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달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좀 참으려고 했는데 요즘 창비 소설들이 좋은 책이 많이 나와서 일단 구입했다. 물론, 언제 읽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창비책의 경우는 창비 사이트에서 주로 구입하는 편인데 정기구독자에 대한 할인 서비스가 좋아서 몰아서 사곤 했다. 하지만 사실 한 출판사의 책을 몰아서 살 일이 크게 없어서 아주 자주는 이용하지 않는데 요즘 창비 책, 느낌 좋다!

 

김려령과 편혜영의 소설책

 

직접 뵈었었던 탓인지 김려령 작가에 대한 애정이 크다. 주로 청소년 소설을 많이 쓰셨고 얼마전 <파란 아이>라는 단편집에도 표제작을 실어 다음 작품은 좀 기다려야하는 모양이구나 했는데 이렇게 빨리 나올 줄은 몰랐다. 

리뷰들을 읽어보아도 이 소설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것이 느껴져 구입했다. 가까이에서 이야기 나눈 작가님은 참 섬세한 결을 가지신 분이었다. 소녀같았고 여성스러웠다. <완득이>를 읽으면 영 매치가 안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 작가님이 잘 떠오를 것 같다. 제목도 좋다. <너를 봤어>

- 알라딘가 10,800원

 

 

 

편혜영 작가는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모두 받는 여성 소설가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작가의 책을 아직 한 권도 갖지 못했고 작가의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이상문학상 수상집에서 김애란 작가에 대한 글을 실은 것만 기억이 날 정도이니 편혜영 작가의 작품은 백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읽어보고 싶었다. 평가의 정점을 찍고 있는 지금 작가의 소설은 어떤 색일까? 궁금하다. <밤이 지나간다.>

 

- 알라딘가 10,800원

 

 

 

 

 

 

 드디어 다니자키 준이치로(창비는 된발음을 좋아해서 타니자끼 준이찌로오)의 작품을 한 권 더 샀다. <열쇠>는 <미친 사랑>과 더불어 최근에 출간된 작가의 작품이다. 김영하 작가는 <세설>을 추천했으니 조만간 나머지 작품들도 야금야금 모으고 싶다. 탐미주의 홍 좋다 좋아~~~!

이 작품은 부부의 일기라는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인데 청소년 시절 열쇠달린 다이어리를 떠올리게 한다. 다 열 수 있는데 괜히 잠근 그 열쇠 다이어리 말이다. 보라고 쓴 이 부부의 일기, 슬쩍!

 

- 알라딘가 10,800원

 

 

 

 

 

 그토록 연애하고 싶던 <사막 식당>이랑 드디어 결혼한다. 샀다 ㅎㅎㅎㅎ 사랑하는 시집이 될 것이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작가인데 이지원 번역가와는 찰떡 궁합인 듯 하다. 2013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 대상(픽션 부문)을 수상한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사실 비싸서 망설였는데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니까! 느낌 아니까! (요즘 이 말 남발한다^^;)

 

 

- 알라딘가 각 7,200원, 1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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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의 <황금 사과>를 읽고 있다. 인물들의 이름은 윌리엄, 토마스, 제롬 등이다. 한국 작가가 내 삶과 어느 한 가지만 중복되는 이야기를 쓰더라도 별 어려움 없이 소설 속 인물 중 하나에 나를 이입시키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시대 다른 나라에서 다른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얽힌 이야기를 읽으면 이입이 쉽지는 않지만 이입이 된다면 단순히 시대나 나라나 이름 때문에 이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 자체에 이입이 되기 때문에 도리어 더 깊은 이입이 되곤 한다. 하지만 이입의 문제를 떠나 나는 그런 소설 자체에 많이 놀란다.

 

우리 나라 작가가 깊은 다년간의 연구로 우리 나라의 역사 소설을 완성해도 대단해보이고 놀라워보이는데 심지어 다른 나라의 역사 소설을 완성할 때에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연구를 많이 했을까 싶어 사실 읽는 동안 많이 감탄하면서 읽게 된다. 물론 탄탄한 개연성을 가진 작품들에 한해서 말이다. 우리 나라에서 살다보면 자연 우리 역사에 대해서는 알게 모르게 관심도 갖게 되고 지식도 쌓이게 되지만 중세 유럽의 삶에 대해서는 아마 처음부터 새롭게 알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싶은 마음이 들어 그 놀라움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우리가 펄벅의 <서태후>를 중국인들이 쓴 서태후에 관한 이야기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은 이국인의 눈으로 보았다는 관점의 문제 외에도 이런 감탄의 성격이 있을 것이다. 아마 내가 우리 작가가 쓴 중세 유럽 혹은 고대 아프리카 등등 낯선 세계의 이야기에 놀라움을 느끼는 것도 그와 같다.

