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책값은 책 나름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평소엔 책값이 비싸다는 생각은 한다. 차 한 잔, 식사 한 끼 값도 안된다고 항변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건 한 달에 차 한 잔 사 마시고, 식사 한 끼만 사먹는 사람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또 책값이라는 것이 희한한게 정말 좋은 책에 대해서는 책값이 터무니없이 싸다고 생각하게도 된다. 그러니 책값은 책 나름이랄 수밖에 없다.

 

최근 새물결에서 출간된 지그문트 바우만의 [리퀴드 러브]를 읽고 있다. 저자의 서문 앞에 역자의 글이 짧지 않다. 자부심이 대단하다 느껴지고 기대감도 자연히 같이 높아졌다. 하지만 읽다보니 뭔가 불편하다. 일전에 지그문트 바우만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모를까 내용은 그때보다 더 쉬워진 게 분명한데 문장이 영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간간히 받는다. 그래서 따져보니 최근 새물결 출판사의 인문서들의 번역은 조형준 번역가가 주도적으로 한 모양이다.

 

 

이런 저런 글들을 읽다보니 최근 그가 주관하여 번역해 내놓은 토마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가 정가 99,000원(알라딘가 89,100원)으로 출간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토마스 핀천의 책도 안 읽어봤으니 그 책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만 고전책을 추천하는 책들에서 작가의 이름과 책의 제목을 들어본 적이 있어 어렴풋이 좋은 책인가보다 짐작할 따름이다. 두 권을 합치면 페이지 수가 1500쪽이 된다고 하니 번역에 힘도 들었을 것이고 출간에 공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논란이 되는 글을 읽어보니 굳이 1500쪽까지 나오지 않아도 될 것을 늘렸다는 부정적인 글도 있고, 오자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확인해보지 않았으니 뭐라 할 말이 없다만 700부만 찍었다는데 아직 품절이 안된 것을 보니 출판사의 변론처럼 잘 안나가는 책이 맞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러 독자들의 말들처럼 비싸서 일반 독자는 쉽게 구매하기가 어렵다는 데에 더 동의한다. 참고로 원서는 2만원 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비싸다고 무조건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 99,000원의 가격이 적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개인적으로는 6-7만원 선 정도가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터무니 없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물론 결론은 편집과 번역의 질에 달려있겠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의견으로는 번역에 썩 우호적이지는 않다.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비롯된 기획자에 대한 내 느낌도 썩 우호적이지 않다.) 확인은 책을 봐야 하겠기에 그저 일단은 시립 도서관에 신청부터 하고 봐야겠다만 비싼 돈으로 구입해야할 책에 번역이나 오탈자에 대한 잡음이 있다면 구매에는 많이 망설이게 될 것 같다. 하지만 토마스 핀천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구입할 것임은 분명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책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700명에 못 미친다는 점이 씁쓸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출판계에서는 다리박매 보다는 박리다매가 더 의식있어 보이는 것은 나만의 선입견이려나? 노이즈에는 성공한 듯 한데 마케팅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얼마 전 궁리 출판사에서 출간된 알베르토 망겔(난 '망구엘'이라고 부르고 싶어요^^)의 초기작인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을 구입했다. 1250쪽 정도에 6만원에 못 미치는 가격이었지만 구입 결정은 번역가를 따지지 않은 결과이다. 이 책을 몇 부나 찍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같은 사람이 적지는 않았을 것 같다.  현재도 인문학 전문사전 1위이고 인문학 100위 안에 5주째 들고 있다는 것이 반증한다.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저자의 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읽은 이들의 입소문이 좋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아직 읽기 전이다.

