을까? 많은 이야기를 읽었지만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궁금하다. 나의 적응력이 바이러스의 적응력보다 한 발 빠르기만을 바라기만 하는 태도는 아니길 바란다. 그건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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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당일 배송 서비스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10시전 주문에 왜 7시 이전배송이 자동으로 설정되어 일반 택배로 안 오고 당일배송택배로 오게 되어 있는데 일반 택배보다 더 늦다. 그저께 주문한 책이 알라딘의 안내대로라면 어제 아침에 와야 하는데 오늘 아침에도 안 와 있다.....그러면서 배송완료란다!

그냥 10시 전에 주문해도 다음날 일반 택배로 받게 해 주라 ㅠㅠ 아이 학원 교재인데 숙제를 못 하고 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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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레이먼드 카버 지음, 고영범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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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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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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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에르노의 모든 소설을 읽은 것도 아니고, 읽었던 모든 소설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그녀의 소설은 날것의 느낌이었고 그것은 그다지 내가 좋아하는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 날것의 문장이 너무 아름다웠다는 것만큼은 좋던 나쁘던 모두 해당되었다.

  [세월]은 그간의 소설 중 가장 두꺼운 소설이다. 4-5년 간격의 사진을 기점으로 개인사와 시대의 역사를 수평적으로 흘러가게 둔다. 그렇게 1941년부터 2006년까지의 사진이 책갈피처럼 시간의 틈새에 끼어있다. 읽으면서 가장 답답했던 건 내가 내가 직접 살아온 그 시공간을 제외하고서는 세상에 대해 아는 바가 너무 없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녀가 개인사와 엮은 시대사를 거의 대부분 이해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그녀의 삶에 더 집중해서 봐야 했다. 68혁명인, 드골이니 미테랑이니 시락이니 내가 뭘 안단 말인가! 하긴 아니 에르노도 광주 민주화 운동과 세월호를 얼마나 알겠나? 시대 속에 살면서도 시대사를 모두 느끼지 못하는, 내 개인의 문제에만 사로잡혀 사는 나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모두들 그렇게 사는 것인지 그 둘 사이에서 멀미가 느껴진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나‘가 아닌 ‘그녀‘로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삶을 살기로 했다. 기억이라는 삶에 직접 다시 몸을 담그고 다시 태어난 듯 했다. 회고의 형태는 사진과 기록에 의지할 수밖에 없지만 그녀는 다시 태어나기로 한 듯 그때의 삶을 ‘느끼는‘ 듯 했다. 단 하나의 흑백사진은 컬러사진이 되고 동영상이 되며 이제는 수많은 스마트한 사진 중 하나가 되겠지만 그 사진들의 개수가 삶의 비중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회의 역사가 무거운 딱 그 만큼 개인의 삶이 무거운 것도 아니다. 그 둘은 같이 가되 어긋나곤 한다. 그 어긋남이 자연스럽고 내 삶은 내가 살아온 시대와 얼마만큼 같이 가고 또 따로 가는지 궁금해진다. 나는 나의 지난 나이들을 어떻게 이름지을 수 있을까?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나이마다 자신이 살아온 해를 규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과거를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묻는 것이다.  -93쪽

  인간됨을 위한 투쟁의 역사는 결국 돈됨을 위한 투쟁의 역사에 너무나 쉽게 져버렸다. 생각할 새 없이 우리는 물건을 사게 되었고 나 역시 그에 열심히 동참 중이다. 물건을 사면서도 내가 왜 이러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생각하기 싫을 때 물건을 사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생각할 환경이 점점 줄어든다고 말한다면 그건 핑계에 지나지 않을까? 오늘도 책을 읽다말고 생각대신 스마트폰을 켜지 않았는가? 스마트 폰이 없었다면 나는 좀더 인간다워질 수 있었을까? 그나마 스마트폰일 지라도 이렇게 글을 쓰며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데에 쓸 수 있는 인간이라는 점이 다행스럽다. 어쨌든 지금 나는 혼자니까 가능하다. 이렇게 책을 읽고 생각을 할 때 쯤에야 알게 된다. 다시 인간됨을 찾아야 하는데!

그녀가 진짜 생각이라고 여기는 것은 그녀가 혼자 있을 때나 아이와 산책할 때 찾아온다. 그녀에게 진짜 생각은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 옷을 입는 방식, 유모차를 배려한 인도의 높이, 장 주네의 병풍들 공연 금지와 베트남 전쟁에 관한 것이 아닌, 그녀 자신에 대한 질문들, 존재와 소유, 실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121쪽

  80년대에 마흔이 된 아니 에르노와 마찬가지로 2022년에 마흔 다섯이 된 나는 아랫세대와 윗세대의 틈에서 또다시 멀미를 느낀다. 윗 세대가 느끼는 것과 아랫 세대가 느끼는 것의 차이를 고스란히 느끼며 가끔은 빨리 나이가 들어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아무것도 하기가 어렵다. 내 삶을 정리하는 것도 내 삶을 계획하는 것도 애매하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각자의 중요도에 따라 사는 중이라 그것을 모두 시대라는 이름 안에 넣기는 어려울 듯 하다. 어떤 사건은 어떤 사람에게만 이야기가 되고 의미가 될 뿐이다. 오직 전염병만이 모든 사람을 공통의 두려움을 갖게 할 뿐이다. 특정한 사건을 보편적 사건으로 만들기 위해선 아니에르노의 [세월]과 같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가 이해하는 여부와 무관하게 굉장한 책이다. ‘아니에르노를 집대성한 책‘이자 ‘아니에르노가 살아온 시대를 정리한 책‘이다. 유시민의 책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문학적인 아름다움이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녀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아니 모르노'라고 농을 치곤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알지는 못했지만 그에 비하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에르노는 ‘충분히‘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은 물론이고 인간조차도 충분히 늙기 어려운 시대에 충분히 늙어서 자신의 삶을 이렇게 다시 살 수 있다는 점은 질투마저 난다. 내 어머니와 할머니들보다 더 충분하게 늙기 어려운 우리들이다. 충분히 내 삶을 관통하며 살고 싶고 그렇게 내 삶을 다시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주어진 시대에 이 땅 위에 살다간 그녀의 행적을 이루고 있는 기간이 아니라 그녀를 관통한 그 시간, 그녀가 살아 있을 때만 기록할 수 있는 그 세상이다. -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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