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지나면 새로 사야지 하건만 매년 또 입게 되는 익숙한 낡은 가디건

절대 다시 찾지 않으면서 차마 버리기 아까운 옛사진 필름

다 읽었지만 절대 다시 읽지 않는 책들(좋은 책일수록 더더욱)

헤어진 남자친구가 선물했던 고가의, 혹은 지나치게 실용적인 물건들. (이를테면 목걸이, 옷,CDP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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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는 21세기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데올로기이다. 뛰어난 외모는 한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되고 그 누구도 현대사회에서 미용과 패션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사람들은 성형과 피부관리를 통해 외모를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예쁜 얼굴이 어떤 얼굴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매끈한 피부에 오뚝한 콧날을 가졌다고 해서 그 얼굴이 모두 예쁘고 멋진 얼굴은 아니다.

ⓒ2004 김태우
나무를 가로로 잘라 그 면을 보면 여러 개의 둥근 테가 수면 위로 번지는 파문처럼 중심에서 밖으로 퍼져나가는 걸 볼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개의 동심원 테두리가 바로 나이테이다.

나무의 조직은 작은 세포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세포들이 늘어나면서 성장하게 된다. 봄에서 여름 사이에는 세포벽이 얇아서 부드럽고 연한 빛을 띠는 반면에 겨울에서 봄 사이에는 세포벽이 두꺼워서 단단하고 진한 빛을 띤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나이테가 생겨나는 것이다.

모든 나무의 나이테는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한국처럼 사계절이 분명한 지역은 나무의 나이테가 선명하지만 열대지방 나무의 나이테는 그렇지 않다. 또한 나무의 나이테는 중심이 정가운데 있지 않는 타원형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현상은 태양광선과 바람, 기우량, 위치 등에 따라 나무의 나이테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에게도 나이테가 있다. 그건 바로 '주름'이다. 그리고 주름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표정'이다.

ⓒ2004 김태우
얼굴이란 말의 어원을 살펴보면, '얼'이란 본래 '영혼, 정신'에서 유래되었고, ‘굴’이란 ‘통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얼굴이란, '영혼이나 정신을 보여주는 통로'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 얼굴에 세월이 새기는 나이테가 바로 ‘주름’인 것이다.

그렇다면 예쁜 얼굴은 어떤 얼굴일까.

'예쁜 얼굴= 표정이 많은 얼굴'이라는 게 내 소신이다. 얼굴의 어원에 입각해서 보면 표정은 사람의 정서를 보여주는 통로이다. 따라서 표정이 많은 사람은 정서가 풍부한 사람이고, 활기가 넘치는 사람이다. 반면에 무표정한 사람은 소통을 거부하고 우울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미용적인 관점에서 지나치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너무 좁게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명한 배우가 드라마에서 착용한 액세서리와 헤어스타일이 유행이 되는 풍토는 ‘아름다움에 대한 개성 없음’을 드러내는 사회적 현상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얼굴에 주름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다. 화장실 거울을 보며 세수를 하다가 눈가에 생기는 주름을 발견할 때면 내 마음은 긴장이 된다. 주름은 ‘내 영혼을 보여주는 얼굴에 내가 스스로 새긴 세월의 나이테’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내가 짓는 표정은 내 얼굴에 주름을 남긴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내 영혼이 어떤 자세로 환경을 극복하며 견디어 왔는지 내 얼굴이 주름으로, 표정으로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2004 김태우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성형미인도 좋지만 그보다 ‘표정미인’이 더 좋다. 우리의 얼굴은 오늘도 표정을 지으면서 주름을 만들어내고, 삶에 대한 우리의 마음가짐을 보여주고 있다.

한번이라도 더 웃으려고 노력하고, 한번이라도 더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애쓰는 자세가 바로 미인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뛰어난 미용기술이라고 하더라도 ‘근사한 세월의 나이테’를 능가할 수는 없다.