 

책을 사고도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그것과 아주 무관하게 오늘 밤 문학동네 팟캐스트 '문학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곳에서 신형철 평론가가 열린책들에서 소개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번역가의 섬세함에 찬사를 보낸 것을 아주 우연히 들었다. 최애리 번역가로 불어전공자였지만 영문학 번역도 아주 훌륭했다고 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 봤더니 글쎄 [인간이 상상한....]가 떡하니 제일 위에 뜨지 않겠는가! 책을 읽기도 전에 번역가에 대한 신뢰감이 생기니 이는 가격과 무관하게 기쁜 경험이다. 물론 그 기대가 깨지지 않기 전까지만 유효한. 하지만 적은 리뷰로 보았을 때는 번역이 주는 배신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기억해 둬야지 최애리 번역가!

 

 

두꺼운 책을 읽다보면 그 두께 만큼이나 기하급수적으로 오탈자가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초에 읽은 [쟁경]이 그랬다. 책은 참 좋았는데 오탈자가 정말 많이 발견되었었다. 하지만 책이 주는 기쁨이 컸기에 노엽다기 보다는 안타까움에 출판사에 살짝 쪽지로 알려드렸었다. 다행히 재쇄에 반영하신다는 말씀을 들어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뻤지만 재쇄를 찍었는지는 모르겠다. 책은 읽어보면 좋았는데 말이다. 1000쪽이 조금 못 되는 책이었는데 가격은 3만원 대였다. 아주 단순하게 가령, 이 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500쪽당 2만원이라고 쳐서 [인간이 거의 .....]는 5만원,  [중력의 무지개]는 6만원이면 될 것 같긴하다.  너무 단순화 시켰나??^^

 

 

     

- 사진 출처 : yes24 [서양미술사(포켓에디션)] 도서정보

 

 

[인간이 거의 ....]가 있기 전까진 [쟁경]이 가장 두꺼운 책이었고 그 전에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가 가장 두꺼웠다. 700쪽이 조금 안되는 책이었고 가격은 [쟁경]과 같다. 다만 [서양미술사]의 경우에는 올 칼라 도록이 많이 삽입되어 그 가격도 전혀 비싸게 여겨지지 않았다. 도리어 [중력의 무지개]나 [인간이 거의....]의 가격을 볼 때 38,000원 이상이 되어도 되지 않겠는가 싶어진다. 요샌 문고판이 나와서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겨 더욱 기쁜 책이다.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보니 판형은 작아졌던데 쪽수가 늘어난 모양이다. 속은 들여다 보지 못했지만 응서점 상세보기를 통해 보니 칼라가 살아있어 다행이다. 앞의 책들을 보니 착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큰 책을 읽어본 바로는 이해가 아주 쉽게 잘 된 책이니 번역 논란은 별로 없을 듯 하다.

 

 

쭉 써놓고 보니 논란이 되고 있는 [중력의 무지개]의 가격이 비싸도 너무 비싼 감은 있는 듯 하다. 안나까레니나가 1200쪽이 좀 안되지만 3-4만원 선이고, 초역임을 감안하더라도 번역에 노력을 많이 기울인만큼 많은 독자들이 함께 널리 읽게 하는 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나름의 이유야 다 있겠지만 토마스 핀천이 궁금한데 이 책으로 시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공들인 작품이 널리 읽힐 때의 기쁨 만큼 큰게 어딨으랴? 그런 면에서 본다면 제도적으로 작은 출판사에서 대작을 출간할 때에는 지원을 해 준다던가 하는 다른 묘책이 있으면 좋겠다. 대형 출판사와의 공동 출간은,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인가? 암튼 700부 한정 판매라니, 그래서 그 가격이라니,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 아쉽다. 번역이 어려운 걸 보면 내용도 어려울 거야 흠,, 세뇌 세뇌 세뇌 그래! 참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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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10-14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이 비싼것은 어쩔수 가 없단 생가이 듭니다.박리다매라고 많이 팔려야 책값도 싸게 할텐데 기본적으로 웬만한 인문학책은 3천부 판매가 어렵다보니 그냥 살사람만 사라고 비싸게 책정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물론 인문한 책만 아니라 제가 선호하는 장르소설의 경우도 과거보다 책값이 많이 올랐는데 역시 읽는이가 적어서 그런것 같더군요.
뭐 원서 읽을 실력은 안되니 그냥 번역되 나오는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합니다용ㅡ.ㅡ

