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제는 조조를 두려워하며 대위왕으로 봉했고 오 땅에는 손권을 세워 대오왕으로 삼았다.서천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제갈량이 유비에게 스스로 한중왕에 오르라고 설득했다. 유비는 눈물을 흘리며 한 고조가 망탕산에서 흰 뱀을 벤 뒤 진나라를 접수하고 초나라를 멸한 역사를 생각했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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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 중국사 12 : 남조와 북조 이중톈 중국사 12
이중텐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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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진시대가 북쪽의 (5호)16국과 남쪽의 동진을 일컫는다고 [위진풍도]에서 배웠으니 이제 남북조를 배울 차례이다. 학창 시절 이렇게 공부했으면 내가 세계사를 60점 맞는 수모를 겪지 않았을 텐데 우리 세계사 선생님의 수업은 교과서만큼도 재밌지 않았었다. 


겉멋만 잔뜩 든 사족집단 때문에 위진 시대는 힘을 얻을래야 얻을 수 없었다. 결국 동진은 송제양진으로 이름만 바꿔가며 명맥을 이어갔고, 16국은 북위가 힘을 얻어 북위가 동위,서위로 갈라지고 다시 서위가 북주로, 동위가 북제 되었다. 하지만 북쪽의 나라는 남쪽의 송제양진보다는 내실이 있었던 모양이다. 


남조의 기억할만한 사람은 동진을 전복하고 송을 세운 유유(남조의 시작이므로) 그리고 비교적 성군이었으나 시대를 좀 잘못 만난 듯한 양무제 정도라 하겠다. 북조는 북위가 복잡한 노선을 하나로 정리한 후에 북위는 선비화된 한족의 동위가 북제가 되고 한화된 선비족인 서위가 북주가 되었다고 하니 이 즈음의 중국은 5호를 굳이 구분지을 필요가 없던 시기로 보인다. 서로가 서로화 되었다고 할까? 이 시기엔 누가 뭐라해도 북제를 북주로 통일시킨 양견 즉 수문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할 것이다.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고 해도 어쨌든 선비족이 한족을 이긴 셈이다. 아마 양견은 한족이었던 것 같은데 그러니 선비족의 나라에서 한족이 한족 나라를 멸한 셈이다. 아 복잡해. 


아무튼 남조와 북조는 한족과 이민족이라는 위진시대의 구분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다가 남조의 마지막인 진나라를 수나라가 멸망시키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정신없던 나라들을 하나로 통일한 것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 든다. 춘추전국시대의 각 제후국들은 내부적으로 결속된 느낌이 강했고 다른 제후국과의 차별점이 분명했는데 위진남북조 시대의 각 나라들은 이름만 다를 뿐 섞어놔도 별 구분이 안 될 것만 같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다. 그래서 지략과 용맹을 앞세워 통일시킨 진시황이 내 보기엔 오합지졸들을 그냥 정리한 수문제보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수문제의 인성은 진시황보다 나았다. 우리는 수문제가 얼마나 검소하고 모범이 된 왕인지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수나라는 양제까지밖에 버티지 못한 것도 알고 있다. 살수대첩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지라 우리나라에서 수양제는 본래 그 자체보다도 더 나쁘게 평가되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면 정신적으로 좀 불안해보이긴 했지만 영리한 왕이었던 모양인데 그는 왜 나라를 그렇게 말아먹었을까? 내 나라도 아닌데 참 안타깝다. 


