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정리를 하고 책을 사려고 했는데 온라인 서점에 근래 매일 또 들어오다보니 환상적인 가격의 책들에 유혹당했다. 전부터 사고 싶었던 마쓰모토세이초 단편 걸작선이 그 시작이었다. 어떤 책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마쓰모토세이초를 읽으려면 미야베 미유키 여사가 책임 편집한 이 세 권이 책을 꼭 읽어야한다기에 관심갖고 있었는데 세 권이나 되어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다. 마침 반값 할인을 하니 아니사고 베기겠는가!!!!

 

 

 

 

 

 

 

 

 

 

 

 

 

 

 

이걸 사고 보니 또 사은품으로 주는 컵이 땡겨 찾아본다 ㅠㅠ 이건 좀 부끄러운 구매기이긴 하지만 온라인서점 사은품에 혹하지 않는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어쨌든 이 컵을 받아보니 아주 견고하고 멋들진다는 말씀! 저기 쓰인 글자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 나는 저기에 '컵'이라고 쓰였어도 만족할만큼 맘에 든다.

 

 이거 말고도 친정 엄마께 흔쾌히 선물한 전통시장 상품권도 받았으니 착한 딸로도 만들어주는구나!

 

하지만 문제는 책을 넣을 곳이 없다. 작년말부터 이리저리 정리하고 비우고 채우고 반복해서 딱 포화 상태인지라 이 책들을 둘 곳이 없다. 조만간 물려받은 아들책은 아는 학급에 기증을 하여 그 칸이 빌테니 당분간만 방바닥 신세를.....더 자주 쳐다볼게^^;

 

 

 

 

 

 

 

 

 

 

 

 

 

 

 

 

 

 

 

 

 

 

 

 

 

 

 

아들아 어서 오렴, 내 책 많이 사면서 너에게 미안해 공룡책 하나 샀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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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7-11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 그렇게혜윰님, 마쓰모토세이초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봅니다. ^^
저희 신랑이 맨날 저에게 "자기 책만 찾지 말고, 아들 책 좀 신경쓰라' 하는데요.
그렇게혜윰님도 저랑 비슷하셔서 매우, 무척, 심히 반갑습니다.
저희 아들도 공룡을 좋아합니다. 오호~~~

그렇게혜윰 2014-07-11 13:5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우리는 오프 회동을 가져야할 듯 싶습니다ㅋ 전 구리시에 삽니다만...ㅋ
 

근래에 읽은 괜찮은 책들을 정리해 본다. 뭔가 선별한 느낌이지만 '괜찮은 책 = 근래에 읽은 책'이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으로 잘 알려진 한기호 소장이 2010년 11월부터 최근까지(지금도 연재는 계속되고 있다.) 약 3년 동안 <경향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책이다.

한기호 소장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해 출판사 사재기 문제로 TV에서 인터뷰를 한 모습을 본 것인데, 궁금하였지만 애써 찾아보진 않았던 그의 책을 이렇게 다시 만나는 것을 보니 인연이 있는 모양이다. 심지어 이 책은 마지막까지도 도서관에서 볼까말까 했던 책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빌려온 책 중 이 책을 가장 먼저 읽는 이 심리는 뭔지 모르겠다.

 

책에 관한 책, 적잖이 읽었다. 그런데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책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책은 그저 제목만 빌려줄 뿐 세상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우리 나라 출판 문화, 독서 문화가 얼마나 학대당했는지에 대한 토로가 많았는데 읽다보니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 편의 글에 서너 권 이상의 책들을 거론하면서 하나의 글로 마무리 짓는 솜씨가 좋다. <한기호의 다독다독>을 읽기 위해 <경향신문>을 구독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읽고 싶은 책들도 그득하고 시사에도 밝아지고 비판의식도 생기는 글들이다.