그렇게혜윰 2013-10-14 23:36   좋아요 0 | URL
그 이유 자체가 씁쓸하더라구요. 얼마나 안팔리면 싶다가도 비싸면 나부터도 못사보는데 싶기도 하구요. 비싸게 산 책이 번역이 좋다면야 위안이 될 테지만 비교대상도 없고 검증도 안되고 오자가 많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결국은...누굴 탓해야할지 모르겠어요^^
 

1. 잘 이용하지 않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메일이 온것을 우연히 열어봤다. 적립금이 6000원 가까이 쌓였더라만 왜 쌓였는지를 모르겠다...본 김에 써야겠다 싶어서 물건을 구경하다가 살 것도 없고 해서 책을 파나 봤더니 다행히 팔고 있었다. 눈여겨 보았던 책 한 권을 구입했다. 따질려고 치면사 알라딘에서 사면 이벤트 대상 도서이기도 하고 쿠폰 적용이 가능하기도 했지만 일단 생각날 때 사야 미뤄지지 않으므로.

 

[이중섭1916-1956  편지와 그림들]

 

 

 

 

예전에 가족을 두고 제주도에 놀러갔다가 이중섭 미술관에 간 적이 있었다. 그 옆에는 이중섭 화백이 생전에 살던 집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는데 그때 집주인이셨던 할머니 역시 살아계셨다. 조심스레 사진을 청하니 허락해주셔서 함께 그 집 앞에서 사진도 찍었었다. 아마 그곳에 다녀온 뒤로 이중섭 화백에 대한 아련한 사랑이 더 생긴 것 같다. 이전까지 내게 이중섭은 '흰 소'의 화가였지만 그 이후의 이중섭은 내겐 사랑이 넘치는 남편이자 아버지이고, 가련한 한 예술가이다.

 

 이 책에는 그의 그림과 편지들이 담겨 있다고 하는데, 문득 그때 보았던 이중섭 화백의 편지들이 떠오르는 듯 하다. 해설도 해 주셨는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노무 기억력은 도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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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저가를 찾아서!  내 책은 5만원이 훌쩍 넘어도 2만원이 훌쩍 넘어도 사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면 크게 망설이지 않지만 아이 책은 1만원만 넘어도 왜 이리 비싸게 느껴지는지 엄마가 은근히 자기중심적이다. 아들이 요즘 탑에 관심이 많아서 탑에 관한 책을 사려고 그림책을 봐두었다. 최저가 검색하니 Y서점이 가장 쌌는데 회원이 아닌지라 G시장을 통해 샀더니 신세계가 있었다. 쿠폰도 많고 거기에도 포인트가 있더라~~ 왕년에 인터넷 쇼핑 좀 했던 모양이다. 아마 일전에 선물용으로 같은 책 여러 권 살 때 그곳에서 사서 쌓인 듯 하다. 그래서 아이 책 한 권이랑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 한 권을 샀다.

 

[하늘 높이 솟은 간절한 바람 탑]

 

문학동네 어린이에서 나오는 전통문화 즐기기 시리즈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시리즈인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들이 정말 곱다. 이 책의 목차를 보니 아이가 요즘 좋아하는 황룡사 9층 목탑과 미륵사지석탑, 석가탑, 다보탑이 다 들어있는 듯 하여 만족스럽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책이라 더 맘에 든다.

 

 

 

 탑에 관한 책을 고르다보니 정말 탑이라는 주제에 대한 책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이후 다른 곳에서 오늘 구입한 책도 성인 도서였고 아주 오래된 책이라 망설였지만 일단 목차에 아들이 좋아하는 탑들이 많아서 구입했다. 미리보기 서비스도 그 어디에도 없어서 지금 사실 살짝 걱정은 되지만 인용이 많이 되는 도서라 기대를 해 본다.                              ----> 저게 뭔가 실물 이미지도 없다 ㅠㅠ

<한국의 탑>, 장충식, 일지사, 1989

 

 [조선 평전]

 

유명한 역사 저자들이 있지만 신병주 작가는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관심을 가졌는데 도서관에 빨리 들어와 읽다가 사서 읽어야지 했다가 미룬 게 지금에까지 이르렀다. 책을 산다는 건 그런 거다.

