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딧물을 길들이는 붉은개미 - 길들이기 공생 공생과 기생 2
아만다 하먼 지음, 박시룡 옮김 / 다섯수레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길들이기’라면 ‘어린왕자’가 길들인 장미와 ‘장미’가 길들인 어린왕자가 떠오른다. 생떽쥐베리의 문학적 상상력은 '관계맺기'이자 '진심으로 사랑하기'로서의 길들이기를 이야기한다. <진딧물을 길들이는 붉은개미>에서는 생물학적 길들이기가 나오는데 이 책은 ‘공생과 기생’ 시리즈의 두 번째 편이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 관계에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리공생과 한쪽만 이익을 얻고 다른쪽은 아무런 득도 실도 없는 편리공생이 있다. 물론 한쪽만 이득을 얻는 기생도 여기에 포함된다.

 

 

 시리즈의 첫 번째 편, ‘딱새를 속여 번식하는 뻐꾸기’는 번식공생을 보여주는데 그것에 이어 이 책은 '길들이기 공생'을 보여준다. 주요 등장 동물은 제목에서 보이듯 진딧물을 길들이는 붉은개미이지만 목차를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차근차근 공생의 원리를 설명한다.


 공생은 생태계에서 서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길들이기’로 해석된다. 동물과 식물 간에, 그리고 동식물과 인간 간에 길들이기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제1장은 공생이란 어떤 관계인가부터 시작하여 길들이기의 역사를 설명한다. 사람은 동물에게서 노동력과 고기, 가죽, 털을 얻고 식물에게서는 곡식과 원료들을 얻는다. 동식물을 길들이면서부터 사람들은 차츰 정착생활을 시작했고 한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게 되었다. 이 부분은 어른이 함께 읽으며 원시역사와 관련하여 부가 설명을 해주어도 좋겠다. 초등 3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데 글자의 크기가 좀 작고 글자수도 많은 듯해서 처음엔 보기에 좀 어려워하던 아이들도 생생한 사진과 요모조모 재미있는 설명들이 나뉘어 배치되어있는 글들에 흥미를 느꼈다.

 제2장은 ‘서로를 길들이는 곤충과 곰팡이’라는 소제목으로 사람이 동식물을 길들이기 시작한 1만5000년 전의 시기보다 훨씬 오래된, 개미의 길들이기 역사와 그 능력을 보여준다. 흰개미의 일개미들이 곰팡이농장에서 곰팡이를 기르고 그 하얀 덩어리를 먹이로 먹는 모습은 놀라운 지경이다. 곰팡이를 먹이기 위해 자신의 몸집보다 몇 배는 커다란 나뭇잎을 들고 나르는 개미들의 행렬은 더욱 놀랍다. 그 외에도 푸른나비 애벌레를 기르는 개미와 정원을 가꾸는 우림개미 등, 보금자리를 꾸며 생계를 유지하며 살려고 애쓰는 다양한 종류의 개미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화학전은 인간의 전쟁을 방불하게 한다. 자세한 개미사진이 잘 나와 있어 보는 재미가 생생하다.