 

최근 읽은 <랩소디 인 베를린>의 경우가 그러했고, 지금 읽고 있는 김경욱의 <황금 사과>가 그러하고, 꽤 오래 전에 읽은 조완선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1,2>가 그러하다. <랩소디 인 베를린>의 경우 조선인의 후손이라고 추측되는 인물 요한 힌터마이어에서 시작된  18세기 말 독일의 이야기가 21세기 독일과 일본, 한국으로 폭넓게  확장되면서 진행되는 점은 작가 구효서의 소설가적 능력이 백분 발휘된 것이며 그 외 고전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이야기를 버무리는 능력 또한 작가에 대한 신뢰감을 갖게 만든 수작이라할 수 있다.  조완선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은 제목만 보고는 김탁환 류의 소설이겠거니 했는데 비록 시작은 조선이지만 그 이야기를 좇아가다보면 아프리카, 프랑스를 넘나들고 긴박한 진행과 낯선 세계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정과 묘사로 푹 빠져들게 한다. 지금 읽고 있는 <황금 사과>는 지금 읽는 중이라 아직 정확한 결말을 모르지만  실연 당한 한 한국 남자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권의 수기에서 시작되어 수기 속 내용인 13세기 유럽의 기독교 세계에서 벌어지는 암투가 흥미롭다.

 

 

 

 

 

 

 

 

 

 

 

 

가장 긴박하게 흥미롭게 읽혔던 책은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로 추리의 형식을 띠어서 일 수도 있고 아무래도 금속활자에 관한 한 독자 대다수가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토트'라는 낯선 지식을 받아들이기가 쉬웠던 까닭도 있을 것이다. 가장 많은 감탄을 하며 읽은 작품은 단연 <랩소디 인 베를린>으로 고전 음악도 모르고, 18세기 독일은 더더욱 모름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흡입하게 만든 구효서라는 작가의 힘 때문인 것 같다. <황금 사과>의 경우는 작가의 이후 역사 소설인 <천년의 왕국>에서 느낀 탄탄한 문장력이나 여타의 다른 단편 소설에서 느꼈던 표현의 신선함은 사실 좀 아쉬움이 있지만 초반 서문을 제외하고는 한국과 관련된 부분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어쩌면 낯선 세계를 가장 순수하게 만나게 해주는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송이라는 낯선 지역과 교회라는 낯선 공간 어딘가에 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일단 다 읽어야 확신하겠지마나 김경욱에 대한 믿음은 있으니까. 느낌 아니까!

 

세 작품 모두 낯선 세계로 독자를 데려가기 위한 수단으로 혹은 문서가 등장한다. 마치 해리포터에서 1과 1/2역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공통점은 사실 이런 류의 소설의 한계가 느껴지는 것 같아 좀 아쉽다.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백투더퓨처가 모두 아기공룡둘리처럼 바이올린을 켜야만 판타지의 세계로 떠난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식상한지. 이 작품들이 나온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므로 부디 앞으로 나올 소설들은 다양한 루트로 독자를 낯선 세계로 데려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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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의하면서 쓰기는 하지만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든 생각은 '하정우는 보물이다!'였다. 그런데 갈수록 '보물'이라는 말이 너무 밋밋했는데 마침 '요물'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 '하정우는 요~~~물!'이었다.

<더 테러 라이브>. 테러와 생방송과 한물 간 앵커의 이야기.테러의 이야기는 수도 없고, 생방송 앵커의 이야기는 <굿나잇 앤 굿럭>의 데이빗 스트라탄이 생각난다. 카리스마 있고 시크한 매력의 앵커는 내가 본 영화 속 앵커 중 단연 최고였다. 그 생각은 이 영화를 본 지금도 변함은 없지만 영화 장악력면에서 본다면 하정우의 압승이다.  몇몇 다른 인물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심지어 테러범 마저도 존재감을 잃고 오직 하정우 한 사람이 100분 가량을 끌고 간다. 신기한 것은 긴박감으로 인해 체감 시간은 30분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썰전>에서 허지웅 평론가가 말했듯 연출력은 대단한 듯 하다. 하지만 그 연출을 이끌어 가는 것이 감독이라기보다는 하정우였다는 생각이 든다.

 

테러범이 원한 것은 '대통령의 사과'이다. 인질을 죽일 생각도 없었고 분에 넘치는 금액을 요구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질이 죽을까 맘을 졸인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테러범이었고,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들은 부정하겠지만 그 인질들의 안부는 테러범이 아닌 대통령 선택의 몫이었다. 물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우리들도 미안하다. 그가 테러를 벌이도록 만든 우리들도 참 미안하다. 정말 권력이란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란 말인지 정말 답답함을 느낀다. 그 답답함을 해소해주지는 못했다는 점이 이 영화에선 아쉽긴 하지만 뭘 할 수 있었겠는가 싶기도 했다. 그저 겉으로 드러내 준것만도 고마울 지경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스케일이나 여타의 기술적인 면을 배제하고 이 영화가 빛이 난다고 여겼던 점은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대한 민국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점이 씁쓸하면서도 겉으로 드러날 수 있게 말해주어 통쾌했다. 윤영화(하정우)의 결말이 궁금했지만 가장 낭만적인(로맨틱하다는 말은 아니다. 현실적이진 못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라는 뜻으로 선택한 어휘이다. 다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말을 맞은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의 그 허탈한 눈빛, 그 오랜 눈빛이 뚜렷이 기억 난다.

