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

지난 주에 신나게 인라인 타고 호수 공원 돌다가 급기야 뒤로 벌러덩 2번이나 넘어져서 꼬리뼈부근에 시퍼런 멍과,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일주일을 보내고 나니 진이 쫙 빠졌다. 하루가 어찌나 길고 고달프던지.. 버스 오르내릴 때, 횡단보도 건널 때, 계단 오르내릴 때 등등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의 순간이었다.

암튼, 일주일을 지나고 급기야는 트라스트를 붙였는데, (일주일 동안 병원가라, 병원간다, 갈꺼다, 병원 가봤냐? 병원 안가냐? 갈꺼다. 를 듣고, 말하고 반복하다가 시간이 훌쩍훌쩍 가버리고, 오늘은 정말 가려고 했는데, 오늘도 역시나 병원을 못갔다. -살짝 걱정된다..내 꼬리뼈...ㅡㅜ) 좀 나은 것 같아서 걸음도 상쾌하게 연습하러 학원에 왔다.

모처럼 내가 맹렬 연습에 들어간 건 이유가 있다. 레슨을 쉰지 6개월 만에 피아노 앞에 앉는 시간은 점점 줄어만 가고...피아노 없이는 하루도 못 살 것 같았던 내 생활도, 이제는 하루 종일 뚜껑 한 번 안 열고도 너무나 즐겁게 신나게 잘 살고 있어서... 모처럼 피아노 앞에 앉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걸 느꼈다.

메트로놈 태엽을 감아 똑딱이는 소리를 들으며 피아노 앞에 눈을 감으며, 언제 쉬었냐는 듯 연습을 했다.  다다음주에 연주를 할 기회가 생겨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이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무슨 껀수라도 하나 있으니 그나마 연습을 하게 되긴 하는데... 역시나 답답하고.. 싫증이 난다.

한 때는 내가 피아노를 공부하기에 참 '적합'한 ^^; 성격이라고 생각했었는데...그렇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이렇게 덥고 나른한 토요일 오후에 건성건성 시간 보내지 않고, 피아노 앞에 앉아 있으려니 막 질력이 나려고 한다. 으윽..이럼 안되는데...

그래도, 조금만 더 하자.  이번 연주.. 못하면 너무 챙피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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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약간 주춤했었는데, 선생님이 바뀌셨다. 왠지 선생님이 바뀐다는 생각에 지난 달부터는 연습을 게을리... 사실 지난 달이 아니다.... 연습을 게을리 한지는 꽤 오래되었다..흐흣.

암튼 선생님이 예쁘고 꼼꼼한 여자선생님으로 바뀌셔서 연습을 안하면 민망하며, 구박을 받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어서 연습을 안 할수가 없게 되었다. 그래도 수업시간에 꼼꼼하게 가르쳐주시기 때문에 연습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 왜 선생님들은 여자 선생님들이 꼼꼼하게 잘 가르치는지 모르겠다. (..뭐, 남자가 너무 꼼꼼하면 싫을 것 같기도 하네..생각해보니..)

요즘은 다시 스즈키 2권으로 돌아가서 안 배우고 뛰어넘은 곡들 메꾸고 있는데, 아직도 팔에는 힘이 많이 들어간다. 온 몸이 굳는다고나 할까...^^; 음악 앞에 몸이 굳는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나는 활이 붕붕 떠서 소리에 울림이 없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셨다. 활 쥐는 법과, 현의 위치, 어깨가 아니라 팔꿈치의 사용 등등이 중요한 것 같다. 아아~ 비브라토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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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집에 들어와 -나만의 작은 공간. ^^ - 라디오를 틀었다. 나는 새로 마련한 공간에 TV가 없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늘 습관처럼 TV를 틀곤 했었는데, TV가 없으니 음악을 더 듣게 되고 책을 더 읽게 되며 청소를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빨래를 좀 더 열심히 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내 음악을 더 사랑하게 되었고, 많은 책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게 되었으며 내가 있는 공간이 더욱 깨끗해지고, 내 옷은 더욱 하얘졌다. ^^

앗.

이 멜로디는... 템페스트였다.! 내가 사랑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중 단연 으뜸은 템페스트 3악장이다. 아직은 1악장이니 기다려야지.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빨래도 해야 하고, 책정리도 하려고 했었는데... 그냥 소파에 앉아버렸다.  오.... 소리가 깨끗하고 담백한 것이, 아주 베토벤스러운 '열정'과 '땀'은 없었지만 연주가 참 담백하고 좋았다.