 제3장은 ‘노예를 부리는 개미’ 편이다. 아마존개미가 등장하는데 붉은 몸통의 아마존개미들에 근접카메라를 대어 아이들은 징그럽다고 야단이었지만 “왜? 귀엽지 않니?”라며 안 놀라는 척 해주었다. 아마존개미의 여왕개미가 활약하는 일과 그들의 노예 길들이기 방법을 보면 개미들의 사회가 무서워진다. 베르베르의 ‘개미’에서처럼 그들은 인간사회의 축소판이거나 그보다 더한 잔혹한 세계를 사는데 그게 또 생태계의 원리이니 오싹하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은 다른 생물이 없이는 살 수 없고 서로 길들여가며 주고받고 사는 것인데 환경파괴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생물들이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회색늑대의 후손인 개와 멸종동물인 오록스의 후손인 소는 우리생활과도 밀접한 관계로 지낸 동물이지 않은가. 가마우지를 이용하여 낚시 중 낮잠을 즐기는 낚시꾼의 모습은 한가로워 보인다.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공생하는 동물들의 세계 속에 우리도 있다. 환경조건에 따라 생물의 습성은 물론 성격도 좌우되는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비슷한 것 같아 흥미롭다. 예를 들어, 열대지방에 사는 개미들이 추운 지방에 사는 개미들보다 자신을 노예로 부리는 개미에 맞서 저항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은 ‘신기한 생물 이야기’ 상자에 들어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꿀단지개미들의 노예 길들이기 방법이었다. 사람들의 세계와 어찌 비슷하던지 소름이 돋았다. 꿀단지개미들이 노예를 길들이는 방법은 아마존개미와 확연히 다르다. 갖가지 속임수로 원주민개미를 노예로 만들고 저항하는 노예개미들은 폭력과 마취로 진압하는 아마존개미들과는 달리 꿀단지개미들은 '단물'을 먹여 노예를 길들인다. 그들의 빵빵한 엉덩이는 단물로 가득한데 그것을 더듬이로 톡톡 두드리는 개미들에게 단물을 떨구어주고 노예로 만든다는 것이다. 섬뜩하지 않은가. 부드러운 폭력, 달콤한 억압, 그 안에 숨은 음흉한 미소를 모른채 탐닉하고 안주하고 길들여지는 목숨. 이보다 끔찍한 실상은 없는 것이다. 길들여진다는 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 뒤에 나오는 ‘고양이의 야생성 관찰’은 본문과 좀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직접해봐요’라는 꼭지이니, 생물을 가까이서 관찰해 보라는 권유로 읽으면 재미나다. 낱말풀이에서는 본문의 알아두어야 할 낱말을 정의해두었다. 여기 낱말풀이에서 ‘뚱보'의 정의가 재미있는데 본문과 관련하여 보면 ‘몸에 먹이를 저장해서 다른 꿀단지개미를 먹이는 꿀단지개미의 하나’로 나와있다. 이런 뚱보라면 우리사회에도 좀 많이 있으면 좋겠다. 길들이기 목적으로 단물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면.. 이 책의 원제는 ‘parasites & partners, Farmers and Slavers' 이고 번역은 이해하기 쉽게 해 놓은 것 같다. 이것저것 사진과 정보가 다양하여 3,4학년 어린이가 읽기에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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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07-09-12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곤충에 관한 책이라면 아주 끔찍해하는 우리 딸에게도 한 번 권해봐야 할 책인 것 같네요.
생생한 사진 때문에 기겁을 할지도 모르지만요.

프레이야 2007-09-12 07:52   좋아요 0 | URL
네, 여자아이들은 처음에 보더니 기겁을 하더군요 ㅎㅎ
그런데 제가 자꾸 귀엽잖아, 이러며 세뇌(!) 시켰어요.
그런데 자꾸 보니 정말 귀엽다고 그러더군요^^
내용은 공생의 의미와 생리에 초점을 맞춰 충실한 편입니다.

다가섬 2007-09-1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아이,벌레라면 ~답지 않게 과잉반응을 보이곤 하는데
아무래도 친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한가지라도 알고 바라보면 ...달라지겠지요?
3~4용이라니...읽혀볼 만 하겠어요.