/김태우 기자 (woo21_kr@hotmail.com)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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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 2004-06-13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내 얼굴에 자신이 있는,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호밀밭 2004-06-13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정이 많은 얼굴, 저도 갖고 싶지만 전 곧잘 무표정해져요. 저에게 우울한 마음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남들이 볼 때나 제가 거울을 볼 때 온화한 얼굴, 세월이 묻어나면서도 활기가 있는 얼굴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Hanna님도 저도 앞으로 조금씩만 더 웃고 살자고요.

Hanna 2004-06-13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미워지기만 하는 것 같죠! 얼굴생김은 모두 다르지만, 깨끗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비슷한 것 같습니다. 우리도 앞으로 내면을 열심히 가꿔서 난중에 나이들었을 때,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미소를 지어보일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됩시다. (근데 활~짝 웃을 수 있는 일이 자주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동아일보]
얼마 전, 이곳 독일의 직장에서 한동안 내 밑에서 인턴으로 일한 한 독일 젊은이에게서 다른 회사에 입사하기 위한 추천서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의 취업 노력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눈물겹다. 영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에 능통한 데다 뉴욕 등에서 해외 인턴 경험을 쌓았는데도 지원하는 곳마다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있다.

독일 기업의 직원 채용 방식은 까다롭고 철저하기로 유명하다. 요즘 독일 실업률이 10%를 넘나들다 보니 채용 과정은 더욱 엄격해졌다. 독일에서 취업은 사실상 대학 재학 중 인턴 경력을 쌓는 데서 시작한다. 인턴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사람만이 정식 채용에서 1차 면접을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이 1차 면접이라는 것이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심리학박사 또는 인력관리담당 임원이 2시간 정도 할애해서 일대일 면접을 한다. 총 4, 5차례 면접을 치르는데 첫 번째가 이 정도니 최종 면접까지 치르다 보면 ‘파김치’가 된다.

나에게 추천서를 받아간 그 젊은이가 1차 면접을 한 지 얼마 안 돼 회사 인사담당자와 약속을 잡은 것을 알게 됐다. ‘결과가 좋아 2차 면접을 보게 됐나 보다’ 하고 축하를 해 주려니 그는 “1차에서 떨어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 피드백을 받기 위한 약속”이라고 한다. 낙방한 사람에 대해서도 1시간여에 걸쳐 상세하게 그 이유를 설명해 주니 다음 기회에는 좀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피드백은커녕 예정된 합격자 발표일까지 회사에서 연락이 없으면 그냥 ‘떨어졌나 보다’ 하고 짐작해야 할 뿐인 한국의 현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직원들은 어려운 관문을 뚫고 입사했다고 기뻐할 틈이 없다. 회사가 최대의 생산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1년 전 이곳에 온 나는 한국에서보다 업무량이 두 배 정도 늘었다. 그렇다고 야근을 자주 하는 사람은 오히려 자기 시간 관리를 못하는 무능한 사람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모두들 근무시간의 1분 1초를 아껴 근무에 집중한다.

얼마 전 회사 부회장이 내 사무실로 찾아와서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급한 일이 생겼는데 잠깐 얘기할 수 없겠느냐”고 물었다. 그가 미안해한 이유는 나와 미리 스케줄을 잡지 않고 불쑥 내 사무실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나 자신과 나의 일이 회사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대다수 독일 기업들은 열심히 ‘부려먹는’ 만큼 정년퇴직을 보장해 준다. 요즘 이곳에서도 조기 퇴직이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은 정년까지 회사가 책임져 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국에서 빠른 퇴직을 빗대 ‘삼팔선’이니, ‘사오정’이니 한다는 말을 이곳 동료들에게 들려주면 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독일 기업들은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신중하게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한번 채용한 사람은 끝까지 신뢰한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고 있다. 지방마다 세계적인 기업을 하나 정도씩 배출하는 독일의 저력은 바로 이런 철저한 인재 관리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서혜민 독일 니베아 인터내셔널 마케팅 브랜드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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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 2004-06-1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간 절약과 에너지 분배.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 혹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나를 배려해 주도록 배려하는 것.(방치나 포기가 아닌.)
 

