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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은 나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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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이 넘도록 일기를 못 썼다. 너무나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가 버렸다.

학원앞에 있던 까치집이 없어졌다. 얼마전에 조경공사를 한다고하더니 우리학원(3층)높이까지 올라오던 그 큰 나무를 잘라버렸다. 왠지 정다운 친구가 없어진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창밖으로 삭막한 아파트만 보여서 아쉽다. 역시 사람은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해. 라고 생각했다.

여기저기에 꽃들이 피고 있다. 벌써 어제부터 목련꽃들이 활짝 피어서 너무 예쁘다. 목련꽃은 꼭 솜처럼 보송보송한 느낌으로 피는데, 질때는 썩은 솜사탕 같아서 좀 밉다. ㅡㅡ. 나는 늙어서도 보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늙으면 사람들이 가까이 하기 싫어 하는데 그 이유는 그 사람이 밉기 때문이다.

보기가 미운 게 아니라, 생각하는게 너무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고, 자기 주장만 '강하고 미련하게'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늙으면 향수도 뿌리고,  오늘 하루, 내가 누군가에게 폐가 아니라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되자, 며 점점 더 늙어가는 하루하루를 겸손히 보내고 싶다.

젊어서 늙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늙어서도 젊음만을 생각하며 못나진다. 난 늙어서 여유있고, 늙어서 아름다운, 늙어서 보기 좋은 그런 여자가 되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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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연습을 하러 나왔다. 바흐의 평균율을 연습하면서 학원 앞 나무에 둥지를 튼 까치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깍깍깍 반가웠다. 봄이 오긴 왔나부다. 겨울에도 쭉 거기 살았었나? 아님 봄되서 온건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암튼 오늘 오랜만에 까치가 둥지 틀고 우는 소리를 들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답답하고 우울했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고등학교 때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 거, 친구들과 더 즐거운 시간 보내지 못 했던 거.. 후회했고, 대학 졸업하고 나서는 학부 시절에 왜 좀 더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힘쓰지 못했는가 후회했다. 결혼하고 나니, 결혼하기 전 황금같은 싱글 시간에 왜 그토록 많은 걱정과 염려과 갈등과 고민의 나날을 보냈는가 후회가 된다.

이제 또, 내 입에서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오는 요즈음, 늘 불평과 후회만 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아직 아기도 없고, 딱히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는 신혼을 즐기자. Carpe Diem 은 진리인가보다. 현실에 집중해서 일상 속에 숨겨져 피어 있는 예쁜 장미꽃들을 하나하나 따서 내 가슴에 심어놓자. 언젠가 내 가슴이 꽃밭이 되겠지?

오늘 저녁엔 학원에서 또 답답한 일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일 하나하나, 사람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아름답고 탐스러운 장미꽃을 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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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유난히 흐린 날이 많은 것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해서 레슨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피아노를 배우면서 레슨을 하러 다니는 게 너무너무 귀찮고 싫었는데, 이제는 생활이 되어 버린 지금,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함을 느낀다.

일에 대한 막연한 "하기 싫어" 느낌과 매일 싸워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피아노와 레슨을 결코 뗄래야 뗄 수가 없는가 보다. 사실, 어떤 때는 참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역시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기쁨에 비하면야 레슨은 그야말로 보너스지... ^^;

요 며칠 사이, 나 자신을 좀 돌아보았다. 참 보기 싫었다. 내 마음 속. 겉으로는 활짝 웃으며 생기발랄가식을 떨고 있지만, 마음속 깊은 곳으로는 아, 하기 싫어. 아, 귀찮아를 되뇌이며 이 모든 일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아무런 열정도 없이, 목표도 없이 그렇게 일하고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밉다.

새롭게 목표를 정하고 열정적으로 가슴을 열고 마음을 열고 하루 하루를 만나고 싶은데, 어떤 목표를 정해야 할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고 이렇게 살아가는 내 모습이 밉다.

오늘부터 좀 더 기도하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일, 나중에 해도 될 일 등을 나누어보자. 하고 싶은 건 너무나 많은데, 용기가 없구나.ㅡㅜ 슬프다 꺼져가는 20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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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할머니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명절 전날 아침, 와 줄 수 없겠냐는 할머니의 전화에 별 일도 아닌 일에 왜 그러시냐고, 내일 가겠다고 고집 부리고 안 갔는데.. 그날 아침부터 할머니는 코피가 나서 멈추질 않으셨나보다. ㅡㅡ 그럼 그렇다고 말씀을 하실 일이지..

암튼 나오다 안 나오다 했는데, 설 전 날 저녁부터는 아주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 온 가족이 다 모여서 백병원 응급실로 모셔갔다. 우리가 가기 전에는 세숫대야에 코피를 받아가며 흘리고 계시던 할머니. 아이고.. 암튼 가슴 깊숙히 막 대바늘 하나가 푹 들어간 것처럼 따끔거리고 아프고 눈에서는 짜증과 안타까움 섞인 눈물이 고였다. 진작 그럼 그렇다고 말씀을 하실 일이지..

지혈하고 링겔을 맞고 나니 할머니는 금방 좋아지셨다. 오늘은 좀 더 자세한 진료를 받기 위해서 다시 병원에 모시고 갔다. 피가 멎고 더이상 날 것 같지도 않건만.. 할머니는 양쪽에 솜을 틀어막고 오셨다. 그러고선 힘들다고 투정 아닌 투정, 어린 양 아닌 어린 양을 피우신다. 82세답지 않은 건강한 할머니시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난 코피가 너무너무 두려우신 모양이다.

연휴 끝이라 그런지 병원은 엄청 북적대고, 2시간이나 기다려서 들어간 진료실. 지쳐 죽는 줄 알았다. 다행히 의사는 별 이야기 없었다. 그저 날씨가 건조하고 혈압이 조금 있어서 모세혈관이 터져 그렇게 된 거라고.. 바르는 연고를 처방해 주었다. 그래도 할머니가 건강하셔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

집에 와서 밥먹고 학원에 갔다. 일하시는 선생님께서 내 생일겸 설이라고 제비꽃 꽃다발을 주셨다. 헤헤헤 향도 좋고 여자에게 받긴 했지만, 기분 참 좋더라. 나도 앞으로는 좀 더 많이 베풀고 선물도 주면서 살아야지 했다.

어제 남편과 함께 머리를 뽀글뽀글 볶았더니 오늘 저녁, 마주 앉은 남편의 얼굴이 너무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 어린양 하시는 할머니 한숨쉬시는 모습이며, 투정부리시는 모습을 따라하면서 나를 웃겨주었다. 연휴동안 본 할머니가 정겨웠던 모양이다.

아.. 이제는 할머니 코에서 코피가 안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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