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이렇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은 것인지...

나는 스스로를 고달프게 하는 능력을 타고 난 것은 아닌지 생각될 때도 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대놓고 말씀하신다. 거참..

암튼, 평소에 배우고 싶던 바이올린.. 드디어 선생님을 만나서 연습을 하게 됐다.

8월 첫째주 부터 시작하기로 했는데, 그동안 배웠던 것 창피하지 않게 미리 연습 좀 해 놔야되겠다.

이렇게 할일이 많아서야..

바이올린의 선율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끈적한 레가토의 끊어질 듯하면서 이어지는 그 긴 호흡에 있다고 하겠다. 피아노는 한 번 치고 나면 그 음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현악기는 그 음을 길~~게 이어서 연주할 수 있다. 완벽한 레가토의 끈끈한 느낌. 가슴이 메어지면서 숨이 막히는 듯한 그 순간이 너무 좋다. 또, 굳이 들라면 음이 살아있도록 유지시켜주는 비브라토. 능수능란한 비브라토는 또 얼마나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가.

물론 내가 그렇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난 다만 팔을 움직이며 악보에 솔이 있으면 솔을 짚어서 활을 긋고, 라가 있으면 손가락을 바꾸어 라를 짚어서 활을 또 긋고.. 위 아래로 활 긋기 연습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ㅡㅡ; 웁스~

어서 열심히 배워서 비브라토도 배우고, 레가토도 배우고... 암튼 익숙하게 켤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 변함이 없어야 할터인데...쯔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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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4-07-16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이올린...전 왜 글케 안되던지요... 지금은 좀 더 배워둘걸 후회됩니다.
바이올린 소리는 너무 처절해서 싫어요...차라리 첼로, 비올라 ..더 좋은듯.....

Hanna 2004-07-1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첼로 소리 좋아해요~ 근데 첼로는 비싸잖아요.. ^^; 글구 연주하기도 좀 더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듣기는 중저음의 첼로소리가 정말 멋지요. 미샤 마이스키 아시죠? 전 그 사람이 연주하는 베토벤 소나타 3번인가? 4번인가.. 헷갈리는데.. 암튼 그 곡이 제일 좋아요.

호밀밭 2004-07-16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바이올린까지 배우시는군요. 피아노를 잘 치시니까 바이올린도 금방 배우실 것 같아요. 이미 어느 정도는 연주하시는 듯 하네요. 저도 뭔가 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있는데 과연 배우게 될 지 모르겠어요. 운동을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배운다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8월이 기대되시겠어요. 행복한 여름이 되시겠네요.

Hanna 2004-07-1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ㅡㅜ 근데 바이올린은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피아노보다 훨 자세가 어려워서... 제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연주를 한다기보다..^^; 활을 그어대는 정도입니다. 근데 암튼, 배우게 되어서 즐겁긴 해요! 호밀밭님은 여유가 되시면 첼로하세요. (전 비싸서 악기 못삽니다..ㅡㅡ) 님과 분위기가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근데 첼로는 바이올린보다 줄이 두꺼워서 아마 손가락이 좀 아플지도.. 그래두요~ ^ㅇ^
 

내가 그렇게 소원하던 음악을 하게 되었다. 대학에 드디어 들어간 것이다. 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아침 일찍 나가서 수업듣고 밤 늦게까지 연습하고 집에 들어오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삶은 항상 어떤 '일'과 가끔 있는 '만남'으로 꽉 차 있었고, 그런 생활은 4학년 졸업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2학년이 되어서부터는 공부 이외에 일산 곳곳에 있는 '알바'로 더욱 나의 생활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난 정말 쉬고 싶었다.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 쉼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연습도 제끼고 집에서 뒹굴뒹굴 재즈나 들으면서, 커피나 홀짝 거리면서, 또 매력적인 여러 게임들(이를테면 나를 자극하는 게임들은 대체로 시뮬레이션게임으로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랄지, pm3랄지, Sims 랄지 하는 것들이다. It's TIME SUCK! ) 을 하면서 괜시리 시간을 보낸다. '쉰다'고 생각하며.. 연습에대한 불안감, 혹은 다른 핑계로 땡땡이친 알바(레슨)의 다음 보충에 대한 부담감을 잔뜩 안고...