 그림도 많고 해설도 쉽고, 고리타분하지 않아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청소년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알라딘에서도 반값 행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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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말 쿠폰을 주는구나! 주로 알서점과 응서점을 이용하는데 구매는 주로 알서점에서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응서점에 들어갔더니 팝업창에 주말 쿠폰을 준다고 해서 남편의 복지 포인트를 이용하여 구매에 들어갔다. 결재는 남편이 적립은 내가! 뭐 그런 거지!

 

 일단 앞에 소개한 이미지도 없는 [한국의 탑]이라는 오래된 책을 샀고, 일전에 예약 판매 페이퍼 (http://blog.aladin.co.kr/tiel93/6619621)에서 구매의사를 밝힌(?)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을 샀다. 이 책의 경우 어느 서점에서 사나 혜택이 똑~~같다^^ 아직 못 읽은 알랭 드 보통의 책 두 권을 읽어야겠다는 초조함이 생긴다만 어쨌든 이 책이 오면 그 두 책이라도 읽지 않겠는가? 알베르토 망구엘의 신간을 사면서 구간 두 권을 읽어낸 것처럼^^

 

 

[가면의 생], [그저 좋은 사람]

 

 최근 마음 산책 출판사에 마음을 뺏겨서 그곳의 소설을 슬슬 읽어볼까 한다. 마침 반값행사하는 책들이 있어서 함께 구입했다. 로맹 가리야 뭐 내가 사랑하는 작가이니 구입의 이유가 달리 없고, 줌파 라히리는 내 주변 사람들은 다 알더라만 나는 처음 듣는 소설가라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다. 다만, 지난 번 와우북 축제에서 준 해와작가소설 신문에서 본 대로라면 의미있는 독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만 기대하고 있다. 좋다면 계속 읽을 터이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오래 전에 이동진 씨가 강력 추천한 책이다. 미루어두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5만원 채우기로 장바구니에 들어온 책이다. 이런 책들이 사실 읽으면 더 좋아 사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기대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야심차게 구입한 것은 아닌 그런 책들이 주는 의외의 매력! 기대해 본다.

 

알라딘에서 구입하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둔 책들을 이번엔 희안하게 여기 저기 흩어져서 샀다. 도착도 여기 저기 택배에서 하루 이틀 새에 다 오지 싶다. 정신 없겠다. 책을 한 곳에서만 사는 이유 중 하나는 택배를 한 번만 받기 위해서이기도 있는데 경제적 이유가 귀차니즘을 이겨버렸다. 아, 나도 이렇게 자본주의에 깊이 관여하는가!(마치 안 그런 사람처럼 말하다니!!) 귀차니즘이여 게으르니스트여 부활하자! 써놓고 나니 살짝 씁쓸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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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크리스마스가 먼저야 내 생일이 먼저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들이 내게 꺼낸 첫 말이다. 뭐가 갖고 싶은 게 있는 모양이다. 간밤에 갖고 싶은 그것을 본 모양일지도 모르겠다.

- 뭐가 갖고 싶은데?

- 닌자고!

- 너 닌자고 잘 모르잖아? 어제 TV로 보면서 무섭다고 했잖아?

- 닌자고가 멋있는 거 같아. 황금 닌자고랑 검정 닌자고!

이름도 며칠 전 나와 함께 검색을 하고서야 알아놓고선 좋다고 선물 받을 날을 기다린다. 유치원에서 대 유행 중인 모양이다. 그런 눈치를 채곤 길을 가다 닌자고 캐릭터가 있는 양말을 사서 아이에게 신겨주곤 했었다.  그러면 아이들 중 하나가 아는 체를 해 주어 뿌듯했던 모양이다.