프레이야 2007-09-12 10:38   좋아요 0 | URL
다가섬님, 우리집 애들도 날파리만 봐도 호들갑이죠. 걔들도 다 먹고 살아야
하는 거라고 웃겨주면 잠시뿐이에요.^^ 아는 것이 사랑하는 것의
첫걸음이겠지요^^

비로그인 2007-09-1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리뷰를 보다가 선물해주고픈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담아요 ^^
그 분은 이런 자연과 동물,곤충의 세계를 무척 좋아하는 분이지요~

프레이야 2007-09-12 17:04   좋아요 0 | URL
엘신님, 어른이신가요? 제가 보기에도 재미난 책이었으니
곤충을 좋아하시면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7-09-13 11:32   좋아요 0 | URL
네,어른입니다. 늘~ 내셔널 지오그래픽같은 다큐 프로를 즐겨보죠^^
 

 

2007년 9월 1일 토요일 4시 부산문화회관

 1940년대 푸에르토리코를 보호령으로 한 미국에 자유로 들어오는 푸에르토리코의 빈민들이 뉴욕의 백인 사회에 제2의 할렘을 만들어 말썽의 근원이 되었다. 이 때에 백인지역과 스페인어를 쓰는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의 지역이 인접한 뉴욕의 웨스트사이드에서 백인의 젊은이와 푸에트로리코의 젊은이들이 텃세 싸움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탈리아계의 제트단과 푸에르토리코계의 샤크단으로, 서로 앙숙관계에 있는 불량그룹이다.

 





 샤크단은 붉은 계열의 옷으로 제트단은 청바지와 청조끼 그리고 파란 계열의 옷으로 나뉜다. 이들이 늘 다툼을 일삼는 구역에서 골치를 앓고 있는 형사 슈랭크는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지도 못하고 강력한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공권력이란 건 그야말로 욕 한방이면 아무것도 아닌 채 나자빠지는 맥없는 것밖에 안 된다. 두 그룹으로 나뉘어 평정을 찾지 못하는 이들의 적대감이란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고전을 현대판으로 패러디 했는데, 오랜 적대감의 원인을 현대식으로 패러디한 부분은 오로지 피부색에 근거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편가르기 두 그룹의 사이에 있는 인물 샤크파 마리아와 제트파 토니는 흰색의 옷으로 등장한다. 각각 흰색 원피스와 남방으로 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대변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들의 사랑은 슬픈 결과를 낳는다. 이들의 희생으로 두 그룹의 평화가 찾아올런지..


 




 뮤지컬의 무대는 도시 뒷골목의 우울한 하늘 아래, 허름한 담과 가건물처럼 허술해 보이는 낡은 아파트를 보여준다. 마리아의 아파트 이층발코니에서 마리아와 토니가 부르는 ‘Tonight’은 열창이었다. 마리아 역의 김아선과 토니 역의 윤영석 모두 성악전공이라 그런지 노래실력이 대단했다. 마리아의 고음이 불안했지만 맑고 풍부한 성량으로 압도했다. 가장 매력적인 배역은 아니타와 베르나르도. 아니타 역에는 유나영, 베르나르도에는 윤덕선이 열연했는데, 춤도 노래도 연기도 정열적이었다. 특히 아니타가 술집에서 제트파 양아치들에게 희롱당하는 장면과 복수의 눈물을 머금고 퇴장하는 장면은 오싹했다. 큰딸은 이 장면을 어떻게 봤는지 신경이 좀 쓰였다. 임형주가 부른 '투나잇'을 아이도 음반으로 갖고 있는데 뮤지컬로 듣고 보고, 새로운 느낌을 받는 눈치였다. 작은딸은 중간에 좀 자더니 중후반부터는 잘 봤다. 역시 다른 공연에서처럼(관객으로서의 예의를 갖춘 작은딸^^) 박수는 힘차게 쳐드리고..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내가 지금 보고 싶은 뮤지컬은 따로 있다. 오늘 엘지아트센터에서 마지막공연인데.. 못가서
아깝다. 10월에 조승우는 아니더라도 정성화의 세르반테스로 울산에서.. 뮤클에서 20% 단관할인 공지왔던데 신청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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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2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대문이 참 가을스럽게 변신하셨네요 :)
더불어 풍성한 문화생활두...^^

마냥 부럽습니당~

프레이야 2007-09-02 20:57   좋아요 0 | URL
체셔님, 춤이 멋졌어요!! 베르나르도 윤덕선의 호리호리한 몸매에
붉은 실크 셔츠에 블랙 수트, 멋지던걸요^^
 
