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삶이 궁금한게 아닐까.

싸이가 그렇게 활발하게 돌아가는 것도, 이 알라딘 서재에서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것도, 황당하고 어이없어해도 연예인들의 생활을 미디어에서 그렇게 보고해 주는 것도...

어느 할 일 없고 시간 많은 날 오후, 싸이에 올라와 있는 뭇 친구들의 사진을 보면서, 참...나도 할일이 없나보다 느껴지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 지나가는 생각들은, "와.. 남자친구 잘 생겼네" "여기가 집인가 보지? 거실 넓네~" "아..신혼여행을 발리로 다녀왔구나..." "오옷! 이녀석 살빠졌네!" "으음..설악산 다녀왔군! 좋겠다!" "아... 낙지볶음 먹으러 갔었구나.. 사진이 맛있게 잘 나왔네!" 

알라딘에 올라와 있는 많은 분들의 서재를 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와...언제 이 많은 책들을 다 보고 리뷰까지!?" "음.. 그림이 멋지다.. 어디서 이렇게 그림들을 구해 오시나?" "아..어쩜 이렇게 글들도 다 잘 쓰시는 거지!" "코오... 대단해 대단해!!" 막대한 양의 페이퍼와 리뷰들을 보면서 감당이 안 될때가 참 많다.

토요일 오후 오늘 같은 날 TV를 켜면, 친절한 TV는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들로부터 시작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의 집까지 찾아가 뭘 먹는지, 아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며느리는 뭘하고 사는지까지 보여준다. 내가 쉽게 빠지는 프로그램은 주고 드라마인데, 그것도 왜 재미있는가 생각해보면, "아~ 저렇게도 사람이 살 수 있겠구나.." 하는 일종의 호기심과 '나라면 저 상황에서?'하는 물음표 때문일거다.

삶의 건전하고 아름다운 모델이 필요하기 때문은 아닐까?

해답도 정해진 코스도 없는 이 변수 많은 인생의 길 앞에서 나도, 당신도, 혹은 그녀도, 그도 내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 지에 대한 물음표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오늘 한 번 생각해 봤다.

삶이란 것이 워낙이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것이니만큼 헛되지만 하루라도, 한 순간이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진지하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너무 많은 물음표로 혼란스러워하기보다는 순간 순간 건실한 마침표와 상쾌한 느낌표로 성취하고,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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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5-09-17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사. ^_^o-
(음음... 요즘 당신 서재에 댓글 달면서 못할 짓 하는 것 같은 기분이 -_-)

Hanna 2005-09-1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알고 있어?
 

매일 매일이 늘 똑같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늘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러 가고, 학원에 가서 늘 같은 아이들을 레슨하고, 집에 돌아오면 책 보고, 친구를 만나도 늘 비슷한 곳에 가서 식사를 하고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생각했을 때는 삶이 얼마나 단순하고 지루하던지... 내가 사는 게 다람쥐 쳇바퀴도는 게 아닌가...

집에 돌아와서 씻고 나서 스킨,로션을 바르고, 매일 밤 같은 영양크림을 바를 때 쯤이면 그런 생각이 특히나 더 많이 든다. (난 참 특이하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학원에서 집에 가려고 차를 빼는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다른 곳에 차를 댔었고, 그 옆에 차가 있어서 빼기가 나빴는데 오늘은 참 수월하구나... 그 생각으로 시작된 것이 어제와 다른 것들을 비교해 보자 다른 것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어제는 햇빛이 쨍쨍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오늘처럼 비가 오기도 한다.  어제 아침에는 7시에 일어났는데 오늘은 8시에 일어났다. 어제는 순대국을 먹었는데 오늘은 돈가스를 먹었다. 어제는 차를 안 가져 왔는데 오늘은 차를 가져왔다. 어제는 어떤 골목에서 신호에 걸리지 않았는데, 오늘은 어디어디 사거리에서 차가 밀렸다. 어제는 학원에 어떤 어떤 아이들이 빠졌는데, 오늘은 새로운 어떤 어떤 아이들이 있다. 어제는 녹색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오늘은 줄무늬 셔츠를 입었다. 어제는 빨래를 했는데 오늘은 빨래를 갰다. 어제는 바이올린 레슨을 받았는데 오늘은 노래 연습을 했다.