 

사실 아들은 닌자고를 어제 처음 제대로 시청했고, 그간에는 병원 대기실에서나 간간히 봤을까 거의 내용은 모른다. 워낙 겁이 많아 좋아하는 류가 아니다. 또봇에 한창 빠져있을 때에도 악당들과 싸우는 장면은 싫어하곤 했다. 그게 핵심 포인트인데!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머릿 속은 탑(한국의 탑)과 닌자고 두 가지가 상당히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탑은 자기가 워낙 좋아하는 류라 빠지는 것이고, 닌자고는 사실 유행처럼 좋아하는 느낌이다.

 

어쨌든 저쨌든 하나밖에 없는 아들 사달라는 것이라면 욕망이 생기고 얼마 안있어 사주곤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그게 참 재미가 없었다. 기다리는 맛, 설레는 맛을 아이가 전혀 못 느끼는 것 같았다. 아무리 책이라기소니 자기가 사달래면 다 사주는 걸 당연히 여기는 것 같아 심술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래서 요샌 특별한 날이거나, 엄마 마음 땡길 때(?)에만 사 주기로 했다.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기다리는 맛, 설레는 맛을 조금 키워주고 싶다. 갖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그 욕망을 좀 기다려 보는 것이다.

 

아이들의 욕망은 어른의 것과 달라 한없이 커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욕망이 어느 정도 커지면 시들해진다. 욕망이 커져갈 무렵 사주거나 아니면 시들해지고 다른 욕망을 생기기를 기다리는 것은 사실 엄마의 몫이다. 난 주로 커져갈 무렵에 사준다. 시들기 직전에 사주는 것은 사주나마나다.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결론이다. 사주자마자 시들어버려서 새책으로 남아 있는 우주책 한 권과 또봇 W 장난감을 볼 때마다 속이 쓰리다. 사주지 말던가 진작 사줄 걸 하는 후회가 있었다.  크리스마스까지 기다리다보면 아이의 욕망은 다른 것으로 전환되어 있을 것이니 사준다면 요즘이 적기이지 싶다. 그래서 엄마는 닌자고 책구경에 나선다. 책바구니에 하나 담기 위해서! 두 개를 한꺼번에 사주진 않는다^^ 세 권 중에 하나가 아니겠는가! 시간을 탐색하는 엄마로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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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제 취향에서 말씀드리자만 와우북에 가시면 이곳에 들러보세요. 지갑이 술술 열립니다. 다시 말하면, 지갑 걱정되시면 이 부스들은 가시면 안됩니다!!

 

1. 문학동네 시인선 리퍼도서 균일가 4000원.

- 문학동네 시인선 전 종이 리퍼도서로 나왔어요. 품절이 빨리 되는 편이니 여기부터 가심이 좋아요. 사고 한바퀴 돌면 산 시집의 시인이 문학동네 시인선을 팔고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을 거예요. 그 때 사인을 받거나 인사를 건네면 좋습니다. 시집 한 권당 연필 한 자루 서비스! 다섯 권 사면 열 자루! 전 열 자루 받았어요 ㅋㅋ 원래 계획은 세 권이었는데요 ㅎㅎㅎ 무엇을 살까 고민될 때 파시는 분들께 추천을 부탁드리면 정말 정성스럽게 추천해주십니다.  이 외에도 신간 30%할인 및 균일가 5000원 전을 하고 있습니다. 5만원 이상 구입시 택배 발송도 해 준다고 합니다. 사은품으로 문학동네 북마크와 포스트잇을 줍니다. 더 사면 더 주고요^^

 

 

 

 

 

 

 

 

 

 

 

2. 문지 시집 리퍼도서 균일가 2000원.

