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화분 사계절 그림책
데미 지음,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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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화분에 진실을 담아 내 앞에 나타난 핑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하다. 그 보답으로 이 아이에게 나라를 물려주고, 이 아이를 왕으로 삼으리라!”  

   교과서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만난 적이 있다. (교과서랑 이야기책은 이렇게 똑같지 않고 항상 비슷하다. 이런 내용의 교과서를 배울 때 이 책을 참고도서로 쓸 만하다.)

중국에 꽃을 사랑하는 핑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백성들도 모두 핑처럼 꽃을 사랑했다. 그곳에는 꽃을 사랑하는 임금님이 있었다. 하지만, 그 임금님은 나이가 많아 나라를 물려 줄 사람을 찾고 싶었다. 어느 날, 방이 붙는데 그 내용이 이러하다.

‘나라 안 아이들은 모두 입궐하여 임금님께서 내린 특별한 꽃씨를 받으라. 임금님께서 한 해 동안 가장 정성을 다해 꽃씨를 가꾼 아이에게 왕위를 물려 주겠다 하셨느니라.’

다른 아이들처럼 꽃씨를 받은 핑은 지금까지 꽃들에 들인 정성보다 더 많은 정성으로 꿏씨를 가꾸었으나 전혀 싹이 나지 않았다. 안타까워하는 핑의 모습을 본 아버지는 “네가 쏟은 정성을 임금님께 바쳐라.”라고 말씀 하신다.

그리하여 핑은 빈 화분을 들고 입궐을 하는데!

아이들이 가져 온 화려한 화분들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리던 임금님은 핑의 빈 화분을 보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찾던 아이가 바로 이 아이다! 왕위를 물려 줄 사람을 찾았노라! 너희들이 어디서 씨앗을 구했는지 나는 모를 일이로다. 내가 너희들에게 나누어 준 씨앗은 모두 익힌 씨앗이니라. 그러니 싹이 틀 리가 있겠느냐.”

핑의 정직함을 배워야겠다. 빈 화분의 깨끗한 한판승을 감상 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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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주머니 이야기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9
이억배 글.그림 / 보림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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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좋아하는 도령이 이야기를 듣고는 주머니에 꽁꽁 묶어 두어 화가 난 이야기들의 일대 반란!

도령이 장가 들러 가는 길에 옹달샘이 되어 물을 떠 먹으면 죽게 만들겠다, 먹음직스러운 산딸기가 되어 따 먹으면 죽게 하겠다, 잘 익은 청실배가 되어 따 먹으면 죽게 하겠다. 그도저도 다 실패하면 초례청 방석 밑에 독뱀으로 숨어 있다가 절을 할 때 콱 물어 버리겠다! 라고 궁시렁 궁시렁~

이 소리를 들은 도령의 머슴이 신행길을 따라 나서면서 모든 위험을 다 막아 주는데... 결국 이야기를 숨 쉬게 해 주라는 것! 이 이야기도 들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 해 주란다.

알던 이야기를 이억배님의 그림으로 만나니 또 새롭다. 희망이에게 그림풍을 보고 우리 집에 있는 어떤 그림책을 그린 선생님이 그린 건데 비슷한 그림풍의 책으로 생각나는 것이 없냐 하니까 <<반쪽이>>! 라고 얼른 맞춘다.

도령의 주머니에서 풀려나온 이야기들을 보면서 어떤 이야기들이 주머니 속에 들어 있었는지 맞추어 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다. 반쪽이 그림을 보고는 찬이까지 반가워 소리친다. “반쪽이!”하면서.

일단 들은 이야기들은 자기 혼자만 알고 있지 말고 이야기 숨통을 틔워 주기 위해 여기저기 많이 옮겨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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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ㄱㄴㄷ (양장) 사계절 그림책
이억배 글 그림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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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억배님의 그림책이다. 한글 자음에 맞추어 이야기를 구성해 나갔는데, 자음의 순서에 맞게 이야기를 맞추다 보니 조금 억지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이 정도면 열심히 한글 공부하고 있는 찬이도 문제없겠다 싶어서 혼자 힘으로 읽어 보라고 하니 띄엄띄엄 읽다가는 “에이 시시해~ 재미없어!” 한다. 쨔식~ 읽는 게 힘들다고 이야기 하려니 자존심 상하나? 글자는 무척 쉽고 간결하니 한글 독립시기의 아이에게 던져 주고 읽어보라고 해도 무난할 듯하다.

<<기차 ㄱㄴㄷ>>, <<아기쥐 나들이>> 류의 그림책이랑 맥을 같이 한다고 보면 좋겠다. 한글 공부 욕심에 한 두 권 사기는 하지만, 부모의 기대만큼 아이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끌어당기지 못 한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욕심을 버리고 즐거운 책읽기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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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올 에이지 클래식
조지 오웰 지음, 황병훈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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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오웰에 대해 알지는 못 했지만, 그가 썼다는 책 두 권은 항상 궁금했다. <<동물 농장>>과 <<1984년>>이 그것이다.   