매일매일이 너무나 다채롭고 다양하게 펼쳐졌다.

어떤 중고품 가게에 가보면 하나도 같은 종류의 물건이 없던데, 그런 것처럼... 마치 하나도 같은 무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예쁜 구슬들이 엮여있는 목걸이처럼. 그렇게 하루하루가 만들어지고 엮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다르게 생긴 것처럼, 사람의 삶도, 우리가 처하는 상황도 비슷한 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참 다양하고, 흥미롭고, 새롭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매일매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 오늘의 실수도, 어제의 실패도 개의치 않고 내일을 기대하고, 오늘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2005년 한국의 키워드라면, '즐거움' 이라는 생각이 든다. 즐기려면 어제와 오늘을 비교해 보라. 그리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느끼고, 같은 종류의 일을 오늘은 어떻게 새롭게 할 지, 또는 같은 종류의 일이라 할지라도 오늘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하라. 오늘은 즐겁게 살고 집에 돌아가 양치질을 하며, 또 오늘과는 다르게 펼쳐질 내일을 기대하라. 그리고 내일을 즐기라.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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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 2005-09-04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히... 그렇게 보이나요?
 

지난 주말, (우리 교회) 사모님이 갑자기 장례식에 가게 되셨다며 전화가 와서 들은 소식이다.

한 여자. 결혼 한지 3년. 귀여운 쌍둥이의 엄마다. 남편은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아마도, 가정에 충실한 좋은 남편이지 않았을까? 암튼, 그렇게까지 자세한 것은 모르겠으나 이 남편분, 회사에서 친목 차 가게 된 여행에서 바다에서 놀게 된 거다. 산소통을 안 메고 바닷속에 들어가는 무슨 뭔가가 있나부지? 스쿠버다이빙인가? 암튼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회사 사람들과 다 같이 이걸 하다가 실종이 되셨단다. 그러고 이틀 후인가... 바닷가에서 시체로 발견된 거다.

잘 모르는 분이었지만, 그 분의 소식을 듣고 왠지 가슴이 아팠다.

두 아이와 혼자 남은 여자의 남은 일생에 대한 아련함. 후에 느낀 감정은, 왜?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고난은 늘 '왜'라는 질문을 하게 하는 것 같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왜 하필이면 지금 이런 일이, 왜 , 왜, 왜...

왜 고난이 주어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늘에 계신 분 말고는... 심지어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에게까지 왜 고난이 주어지는 걸까. 사실,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닙니까 하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다.

혼자 남은 여자는, 삶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고, 아마 쌍둥이 때문에 새로운 남자를 만나기도 힘들 거다. 게다가 일을 할 수도 없을 테고, 아마 빚은 계속 늘어갈 수도 있을 것이며, 일찍 죽어버린 남편의 그늘에 가려 모든 사람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왠지 죄지은 것 같은 생각으로 살아 갈 수도 있다.

...

이렇게 생각하니까 너무 가슴이 무거우졌다.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봤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떤 고난을 주실 지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감당치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지 않으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고, 시험당할 즈음에는 피할길을 내사 능히 감당하게 하셨다.

그 말씀이 떠오르자, 상황은 좀 밝아졌다.

