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冊 이야기 2014-165

 

『줄리아나 1997』 용감한 자매 / 네오픽션

 

1. 글을 쓰기 위해 파일함을 뒤지던 중 딸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썼던 일기노트가 툭 튀어나왔다.출가 후 이제 곧 첫돌을 앞둔 딸 육아에 정신없는 딸이 집에 다니러 오면 챙겨 보내줘야겠다 생각하고 한 쪽으로 잘 꽂아 놨다. 그러다 다시 뽑았다. 궁금했다. 그 때 그 시절 딸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일기장이 아니라 일기공책이다. 그러니까 담임선생님한테 검사 도장을 맡아야하는 공식 일기노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게 되었다. 주로 친구들이야기, 시험이나 특별활동이야기 등이 실려 있었다. 떠들다가 야단맞은 이야기 등. 그러다 아빠, 엄마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에선 ‘우선멈춤’했다. 집에서 교회까지 거리가 먼지라 주일날이면 나, 아내, 딸 이렇게 세 식구가 늘 함께 움직였다. 찬양대 봉사를 하다 보니 예배 외에도 모임이나 행사가 많은 편이다. 그 때마다 혼자 집에 두느니 데리고 다니는 것이 마음이 놓여 시간이 늦더라도 같이 움직였다. 딸은 그것이 못내 못 마땅했던 모양이다. 그 마음이 담겨 있었다. ‘굳이 왜 나를 그곳까지, 늦게까지 끌고 다니는지 이해불가’라는 표현이다. 그때는 딸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다. 아무 생각 없이 데리고 다녔다. 아니, 딸의 표현대로 끌고 다녔다. 진작 딸아이의 마음을 읽었으면 두고 다녔을까? 잘 모르겠다. 딸은 자신의 일기를 다시 보게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

 

2. 일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책 ‘줄리아나 1997/ 용감한 자매 / 네오픽션’이 마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형식이 일기장은 아니지만, 신예 소설가인 주인공 송지연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40대 초반의 현시점에서 20년 전 20대 초반 시절을 오간다.

 

3. 사랑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그 시작과 끝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사랑을 다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다시 사랑을 쓴다면 어떻게 쓰고 어떻게 다시 그릴 수 있을까? 더 잘 그릴 수 있을까? 난 잘 모르겠다. 제대로 사랑다운 사랑을 못 해본 사람에겐 더욱 어려운 숙제일 것이다.

 

4. 아름다운 일탈에 조용한 박수를 보낸다. 맥없이 주저앉아서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느니 차라리 위를 보고 하늘을 보고 어깨를 펼 일이다. 핑계는 대지 말일이다. 특히 상대방 탓은 하지말자. 일시적으로 마음이 조금 편해질는지 몰라도 결국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은 나의 것이다. 모두가 ‘나’를 만들어주는 소재들이다. 때로 불현 듯 다가오는 감성과 감정의 토네이도에 그저 몸을 맡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5. 결혼이 한 편의 드라마라면 예고편이라도 미리 보면 다행일 텐데 우린 모두 제목만 보고, 겉표지만 보고 DVD를 빌려보는 것과 같다. 처음엔 등장인물이 단지 두 사람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카메오들이 수없이 등장하고 오히려 주인공들이 밀리고 카메오들이 주연 행세를 한다. 결국 처음을 장식했던 주인공들은 동서로 남북으로 갈라진다. 누구를 탓하랴. 그저 내 운명이려니 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 수밖에 없다. 잊지 말 것은 ‘숨 쉬는 일’은 멈추지 말일이다. 가는 길에 무엇을 만나게 될지. 다음 밀물 때 어떤 선물이 내게로 올지 기대해보자. 더 이상 밑질 일도 없잖은가.

 

6. 주인공 송지연과 그 멤버들(5인의 여인들)의 주변 이야기가 궁금하면 읽어볼 만하다. 톡톡 튀는 감성적 언어와 재치, 솔직함이 도드라진 재미를 주는 소설이다. ‘용감한 자매’는 ‘재능 있는 자매’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冊 이야기 2014-163

 

『신호와 소음』 네이트 실버 / 더퀘스트

 

1. 운명을 받아들일 것인가? 극복할 것인가? 말장난 같지만 받아들이는 것도 운명이고, 거센 반동의 액션을 취하는 것도 운명이 아닐까? 셰익스피어 연극의 테마는 운명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그토록 비극적인 것은 바로 주인공들이 원하는 것과 운명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자신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 통제하겠다는 생각은 그 무렵에도 중요한 목표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주인공들은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원하지 않는 죽음을 맞아야 했다.

 

2. 여전히 사람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마음보다는 운명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오늘날 '예언하다(predict)'와 '예측하다(forecast)'는 말은 별 차이 없이 쓰이지만, 셰익스피어 시대엔 두 단어의 의미는 완전히 달랐다. 전자는 예언자나 점쟁이가 쓰는 말이었고, 후자는 불확실성의 조건에서 계획을 세우는 일을 의미하기도 했다. 예측은 신중함, 지혜, 부지런함을 전제로 한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통찰(Insight or foresight)'이라는 단어와 뜻이 비슷했다.