 

 정보화 시대에 인간은 컴퓨터를 이기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기억력, 정보력, 정리력 등에서 컴퓨터를 이겨낼 수 없지만 창의력만큼은 이길 수 있습니다. 창의력은 책을 읽는 가운데 배양됩니다. 그러나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읽어온 것이 바로 학문의 역사가 아닌가요.  299쪽

 

 

 머리를 식힐 겸 고른 책이다. [당신에게 러브레터]라고 하지 않는가! 더구나 부제도 '예술에 담긴 사랑과 이별의 흔적들'이라고 하니 예술작품+에피소드 정도로 구성되었거니 싶었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을 잘못 지은 듯 하다. 제목이 책의 내용을 갉아먹는 듯, 내용에는 깊이감도 있고 대중성도 있는데 제목이 너무 가볍지 않은가?

 사진작가인 저자 이동섭은 이 책에서 사진 뿐만 아니라 회화,무용, 문학에 이르기까지 예술이라 불리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과 예술가의 삶을 사랑이라는 주제로 묶어 소개한다. 예술의 가장 기본이 사랑이라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듯 싶으니 공감이 되는 글들이 많다. 사랑이 기본 테마이고 다양한 예술을 만날 수 있고 자신을 드러내는 편안한 글이라 많은 이들에게 읽힐 것 같은데 문제는 앞서 말한 제목! 너무 가볍다. 그 때문에 이 책이 더 읽힐지, 덜 읽힐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좀 바꿨으면 좋겠다.

 

가령, 에곤 실레의 에로티슴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그저 '러브 레터'라고 이름 붙이기엔 어려운 인간 본질에 대한 물음을 불러일으킨다.

 

엄밀히 말하자면 실레의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실레의 에로티슴(의 기록)이지 내 에로티슴은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내 에로티슴이 그의 에로티슴과 만나고 있다고 느낀다. 무엇 때문일까? 불연속적인 존재인 우리가 경험하는 에로티슴은 각각 불연속적이다. 즉 나와 내 연인의 에로티슴, 그와 그의 연인의 에로티슴은 각자 떨어져 존재한다. 그럼, 언제 각자의 에로티슴은 연속적이 될까? 여기서 나와 예술작품의 관계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내가 실레의 그림에서 느꼈던 여러 미묘한 감정들이 빚어내는 쾌감과 불안 등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146쪽

 

 

 

  출간되었을 때부터 관심을 갖기는 했었다. 내가 무슨 번역에 크게 관심이 있다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고 언제부터인가 번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나브로 느꼈기 때문이다. 올초에는 [이방인]에 대한 번역 논쟁(을 넘은 전투)이 있었듯이 알라딘 서재에서도 끊임없이 번역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어왔으니 책을 좀 읽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겐 번역이라는 것이 그저 남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위의 책과는 달리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이 책에서 유명한 번역가인 이디스 그로스먼은 글자 그대로 번역을 '예찬'하고 있었다. 아마 그 기저에는 그동안 인정받지 못하고 홀대받은 번역 작업에 대한 항의의 마음이 있었겠지만(영어권의 번역가라 그러했던 듯 하다. )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디스 그로스먼은 '번역'이라는 작업에 대한 자긍심이 무척 높았다. 그런 점은 나쁘지 않았고 그녀의 많은 생각에 공감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그녀가 서평가나 비평가들이 책을 소개하며서 원어를 모르기에 번역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을 조롱하는 것에서는 그녀에게 동조할 수 없었다. 정말 언급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니 그냥 안타까워하는 정도로만 할 수는 없었을까? 하지만 앞으로는 리뷰를 쓸 때 번역에 대한 언급을 하고는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비록 그 언급 역시 그녀가 비난하는 정도에 그칠지라도 말이다.

 

어찌 됐건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듯한 저자의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고, 문장만으로도 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미국에 사는 그녀의 번역본을 읽은 많은 독자들은 충분히 만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번역에 대한 책을 번역'한 공진호 번역가의 역할도 충분히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다. 흥미로우면서도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 같다.

 

부록으로 이 책의 편집자와 번역자 그리고 로쟈 이현우의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긴장하지 않고 읽기엔 그 글도 번역이라는 작업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다. 만족스러운 책이다. 귀퉁이가 하도 많이 접혀서 어떤 부분을 공유할까 고민이 된다. 번역가를 작가라고 주장하는 아래의 글이 그녀의 생각과 감정과 문체와 수사를 잘 드러내는 것 같아 소개해 본다.