오늘 독일문화원에 갔다가 정연/민행언니(그곳에서 친구를 사귀었다!! 유쾌한 친구들!)랑 점심먹고.. 교보에 갔었다. CD를 보면 안되는데...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Hot Tracks에 가서 CD를 보고야 말았다. 마침 지금 공부하고 있는 베토벤 소나타와 쇼팽 스케르초 CD가 없던차에 박하우스의 베토벤 소나타와 마르타 아르게리히의 쇼팽 앨범을 찾아냈다.

으흑! 이번 달은 마이너스인지라.. 정말 안사려고 했건만.. 한번잡은 CD는 내 손을 떠날 줄을 몰랐다. 하도 오랫동안 망설이고 고르다가 30분도 더 머뭇머뭇... ㅡㅜ 같이 간 친구들한테 쫌 미안했다. 그래도 다리아팠을텐데 잘 참아줬다. 난중에 맛난거라도.. ^^

CD를 너무 오래 골라서 결국 레슨에 늦고 말았다. 너무 급하게 종종거리면서 갔더니 아침부터도 시원찮았던 몸이 완전 녹초가 됐다. 그래도 이번 레슨에서는 선생님께 칭찬을 들었다.  일주일 동안 연습한 것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까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날아가는 것 같았다.

집에와서 너무 피곤해서 쉬려고 앉았는데, 아까 산 CD가 생각났다. 박하우스의 연주는.. 사실 생각했던 것 만큼 빈틈없이 치밀하기 보다는 좀 뭐랄까.. 경륜이 묻어나는 연주라고 할까? 젊고 힘이 넘치는 터치는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닌 듯했다. (박하우스의 연주를 좋아하는 사람은 세계어디든 무척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의 이름을 건 콩쿨도 있을 정도이니..)

그러나

아르게리히.

그녀의 연주는 정말 꽉 차고 열정적이며 힘이 넘쳤다. 살아 움직이며 생동감있게 음악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연주는 여자의 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힘과, 카리스마를 지닌 동시에 또한 여성으로서 만들어낼 수 있는 부드러움과 따듯함까지 있었다. 감동적이다. 맑고 깨끗한 음색. 처음 한 음만 들어도 알 수가 있었다. 내가 원하던 진짜 소리라는 것을..

좀더 많이 느끼고, 좀더 많이 생각해야겠다.

요즘 들어서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굉장히 다운되었었는데.. 조금씩 회복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좋을 때, 가장 평범할 때 예고없이 찾아오는 슬럼프는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 슬럼프를 지혜롭게, 인내심을 가지고 잘 넘겨야 내가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일'을 끝까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음악에 한 번 정말, 빠져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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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7-1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안녕하세요. "그녀"이야기가 나와 반가워서 고개 비죽 내밀어 봅니다. 매너라고 합니다.^_^o-

마르타 아르헤리치.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입니다. 말씀대로, 여자라고 생각하기 힘든 힘과 열정, 그러면서도 섬세함과 매끄러움을 놓치지 않는 피아니스트라서요. 가장 최근에 산 CD의 슈만 협주곡도 숨막히는 연주더군요(환갑 넘은 할마시의 연주가 세상에!). 그저 오래오래 살아서, 한국에 한 번만 더 와주길 빌고 있습니다(94년인가, 기돈 크레머랑 같이 와서, 피아노 현 끊어먹고 갔다죠. 아마 -_-;;;; 흑. 일본은 작년에도 왔던데요T_T). 제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그녀"사진 붙여봅니다.

