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하면서 쓰기는 하지만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자마자 든 생각은 '하정우는 보물이다!'였다. 그런데 갈수록 '보물'이라는 말이 너무 밋밋했는데 마침 '요물'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래 '하정우는 요~~~물!'이었다.

<더 테러 라이브>. 테러와 생방송과 한물 간 앵커의 이야기.테러의 이야기는 수도 없고, 생방송 앵커의 이야기는 <굿나잇 앤 굿럭>의 데이빗 스트라탄이 생각난다. 카리스마 있고 시크한 매력의 앵커는 내가 본 영화 속 앵커 중 단연 최고였다. 그 생각은 이 영화를 본 지금도 변함은 없지만 영화 장악력면에서 본다면 하정우의 압승이다.  몇몇 다른 인물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심지어 테러범 마저도 존재감을 잃고 오직 하정우 한 사람이 100분 가량을 끌고 간다. 신기한 것은 긴박감으로 인해 체감 시간은 30분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썰전>에서 허지웅 평론가가 말했듯 연출력은 대단한 듯 하다. 하지만 그 연출을 이끌어 가는 것이 감독이라기보다는 하정우였다는 생각이 든다.

 

테러범이 원한 것은 '대통령의 사과'이다. 인질을 죽일 생각도 없었고 분에 넘치는 금액을 요구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인질이 죽을까 맘을 졸인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테러범이었고, 대통령을 비롯한 권력자들은 부정하겠지만 그 인질들의 안부는 테러범이 아닌 대통령 선택의 몫이었다. 물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우리들도 미안하다. 그가 테러를 벌이도록 만든 우리들도 참 미안하다. 정말 권력이란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란 말인지 정말 답답함을 느낀다. 그 답답함을 해소해주지는 못했다는 점이 이 영화에선 아쉽긴 하지만 뭘 할 수 있었겠는가 싶기도 했다. 그저 겉으로 드러내 준것만도 고마울 지경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스케일이나 여타의 기술적인 면을 배제하고 이 영화가 빛이 난다고 여겼던 점은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대한 민국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점이 씁쓸하면서도 겉으로 드러날 수 있게 말해주어 통쾌했다. 윤영화(하정우)의 결말이 궁금했지만 가장 낭만적인(로맨틱하다는 말은 아니다. 현실적이진 못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결말이라는 뜻으로 선택한 어휘이다. 다만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말을 맞은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의 그 허탈한 눈빛, 그 오랜 눈빛이 뚜렷이 기억 난다.

 

 

하정우의 영화를 은근히 많이 본 것 같다. <구미호 가족>, 반만 본 <추격자>, <두번째 사랑>,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더테러라이브>. 김기덕 감독의 <시간>에도 나오는 등 기억하지 못하는 출연도 많은 것 같다. 가장 좋았던 것은 <두번째 사랑>이었다. 거칠면서도 낭만적인 느낌이 좋았다. 딱 하정우에게 어울리는 수식어 같다. 거친 낭만의 배우. 아마 이 영화를 본 직후엔 백치섹시미라고 수식어를 붙였던 것도 같다 ㅎㅎ

 

 

 

이번 영화처럼 동적인 것도 참 잘 어울리지만 이런 사랑 이야기도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다음엔 이런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 <구미호 가족>의 바보같은 캐릭터도 잘 어울리고 바스키아같은 멋진 그림도 그리고, 평소 메모광이라는데 책도 냈다니 이 배우 정말 요~~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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