어린이 이슬람 바로 알기
이희수 지음 / 청솔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아라비안 나이트'의 모험적인 이야기에 빠져 환상의 공간으로 양탄자를 타고 날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우선 그때의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 이슬람의 세계로 어린이 독자를 끌어들인다. 그러나 환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의 간접경험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이슬람’이라는 낯선 종교를 종교가 아닌 하나의 문화와 생활로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의 초판 1쇄는 2001년 11월 1일이다. 미국 9.11 폭파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때라 당시 무척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이슬람 관련 책으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돋보였다. 이 책은 올해 30쇄를 넘었고 5년만에 다시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게 되었다. 그동안 내용이 보강되거나 크게 변화된 부분이 없어 다소 의아했지만 어린이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알게 한다는 점에서 그리 나물랄 데 없다.

 

 이희수 교수는 첫장에서 사무엘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을 잠시 언급하며 이슬람을 종교를 넘어 하나의 문명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사무엘 헌팅턴이라는 학자는 "21세기에는 문명간의 충돌이 커지고 특히 유교 문화권과 이슬람 문화권이 새롭게 등장할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p10)  문화의 다양성, 다양한 문화의 공존은 오늘날 세계화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다문화가족'이라는 말을 어제 티비에서 우연히 듣기도 했는데 이런 세상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일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피랍사건 등의 뉴스로 아이들도 탈레반에 대하여 궁금증이 많았는데, 이 책에는 탈레반에 대한 것도 한 꼭지 나온다. 모두 40가지의 질문에 이해하기 쉽게 대답하는 형식으로 짜여있다. 약간의 불만이 있다면, 목차가 다소 난삽하다는 점이다. 목차의 기준을 전혀 찾을 수 없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묻고 대답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그보다는 질문이나 대답의 내용에 따라 묶어서 목차를 순차적으로 짰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내용은 이슬람 문화권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문학, 건축물, 이슬람의 역사와 꾸란의 이해와 함께 종교로서의 이슬람, 경제, 국제관계와 국제사회에서의 위치, 중동문제, 이슬람 지도자들, 정도로 나뉠 수 있다.

 이슬람은 인류 문명의 4대 발상지 중 황허문명을 제외한 세 곳이 속해 있는 문화권이다. 오랫동안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워 왔지만 유라시아의 경계에 위치하는 이유로 전쟁으로 인한 쟁탈과 약탈이 끊이지 않았고 십자군 전쟁 이후 유럽과 기독교와의 관계에서도 평화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그동안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점도 미국이나 서구유럽의 시각으로 배워온 세계, 역사, 종교에 기인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들의 관점이 아닌, 우리의 시각으로 ‘이슬람 바로알기’를 권하고 있다. 우선 호기심에서 출발하게 하는데 중간중간에(모두 네 곳이지만 양이 많은 편) 사진을 많이 넣어두어 화보를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꾸란’이 나온다는 점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그런 자료가 ‘조선왕조실록’에도 여러 차례 나온다며 하나의 기록을 보여준다.
“세종대왕께서 정초 경복궁의 경회루 앞뜰에서 좌우로 문부백관이 도열한 가운데 지긋이 눈을 감고 한 이슬람 원로가 낭송하는 <꾸란> 소리에 빠져 계시더라.”