이중텐은 남북조의 역사적 의미를 '본래 있던 것이 없어지고 본래 없던 것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한족과 오랑캐의 구분은 없어지고 남과 북만 남은 시기라는 뜻이다. 이제 그 남북의 구분도 사라질 수당의 시대가 궁금해서 기다리기 힘들다. 후딱 13권을 읽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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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톈 중국사 11 : 위진풍도 이중톈 중국사 11
이중텐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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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봉신연의>를 시작으로 상나라 말부터 주나라 건국을 공부했다. 독서라고만 하기엔 내가 배운 게 너무 많아 공부라고 칭한다. 짧은 지식에 하상주 이름만 들어보고 지지난해에 대만 고궁박물관에서 춘추전국시대의 유물을 보며 뭔가 뭉클했던 경험 외에 중국의 고대사에 대해서는 유명 연예인 대하는 느낌이랄까, 겨우 그 정도였는데 소설과 드라마로 <봉신연의>를 만나 중국의 역사에 걸음마를 뗀 기분이다.  시대별로 읽자 해서 공원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읽었고,  김영문 번역의 <원본 초한지>를 읽고 중드 <초한전기>를 보며 한나라 건국을 배웠다. 이와나미 문고의 <한무제>를 읽었고 얼마 전엔 <왕망>까지 읽어 그 과정 속에서 오래 전에 본 한나라 배경 궁중암투 드라마들이 몇 편 떠올랐다. 광무제 이야기를 더 읽고 싶었는데 스쳐지나가듯 넘어가는 게 아쉽다.  그래도 너무 진한에 오래 머무는 것 같아 재빨리 위진남북조 시대로 넘어가고 싶었다. 


  <이중텐 중국사>를 드문드문 읽고 있는데 이중톈의 전공이 남북조, 수당이라 하니 이번에 또 의지하고자 11, 12, 13권을 빌려왔다. 국내에선 현재 14권까지 나온 상태이다. 11권이 <위진풍도>, 12권이 <남조와 북조>, 13권이 <수당의 정국>이라 딱 내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게 <위진풍도>를 읽었고 책 초반부터 내가 얼마나 앎이 부족한지 깨달았다. 


 5호16국의 개념부터가 나는 잘못되어 있었다. 5호와 16국을 합쳐 5호 16국이라 하는 줄 알았는데 5오랑캐족이 세운 16국이란 뜻이었다.  선비족, 갈족, 흉노족, 저족, 강족인데 그중의 으뜸은 선비족이라고 한다. 무려 7국이 선비족의 나라라고 한다. 그렇게 16국이 북쪽에 있고 아래쪽에 동진이 있는 상태가 바로 위진시대이다. 


위진시대에 유행하던 사상이 바로 위진풍도인데, 비슷한 것으로 치자면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라 할 수 있지만 그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위진풍도에 비하면 제자백가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사상들이다. 위진풍도는 이때에 새로 부상한 사족집단이 추구한 사상으로 사족은 철저히 개인의 역량에 의해 평가받는 집단으로 그 개인의 역량에는 외모를 비롯한 '멋스러움'이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쓸모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멋있으면 높은 자리에 올라서 떵떵거리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일단 멋있었던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다만, 높은 자리에서 나라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에서 제 멋에만 취해서 사니 나라 꼴이 제대로 될 리가 없어 5호16국은 그렇게 나라만 많이 만들고 존재감이 없는 모양이다. 이중톈은 그들을 일컬어 기생충이라 하였다. 


그림으로나 그리면 멋있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다른 시대엔 한량이나 은둔자처럼 살았으련만 권력까지 쥐고 있어 그 아랫사람들은 얼마나 고되었을까? 준수한 용모와 멋들어진 말솜씨, 기개 등을 읽을 때 내 마음도 잠시 흔들리기도 했으나 그건 그들이 연예인이었어야 할 반응이므로 접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멋과 인기로만 해선 안 될 노릇이니까. 


그렇고 5호 16국을 말아먹고 북위로 정리되는 바, 이후 북위에서 파생된 여러 나라가 북조가 되고 동진에서 파생된 송,제,양,진이 남조가 되어 위진은 끝나고 남북조 시대가 시작된다. 잠시 스쳐간 사상 위진풍도가 정치사상이 아니라 민중사상이었으면 어땠을까 가히 아쉬움이 남는다. 생전 듣도보도 못한 '위진풍도'라는 개념이 낯설어 정리하는데 책도 없이 정리하려니 막막했지만 이게 딱 내가 이해한 만큼의 개념이구나 싶기도 하다.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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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07 1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중톈 좌악 읽고 싶어요. (완간/완역 후 전권 싶단 얘기에요) 양장본이었다면 더 좋았겠다 싶어요.

