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박완서 소설전집 10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7월
품절


오열이라든가 하다못해 신음이라든가, 그런 아픔을 나눌 엄살이 전연 마련되지 않은 온전한 나만의 비통-.-278쪽

저만치서 고등학생들이 배드민턴을 친다. 콕이 나비처럼 경쾌하게 날아와 라켓에 부딪치는 소리가 마치 젊은 연인들의 찰나적인 키스의 파열음처럼 감각적으로 들린다.-2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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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필립 얀시 지음, 윤종석 옮김 / IVP / 2003년 3월
구판절판


과분한 것을 받은 자의 '순수한' 기쁨-13쪽

은혜가 주어지는 상태는 악보의 꾸밈음만큼이나 찰나적인 것이다.
...
교인들 중에는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천국을 향한 여정의 기쁨을 놓치는 이들도 있고, 현대 '문화 전쟁'이슈에 관심을 갖느라 비은혜 세상에 은혜의 안식처라는 교회의 사명을 망강하는 이들도 있다.-14 ,15쪽

은혜도 개구리처럼 해부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는 사이 생명을 잃고 만다. 완전히 과학적인 취지가 아닌 다음에야 그 내장을 보고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17쪽

은혜- 베푸는 자의 부담으로 거저 받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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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은혜마저 유한한 줄 압니다. ... 운이 열리는 순간에야 은혜의 무한함을 보고 깨닫게 되지요. 친애하는 여러분, 은혜가 요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믿음ㅇ로 기다리다 감사로 인정하면 그뿐입니다.-27쪽

은혜는 기독교가 세상에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요, 복수보다 강하고 인종차별보다 강하고 증오보다 강한 힘을 발하는 영적 신성(新星)이다. ...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바베트의 만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기보다는 빵으로 만든 죽이나 먹으러 모인 우중충한 사람들처럼 보일 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30쪽

꾸밈음은(은혜) 단조로운 비은혜의 배경음에 끼어들어 가끔 높고 밝고 경쾌한 소리를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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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경우 로맨틱한 사랑은 순수한 은혜에 가장 근접한 경험이다. 나를-나를!-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매력 있고 괜찮은 상대로 보아주는 사람이 있다. -41,42쪽

하나님의 사랑이 값없이 조건 없이 우리를 찾아온다는 개념은 인간의 모든 본성과는 상반되는 것 같다. 불교의 고행, 힌두교의 업보, 유대교의 언약, 이슬람교의 법전- 모두 노력으로 인정받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감히 하나님의 사랑을 무조건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은 기독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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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이 보지 못하는 것도 외국 관광객은 짚어 내는 것처럼 예수님은 어디서나 은혜를 보셨다.-49쪽

한 가지 의미심장한 것은 이 비유를 공부하는 많은 그리스도인은 자신을 해질 무렵 끼여든 품꾼이 아니라 온종일 고생한 자들과 동일시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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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자기 공로대로 받는 사람은 아미도 없다.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완전한 삶 근처에라도 가는 삶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공평한 기준대로 받기로 한다면 우리는 다 지옥행으로 끝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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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세계에는 자격이라는 말 자체가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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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만사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으나 자신의 시계 저편에 눈부신 빛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만은 예외다. 자기 밭에 텍사스 주를 사고 남을 보화가 묻혀 있는 데도 그것이 암소 발뿌리에 채여서 드러나기 전에는 평생 등이 휘도록 그 밭만 갈고 살 각오가 되어 있다. 까다로운 거래를 일삼는 하나님이라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한시간 일에 하루치 품삯을 주시는 하나님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겨자씨만한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는 수긍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가지에 새들이 깃들여 모차르트 노래를 부르는 거목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제일 장로 교회의 조촐한 저녁 식사에는 갈 준비가 되어 있지만 어린양의 혼인잔치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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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란 주판알을 튕기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69쪽

바베트의 만찬처럼 은혜란 받는 이에게는 값없는 것이지만 주는 이에게는 전 소유가 다 들어가는 것이다.-75쪽

정의에는 선하고 의롭고 합리적인 힘이 있다. 반면 은혜의 힘은 다르다. 은혜는 세상에 물들지 않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초자연적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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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존재도 실은 생각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것을 아는 것이 용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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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용서에도 인간이ㅡ 경우와 마찬가지로 점진적인 과정이 있다는 특이한 의견이 제시되어 있다. 첫 단계로 하나님은 죄로 인한 장벽을 제하사 죄인 속에서 인간의 가치를 되찾으신다. 그 다음, 복수의 권한을 버리시고 친히 그 몸으로 죄값을 치르신다. 끝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의롭다 칭할' 길을 찾으시며 우리를 향한 감정마저 좋게 바꾸신다. 우리를 보실 때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된 자녀의 모습을 보시기 위함이다.