고려 말기부터 조선 초기까지 한반도에 정착해 살고 있던 이슬람 지도자들은 궁중 하례 의식에 초청을 받아 정기적으로 참석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슬람의 대표는 <꾸란>을 낭송하는 것으로 송축을 한 것인데, 그것으로 왕의 만수무강과 국가의 안녕을 빌었다. 고려 때는 개성 한복판에 이슬람 성원이 있었다. 우리나라 음력의 원리는 세종 때 편찬된 <칠정산외편>이라는 역법인데, 그 책은 역법의 기원과 성격, 계산법에서 이슬람 역법인 회회 역법의 원리에 따라 들여온 역법이라고 하는 점도 눈여겨 보인다. 또한 조선 초 집중적으로 개발된 과학기기들도 당시 중국에 들어와 있던 세계 최고 수준의 이슬람 과학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다. 아이들은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과학적 업적이 우리민족 고유의 창의성이 아닐지 모른다는 데서 무조건 우리것이 최고야,라는 과잉자부심을 조금 버릴 수 있겠다.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은, 이슬람이 생활과 문화로 배어있는 종교라는 점이다. 이슬람이라는 말 자체가 ‘평화’를 뜻한다. 이들 종교에는 성직자가 없고 하루 다섯 번의 예배를 충실히 지킨다.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최고의 덕으로 여긴다. '인샬라'는 '신의 뜻이라면', '신이 원한다면'으로 이슬람 정신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단어다. 이는 소극적이라기보다 적극적인 의사표현이고 어떤 일에 대한 긍정적 대응방식을 보여주는 말로 들린다. 이 말을 잘못 해석하여 오해를 낳지 않기를 바란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어있다.

 

 이슬람에서는 이자를 인정하지 않아 고리대금업을 악덕으로 여긴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슬람 은행이 이익을 분산하는 방식은 이자가 아니라 투자배당금이라고 한다. 지금은 국제무역을 위해 서구은행과 이슬람은행이 공존한다고 하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들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국제사회와의 조화를 지향하며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얼핏 이해되지 않는 규율들도 그들의 환경과 입장을 알고 해석하면 충분히 납득되는, 합리적인 규율로 보인다. 일부일처제, 히잡이나 꾸란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두었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에서 비롯하기 때문에 그들의 것이면 다 좋다는 식으로 들릴 수 있다. 저자의 표현은 기울어지지 않은 시각을 고수하고 있지만,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어느 쪽이든 몰이해에서 벗어나 균형잡힌 시각을 갖도록 해야한다.

 

 문화와 종교에 우열이란 없다. 현재 21억의 기독교 인구에 이어 세계 2위의, 인구 13억도 훨씬 넘는 무슬림들은 앞으로 더욱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에만도 이슬람 사원이 300개도 넘고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90% 이상이 무슬림이다. 서울 한남동에 있는 중앙성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슬람 사원인데 다음에 가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내가 유일하게 본 모스크는 브루나이공화국에서, 흰구름 둥둥 떠있는 새파란 하늘 아래 금빛 찬란한 돔으로 서있던 것이다. 그곳에 들어갈 때는 누구든 맨발로 들어가야했다. 양말을 벗고 대리석바닥에 맨발이 닿는 촉감, 작열하는 태양 아래 뜨거웠던 나는 시원해서 좋았는데 발이 차서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자야한다는 어느 지인은 발이 시려 아주 힘들어하던 얼굴이 기억난다. 여자들은 검고 긴 가운을 걸치고 들어갔는데 마치 히잡을 쓰는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친구 중에 아버지가 이슬람 신도였던 아이가 있었다. 모스크에서는 맨땅에 엎드려 기도를 하면 누구든 앞사람의 엉덩이와 발끝 쪽으로 머리가 닿아야하는, 평등한 관계가 마련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이슬람 문화권의 향방은 이들을 바라보는 조금 더 열린, 편견 없는 시선에서 좌우될 것 같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끊이지 않을 것만 같은 분쟁도 강대국의 비열한 패권다툼에서 시작했다. 그 나라의 죄없는 국민들은 지금도 집을 잃고 총성을 귓전에서 듣고 산다. 그들의 불행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열쇠 중 몇 개는 소위 강대국의 손에 있지 않은가. 또한 서구 문물의 홍수에 밀려 이슬람의 전통도 많이 희석되어가고 있다지만 나처럼 그들 고유의 전통이 지켜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가장 뒤의 꼭지는 ‘이슬람 국가를 움직이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어린이들에게 이슬람 국가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두루 생각해 볼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초판1쇄 후 6년이 흘렀으니 <어린이 이슬람 바로알기 2>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생을 위한 '다영이의 이슬람여행'과 '가로세로 세계사 3'도 나아가 더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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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31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정서에 맞는 다양한 책들이 자꾸 나왔으면해요...잘 읽고갑니다^^;;