 

아, 그리고 박하우스. 제가 들은 게 베토벤 피협밖에 없어 잘은 모르겠지만, 템포 하나는 일관되게, 귀신같이 지키지 않나요? 자의적으로 자신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아마도, 입시용(?)에 맞는 연주자일지도 모르겠다는 짐작을 했는데. 대강 맞을지 모르겠네요. =)


Hanna 2004-07-16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움.. 아르게리히의 팬이 또 한 명 있었네요! ^^ '그녀'라고 해서 놀랐음.. 정말 완벽하게 치밀하면서 완벽하게 따뜻하면서 풍부하고도 꽉찬 연주. 언제들어도 감동적이에요. 게다가 얼굴도.. 예쁘고...^^; 분위기도 넘 멋지잖아요. 님이 올려주신 사진도 넘 멋져요! 굉장히 젊었을 때 사진인듯 합니다만은.. 암튼 반갑네요 '그녀'의 연주를 아는 사람이 또 있었다니.
박하우스는.. 정말 정통파의 연주이죠. 님이 말씀하신 대로 교과서적인(?) 연주를 듣고 싶다면.. 담백하고 일관성있는 박하우스의 연주가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해석이라던가 시도를 초월해서 그저 '음악이란 이런 것이다' 이렇게 담담하게 고백하는 듯한 연주이지요. 듣다 보면 감상하기 보다는 배우는 자세가 되는 것 같아요. '네.. 선생님, 이 곡은 이렇게 연주하는 것이군요.. ' ^^ 달관한 듯한 연주 아니던가요? 저도 그저 느낌대로 .. 적어봅니다.

tarsta 2004-07-1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님 안녕하세요, 피아노를 치시는 분인가 봐요. '자기 발견을 위한 피아노 연습' 리뷰보고 았습니다. (매너님도 계시네요! ^^)
'그녀'가 94년에 왔었나봐요! 오호.. 그때는 피아노음악을 전혀 모르던때라..
누군가가 아르헤리치와 묘한 3각관계로 이어진 여인이 한국인이라 한국에는 절대 안온다고 한다는 말이 있던데요(믿거나 말거나), 그래도 죽기전에 아르헤리치 연주 한번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 곡은 이렇게 연주하는 것이군요..'라니 듣고나니 정말 그런것 같습니다. ^^
한나님 만나서 반가와요.

Hanna 2004-07-1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arsta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르게리히의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나요? 몰랐어요! ^^ 저도 '그녀'가 한국에 나와서 연주한다면... 가서 듣고 싶어요. 그런데 .. 직접 가서 듣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유럽여행가서.. 아르게리히의 연주를 듣는다면.. ㅡㅜ 얼마나 좋을까요. 우잉~ 열심히 벌어야겠다. ^^;
님의 사진.. 참 특이해요! 직접 그리신... 건... 아니겠지요? 저도 반가와요.
 

6/1, 6/4, 6/15 나의 친했던 대학 동창들의 생일이 몰려있다.

우리 넷 중에 나만 생일 유독 겨울인 고로.. 세명의 선물을 한꺼번에 제대로 사기란 부담이 되어서

티라미슈 케익 하나로 해치워버렸다. (얘들아 미안하다..ㅡㅜ)

졸업하고 나니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더욱 수월치 않아졌다.

우선은 학교라는 매개체가 없고,  서로의 생활이 너무나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만나면 여전히 먹고, (그 맛에 대해서, 서로의 먹는 습관에 대해서 우리는 항상 논의한다.-먹는 즐거움.. 역/시/나..) 떠들고, 웃고, 서로 동감한다.

졸업하고 나서도 그런 만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기뻤다.

4명이지만, 서로에 대해서 어떤 오해도, 반감도, 거리낌도 없는 친구사이.. 참 부담없고 좋은 사이이다.

사실, 일을 마치고, 친구들을 만나러 가야하는,  1시간이나(!) 걸리는 머나먼 전철 여행(일산-종로3가)은 선뜻 내키지 않고 귀찮게 여겨졌지만, 역시 만나고 나니 헤어지기 아쉽고, 짠~ 한 마음이 들었다.

인생에 있어 친구라는 존재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 또한 때로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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