 

진지한 전업 번역가라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때, 달리 어떤 생각이 들건 자신을 작가라고 생각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대개는 남몰래 그런 생각을 하지요. 저는 또한 번역가가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옳다고 믿습니다. 순전히 주제넘은 생각일까요? 분수를 모르는 도취적 생각일까요? 문학 번역가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이기에 '작가'라고 불리는 게 정당하다는 걸까요? 번역가는 그저 하찮고 이름 없는 문학의 시녀요, 시종이 아닐까요? 고마워하며 출판업계에 늘 알랑거리는 종이 아닌가요? 제가 동원할 수 있는 말 중 가장 울림이 있고 점잖은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17쪽

 

 

어쩌다 보니 메타북들을 많이 읽는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그런데 이 메타북의 세계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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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촉촉해지는 것 같다. 인상파 화가의 그림과 릴케의 그림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지는 몰랐다. 표지도 편집도 맘에 드는 시집이다. 시집을 더 소장하게 만들게 하는 만남이다.

 

릴케의 시 중 전기 작품에 속하는 작품들을 엮은 책으로 후에 후기 작품들을 모은 릴케 시집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첫 시집>에서 느껴지는 풋풋한 감성과 이후 <초기 시집>이라 붙여진 장에서 소개된 시들에게 느껴지는 성숙하고 사색 깊은 느낌이 무척 좋았다. 틈틈히 옮겨 적고 싶은 마음이 든다. 종교적 색채가 많이 나는 시들은 아무래도 공감이 덜 된다.

 

 

 

 

 

 

오랜만에 시오노 나나미의 에세이를 읽었다. 르네상스 저작집은 에세이가 아닌 게 맞지? 사실 그녀의 글은 대체로 인문서와 에세이 혹은 소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에세이가 분명하다. 최근작인 [십자군 이야기]를 내기 전까지 그녀가 이곳 저곳에서 쓴 글들을 편집자가 엮어 출판을 제안한 책이라고 한다. 물론 이후의 시시콜콜한 것은 시오노 나나미 여사의 허락을 받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녀는 그녀의 책에 아주 깊게 관여한다.

 

30년간의 글이 한데 모였는데 그녀의 글은 나이를 먹지 않는가 보다. 글간의 시차를 느끼지 못했다. 시오노 나나미를 좋아하는 이라면 애정을 갖고 읽을 만한 책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 번 알아보는 차원에서 읽어보아도 좋겠다.

 

글은 사람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먹는 것 역시 사람을 나타낸다. 「생각의 궤적」p122

서평은 평을 당하는 책의 평이 아니라, 평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궤적」p405

 

뜨끔뜨금한 문장들이다.^^;;

 

 

 

 책도 책이지만 이 책의 저자인 '아작'에 대한 놀라움이 컸다. 반가움이라고 해야하나? 아줌마 작가 모임이라는데 그 호칭을 전면에 내세운 그들의 용기는 무모하지 않았다. 문장도 그렇고 끌어당기는 힘도 그렇고 좋은 글이었다.

 제목은 조지 6세의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이 책에는 조지 6세와 그의 언어 치료사인 라이오넬 로그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고흐와 테오, 마르크스와 엥겔스 등 많은 쌍의 인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위인전을 읽을 나이에 같이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은 '서양 역사 속의 인물 편'이고 '한국 역사 속의 인물 편'도 있다고 하니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선물용으로도 좋겠다.

 

 

 

  경주에 다녀올 때 [우리 아이 첫 경주 여행] 책을 들고 다니며 유용하게 썼던 경험이 있어 강화도 여행을 앞두고 이 책을 읽어보았다. 강화도를 네 개의 구역을 나누고 여행 계획을 짜주는 것이 좋았다. 책을 보니 내가 주로 1, 4구역 위주로만 다녔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엔 2,3 구역으로 다녀보아야겠다. 마침 그 구역에 공룡 전시관도 있다고 하니 한참 공룡에 빠진 아들에게 좋을 듯 싶다. 옥토끼는 너무 비쌌다ㅠㅠ