이번에 그 중 <<동물 농장>>을 보물창고에서 나온 책으로 만났다. 이 책에 대한 내가 가진 정보는 '정치 사회에 대한 풍자'라는 것 정도였는데, 그것이 소련 하의 공산주의에 대한 풍자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동물농장이란 1917년의 러시아 혁명 때 시민들과 군인들이 점령한 크렘린 궁을 상징하고, 돼지들은 공산주의 체제하의 지배자를 상징한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위해 시민들을 위해 몸 바쳐 노력할 것을 약속한 지배 권력들이 결국은 그들의 뱃 속을 챙기기에 급급하여 모두가 잘 사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예전보다 더 못한 지경에 이르도록 한 책임으로 지금은 공산주의체제라는 것이 결국 무너지고 말았지만, 냉전체제하에서 이 책을 출판하기 어려웠다는 사실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1945년 8월 출간)  

마노 농장이 '동물 농장'으로 이름을 바꿀 수 있었던 초기 힘은 존경받는 늙은 수퇘지 메이저의 꿈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꿈 이야기는 결국 들려주지 못 하고 자신들의 적인 인간들을 농장에서 추방하면 굶주림과 고된 노동의 근본 원인이 사라질 것이라고.. 두 발로 걷는 동물은 우리들의 적이라고... 어떤 동물도 집에서 살거나, 침대에서 자거나, 옷을 입거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거나, 돈을 만지거나, 장사를 하거나 해서는 안 되며 모두는 형제로서 평등하다는 는 장황한 연설이 이어진다. 그것은 곧 혁명의 계명이 된다. 메이저의 연설은 마르크스, 레닌주의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메이저 영감은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 주진 않았지만, <영국의 동물들>이라는 노래를 통해 다른 동물들의 가슴에 혁명의 불을 지핀다.  

특히 똑똑한 돼지같은 동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비밀스런 움직임들은 결국 주인의 무책임한 돌봄에 동물들을 화나게 하고 반란을 일으키게 한다. 스노우볼과 나폴레옹은 돼지들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돼지들인데, 그들이 지향하는 바는 조금 달랐다. 결국 힘과 교묘한 술수에 의해 스노우볼은 나폴레옹에 의해 숙청당하고, 혁명 초기에 그들이 다함께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내걸었던 모든 슬로건들은 슬그머니 나폴레옹에게 유리한 쪽으로 바뀌어 다른 동물들을 억압하기 시작한다. 동물들은 죽도록 일하고 존스씨의 마노농장에서의 대우보다 더 못한 대우를 받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약속 된 밝은 내일을 꿈꾸며 복서같은 충직한 말은 잘도 참아낸다.  

처음에 내걸었던 7계명이 슬그머니 다른 형태로 바뀌어도 꾹꾹 참아내는 (어리석은? 선량한?) 동물들  

1. 두 발로 걸어다니는 것은 무조건 적이다. 

 2. 네 발로 걷거나 혹은 날개를 가진 것은 무조건 친구이다.  

3. 어떤 동물이든 옷을 입으면 안 된다.  

4. 어떤 동물이든 침대에서 <요를 깔고> 자면 안 된다.  

5. 어떤 동물이든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이든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다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나폴레옹 무리들이 두 다리로 걷기 시작하면서 양들이 부르던 노래는 "네 다리도 선하지만, 두 다리는 더욱더 선하다!"로 바뀌는 우스운 일까지 벌어지고 만다. 영웅적인 연설가 스노우볼은 나폴레옹에 의해 숙청되고, 그의 모든 업적은 하찮은 것이 됨과 동시에 그가 이루어낸 많은 것은 이름을 바꾸어 나폴레옹의 업적으로 둔갑하고, 나폴레옹에 대한 우상화는 세뇌되어 어리석은 동물들은 나폴레옹은 원래부터 위대한 지도자라고 생각하게 되어 버린다.  

목숨을 다 바쳐 일한 복서와 같은 어리석으나 충직한 동물들은 은퇴 후 노년에 누릴 아름다운 복지를 꿈꾸지만, 어느 곳에도 그런 휴식은 없고 돌아오는 것은 도살장의 칼날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죽음에 관한 것은 허튼 소문임을 끊임없이 세뇌시키지만, 아무리 눈가리고 아웅 하더라도 눈 있고, 귀 있고, 머리 있는 자! 생각할 힘까지는 지배하지 못 하는 것을. 결국 자기 편할대로 모든 것을 재해석한 돼지 나폴레옹은 사람처럼 걷고 사람처럼 생활하고 사람과 같은 욕심을 지니고 사람과 거래하면서 결국 사람인지 돼지인지 모를 모습으로 그렇게 변해간다는 마무리는 씁쓸함을 남겨준다.  

