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그리고 [시인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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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제목에 저토록 살벌한 표지라니,
범인에게 '시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다니! 바로 그게 마이클 코넬리다.
[시인]은 마이클 코넬리의 다른 작품에서 몇 번 봤던 기자 잭 매커보이가 수사를 주도하는 작품이다. 거기에 FBI 요원 레이첼 월링이 더해지고 그녀는 이후 [시인의 계곡]에서 계속해서 활약한다. 게다가 [시인의 계곡]은 해리보슈 시리즈에 속한다. 두 작품은 8년의 시간을 두고 사건이 진행된다. [시인]에서 행방을 감춘 범인과 8년 후 [시인의 계곡]에서 다시 등장한 범인. 이 두 작품을 연달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경찰이나 FBI가 주축이 아닌 피해자의 쌍둥이 동생이자 살인사건 전담 기자인 잭 매커보이가 주인공인 [시인]이 <에드가, 앤서니, 마카비티, 셰이머스, 네로 울프, 베리 상 수상 작가! 『양들의 침묵』이후, 최고의 크라임 스릴러!!>라는 휘황찬란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것에 대해 소설을 읽은 사람으로서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인의 계곡]은 느슨한 경향이 있는데 대신 절정을 지난 부분에서 긴장감을 주기 위해 각 장마다 한 사람의 목소리로 병렬식으로 이야기를 서술하던 것에서 벗어나 한 장에서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서술하는 점이 신선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인'을 끝장내야만 했다. 더구나 우리의 테리가 죽지 않았는가! ㅠㅠ
살인을 하기 전 피해자들에게 에드거 앨런 포의 시의 한 구절을 유서로 남기게 해서 '시인'이라는 별칭을 갖게 된 범인, 그 정체가 궁금하다면 그리고 그가 벌이는 수법과 그것을 풀어가는 잭 맥커보이의 두뇌회전이 궁금하다면 [시인]을 읽을지어다. [시인]을 읽었다면 [시인의 계곡]은 자연적으로 펼치게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주 사소하지만 [시인의 계곡]에서 테리의 이름을 메컬랩으로 하는데 기존에 메케일랩으로 익숙한 독자로서는 좀 거슬린다. 같은 시리지인 만큼 역자의 줏대 보다는 통일성을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싶다.
올 한 해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전부는 아니고 나름대로는 시리즈를 역행하지 않는 순서대로 읽고자 노력했다. 그 목록을 정리해 보는 것으로 두 작품의 리뷰를 마친다.
그리고 집에 있는 단편집 중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이 수록된 작품들도 읽을 계획이다. 되도록이면 올해 안에 모두 읽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