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블론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마이클 코넬리를 알자마자 그의 첫 해리 보슈 시리즈인 [블랙 에코]를 읽고는 작가의 작품에 빠진 터여서 얼마 전 몇 권을 사고 늦어지는 배송 사이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콘크리트 블론드]이다. 역자도 후기에서 제목만 보고 '뭐지?'했다지만 나 역시도 이게 콘크리트에 시체를 묻고 화장을 한 수법을 말하는 것일 줄은 몰랐다. 아마 알았다면 집어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해리 보슈 형사의 이야기는 일단 집어들면 빠져드는 법! 졸린 눈이 이토록 원망스러울 수가!

이 이야기는 [블랙 에코]에서도 언급되었던 해리 보슈가 좌천 당하게 된 사건인 인형사 사건의 민사 재판에서 시작하고 '콘크리트 블론드' 사건은 그 재판 도중에 벌어진다. 아니 처치는 이미 죽어서 해리 보슈는 재판을 받고 있건만 여전히 인형사와 유사한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까닭은 뭐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콘크리트 블론드]의 내용이다.

 

해리 보슈 형사를 창조하면서 애시당초 '인형사' 사건을 첫 사건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작품마다 이 사건을 어느 정도 배경으로 깔고 그의 성격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다루는 점이 마이클 코넬리를 인정하게 만든다. 아, 이렇게 자신있구나 이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도 무척 마초적이고 섹시한 탐정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리 보슈가 좀더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그 이유를 이 책의 표지에서 발견하였다.

 

통찰력 없는 스릴러 주인공이야 어디 있겠냐만 해리 보슈의 매력은 '애수'였다. 마초는 마초인데 애수가 있다...이야~~해리 보슈 이 사람!!! 다 가졌네!

 

해리 보슈에 대한 감탄은 이쯤하고 그렇다고 스릴러 소설에서 사건을 시시콜콜 나열할 수도 없고 마이클 코넬리의 이야기를 좀 하자면, 하드보일드 스릴러 작가로서 필립 말로를 존경하는 그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ㅋㅋ

 

"사건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죠?"

"제멋대로야.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이 일 마무리되면 나도 사립 탐정이나 해볼까. 필립 말로처럼."  (201쪽)

 

지난 번 작품에서도 필립 말로를 이야기에 담은 것 같은데 다음 작품에서도 그러려나 은근히 기대된다. 레이먼드 챈들러에 대한 존경심과 그에게 비견해도 손색없다는 자신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아울러 역자가 여러 번 쓴 '더럽게'라는 표현도 맘에 든다. (가령, '보슈는 속으로 허풍도 더럽게 떤다고 생각하곤 했다.'와 같이).

 

해리 보슈의 작품을 모두 읽을 생각은 아직 없다. 하지만 순차적으로 읽을 셈이다. [블랙 에코]가 1, [콘크리트 블론드]가 3이니 2였던 [블랙 아이스]를 읽게 될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다음에 읽을 작품이 4인 [라스트 코요테]가 될지 12번인 [에코 파크]가 될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너무 멀리 가진 않을 거다. 애수의 형사 해리 보슈를 떠나 보낼 준비가 난 안되었으니까. 실비아 보다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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