 

좀더 파격적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번째로 넣은 건 작년에 이미 많이 샀거든요. 리퍼도서 및 가격 변동으로 인해 싸게 판다고 합니다. 집에 있는 시집과 막 헷갈려서 이번엔 세 권 구입했어요. 대신 파스칼키냐르의 책들을 30%할인하길래 샀습니다. 사은품으로 포스트잇과, 여름의 맛 노트를 주셨어요.

 

 

 

 

 

 

 

 

 

3. 이번 와우북의 꽃이 시집들이었다면, 으뜸 기획 상품은 마음산책해외작가소설세트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제 생각에요^^ 요네하라마리세트, 로맹가리세트, 제임스설터세트, 실비아플라스세트까지 너무 환상적이에요! 더구나 산문집 세트인 김중혁 세트와 김소연 세트까지 정말 아름답더군요. 그리고 균일가 책들은 어찌나 깨끗하고 좋은 책들이 많은지 3000원이라는 가격에 사기엔 너무 미안할 정도였어요. 게다가 만원 이상만 사도 손수건과 에코백을 준답니다. 마음산책 마음에 너무 들었어요!!!

 

에코백에 넣어주신 해외작가소설 신문을 읽고 나니 미처 못 사온 책들이 마음에 걸렸어요. 오늘 또 갈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참는 데까지 참아보려고요^^

 백가흠씨가 쓰신 제임스설터의 [가벼운 나날]서평을 읽고 당장에 읽고 싶어졌는데 없다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어젯밤]이 있길래 그거 읽고 사야겠다하고 참았거든요^^

 

 

 4.

 마스모토세이초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북스피어 부스에 다녀오세요. 균일가에 판매되고 있어요. 전 빨간 책방 들은 이후로 쭉 궁금했었는데 아직 읽어보기 전이라 일단 한 권 사왔어요! 집에 와보니 비닐 포장이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윗부분이 시커멓게 ㅠㅠ 살 때 꼼꼼히 살펴 보시면 저보단 좋은 상태의 책을 사실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산 책은 [미스터리의 계보]입니다.

 

 자음과 모음의 책들이 신간도 30% 할인하고 있어요. 사사키 아타루의 책을 구매했어요. 구병모 작가님 책 사면 미니북도 주는 것 같더라구요^^ 사은품엔 썩 관대하진 않더라구요 ㅋㅋ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도 반값 할인하고 있어요. 시공사 책은 싸게 사도 좀 덜 미안하더라구요 ㅋㅋㅋ 이상한 심리죠?

 

이 외에도 여러 책들을 샀지만 글로 올릴 만한 내용이 없어 생략합니다. 정가제를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책을 싸게 산 것이 자랑할 일은 아닌 것 같지만 저 같은 경우는 마음산책이 소설을 많이 출판하는 줄은 몰랐는데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좋았어요. 제가 매년 이런저런 책잔치를 많이 다니는데 올해는 와우북이 가장 알차네요. 문학동네 시인선에 많은 시인들이 출동하시어 축제 분위기를 돋워주시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구요. 어린 아이들과 오기엔 쉴 곳이 별로 없어 아쉽지만 친구나 연인끼리 오기엔 좋은 것 같아요. 카페가 일단 많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꼭 읽고 싶은 책이 아니면 30%할인에는 마음을 잘 안열었어요ㅋㅋ  30%를 감당할 특별함이 온라인에 있기도 하니까요^^

 

 

그럼 다녀 오실 분들에게 참고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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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새 책이 나온다. 가격은 조금 사악하지만 최근에 알베르토 망구엘의 6만원에 육박한 책을 구입한 나로서는 2만 5천 2백원 쯤이야!(정말?)

 

알랭 드 보통의 책이라함은 최근 '인생 학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갖고 있고 그 중 한두 권 빼곤 다 읽은 사람으로서 어찌 귀가 솔깃하지 않겠는가! 그건 당연하지만 난 현명한 소비자이므로 새 책이 나오자마자 모두 다 사지는 않는다.(정말인가? 라고 물으면 '다 사지는 않지!'라고 눈알 굴리며 자신감 없게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예약 판매란다. 모름지기 예약 판매되는 책이라함은 언제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사은품 증정이 있게 마련이고 알랭 드 보통의 새 책 예약판매에 따른 선물은 두둥! 사인이 담긴 펜 트레이란다. '사인이 담긴'도 좋고 'pen tray'도 좋다. 쓰잘데기 없는 물건이라고 해도 좋다! 난 쌀 주는 것 보다는 문구류 주는 게 정말 좋다...