 

 

 

 

 

박람강기 프로젝트3인 레이먼드 챈들러의 [나는 왜 글을 쓰는가]를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아서 이 시리즈는 믿을만 하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 시리즈의 첫 책인 [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였다. 제목이 얼마나 기가 막히게 좋은지! 게다가 찰스 디킨스와 윌키 콜린스의 여행기라고 하지 않는가. 아차, 내가 그 둘의 작품을 뭘 읽었지??? 그래서 그런가 결론적으로는 내 취향은 아니었다. 박람강기 프로젝트를 구입할 때 작가가 내 취향과 맞는지 미리 생각해봐야겠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트친들이 이 책이 출간될 당시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작가의 이름과 '친구'라는 상투적인 제목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읽는데 좋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낯선 이야기에 이방인의 감정을 느꼈다면 아마 그 소설은 그리 좋은 소설은 아닐 것이다. 분명 내게 낯선 모든 것임에도 왠지 나는 키부츠 안에 살고 있는 그 어떤 여인일 것만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와 <에스페란토>가 무척 좋았다.  좀더 여유 있게 읽었으면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시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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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4-06-25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이야기> 시리즈 이후로는 안 읽어봤는데, 우와~ 이런 멋진 글이....

글은 사람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먹는 것 역시 사람을 나타낸다. 「생각의 궤적」p122

서평은 평을 당하는 책의 평이 아니라, 평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궤적」p405

점심에 라면 끓여 먹으려고 하는데,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ㅋㅎㅎㅎ

그렇게혜윰 2014-06-26 09:58   좋아요 0 | URL
저도 괜히 부끄러워지는 구절이었어요. 아마 식탐을 부린 직후에 저것을 읽지 않았나 싶어요 ㅋㅋ 시오노 나나미는 글에 자뻑이 과하긴 하지만 읽을만해요 ㅋㅋ

봄밤 2014-06-25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구사이>, 아모스 오즈의 단편?이군요! 그의 단편은 어떨지, 얼른 만나야겠어요.

그렇게혜윰 2014-06-26 09:58   좋아요 0 | URL
딱 꼬집어 어떻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서늘한 깊이가 느껴진달까요? 그런게 좀 있는 것 같아요.
 

요즘 허리가 아파 컴퓨터를 좀 멀리하고 있다보니 아무래도 리뷰도 덜 쓰게 된다. 읽는 거야 앉아서도 읽지만 서서도 읽고 누워서도 읽을 수 있으며 그저 읽고 밑줄 치고 조금씩 옮겨적기는 한다만 진득하니 앉아서 써야하는 리뷰는 쓰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아무 기록도 하지 않는다면 좀 서운하니 이렇게 페이퍼로 남겨둔다.

 

1. 레이먼드 챈들러의 책을 두 권 읽었다.

 

 

 

 

 

 

 

 

 

 

 

 

시작은 북스피어 사장님이신 마포 김사장님(@hongmin76)과 트윗을 주고 받으면서였고 결국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를 구입하게 되었고, 읽다보니 챈들러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근래에 무라카미 하루키를 자주 접하게 된 이유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하루키가 챈들러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특히 글쓰는 습관이 그러하다고 많이 알려져있다. 실제로 하루키가 인용한(하루키는 출처를 알지 못했던) 편지가 이 책에 실려 있으니 궁금했던 사람들은 아주 가려운 곳을 긁어내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작품론, 작가론, 할리우드, 필립 말로, 일상으로 나누어진 편지들을 우선 일상을 먼저 읽고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읽었다. 나는 챈들러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던 까닭이었다. 잘한 것 같다. 가장 재밌었던 건 아무래도 생각과 감정을 포장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동시대 작가들에 대한 일종의 품평이 담긴 <작가론>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북스피어에서 출간중인 '박람강기 프로젝트'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언젠가 내가 침을 꼴깍 삼켰던 책들이었다. 최근엔 마쓰모토 세이초의 책이 출간되었으니 역시나 침을 꼴깍 삼켜본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를 통해 그의 작품 중 최고라 불리는 것이 [기나긴 이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하기에 필립 말로를 만나는 첫 작품으로 그 책을 택했다. 두 말 할 것 뭐 있겠나? 나는 필립 말로에게 매력을 느꼈다. 챈들러의 탐정 소설은 마치 소설책 몇 권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머리도 마음도 충만한 느낌이 들었다. 조만간 [빅슬립]으로 두번째로 필립 말로를 만날 생각이다. 챈들러는 참 잘 쓴다.

