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올해 노벨 문학상은 왜 그리 궁금하던지
지난 목요일로 발표가 연기되었다는 발표를 듣고 순간적으로 확 짜증이 밀려올 정도였다.
드디어 목요일, 고대하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보면서 순간 멍~해 졌다.
밥 딜런???
노벨문학상은 이번에도 도박사와 기자들을 바보 쪼다로 만들었구나.
작년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의 수상을 점친 사람은 몇이나 될런지?
올해 밥 딜런의 수상을 예상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많은 이들의 예상을 요리조리 피해간 결정이어서 놀랍긴 했지만
나로선 납득이 간다. 납득이.
"자신의 신체라는 종이에 신의 행위를 나타내는 춤으로 써도 됩니다. 자신의 혀라는 종이에 신의 말이 스며든 꿀로 써도 됩니다. 무엇에 무엇을 썼다면 그것은 ‘규칙’일까요? 이것은 방대한 비전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을 다시 ‘문학’이라 부르는 것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무엇에 무엇을 써도 그것은 문학인 것입니다.
.... 텍스트는 문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문학은 종이에 쓴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지브릴이 무함마드의 심장을 꺼내 씻어도 그것은 문학입니다. 우리의 텍스트는 넓습니다. 우리의 규칙은 넓습니다. 우리의 – 우리의 예술은 더욱 넓고 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법은 춤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사사키 아타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p 224.
르장드르를 따라 사사키 아타루에 따르면 시, 춤, 연극, 노래, 음악, 회화 등이 모두 문학이다.
그리고 문학은 혁명의 본질이다.
혁명이 문학적 몽상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혁명은 ‘문학적’인 것이 아닙니다. 다릅니다. 결코 다릅니다. 문학이야말로 혁명의 본질입니다. 혁명은 문학으로부터만 일어나고, 문학을 잃어버린 순간 혁명은 죽습니다.
- 사사키 아타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p114
춤도 문학이라면, 밥 딜런의 노래 역시 문학이 아닐까.
그리고 문학이야말로 혁명의 본질이라면 밥 딜런의 노래 역시 혁명이 아닐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음을 알게될까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네
- 밥 딜런, <바람만이 아는 대답> 중
실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
밥 딜런의 수상을 계기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면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이 그저 황당한 사건만은 아니지 않을까.
( 반복하지만 이승만이 학살한 민간인 피해자는 약 백 만명 이상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야 이승만을 국부라 떠드는 것들이 눈앞에 사라질까)
밥 딜런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 절판인 줄 알고 가증스럽게도 희희낙락했으나,
출판사는 발빠르게 책을 찍어 냈다. 아, 김샌다. 김새. 자랑할라 했거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