많이 알지 못하고 힘없고 나약한 백성들은 어느 체제하에서나 억울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지한 대신 충성으로 자신의 최선을 다해 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날카로운 칼날 뿐인 것을! 나폴레옹의 허상을 빨리 알아채고 스스로 자신을 추슬릴 수 있기를~ 그리하여 진정으로 평등한 동물농장의 주인들이 되기를!  

궁금했던 책의 내용을 알게 되어 참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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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마, 꽃들아 - 최병관 선생님이 들려주는 DMZ 이야기
최병관 글.사진 / 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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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반의 6월 책읽기 키워드는 '전쟁과 평화'다. 호국보훈의 달과 관련하여 여러 행사(글짓기, 그리기대회 등)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에게 전쟁의 의미를 다시 일깨워 주고 싶은 마음에 전쟁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책들을 그림책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읽게 해 주고 싶어 도서를 선정하여 학급환경으로 게시 해 두었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에 선정해 두었던 도서들 외에 더 읽히고 싶은 책들이 늘었다.  

권정생 선생님의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이현주 목사의 <<육촌형>>, 그리고 보림 출판사의 <<울지마, 꽃들아>>까지! 6월 한 달은 우리 반 친구들과 함께 책들을 통해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나도 잘 알지 못 하는, 아니 느끼지 못 하는 허리 끊긴 분단조국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나씩 짚어 보았다.  

한비야의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으면 지뢰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한국은 비무장 지대에 묻혀 있는 지뢰 매설 밀도가 세계 최고인 나라다.)

  D.M.Z.(Demilitarized Zone). 이름 그대로라면 비무장지대인데 땅 속은 그렇게 잔뜩 무장을 하고 있는 내 나라의 현실이 슬프다. 내 땅의 허리가 안쓰럽다. 괜히 내 허리를 만져 본다. 아, 생각할수록 시리고 저린 나의 조국이여.-50쪽 

개인적인 인연으로 ‘행복한 아침독서’를 통해 <<울지마, 꽃들아>>가 출간되기 전 책을 미리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선물 받았다. 그 첫 느낌은 ‘아,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구나! 전쟁을 모르는 우리 세대에게 반어적인 모습으로 전쟁의 아픔을 아련하게 전달해 주는, 말이 적어 느낌이 더욱 큰 그런 책이구나!’하는 거였다.

표지의 철모 안에 핀 꽃은 눈부시게 아름다워 우리를 슬프게 한다.

녹슨 철모, 탱크, 탄환, 부서지거나 끊어진 다리, 뻘겋게 썩어가고 있는 기차, 총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건물, 그리고 이름 없는 무명용사의 묘비는 코끝을 찡하게 하지만 남북의 경계와 무관하게 흘러흘러가는 강물들, 그 속에 피어나는 각양각색의 들꽃과 그곳을 뛰어 노니는 희귀 동물들은 우리가 누리지 못하는 자유를 생각하게 하면서 또 다른 희망을 남겨준다.

249.4km에 걸친 휴전선, 거기서 남북으로 각각 2km 물러난 비무장지대, 또 거기서 20km 떨어진 (지금은 5~10km) 민간인 출입 통제선(민통선)! 인적이 드문 곳이기에 자연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숨통이 트였으나 한반도 허리를 가르는 그곳 덕분에 얼마나 많은 실향민이 눈물의 세월을 보냈는지... 사실, 잘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면서 이산가족의 슬픔을 이야기 하는 것이 어떨 때는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실향민의 눈물을 마음으로나마 함께 흘리게 해 주는 책이다. 그 슬픔에서 더욱 멀어져 있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분명 안겨 주리라.

첫 6학년 제자를 내면서 “너희들이 자라 군대 갈 즈음에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어 너희가 군대에 가지 않으면 참 좋겠구나!”했는데 그 아이들이 군대를 가서 이제는 제대를 했고, 6살 내 아이도 그런 식으로 분단조국의 슬픔을 품고 국방의 의무를 져야만 하리라 생각하니 이 책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 자체가 거대한 역사박물관, 전쟁 박물관이라고 작가가 이야기 하는 비무장지대의 이야기를 이렇게나마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있어 행운이다.

발길 하나만 잘 못 디뎌도 지뢰밭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 이 일을 무사히 해 내어 세상에 책을 내어 놓은 작가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몸은 이곳에 있어도 그곳으로 달려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울지마, 꽃들아>>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없는 책이다. 꽃과 어울릴 단어는 울음이 아니라, 웃음인 것을! 그 꽃들에게 웃음을 찾아 줄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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