그렇게혜윰 2021-09-07 18:19   좋아요 1 | URL
너무 많아요 ㅋㅋㅋㅋ 이중텐의 단행본들이 전 더 재밌더라구요^^

유부만두 2021-09-07 18:22   좋아요 2 | URL
단행본들은 두껍쟈나요. 이 시리즌 얇고요. ㅎㅎ 백가쟁명 사서 모셔만 놨어요. 언젠간… 읽겠… (이런 말도 못하겠음)
 
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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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사랑과 전쟁> 이탈리아 판인 줄 알았다. 찌질하게 자꾸 아내에게 '날 사랑하냐?'고 묻고 '사랑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하고 '사랑하지 않는다.'라고 하면 '왜?'냐고 반복적으로 묻는 이 남자 리카르도는 내가 봐도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나중에 에밀리아가 작정한 듯이 “난 당신을 경멸해. 이게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야.”라고 말할 땐 아주 속이 다 시원했다. 


소설 [경멸]은 한 남자가 아내의 사랑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며 그 사실을 끊임없이 아내에게 확인하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 과정에서 남편에 대한 아내의 경멸, 그 경멸을 받는 자기 자신에 대한 경멸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독자로 하여금 사랑이란 무엇이고 경멸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계속적으로 생각하게끔 했다. 읽으며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경멸'이 아닐까 생각하며 에밀리아에게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에밀리아에게 공감하며 읽었다고 했지만 이 소설은 철저하게 리카르도의 입장만을 다룬다.  나는 리카르도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혼란의 과정을 고스란히 겪었는데도 그 과정에서 그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진절머리가 나며 에밀리아에게 공감이 된다는 점이 희한했다. 다만 리카르도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경멸에 대한 섬세한 감정의 흐름에 깊이 빠져들 수 있어서 초반에 통속드라마와 같은 평가는 사라졌다. 그래도 이 남자가 초인지가 있어서 상대가 자기에게 멀어지고 경멸하게 된 이유를 끊임없이 생각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꽤나 현대적인 인간이 아닌가 옹호하는 마음도 생겼다. 


사랑에 대한 환상의 집을 짓고 그 집 안에 한 여인을 가두려는 남자의 마음(물론 소설 밖에서는 반대의 경우일 수도 있지만 그 시대나 지금이나 대체로는 소설과 같지 않을까?)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각은 아니었을까?  여자의 'NO'가 'YES'로 받아들여졌던 관계에서 말이다. 자신의 행동이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였다고 스스로에게조차 최면을 걸며 아내를 속박했던 그런 관계에서 말이다.  그런 면에서 리카르도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초인지활동을 칭찬하는 바이다. 아쉽게도 같이 본 영화에서는 리카르도의 그런 복잡한 심경을 충분히 전달받지 못했다. 누벨바그 영화란 그런 건가? 일단은 내 문제로 치자. 하지만 영화 OST 자켓 사진을 보면 소설에서 보인 섬세함은 사라지고 오디세우스적인 모습이 보이는데 영화가 딱 그랬다. 소설 표지가 저게 아니라서 참 다행이다. 


소설은 그 안에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이야기를 넣어 몰티니와 에밀리아의 관계에 접목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시도는 흥미로웠지만 그렇게 잘 버무려진 듯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저 레인골드가 말한 페넬로페가 지겨워서 오디세우스가 떠난 거라는 설정이 신선했을 뿐 오히려 마거릿 애트우드의 [페넬로피아드]가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여성의 입장에서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여성에게만 공감을 했기에 그런 결론이 났을지도 모르겠다. 라카르도같은 오디세우스라면 에밀리아가 다른 구혼자를 찾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다만 이 소설의 종결은 썩 맘에 들지 않는다. 


* 책의 표지가 여러 번 바뀌었는데 영화 속 한 장면을 쓴 현재의 표지가 그중 제일 낫다 .

에밀리아가 너무 소녀스럽게 나온 지난 번 표지나 너무나 기하학적인 초판 표지는 소설의 느낌을 반감시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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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8-21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표지 의견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가을엔가 모라비아 작가
의 새로운 소설이 나온다
는 썰이 있던데...

속이 나와 주었으면 합니다.

그렇게혜윰 2021-08-21 12:42   좋아요 0 | URL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요. 궁금합니다^^
 

해주가 그랬듯
나도 소설의 첫 페이지를 옮겨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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