 

 

하정우의 영화를 은근히 많이 본 것 같다. <구미호 가족>, 반만 본 <추격자>, <두번째 사랑>,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더테러라이브>. 김기덕 감독의 <시간>에도 나오는 등 기억하지 못하는 출연도 많은 것 같다. 가장 좋았던 것은 <두번째 사랑>이었다. 거칠면서도 낭만적인 느낌이 좋았다. 딱 하정우에게 어울리는 수식어 같다. 거친 낭만의 배우. 아마 이 영화를 본 직후엔 백치섹시미라고 수식어를 붙였던 것도 같다 ㅎㅎ

 

 

 

이번 영화처럼 동적인 것도 참 잘 어울리지만 이런 사랑 이야기도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다음엔 이런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 <구미호 가족>의 바보같은 캐릭터도 잘 어울리고 바스키아같은 멋진 그림도 그리고, 평소 메모광이라는데 책도 냈다니 이 배우 정말 요~~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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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책 읽으며 피서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건만, 바다를 세 번이나 다녀왔다.

 

동해의 속초에 있는 등대해변, 한창 성수기일 때 갔었지만 사람들이 적었고 물이 참 맑았다. 다만, 수많은 해파리들....크게 해로워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들 실컷 놀라고 아들의 스폰지샌들로 부던히도 건져 올렸다. 해변엔 후라이팬만한 해파리도 여럿 던져놓았다. 괜히 해파리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서해에는 고창의 구시포 해수욕장을 다녀왔다. 성수기를 겨우 벗어났을 뿐이었지만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젊은이들보다는 가족단위로 많이 왔다. 100미터를 가도 물이 무릎밖에 안와 튜브를 타면서 머쓱했다. 물이 따뜻해서 온천 온 줄 알았다. 물론 갯벌 온천이라 물은 흙빛이다. 이곳엔 하루 걸러 이틀이나 다녀왔다. 해파리가 없어서 그랬나?^^

 

 

그렇게 밖으로 다니다보니 자연 책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만 읽었고 컴퓨터는 할 생각도 못했다. 요즘 무슨 책이 나오나 궁금하기도 했지만 또 모르면 모르는 대로 좋았다. 읽을 책이 없어서 사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다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아들 유치원이 오늘 개학했다. 다시 컴퓨터 앞으로, 알라딘 앞으로 온다. 그렇게 신간에도 관심이 가져지는 거다. 그래서 오랜만에 정리해본다.

 

 고미숙의 동의보감 관련 책이 나왔고, 허영만 화백의 동의보감책이 나왔기에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제목이 따뜻한 동의보감책이 나와 반갑다.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알라딘가 14400원>

 요즘 아이가 한약을 먹고 있다. 양병원을 다니다가 도저히 두드러기 및 알레르기가 낫지 않아 마지막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사실 금방은 별 차도가 없었는데 속는 셈 치고 다니는 것이다. 나는 서양의학을 먼저 찾지만 솔직히 기본 이론은 한의학에 더 귀가 솔깃해진다. 가령, 두드러기의 경우 양방에서는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여 들어가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지만 한방에서는 그것을 도리어 밖으로 드러내어 다시 나오지 않도록 뿌리뽑는 것이 목적이다. 순간적으로 위급상황에서는 양방을 따르지만 근본치료는 한방 치료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좀더 논리적으로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곤 했는데 이 책을 보니 반갑다. 지금 내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즐겨 가는 카페에서 평소 편지를 주고받던 지인이 사적으로 낸 퀴즈를 맞춰서 책선물을 받게 되었다.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은 지금 읽고 있는 책이기에, 좀더 시일을 두고 받고자 현재 예약판매중인 책을 골랐다. 파울로 코엘료의 <아크라 문서, 알라딘가 10350원>

책을 사면 더불어 오는 코엘료의 작가 노트도 기대가 된다만, 오랜만의 소설이라 더 반갑다. 올해 출간된 잠언집인 <마법의 순간>을 아직 안 읽었는데 사실 소설가들은 소설이 가장 좋다. 늘 그렇듯 코엘료의 소설에서는 마치 어떤 현자의 목소리를 듣는 듯 할 것 같은데 시간을 거슬러 가 닿게 될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여름, 흥미진진하고 흥분되는 이야기만 읽던 차에 이런 소설, 가을에 어울릴 것 같다.  