누굴까...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사실 소나타.. 정말 길기야 길다.) 3악장. 차분하고 담담한 템포로 맑고 깨끗한 연주를 이어가는 것이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누구의 연주일지가 궁금했다. 3악장이 아쉽고 맛있게 끝났고, 연주자는 마우리치오 폴리니였다. ^^ 쓰윽 미소를 지으며. 그래. 역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폴리니의 발트슈타인은 너무 통일감이 들어서 소리는 좋지만 2%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템페스트는 꽤 훌륭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베토벤의 끝발이 아닐까..^^; 하는 되먹지 못한 생각도 해보며.. 어제는 괜히 횡재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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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대진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다음달 21일 열리는 수원시향 연주회에서 브람스의 교향곡 1번으로 지휘봉을 잡는다. 2001년부터 무려 3년간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을 연주했던 국내 정상급 피아니스트가 초보 지휘자로 데뷔하는 셈.
대학 시절 틈틈이 지휘 공부를 배웠던 수원시향 상임 지휘자 박은성 교수(한양대)에게 “등을 떠밀렸다”고 한다. “수없이 들어도 마치 처음 듣는 곡 같습니다. 악보를 보며 밤을 새우기도 하고 자다가도 깜짝 놀라서 일어납니다.”


크리스토퍼 에센바흐,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다니엘 바렌보임 등 외국에선 피아니스트가 ‘지휘 겸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국내에서 43세의 중견 연주자가 지휘를 하겠다고 나선 건 극히 이례적인 일. “손을 다쳤느냐?”는 말까지 들었다.


“피아노는 여러 성부를 한꺼번에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가장 가까운 악기입니다. 이 때문에 건반이라는 한계에서 탈출하고 싶은 피아니스트들에게 지휘는 늘 욕망의 대상입니다.”


김 교수는 국내 클래식 풍토에 대해 절박할 만큼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한국의 클래식 공연은 연주인의 제자나 친척 등 관계자들이 많은 객석을 차지하죠. 순수하게 듣고 즐길 줄 아는 음악층을 넓히지 못하면 미래는 없습니다.”


김 교수는 매월 한 차례씩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수도권지역 고교를 직접 찾아가 음악회를 연다.


25일 경기고를 시작으로 명지고·신일고·이화여고 등을 찾아 갈 예정이다. 이 음악회에서 김 교수는 해설과 연주를 맡아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쇼팽의 ‘녹턴’ 등 친숙한 곡을 들려준다. 5월 3일에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독주회를 열며, 9월에는 아일랜드의 더블린 국립교향악단과 협연한다.

김 교수는 “무대에서 나이를 먹어 가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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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하: 지난주에 엄청 헤매고 엉망진창으로 치더니 이번주에는 양반이 되었다. 어깨를 내리고, 손목을 나란히 하는 연습이 더욱 필요하다. 악보보는 능력이 좋아졌다. (왜그렇게 됐지, 갑자기???)

민정: 역시 맘에 들게 잘 친다. 바흐의 인벤션을 꽤 재미있게 쳐 내더라. 그런데 아직 자신감이 없어보인다. 민정이는 팔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쉽게 피아노를 연주한다. 아마 그래서 오래 연습해도 힘들지 않을 거다.

혜진: 지난 시간에 울고 불고 난리치더니 오늘은 아주 딴 사람이 되어 적극적으로 레슨에 임했다. 녀석... 어깨가 자꾸 올라가면서 어색한 포즈가 되는데, 자세를 고쳐야 한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의 뼈가 나오지 않아서 앞으로 좀 더 많이 신경써서 연습해야 할거다. 아아~ 멀고도 험한 피아노의 길이여..

윤성: 내가 요새 애들한테 짜증을 많이 내나? ㅡㅡ; 웁스~ 이 녀석도 오늘 눈물을 글썽한다. 쯔쯧...아마 연습한 만큼 칭찬을 못 들어 속상한 모양이다. 손을 둥글게 하려고 너무 애쓰다 보니 손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오늘은 영 아니었다.

총평: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ㅡㅡ; 맞는 말올시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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