; 십자가-위대한 용서의 순간.-119쪽

용서는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기에 어려운 기술 훈련과 함께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말했다. "용서란 간헐적 행위가 아니라 영구적 태도다."-162쪽

값없이 베푸시는 은혜는 자격이 없는 자에게만이 아니라 정반대 대우를 받아 마땅한 자에게까지 이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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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비은혜가 고개를 들 때가 있다. 그것은, 아직도 깨닫지 못한 백인들과 인종 차별주의자들에 비해 이런 것을 깨달은 내가 도덕적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으로 유혹해 온다. 그러나 나는 진실을 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롬5:8) 내가 최선의 모습이 아니라 최악의 모습일 때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찾아오신 것과 그 놀라운 은혜가 나같은 죄인을 살리신 것을 아는 안다. -170쪽

나와 다른 사람을 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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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분무기'가 떠오른다. 고무통을 꾹 누르면 반대편 끝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향수 방울이 나온다. 몇 방울만 있어도 온 몸에서 향기가 나기에 충분하다. 몇 번만 누르면 온 방안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은혜가 바로 이래야 한다. 은혜는 세상이나 사회를 통째로 바꾸지는 않지만 그 공기를 한결 풍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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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가장 덜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사랑. 나는 그 사랑만큼만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는 어려운 주제인만큼 따로 한 장을 할애할 가치가 있다.-187쪽

우리가 '나와 다른' 사람을 대하느라 극복해야 하는 장벽은 거룩하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려 이 땅에 오실 때 극복하신 장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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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증한 존재일 수 있으나 여전히 하나님의 자랑이요 기쁨이다. 교회에 속한 우리 모두는 '은혜로 치유된 눈'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토록 풍성히 부어주신 은혜가 다른 이들에게도 얼마든지 임할 수 있음을 보는 눈이 필요한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말했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하나님이 의도하신 모습으로 본다는 것이다."
; 우리가 받은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서도 찾아낼 것.-206쪽

죄의 반대는 선이 아니라 은혜다.-245쪽

언뜻 보면 율법주의가 어려워 보이지만 실은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를 얻는 것이 더 어려운 길이다. 살인하지 않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사랑의 손을 내밀기는 어렵다. 이웃집 침대를 범하지 않는 것은 쉽지만 생생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세금 납부는 쉽지만 가난한이들을 섬기기는 어렵다. 자유 안에 살려면 늘 성령의 인도에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그러면 잘한 일보다는 미처 못한 일을 의식하게 된다. 위선자처럼 행도으이 가면 뒤에 숨을 수도 없고 다른 그리스도 인들과의 만만한 비교로 몸을 가릴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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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해결책은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249쪽

이런 이유로 볼 때 교회가 나라의 도덕성 회복에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붓는 작금의 실태에 정말 의문이 생긴다.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나라보다 이 세상 나라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닌가?-277쪽

백 사람 중 하나가 성경을 읽으면 나머지 아흔아홉은 그리스도인을 읽는다고 말했다.-308쪽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우리를 한 사람씩 줄에 매달아 붙들고 계십니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 줄이 끊어집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매듭을 지어 다시 묶으시고 자연히 우리는 하나님께 더 가까워집니다. 우리는 죄를 지어 계속 줄을 끊지만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다시 묶어 우리를 더 가까이 끌어당기십니다.-322쪽

어떻게 사람은 미워하지 않으면서 그 사람이 한 일만 미워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내가 평생 그렇게 해 온 대상이 한 사람 있음을 오래 후에야 알았다. 바로 나였다. 내 비겁함과 속임수와 탐욕은 지독히 미워했어도 나 자신은 계속 사랑한 것이다. 거기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 행동을 미워한 것도 실은 나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사랑했기에 자신이 그런 일이나 하는 존재임이 밝혀지는 것이 슬펐던 것이다.-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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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 양장본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0월
구판절판


"네 눈이 지금 어떤 줄 아니? 꼭 개집에 들어 앉아 가게 안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이쓴 강아지 눈 같구나"-42쪽