꺼림칙하다. 당/연/히

나의 그런 삶은 대학 4학년때 그 절정에 이르렀으니, 그도 그럴만 한 것이, 졸업연주 준비, 공부, 교생실습, 게다가 그 당시 나의 학생들은 무려 10명이기까지 했으며 짬짬이 교회일도 해야만 했던 것이다. 난 학교가 멀어서 그런 것이라고,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휴학에 대한 생각을 매학기 개강할 때마다 반복해서 하면서 겨우겨우 학교를 졸업했다.

졸업을 하고 호주로 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여유로왔던 시간이었다. 내 생애에서 가장.

그 한달간의 여행후, 난 한국에 돌아와서 거의 모든 일이 없어진 거나 다름없었다. 그 허전함과 두려움과 무료함이란.. 난 닥치는 대로 일을 벌리기 시작했고, 지금 나의 삶은 또다시 대학 시절보다 배는 더 신경쓰이고 배는 더 꽉 짜인 스케줄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감탄할 정도로 바빠져버렸다.

하지만, 대학때와는 달리 나는 조금씩 여가에 대한 생각을 다르게 하게 되었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억지로 놀러가는 것, 의무감에 차서 쉬는 것, 보상심리로 하루를 보내 버리는 것. 그러면서 꺼림칙해 하는 것. 그건 진정한 여가나 쉼의 개념이 아니었다.

나는 요즘 하루를 보내면서 가장 바쁜 3-4시 이후 중간 스케줄 점검(이렇게 말하니까 무척 거창하다! 다이어리를 한 번 더 보는 것 뿐이다)을 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 그래, 이런 모든 일은 나에게 주어진 일이고, 난 성공과 실패-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그저 내가 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될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당장 눈앞에 닥친 스트레스 거리들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면서 나는 올라갔던 불쾌지수가 한 순간 가라앉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건 일부러 쉬기 위해 시간을 내어 무언가를 했을 때 느끼는 꺼림칙한 빈둥거림과는 다른 것이다. 나는 일을 하면서 정말 평안한 마음을 느꼈던 것이다. 일하면서 쉬는 것.

그러고 있는 나를 보면서 음, 그래도 그 사이에 좀 자랐구나! 하는 기특한 마음도 들었고, 한편으로는 그래, 쉰다는 것은 일을 안한다는 소극적인 의미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이라는 것이 아무리 힘들고 하기 싫어도 일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런 일에 대해서 조금만 내 욕심을 버리고,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각자의 방식으로(나는 주로 기도를 한다!) 그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Mind-Control을 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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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7-1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가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잘 꾸려나가는 사람일 거예요. 하루하루 스케줄 점검하는 거 잘하시는 거예요. 저는 순간순간 메모도 하고, 일기도 써야지 하지만 결국은 그냥 그때뿐이에요. 일이라는 게 늘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일을 하면서 그 일을 받아들인다고 생각하면서 하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이번 주 시작과 함께 일을 조금 더 즐겁게 해 보아야겠다는 정말 오랜만에 긍정적인 생각을 했는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좋은 한 주 보내시고, 스트레스 받는 일 없는 한 주 되세요.

Hanna 2004-07-1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번주도 우리 힘차게 보내고, 힘들고 지치는 일이 많지만.. 진지하게 살아가보아요~ 삶이란 솔직하게 보면,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는 것이기 보다는 진지하게 지내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지 않아요? 님이 주시는 멘트에 항상 마음이 따듯해집니다.
 

쉬운 것을 택하는 것은.. 단지 음악뿐만이 아니었다.

ㅡㅜ 요즘들어 많아진 일들과 나의 하루를 꽉 매우고 있는 전혀 음악적이지 않은 일들 때문에...

도저히 일주일에 한 번 레슨을 받을 정도로 연습을 할 수가 없다.