 

 

 

 

 쑤퉁의 새 소설이 두 권 나왔다. <다리 위 미친 여자>를 읽고 쑤퉁의 매력에 빠져 <성북지대>를 구입했지만  늘 그렇듯 사두기만 했다. 이 두 권을 보니 그 책에게 미안해진다. <나, 제왕의 생애, 알라딘가 13050원>은 가상의 왕조 섭왕조를 만들고 모델이 없는 가상의 인물과 스토리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어떨지 몹시 궁금하다. 평소 중국 사극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아마 남편도 좋아할 것 같다^^ <쌀, 알라딘가 13050원>은 쑤퉁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소설이라고 하는데 제목은 썩 임팩트가 없다만 쑤퉁이니까! 그리고 안쪽의 쑤퉁 사진은 너무 심하게 잘 나왔다 ㅎㅎㅎ

 

신간을 살펴보다 보니까 너무 비슷비슷한 책들이 많아 아쉽다.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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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사려다가 다른 책들에 밀려 못사고 있던 책이 어느 새 도서관 신간 코너에 있으면 망설여지게 된다. 빌릴까 말까? 빌렸는데 너무 좋으면 어떡하지? 말고 나중에 샀는데 별로일 수도 있잖아? 등등의 잡념이 순간적으로 파파박! 결국은 인연설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그냥 그 때 도서관 책꽂이 앞에서의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사려던 책이고 신간 코너에 있지만 꾹 잘 참고 있는 책>

 

 

<우주를 느끼는 시간>은 선 채로 몇 장 펼쳐봤는데 이 책은 무조건 사야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얼른 마음을 다잡고 다시 책꽂이에 넣어두었다. 소장용이다. 필립로스와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도 물론 소장용이다. 잘 참고 있다. ^^

 

 

 

<사려던 책이지만 빌렸다가 안 사길 잘했다고 생각한 책>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는 공들여 만든 책이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지만 일단 내가 음식 이야기를 정말 싫어하는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했다. <사생활의 천재들>은 이전의 인터뷰책과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는 컨셉 이외에는 어떤 의미를 찾지 못했다. <책인시공>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문득 좋았던 페이지도 있었지만 사진만큼 글이 좋다는 생각은 못했다. 이건 모두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사서 볼 걸 하고 빌린 걸 후회한 책>

 

<강맨당>과 <유럽의 교육>은 정말 좋게 읽었다. 읽는 내내 '사서 봐야 하는데 ㅠㅠ'하며 아쉬워하며 읽었으나 읽다가 멈출 수가 없어 다 읽어버린 덕분에 결국 사지 못했다. 김충규 시인의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랑>은 죽음의 냄새가 많이 나서 사실 좀 우울할 수는 있는데 시가 좋다. <느림보 마음>은 다 읽지 못하고 용감하게 접었다. 나중에 사서 읽으려고.. 다행이다!

 

 

<이번에 참지 못하고 빌린 책>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는 사실 몇 달 째 장바구니에서 헤매고 있다. 매번 다른 책들에게 밀렸다. 미안하고 짠한 마음이 들어 안 빌리려고 했는데 후회할 것만 같아 겁난다. 슬쩍 펼쳐봐도 책이 좋아보인다 ㅠㅠ 다 네 팔자다 책아! <더러운...>은 사지는 않을 것 같다. 마르탱 파주를 좋아하는데 이런 제목과 이런 표지를 소장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잘 빌린 것 같다 ㅎㅎ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은 온 가족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일단 엄마를 위해 빌렸다. 괜찮으면 살 수도 있을 듯 하다.

 

 

<일단 사고 보자고 샀지만 아직 못 읽은 책>

 

 

 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좋은 책들이고 꼭 읽을 책들이기 때문이다. 살 때도 그랬지만 실제로 보아도 그 마음이다. 그런데 아직 못 읽었다. 딜레마에 빠진다.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빨리 읽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사두고 두고두고 읽는 것이 좋은지 말이다. 다 너와 나의 인연이다. AMOR FATI!^^ 어쨌거나 도서관은 고마운 곳이다. 책에 대한 고민만 하게 해주니까. 사랑한다 그곳을. 그곳에서 마시는 커피가 젤로 맛있다. 단,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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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08-2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단 한번 읽어보고 다시 읽을 마음이 들면 책을 사요.안그러면 방도 좁은데 책속에 파묻혀 죽을테니까요ㅡ.ㅡ

그렇게혜윰 2013-08-24 06:44   좋아요 0 | URL
전 읽고나면 사고 싶은 맘이 많이 사라지더라구요ㅋ ㅋ
어쩌면 있어야할책은 없고 없어도되는 책만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