혼자 남은 여자는 좀 더 성숙한 크리스챤이 되어 눈물로 간증할 지도 모른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주어졌는지, 이런 일을 이 시점에서 허락하신 그분의 뜻을 알 수 없지만, 나는 주님의 말씀과 공급하심을 믿으며 당당하고 용감하게 살아가겠노라고. 그리고 그녀의 삶은 많이 변할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찾을 것이고, 잘 키우기 위해서 말씀도 많이 읽을 것이다. 기도도 많이하고.. 그러면서 그녀는 주님 안에서 성장해 나갈 것이고, 아마도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수도 있을 거다. 그리고 언젠가, 그녀가 준비 되었을 때, 그녀와 그녀의 쌍둥이들을 똑같이 사랑해 줄 마음 따듯한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물론, 못 만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녀에게 큰 상관이 없을 거다. 왜냐하면 그녀에게는 이미 하나님이 계시고, 그 분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테니까...

고난이 우리에게 왜 주어지는지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고난은 우리가 인내함으로써 인격적인 성숙을 이루게 하며 그것과 함께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으로 인한 소망을 낳는다. 그렇다면, 왜 주어지는지 알지 못하지만 고난은 소중한 삶의 전환점이지 저주의 순간이 아닐 거다.

그녀를 위해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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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6-2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난은, 이겨내라고 주시는 것임에는 틀림없겠지요.
이겨내야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저두 그녀를 위해 기도합니다.

Hanna 2005-06-28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맞아요. 플레져님. 가끔은 너무 지치지만, 그래도 항상 새로운 힘을 주시는 것 같아요. 어제 기도하면서 가슴이 많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나 오늘 영화 보여줄꺼에요?"

" 아, 영화 보고 싶어요?"

..생각해 보니 "그사람"과 함께 본 첫 번째 영화가 되었다. 어깨에 기대어 보라며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왼쪽 어깨를 툭툭 쳐보이는 귀여움에 다시 한 번 웃음이 나왔다.

나는 '느와르'가 무슨 말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사실 그렇다. 음악에, 영화에, 책에 장르를 구분한다는 것은 어울리지가 않는다.  하나하나 개성도 다르고, 분명히 다른 점들이 많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 영화는 액션, 이 영화는 로맨스, 이 음악은 낭만, 이 음악은 바로크 단정짓는다. 게다가 그 장르란 것은 점점 복잡해져 가기만 하니 나중에는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암튼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빨간 피 색깔. 죽음처럼 차분한 까만색. 그리고 첼로 선율의 파란색. 이 영화에서 들려주는 것은 온통 총소리와 울음소리. 전화벨 소리와 눈물소리.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은 '왜'에 대한 대답없이 누굴 향한 것인지, 어떤 목적을 위한 것인지 모를 분노와 어디가 끝인지 모르고 달려가는 끝.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30이 훌쩍 넘었을 한 남자가 자기도 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를 결말 앞에서 어린아이같이 울면서 '나한테 왜그랬어요.'를 외치던 부분이다. 아기가 엄마한테 조르듯이. 흡사 시장에서 아무거나 눈에 보이는 거, 손에 잡히는 거면 다 사달라고 주저앉아 울어버리는 아이처럼, 이병헌은 마치 그렇게 졸라댄다. 손에는 표정과는 어울리지 않는 총을 들고.

어쨌든, 이병헌의 대사는 모든 상황에서 참 또렷하게 잘도 들리더라. 한마디 한마디가 살아서 마치 화면 밖으로 튀어 나올 듯이 들려와서 그의 대사를 듣고 있으면 속에 있던 작은 몽우리들이 팍팍 터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살아있는 배우란 저런 것이려니 했다.

영화 마지막부분에서는 에릭이 나와 참 신선했다. 대체 언제 나오나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에릭이 나오자 TV드라마를 영화관에서 보는 듯, 반갑기도 하고 왠지 기뻤다는.. ^^; 어느새 에릭의 얼굴과 걸음걸이에 정이 들었나보다.

이 영화에서 무언가 스토리, 메시지를 찾기 보다는 그냥 순간 순간 주어진 색깔과 소리, 멋있는 척하는 대사, 배우들의 표정 연기 등을 그때 그때 느껴준다면, 그렇다면야 볼만하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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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tella.K > [퍼온글] paola menegh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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