한마디로, 나는 집에 돌아오기 위해서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을 끊임없이 되풀이 하고 있었다.-67쪽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가져다 주지 않는다. 물론 백치처럼 자기 도취에 젖고, 마음이 흥분되며, 가슴 한 쪽이 갑자기 아릿해지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관능이 새로이 꿈틀거리는 것을 즐길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사랑하는 일이 다른 뭔가를 가져다 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사랑의 고전적인 오류는 거기에서 삭트는 것이다. 사랑은 지속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사랑은 한 줄기 바람일 뿐이다.-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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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손에 훈련된 예배인도자 - +2
탐 크라우터 지음, 박윤선 옮김 / 예수전도단 / 1995년 8월
구판절판


나는 (미국)중서부의 한 목사가 언젠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다. 만약 그가 사역을 그만두려고 생각했던 순간마다 서쪽으로 발을 내디뎠다면 지금쯤 그는 태평양에 있을 것이다. (ㅋㅋㅋ!) 만약 내가 똑같은 일을 했다면 나는아마도 지금쯤 적어도 지구의 반까지 걸어서 갔을 것이다.

(이 예화를 굳이 교회 내의 사역에만 한정시킬 이유가 있는가? 나도 매일, 매순간 모든 것을 뿌리치고 떠나고 싶은 욕망을 얼마나 많이 느끼는가!)

그러나 내가 그만두려고 하는 순간마다 내가 재미로 예배를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되새겼다.

(재미와 기쁨은 의지적으로 느끼도록 선택하는 것이며, 때로 재미가 없고 지루하더라도, 충성된 종이란, 그 시간에 되레 더욱 빛이 나게 마련이다.)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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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ary - 니콜라스를 위한 수잔의 일기
제임스 패터슨 지음, 서현정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2년 10월
절판


엄마는 널 위해 일기도 쓰기로 했어. 지금 쓰고 있는게 바로 그 일기야. 여기에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을 생각이란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네가 태어난 지 2주일이 되어서지만 엄마는 네가 태어나기 전의 일부터 적을 생각이야. ....
그러면 지금부터 니콜라스와 수잔 그리고 매트의 이야기를 시작할게.-18쪽

거스 외에는 친구하나 없었지만 외롭지 않았단다.
그건 아직 너와 네 아빠를 몰랐기 때문일 거야.-35쪽

가끔은 네가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는다는 게 상상이 안 돼. 세상 모든 엄마들이 자기 아이를 보면서 책갈피에 꽃잎을 눌러 말리듯 지금 모습 그대로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할 거야.... 너를 가만히 내 품에 안아봤어. 2.8 킬로그램의 완전한 행복이 내 품에 들어오더구나.-50쪽

언제든 '나'보다는 '우리'가 훨씬 더 좋단다. 그렇지 않다고 하는 사람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말아라. 비꼬기 좋아하는 사람도 되지 말고. 다른 건 몰라도 그런 사람믄은 절대 되지 마.-104쪽

엄마는 그런 네 아빠를 정말 사랑한단다.
누군들 그런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121쪽

니콜라스, 가끔은 세상의 끔찍한 일들을 보지 못하도록 너를 꼭꼭 숨겨서 기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하지만 직접 경험하면서 살지 않는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니? 엄마는 누구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 고 있단다.
우리 외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구나.
'오늘 하루는 미래의 이틀보다 소중하다.'-180쪽

이건 엄마와 아빠의 러브 스토리야. 운명의 짝을 만난다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에 대한 이야기이고, 특별한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100만 분의 1초까지도 말이야.-238쪽

인생은 양손으로 다섯개의 공을 던지도 받는 게임같은 것이란다. 그 다섯개의 공은 일,가족,건강,친구,자기자신이야. 우리는 끊임없이 다섯 개의 공을 던지고 받아야 하는데, 그 중에서 '일'이라는 공은 고무공이라서 땅에 떨어뜨려도 다시 튀어 올라오지. 하지만 건강, 친구, 가족, 자기 자신이라는 나머지 네 개의 공은 유리공이란다. 그래서 한 번 떨어뜨리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록 흠집이 생기거나 금이 가거나, 아니면 완전히 깨져 버리지. 그 다섯 개의 공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해야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는 거야.-24쪽

니콜라스야, 좋은 추억은 보석과도 같은 거란다. 하나하나가 모두 특별하지. 그런 추억을 하나하나 모아 두면 나중에 길고 아름다운 보석 팔찌처럼 소중한 보물이 된단다.
그날이 끝나갈 무렵 매트 해리슨에 대한 아름다운 사랑의 첫번째 장이 시작되었단다.-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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