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이 머리 기르는 재주는 없던 내가 벌써 2년째 기르고 있던 머리.
오늘 오전에 미용실 가서 싹둑 잘라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그리고 그 뚫린 자리에 온갖 이 세상의 좌절과 낙심이 다 들어와버린 듯한 느낌.
비는 그쳤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이런 날 활짝 웃는 건 가식일까, 아님 마인드 컨트롤일까.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너도 아무것도 아니고 나도 아무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