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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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요하다.

눈을 감아 보았다. 가을바람이 정원의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가는 소리가 난다.

"오치카 님."

너무 놀라서,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정원에 아오노 리이치로가 서 있다. 이쪽을 들여다보며 하얀 이를 보인다.

-646쪽.


묘하게 가슴이 아려오는 대목이다. 괴담 이야기에 왠 로맨스인가 싶지만, 괴담은 괴담대로 오치카라는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이야기들대로 따로, 또 같이 한데 잘 어우러져 있다. 

오치카가 아오노에게 갖고 있던 마음의 정체를 독자인 우리는 계속해서 엿보고 있었기 때문일까. 또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오치카의 절규가 더 절절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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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 SF영화로 보는 철학의 모든 것
마크 롤랜즈 지음, 신상규.석기용 옮김 / 책세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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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은 마음을 가진 존재자의 전유물이다. 그리고 사이보그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종류의 존재가 아니다. 왜 아닐까? 사이보그는 순전히 물리적인 존재인데, 정신은 물리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전적으로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있다. 우리의 일부는 물리적 신체나 물리적 세계의 나머지 부분과 상당히 다르다. 그게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무엇이 되었건, 그것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다. 사이보그는 이러한 비물리적 구성요소를 가질 수 없다. 사이보그는 단지 강철과 전자회로로 구성되므로 마음을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사이보그는 지능을 과시할 수도 없다. 단지 기계일 뿐이다. 사이보그는 우리가 프로그램한 일들을 수행할 수 있지만, 진정한 지능은 그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이원론(dualism)이라고 알려진 견해다. - P104

이 영화(<토탈 리콜>)는 무슨 문제를 다룬 걸까? 이 영화는 철학에서 인격동일성의 문제로 알려져 있는 주제를 다룬다. 당신을 지금의 당신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다. 다시 말해서, 무엇이 당신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만들며, 오늘의 당신과 내일의 당신을 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버호벤-슈워제네거의 대답은 당신의 기억이다.-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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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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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갔다. 그녀는 주의 사람들과는 다른 종류의 시간의 흐름에 묶여 있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지나갔다. 그것은 임신한 여인의 느린 시간, 뱃속 보이지 않는 존재가 성장하는 일정표와도 다른 것이었다. 그녀의 시간은 고통을 내포한 인내로 가득 찼다. - P57

그녀의 두뇌에는 환영과 망상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는 과학자들이 크기가 다른 두 종류의 짐승을 점목하는 실험을 할 때 그 불쌍한 모체가 느끼는 것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녀는 누더기를 깁듯이 조각을 붙인 측은한 짐승을 상상했다. 그건 자신에게는 너무나 사실적이었다. 그레이트 데인 같은 큰 개나 보르조이 같은 러시아 개와 작은 스파니엘의 합작품, 사자와 개, 덩치 큰 짐마차 말과 작은 당나귀, 또는 호랑이와 염소의 산물. 그녀는 어떤 때는 발굽이, 어떤 때는 갈고리 발톱이 그녀의 연약한 내장을 자르고 있다고 믿었다. - P57

해리엇은 이 나이 든 두 여인, 강하고 끈질긴 생존자들이 생에 대한 그들의 방대한 경험에 비추어 자신을 비난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데이비드를 힐끗 보았는데 그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비난과 비판과 혐오. 벤은 이런 감정들을 야기했고 사람들 안에 있던 이런 감정들을 밝은 빛 아래로 끌어내었다. - P80

벤이 살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은 여자, 그녀는 입 밖에는 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이렇게 격렬하게 자신을 옹호했다. 자신이 속한 사회가 신봉하고 지지하는 가치관으로 판단해 볼 때 그녀는 벤을 그 장소에서 데려오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살해당하는 것으로부터 그 애를 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의 가족을 파괴했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해를 끼쳤다... 데이비드의 인생... 루크와 헬렌과 제인, 그리고 폴의 인생에도. 특히 폴의 경우가 가장 나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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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탕달의 이탈리아 미술 편력
스탕달 지음, 강주헌 옮김 / 이마고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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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까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지 않은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추기경님을 비롯해서 어느 누구에게도 제 계획이 무엇인지 말씀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추기경님의 역할이 돈을 마련하고 그 돈이 도둑들에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라면, 제 역할은 성당을 짓는 것입니다. 산피에트로 대성당을 말입니다. 제가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추기경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제가 그리스도의 수제자를 위한 성전을 지으면서 겪어야 하는 일이 제 영혼에 위안을 주지 못한다면 제가 무엇 때문에 이 고생을 하겠습니까? 제 영혼의 안식을 위해서 기꺼이 이 일을 맡았을 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는 미치광이에 불과할 것입니다."-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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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의 법칙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이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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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실은 사뭇 다르다. 분명 어딘가에서 어떤 개인이나 거대한 세력이 끊임없이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으니까.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해서 애초에 우리가 길을 잘못 들게 되는, 그래서 잘못된 결정이나 오판을 저지르게 되는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우리의 뿌리 깊은 ‘비이성적 성향‘이다. 우리 마음에서 정확히 감정이 지배하는 부분 말이다. - P44

공감은 타인과 관계를 맺는 새로운 방식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내가 정말로 남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늘 생각하며 지내는 것이다. 우리는 내가 남들을 순식간에 판단해 어느 한 유형에 집어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세는 오히려 내가 아주 무지하며 타고난 나의 편향 때문에 사람을 부정확하게 판단할 거라고 가정하는 태도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에 맞는 가면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 가면을 현실로 오인한다. 사람을 보자마자 판단하는 태도는 이제 그만 포기하라. 마음을 열고 사람을 새로운 시선에서 보라. 상대가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거나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졌을 거라 가정하지 마라.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아주 특이한 심리 조합으로 구성된 미지의 나라와 같다. 그러니 조심스럽게 탐구해야 할 대상이며 뚜껑을 열어보면 틀림없이 깜짝 놀랄 것이다.-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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