프레이야 2007-08-31 09:3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turnleft 2007-08-31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슬람 관련해서는 정수일 교수의 책이 참 좋았는데, 확실히 애들 읽기에는 좀 지루할지도 모르겠네요.

프레이야 2007-08-31 09:41   좋아요 0 | URL
그분책은 어린이들용은 아니구요^^ 이희수교수의 책도 좋은데 이 책은 어린이
이슬람 안내서라는 점에서 좋은책입니다. 고학년용으로 문화적 충격이 될 것입니다.

2007-08-31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7-08-31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란도 불경처럼 낭송하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던데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이슬람입니다...
기독교는 널리 퍼졌어도, 그 탓인지 이슬람을 몰라도 너무 몰라요...

프레이야 2007-08-31 13:22   좋아요 0 | URL
네, 그렇다고 하더군요. 아랍어나 이슬람이나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건
많이 접할 기회가 없어서였겠지만 왠지 끌리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형벌에 대한 것도 이책에 잠시 나오는데 잔인한 형벌로 보이는 게
많지만, 말레이시만 해도 이슬람국이라 범죄율이 낮다고 들었어요.
어떤 것이 나은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일 같아요.^^

씩씩하니 2007-08-3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슬림들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요, 요즘은.....저도 직원이 주변에 있다는 말 듣고서 깜짝 놀랐었거든요...
열린 사고로 종교와 문화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정말 좋겠어요...

프레이야 2007-08-31 20:26   좋아요 0 | URL
하니님, 이 책 고학년 보기에 좋아요. 이슬람을 소개하기에 요즘이 적합한
시기 같기도 하구요.^^ 세계인구의 5분의1이 믿는 종교인데 우리에겐 생소하여 낯선 느낌이지요. 이슬람 관련책들이 많이 나와있지만 어린이에게 정확하고 균형잡힌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책이 되어야할텐데요.. 이책은 그런대로
권할만 하답니다.^^

2007-08-31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1 21: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08-3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현재 제게 꼭 필요한 책이군요. 홈스테이 하는 친구가 이슬람이라 더 많은 이해가 필요하거든요. 좋은 책 감사합니다~~~꾹 누르고 담습니다!!

프레이야 2007-09-01 09:1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그친구가 어느나라 사람인지 문득 궁금하네요. 피부가 검다고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참 좋으시겠어요. 다문화가정을 지금 체험하고
있는 셈이네요. ^^ 고맙습니다.
 

 

사랑이 거짓말이

- 김상용(1561-1637)


사랑이 거짓말이 님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와 뵌단 말이 긔 더욱 거짓말이

날 같이 잠이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보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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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 가사 같은 제목. 제목만 보면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어느 청춘남녀의 일기장 한 귀퉁이 글귀 같기도 하다. 우연히 만난 이 시는 감각적인 언어의 리듬과 솔직한 감정의 대담한 표현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한자로 씌었겠지만 번역의 힘이 대단하다. 마치 한 연의 미끈한 현대시조를 낭송하는 느낌이다. 애절한 연애시 한 편으로..

쓰인 연도와 번역자는 알지 못하겠다.

 

시만 보면 어느 여린 규수가 읊조렸거나 한 많은 기생이 휘갈긴 붓끝에서 나왔을 것 같지만 작자를 보고 다시 놀랐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김상용도 아니고 그는
조선 중기 문신이며 서인의 우두머리로 병자호란 때 순국한 충신이다.

호는 선원(仙源). <선원유고>와 <독례수초> 등의 저서가 전한다.