10월 15일 출간 예정이다. 그럼 14일에 구매하는 걸로 하고 차곡차곡 장바구니를 채워볼까나?

 

 

장바구니를 채우기 전 책을 탐색하다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아니, 어린이책도 예약판매가 있단 말인가? '고 녀석 맛있겠다'시리즈가 인기가 많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이 예약판매에도 엄마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 아니 어린이책 자체에는 예약판매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이 책 뿐만이 아니었다. 시리즈로 연결된 책들의 예약판매는 몇 건 있었고, 그러고 보니 시리즈의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사이좋게 지내자 우적우적]의 경우 최근 꾸준히 출간된 시리즈이다보니 기다린 사람이 많았을 수도 있겠다. [레고 어드벤처 북]이라면 예약판매가 가능할 것도 같았다. 보자마자 확 사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으니까. 그런데 [달님을 빨아버린 우리 엄마]는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시리즈라고 하는데 1권은 1991년에 2권은 2004년에 출간되었다는데 과연 2013년까지 3권을 기다린 사람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예약판매란 판매가 보증된, 기다리는 독자가 많은 책에만 하는 것이 아니란 말인가? 혼란스럽다. 더구나 하지만  유명한 작가라고는 하지만 나는 잘 알지 못하는, 그리고 30년 동안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나는 첨 듣는 이야기의 그림책인 [티키 티키 템보] 역시 예약판매가 되고 있었다. 이해가 썩 되지는 않았다.  예약판매가 어린이 도서를 포함한 출판 도서 전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로서는 꽤나 충격적인 날이었다. 나만 몰랐나?? 예약판매의 기준은 무엇일까? 어떤 책이 예약판매가 되는 것일까? 누가 내게 알려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어린이책 작가 중에 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나 이수지 작가의 경우에는 예약판매를 할 때의 혜택이 좋으면 냉큼 살 의향이 있다^^

또, 일반 판매를 했지만 예약 판매를 했더라도 샀을 것 같은 책도 있다. [모든 게 노래]노란 포스트잇 하나만 딸랑 줬어도 샀을 것 같다.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은 예판은 안했지만 쿠폰이 많았다. 하지만 예판으로 미니북이나 '알베르토망구엘에 대한 백과사전'을 줬더라면 더 빨리 샀을 것 같다. [정글만리]를 시간차를 두고 예약판매를 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아마 이런 정도라면 예약판매란 독자들의 마음을 안달복달 못하게 하려는 것인가 보다 하는 정도로 이해했을 텐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지금도 예약판매 중인 책들이 많다. 기대가 되는 책도 있고 내 취향이 아닌 책들도 많다. 그 책들을 보니 다시 한 번 궁금해진다. 도대체 예약판매는 어떤 목적으로 하는 겁니까?? 혹시, 간 보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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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3-10-0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는 파운데이션 예약 판매를 보고선 손가락이 근질거리는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ㅡ.ㅡ

그렇게혜윰 2013-10-05 08:59   좋아요 0 | URL
파운데이션요? 화장품이요?? 그것도 예약판매를 해요? 우와~~~!!

그렇게혜윰 2013-10-05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ㅋㅋ 책 제목이었네요ㅜㅜ

카스피 2013-10-06 13:01   좋아요 0 | URL
ㅎㅎ SF책이라 일반분들은 잘 모르세요ㅡ.ㅜ

그렇게혜윰 2013-10-06 17:40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어제 만화 그리는 아는 동생과 술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 분이 어마어마한 분이시더라구요^^ 그리고 책값도 어마어마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