 

2. 첫 독회의 책이었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다 읽었다.

 

난생 처음 '독회'라는 것을 해 보았다. 주변에서 책 좋아하는 사람 찾기 힘들고, 그 책이 나와 취향이 맞기는 더더욱 힘들고, 함께 읽기는 가능이나 할 것인가 했었는데 가능하게 되어 시작한 독회였다.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잡담을 나누고 차도 마시다 어느 순간 '내가 먼저 읽을까?'하는 말로 시작하여 네 번의 만남 끝에 이 얇은 책을 함께 다 읽었다. 사강의 에세이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있어 이 책이 어떨까 싶었는데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 있을 법한 모든 감정'들이 이 소설 안에 다 들어있다는 말로 정리하련다. 사강은 정말 상상 이상으로 섬세한 소설가이다. 그녀의 모든 묘사들을 이 책을 소리내어 읽은 우리 두 사람 모두의 가슴을 움직였다. 이 책 다음으로 밀란 쿤데라의 [느림]을 읽고 있는데 이 책보다는 읽으면서 좀더 집중을 해야하지만 소리내어 읽는다는 것의 매력을 새삼 느끼는 중이다. 

 

 3. 김연수

최근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 +]가 나와 많은 이들이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던 터였다. 그러니 나는 어찌했겠는가? 가장 나답게 [청춘의 문장들]을 읽기 시작했다. 고민은 없었다. 김연수 작가의 책을 별로 읽지 않았고 그러하기에 굳이 [청춘의 문장들]이 있는데 +를 살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궁금했다. 좋아하는 분의 추천이 있던 책이라 그래도 왠만하면 이 책은 읽자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아, 이 분, 동양삘 나신다. 내 과다. 다만 의외였던 느낌은 있다. 강연회 때 뵙기론 그리 정적인 느낌이 아니었는데 한시를 마구 날려주시니 낯설면서도 기대되는 느낌이 있었다. 소설에도 도전해야겠다. 집에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 다행히 있다. 요즘 김연수 작가의 재번역으로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그러니 나는 역시 나답게 조만간 구판 [대성당]을 읽을 것이다. 신간을 제때에 읽는다는 것이 내겐 참 낯선 일인데 언제부터인가 가끔 최신간을 읽고 있다. 불현듯 나답지 않다는 생각이 스친다. 영화도 늘 비디오로 나올 때 보지 않았던가!!!! 그래도 요샌 비디오 빌리기 힘드니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게 좋겠다며...

 

4. [피어나다]

 <도서관 문학작가 파견 작품집>이라는 타이틀로 출간된 세트 중 하나인데 알라딘 검색이 안된다. 다른 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피어나다]는 도서관 문학관 파견 시인들의 시를 모은 책으로 400쪽에 가까운 시들이 그득하다. 개인적으로는 반가운 이름 김산 시인의 이름 때문에 읽었는데 박판식, 문성해, 이길상, 이승희, 김일영 시인의 시도 좋아서 옮겨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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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읽고 있는 책

정민 [한시 미학 산책] - 난 그저 시를 원했는데 매우 전문적인 책.

지그문트바우만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사서 봤어야 하는 건데 싶은 마음!

김중혁 [당신의 그림자는 일요일]- 빨책에 맞춰서 읽기 시작.

시오노나나미 [생각의 궤적]- 역시나 솔직하신 여사님!

밀란쿤데라 [느림] - 나의 두번째 독회 도서. 한 4주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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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신간 페이퍼는 관심이 가거나 살 예정이거나 갖고 싶다거나 그런, 엄밀히 말하면 뜬 구름 잡는 소리 같았다면(그 페이퍼는 대체로 나를 위한, 아이쇼핑과 같은 그런 종류의 페이퍼였다면) 이번에 소개할 신간들은 최근에 읽었거나 지금 읽고 있는 신간이라할 수 있겠다.