김상용은 김상헌의 형으로 1636년 겨울,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왕세자비와 봉림대군을 모시고 다른 신하들, 귀족들과 함께 강화도로 피신했다. 인조는 남한산성에 갇혀있었고, 김상용은 강화도는 안전할 거라 믿었다. 끝내 인조가 치욕의 항복을 하고, 강화도가 청군에 함락될 때 달아나려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폭약을 던져 다른 신하들과 함께 순국했다. 의도적 폭파가 아니라 실수였다는 말이 있었지만 후에 그 뜻을 기려 공을 높이고 강화도에 순절비가 세워졌다고 한다. 지금 강화도에는 순절비가 모셔져 있다.

아무리 임금에 대한 절절한 충절이 보이는 시로 해석해도 조금도 덜 낭만적이지 않다. 잠못 이루는 밤, 먼 곳, 물 건너 성 안에서 또한 잠못 이루고 있을 님 생각에, 신하의 마음이 다 졸아든다, 간당거린다, 바람 앞의 촛불이다. 

날 사랑한다는 말 거짓말이지요

님이 날 사랑한단말 거짓말이지요

꿈에 와서 날 만난다는 말은

더더욱 거짓말이어요

당신도 나처럼 잠 못 이루니

어느 꿈에 보일 수나 있겠는지요

      

(이건 제가 풀어 써 본 싯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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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0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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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0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7-08-30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서, 김상용이 동생 상헌에게 편지를 보내 강화도로 들어감을 알리지요. 이런 시를 남길만한 인물이라 여겨지네요.^*^

프레이야 2007-08-30 08:4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남한산성을 읽을 때 설핏 흘렸는데 그러게요^^
저 시가 강화도에서 쓴 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옮겨놓고 보니
어느 애절한 연애시 못지 않은 느낌이에요. 전 임금을 향한 사랑으로
해석했지만 그게 살짝 허를 찌르는 것일 수도 있단 생각이 문득 들어요.
(엉뚱^^) 순오기님, 오늘도 바람이 선선합니다.^^

2007-08-30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0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7-08-3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냥 애절한 연애시로 읽을래요. 그게 더 맘에 드니까... ㅎㅎ

프레이야 2007-08-30 11:10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굿모닝! 개학한거지요?
저도 그게, 연애시로 읽는 게 더 맘에 들어요^^
일본여행기 넘 잘 보고 있어요.
따끈따끈한 정보와 사진까지.. 제가 부러운 건 님의 넘치는 에너지와 체력이에요. 걸어다니 것 하나는 자신있다고 하신 말도요^^ 저 데리고 다니려면 좀 힘들거에요. 마음 같지 않게 몸이 게을러서요 ㅋㅋ
그래도 같이 가고 싶어라~~


비로그인 2007-08-3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도 나처럼 잠 못 이루니

어느 꿈에 보일 수나 있겠는지요

님이 풀어놓은 이 글귀가 마음에 콕 와닿네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날 시 한구절이 맘설레이게 만듭니다

프레이야 2007-08-30 17:41   좋아요 0 | URL
시로 느끼는 연애감정 같은 것이요? 나쁘지 않아요.^^

바람결 2007-08-30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거짓말 사랑을 그동안 저는 했나봅니다. '애정'을 놓아두고 돌아온 날,

바람결이,
,
,
시리네요. 가까스로 김광석의 '내가 필요한거야'란 노래를 찾아 듣고 있어요.
울음이, 환해지네요. 하염없이...

프레이야 2007-08-31 01:04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아무래도 오늘 극도의 멜랑콜리 나잇을 보내실 것 같아요.
그래도 울음이 환해지셨다니 마음이 좀 놓이긴 하지만요.^^
마음속에 평안을..