그에 비해 버는게 많냐면 레슨비 내고 나면 암것도 남지 않을정도로.. 말도 안되는...ㅡㅜ

결국 2주에 한번으로 레슨을 줄이는 심각한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막상 줄이고 나니깐 몸과 마음이 왜이렇게 편한것이여~

이러다가 음악이고 뭐고.. 그저 뒹굴뒹굴하다가 끝날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불길한... 징조가...

에구구!!!

역시 내 몸은 편한 것만 찾아다니는 아주 괘씸한 녀석이었다.

그래도 입시에 시달리면서 다급하게 하지 않고, 여유롭게 즐기(?)면서 할 수 있어서 좋지만..

너무 느슨한 것은 사실이다.

...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혹은 정반대로, 이런 죄책감 아닌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과연 살아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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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내리는 빗소리는 참 시원하고 좋다.

난 비가 떨어져서 여기저기 부딪혀서 나는 소리가 참 좋다.

여름에 비를 맞는 즐거움이 없다면 어찌 여름이라고 하겠는가.

우리나라의 여름은 자고로 끕끕하며 눅눅하고도 더우면서도 버스나 지하철에서 만큼은 긴팔옷을 입고 싶을 만큼 추운 것이다.

2002년. 유럽에 갔을 때 빠리에서, 유럽여행의 마지막 밤을 지내면서..

그날도 비가 왔던 것을 기억한다.

빠리에서도 모기에게 물려서 밤새도록 여기저기 긁느라고 잠을 설쳐대긴 했지만...ㅡㅡ;

암튼, 빗소리는 마음을 유하게 하면서도 살짝 감상에 젖게 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 싶다.

그래두.. 수해 입은 분들은 빗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철렁하려나..

갑자기 그 생각하니까 마음이 무거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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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 2004-07-0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빗소라고 해서 무슨 말일까 생각했잖아요. 저는 요즘 좀 회사일이 많아서 마음도 무겁고 몸도 무거워요. 그래도 퇴근하려고만 하면 비가 뜸해져서 그제도 어제도 우산을 쓰지 않았네요. 빗소리 원래 참 좋아하는데 빗소리는 내 마음에 따라 음악처럼도 들리고, 다르게도 들리는 듯해요. 님도 파리에서 아웃하셨군요. 저도 파리 마지막 날 생각이 많았죠. 마음을 유하게 하면서 감상에 젖게 하는 빗소리라는 말이 좋네요.

Hanna 2004-07-0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덕. 그랬네요!! (미친거 아냐? ㅡㅡ;) 요즘 회사들은 쏟아지는 업무때문에 다들 무척 바쁘고 지치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저도 요새 정신없는 일과에 시달리느라.. 빗소리를 빗소라고 쓰는 실수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요.. 살아가면서 바쁘지 않은 적이 있었나 싶어요.
 
절대 순수
조슈아 해리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두란노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적어도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그저 다른 몇몇 사람들(???)보다는 좀 낫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의 기준을 놓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원하시는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기준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높고 더 완벽하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옭아 매는 올무가 아니다. 더 많은 자유와 더 충만한 기쁨을 위한 것이다.

여태까지 내가 생각했던 방식들, 그리고 전혀 정욕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조슈아 해리스는 역시 매우 민감하게 끄집어 내고 있다.

마치 손에 박힌 작은 가시를 핀셋으로 조심스럽게 뽑아내는 것처럼.

그는 이 책을 통해서 모든 크리스챤이 순수하게 그러나 지혜롭게, 그리고 자유롭게 하나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나님은 우리를 교제하기 위해 지으셨고, 그 원래의 목적을 찾기 위해 우리는 더욱 깨끗해져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 삶속에, 생각보다도 많은 정욕의 순간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하지만 감사한 것은 그것이 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윗이 여러 부인을 두는 것이 하나님앞에서 그렇게 큰 죄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그랬다면 그는 그렇게 수많은 아들과 딸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해서 고난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찰스스윈돌 목사님의 말씀처럼 무지는 죄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에게 무의식중에 나를 잠식하고 있었던 정욕이라는 죄를 깨닫게 해준 이 책과, 이 책을 서슴치 않고 집어들게 해주신 성령님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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