 

1.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철학의 명저], 하세가와 히로시

 

 

 문학동네 임프린트 교유서가의 야심만만 첫 책이다. 사실 하세가와 히로시가 누구인지는 잘 몰랐고 허세가 있는 나는 '철학'이니 '명저'니 하는 말에 약하다. 그런 나의 성향을 제대로 간파한 책이고, 그 책은 좋아하는 언니 S에게 선물받았다. 지금 스무 쪽 가량 남겨둔 상태인데, 우선 허세에 비해 독해력이 떨어지는 나이건만 구성이 일목요연하고 작가의 문체가 배배 꼬인 곳도 없이 시원시원하여 잘 읽혔다. 추후에 관련 페이퍼나 리뷰를 쓸 예정이다만 나의 허세와 지적 결핍을 동시에 채워주는 그리고 더불어 나의 장바구니도 함께 채워주는 책이다.  

 

 

2. [행복이], 김초혜

   나는 김초혜 시인을 한 책에서 남편이신 조정래 소설가의 연애 편지로 처음 알았다. 그후 강화도 육필문학관에서 육필을 접했고 이렇게 책으로 만나기는 처음이다. 이 책은 할머니 김초혜가 손주를 기르는 이야기를 쓴 책으로 아직 나는 읽기 전이고 친정 엄마를 먼저 읽게 하였다. 아무래도 손주를 다섯 살까지 키우시다 내가 육아를 전담하게 된 요즘 일이년 박탈감과 배신감으로 정체성 조차 잃어버린 친정엄마에게 어떤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엄밀히 말하자면, 책보다는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야 하건만 그게 잘 안된다. 딸들은 다 나쁘다ㅠㅠ

 

 이 책은 실물이 정말 예쁘다.

 

 

3. [하루키 스타일], 진희정

 

 

 신간의 범위가 갑자기 확 늘어진다. 2013년 9월에 출간된 책인데 도서관에 갓 들어온 따끈따끈한 도서관 신간이다. 사실 저자의 전작들의 제목만 보아도 내 스타일이 아님이 분명한데 요즘 하루키 씨에게 무척 호기심이 많은 나로선 이 책을 이끌리듯 집어들었고 순식간에 읽었다. '하루키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표지 디자인도 그렇게 문체도 그렇고 하루키에 대한 책으로는 손색이 없을 듯 싶다. 오죽하면 저자의 [손석희 스타일]이라는 책도 오늘 빌려볼 참일까?

 

 

 

그 외에 아직 읽지 못했지만 사거나 선물받는 등 득한 신간들을 소개하자면,

 

 

도정일 산문집. 말해 뭐하겠는가? 팟캐스트 문학이야기를 듣고나니 이 산문집이 더더욱 궁금하다. 잡은 물고기에게는 공을 들이지 않는다더니 내가 딱 그짝이다. 늘 곁에 있으니 도리에 늦게 읽게 된다. 빌린 책은 빨리도 읽두만.

 

 

 

 

 

난 니콜라가 참 좋다. 요즘 이벤트로 책갈피 3종 세트도 준다는데 참 탐난다. 얼마 전 구입한 [쌍뻬의 어린 시절]과 어쩜 이리도 우연히 잘 만났는지.... 표지들을 이렇게 보고 있자니 읽고 싶어진다. 하루키 씨는 그럼 지금 당장 읽으라고 하겠지?^^

 

 

 

 

 

5월엔 지난 달 많이 사 둔 책들을 읽을 계획이다. 6월엔 국제도서전과 파주어린이책잔치가 있으니 굳이 사지 않으려 노력할 수고를 하지 않을 계획이다. 물론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는 걸 안다만 일단 말은 그렇게 해 둔다.

 

* 서울 국제 도서전 http://www.sibf.or.kr/

* 파주 어린이책잔치 http://www.pajubfc.org/

 

소박하게 개최되고 수익금의 일부가 좋은 일에 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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