가시장미 2007-08-3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구를 풀어써주시니, 이해가 쏙쏙 되네요.
잠 못 이루는건..
사랑해서일까요? 사랑을 믿을 수 없어서일까요? 사랑하지 않아서 일까요?
내가 사랑해서일까요? 상대가 사랑해서일까요? 내사랑을 믿을 수 없는 걸까요? 상대의 사랑을 믿을 수 없는걸까요? 내가 사랑하지 않는 걸까요? 상대가 사랑하지 않는걸까요?

헉헉

아무 것도 모르겠습니다. ㅠ_ㅠ

프레이야 2007-08-31 13:15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 그렇게 어려운 걸 저한테 물으심 저는, 저는,
사랑이,거짓말이,사랑이,거짓말이,라고밖에는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헉헉... 저는 아무 것도 몰라요^^
 

 

안개 - 기형도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안개의 군단(軍團)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나오는 것이다.

안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 얼마 동안
보행의 경계심을 늦추는 법이 없지만, 곧 남들처럼
안개 속을 이리저리 뚫고 다닌다. 습관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쉽게 안개와 식구가 되고
멀리 송전탑이 희미한 동체를 드러낼 때까지
그들은 미친 듯이 흘러다닌다.

 

가끔씩 안개가 끼지 않는 날이면
방죽 위로 걸어가는 얼굴들은 모두 낯설다. 서로를 경계하며
바쁘게 지나가고, 맑고 쓸쓸한 아침들은 그러나
아주 드물다. 이곳은 안개의 성역(聖域)이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안개는 샛강 위에
한 겹씩 그의 빠른 옷을 벗어놓는다. 순식간에 공기는
희고 딱딱한 액체로 가득찬다. 그 속으로
식물들, 공장들이 빨려 들어가고
서너 걸음 앞선 한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린다.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겨울엔
방죽 위에서 취객 하나가 얼어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안개가 걷히고 정오 가까이
공장의 검은 굴뚝들은 일제히 하늘을 향해
젖은 총신(銃身) 을 겨눈다. 상처입은 몇몇 사내들은
험악한 욕설들 해대며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
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났다. 그 누구도
다시 읍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3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19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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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08-27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형도님의 시네요. 정말 '그로테스크'하다는 표현이 너무나도 적확한듯 싶습니다. 혜경님, 안개 속을 미친듯이 흘러다니는 인생이, 숙명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다시 멜랑콜리한 밤입니다...

프레이야 2007-08-27 22:56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마음결에 따라 시를 받아들이는 게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에서 가난한자들을 매몰하는
안개와 우리는 누구나 모종의 공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더이상 낭만적이지 않은, 그야말로 님의 표현대로'그로테스크'한..
아, 님의 바람결이 느껴져서 마냥 좋습니다.

비로그인 2007-08-28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형도가 당선이 되던때 저는 고등학생이었어요.
고등학생이 아니라 대학생이었대도, 아님 그 이후였대도 저는 이런 시를 쓸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을 아침,아니 점심...점심 드셨어요?(시가 좋아졌어요..라고 하려다가)

프레이야 2007-08-28 14:12   좋아요 0 | URL
민서님은 그때 고등학생이요? 전 대학생이었죠? ^^
저도 어찌 저런 시를 쓸 수 있을까요.. 저 위의 크리에이터님이 알게 해준
선물인데 읽어보니 '안개의 성역'이란 게 당시의 사회상을 한마디로 부르는
듯, 섬뜩한 느낌이었어요. 사내의 반쪽이 안개에 잘리는 것도..
전, 아점 먹었는데 님은요??
오늘 바람이 제법 시원해요^^

푸하 2007-08-28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개의 주식을 어떻게 활용할지 걱정이에요.

프레이야 2007-08-28 21:40   좋아요 0 | URL
언제나 쓸쓸한 바람소리 들리는 푸하님, 우리에게 배당된 안개의주식, 님은 참 좋은 쪽으로 쓰시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잖아요.
고민하는 모습에 늘 오히려 입이 다물어집니다.
님, 서재에 갔다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