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받는주소 | "박희령"
받는이 | "우리엄마"
 

엄마,왠지 저녁이 되면 학원이 끝나서 심심해져요.

엄마가 매일 수업을 하셔서 힘드실것 같애요.

제가 힘을 드릴수 있다면 엄마에게 조그만 힘이라도 드리고 싶어요.

수업을 하시느라고 고생을 하실텐데 게다가 언니랑 저까지 돌보셔야 돼서 너무 힘들어 보여요.

그래서 오늘부터 엄마의 말을 잘듣고 엄마가 안 된다는 것은 절대로 하지않을것이고  엄마에게 힘이 되어 드리기로 결심했어요.

공부도 열심히 하여 나중에 어른이 되서 훌륭하고 예쁘고 똑똑한 아나운서가 되어서 돈많이 벌어서 엄마한테 예쁜 옷도 사드리고 목걸이, 반지 예쁜 여자의 소품을 다 사드리고 싶어요.

엄마 힘드실텐데 이 격려라도 들으시고 힘내세요, 화이팅!

조그만 격려라도 이거라도 들으시고 힘을 조금이라도 더 내시면 제 기분이 너무나 좋아지고 엄마도 조금이라도 힘이 들지 않으실거에요.

엄마 화이팅화이팅!

답장은 필수!

 

오늘 두 딸이 각각 저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약속이나 한듯이 말이죠.

큰딸의 메일은 신화 공연 디비디를 사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얼마전 사고 싶다는 것을 제가 잘랐거든요. 그 얼마전에 신화 새로나온 8집 씨디를 사고싶어해

사 주었거든요. 세대차이 나는 거 인정한다해도, 신화 공연 디비디까지 사서 정말 소장가치가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했어요. 아이는 엄마에게는 소장가치 0%이겠지만 자기에게는 10000%라고

그렇게 적어놓았네요. 제가 받은 용돈으로 사게 허락해달라고 그러는 내용이었슴다.

사주는 게 맞을까요? 끝까지 안 사주는 게 맞을까요? 정말 쉽지 않습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갖고 싶은것도 많고 만족선은 늘 위에 있고...

뭐가 더 소중한 것인지 저도 헷갈립니다.

 

그런데 작은딸은 방금 메일 보냈다며 보라고 해서 열어보니 이런 내용의 편지네요.

제가 기침하며 수업하고 막간에 나와 저녁밥 주고 언니가 과자 하나 뺏아먹어 아이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눈물바람을 했는데도 제가 보고는 야단치지 않고 돌아가서 고마웠나봐요.

사실 작은딸이 이렇게 주는 작은 행복이 결코 작은 행복이 아닐겁니다.

피겨스케이팅선수와 아나운서를 동시에 직업으로 갖고 싶어하는 작은딸,

안으면 폭신폭신한 게 얼마나 편하다구요.

오늘 학교에서 체격검사를 했는데 키는 컸고 살은 조금 빠졌더군요.

아이도 좋아라하고 저도 날씬한 우리 희령이~ 이러며 기뻐해줬죠.

 

아무튼 두 딸이 엇박자로 노는 게 재미나네요.

 

보낸이 | "희원"     무선메시지 수신거부  주소록추가 수신허용목록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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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희원이야

 

 

사실 이나이에 메일 보내는거 좀 이상하긴 한데.. 말로 직접하려니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메일로..

 

 

내가 저번에 사 줬으면 좋겠다고 한 신화 공연 DVD 말인데, 엄마가 저번에 내가 이야기 하니까

 

 

CD 들어라고 했지? CD랑 공연은 다르잖아. 공연에서는 CD에 없었던 재미있는 영상들도 많고..

 

 

그 DVD는 내가 저번에 친척들한테 받은 걸로 살게.

 

 

그 공연 DVD는 엄마한테는 소장 가치가 0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100이야.

 

 

예매 랭크 1위에도 올랐구. 현장 녹화도 국내 최고의 기술진을 투여했고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한테는 소장가치가 최고라고 해.  나도 CD에 있는 목록들을 봤는데 하나같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

 

 

이거라면 정말 소장가치가 10000%겠구나 싶던걸!

 

 

엄마 기준으로는 소장가치가 아예 없다는 거 알기는 알지만..

 

 

그래도 꼭 부탁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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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5-23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이쁩니다..
글도 참 잘쓰네요.

프레이야 2006-05-2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장은 필수~ 랍니다. 그래서 답장 쓰러 갑니다...ㅎㅎㅎ

야클 2006-05-2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으면 꼭 사줄것 같은데요? 아이들이 참 사랑스럽군요. ^^

물만두 2006-05-23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사와요^^

반딧불,, 2006-05-23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 멜 주소 지워지거든요..
지워주셔요..혹시라도^^;; 수정하시면 지워진답니다..

프레이야 2006-05-23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이,라니 흥.. 중학1학년은 뭐 엄마한테 메일보내면 안되남..
반딧불님, ^^ 고맙습니다.
야클님, 사 줘야 하는 건가요..
물만두님, 사춘기 증상 가볍지 않아요..

월중가인 2006-05-23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귀엽습니다!
무조건 싸워버리는 저와는 천지차이에요 ㅜㅜ

반딧불,, 2006-05-2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아까 숨긴 댓글 보셨어요?

프레이야 2006-05-23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흑, 못 봤네요..

비로그인 2006-05-2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령이의 순수하고 어린맘이 고대로 담긴글이라서 감동을주네요...
글 역시도 푹신합니다 ㅋ
동생글이 넘 예뻐서 언니부탁은 들어줄만하네요...ㅎㅎ

바람돌이 2006-05-2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애도 저렇게 예쁘게 말하면 홀딱 넘어갈 것 같아요. ^^

아영엄마 2006-05-24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작정 사달라고 하지 않고 조근 조근 글로 써서 보내니 안 사줄 수 없겠는걸요?^^

조선인 2006-05-24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어버이날 삐지신 분이 누구더라? ㅎㅎㅎ

프레이야 2006-05-24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그러게 애들이랑 볶닦거리고 사는 제가 더 애 같아요..

하늘바람 2006-05-24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예쁘고 좋은 딸들이네요.

해리포터7 2006-05-2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이뻐요. 울 아들도 곧 사춘기가 올텐데 이렇게 이뿌게 지나가면 좋겠습니다.
딸들이 더 엄마를 챙기는 것 같아요. 딸이 쪼아!!

치유 2006-05-24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렇게 이쁜 걸 왜 난 놓치고 이제야 보고 있을까요??
아이들이 너무 이쁘게 잘 크고 있군요..사랑스러워서 희원이에겐 얼른사줘야겠어요..희령이에게 필수 답장 보내시고 기분 좋으셨겠어요..아..흐뭇하여라~~~~!이쁜것들인지고!!힘이나서....살만 해요..그렇ㅈㅣ요??

부엉이 2006-05-24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렸을 때 생각도 나고, 그냥 기분이 좋아져서 스읍 하고 웃었습니다^^

프레이야 2006-05-24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들, 어떨땐 제가 애들보다 마음이 더 좁은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근데 희령인 오늘학교에서 또 넘어져 무릎이 아프다고 절고 있네요. 뼈에는 이상없다고 나왔으니까 내일까지 두고봐야겠어요..

2006-05-26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05-26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떻게 아셨어요? 실비님,, 4시까지 도착해야해요..

2006-05-26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