 

3. 이 책의 키워드는 예측, 예상, 확률 등이다. 그렇다면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까? 이 질문에는 부정적인 답변이 나올 확률이 높다. 정보가 많을수록 최종적인 결정이 더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잘 못 된 판단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big data)'라는 용어는 첨단 유행어가 되었지만 과연 그 몫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4. 이 책의 저자 네이트 실버의 과제는 바로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한다. 정보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1970년대에 컴퓨터가 그랬던 것처럼 때로 만병통치약 또는 만능 칼이었다. 2008년 《와이어드 wired》지의 편집자 크리스 앤더슨은 엄청난 양의 자료는 이론에 대한 욕구뿐 아니라 과학적 방법론까지 지워버릴 것이라고 썼다.

 

5. 이 책 《신호와 소음》은 단호하게 기술과 과학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술과 과학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다. 어떤 수치를 대신해서 말을 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 역시 인간이다. 자료에 따른 예측은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6. 네이트 실버는 이쪽 동네에선 꽤 알려진 사람이다. 자료와 통계 관련 일을 하고 또 그걸 이용해서 미래를 성공적으로 예측한 덕분이다. 2003년 네이트 실버는 하고 있던 컨설팅 업무가 시시해지자 ‘페코타(PECOTA)'라 이름 붙인 통계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들의 통계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었다.

 

7. 페코타 프로그램의 예측은 확률적(probabilistic)이었다. 선수들의 성적에 대한 가능한 결과의 범위를 대체적으로 설정하는 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다른 경쟁 프로그램에겐 게임이 안 될 정도로 우수했다. 2008년엔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를 만들었다(여기서 538은 미국 대통령선거인단수를 의미한다. 미국 하원 435명과 상원 100명을 합친 수에, 행정수도 워싱턴에 있는 컬럼비아 선거구의 3명을 합친 수를 의미함).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하려는 사이트였다. 사이트는 대통령 선거 당시 50개 주 가운데 49개 주에서 누가 이길지 정확하게 예측했다. 미국 상원의원의 전체 35개 선거구 당선자도 정확하게 예측했다.

 

8. 미국인에게 새로운 천 년은 끔찍한 사건과 함께 시작되었다. 2001년 9월 11일. 정보강국 미국에선 전혀 9.11사태를 감지 못했을까? 네이트 실버는 이 사건이 미국의 정보 부족에 있지 않다고 한다. 60년 전에 진주만이 일본에 기습 공격을 당할 때처럼, 그런 일이 있으리라는 온갖 신호가 있었지만, 무시하거나 일관성 있게 정리 대응을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일이 끝도 없이 반복된다.

 

9. 이 책은 자연과학, 사회과학, 스포츠, 게임 등에서 뽑은 사례로 채워져 있다. 등장하는 각 사례들은 직접적이고 구체적이다. 1부에선 최근의 금융위기를 둘러싼 예측의 실패, 야구 분야의 예측 성공,접근방법론에 따라 예측의 성공과 실패가 갈리는 정치 분야를 다룬다. 2부에선 몇 가지 역동적 체계를 다루고 있다. 날씨 변화를 초래하는 대기의 움직임, 미국 경제 동향을 결정하는 경제주체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 전염병의 확산을 이야기한다. 3부에선 해결책에 주목한다. 스포츠 도박사가 등장한다. 체스와 포커 게임도 다룬다.

 

10. 책의 제목 《신호와 소음》에서 ‘소음’은 잡음으로 바꿀 수도 있다. 잡음은 밖에서도 들릴 수 있지만 내 안에서 만들어지는 소음(신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아니 소음이 듣기 싫다고 신호조차 안 받고 ‘될 대로 되라지.’하는 막가파는 어떻게 다뤄야할까? 혼자만 그러다 말면 모를까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은 경우는 참으로 안타깝다. 셰익스피어의 비극만 추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 - 아마존 ‘킨들’ 개발자가 말하는 콘텐츠의 미래
제이슨 머코스키 지음, 김유미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북리뷰 2014-162

 

『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 』 제이슨 머코스키 / 흐름출판

 

1. 종이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아니 그냥 책의 미래라고 할까요? 미국의 지하철을 타본 사람 이야기로는 여전히 책을 읽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들의 독서력이 부럽다고요? 글쎄요. 지하철안에서 책 읽는 것 말고 달리 할 것이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이 잘 터지지 않고, 접속이 잘 안 되다보니 게임도 못하고 예능도 드라마도 못 본다고 들었습니다.

 

2. 아직 미국의 작가들은 한국의 작가들보다 형편이 괜찮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뭐 그래봐야 얼마 못가긴 하겠습니다만 그래도 다행이지요.

 

3.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을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입니다. 그러니까 무엇을 읽을 것인가 수준은 넘어섰다고 봐야겠지요. 「킨들」이라고 들어보셨지요?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Kindle’은 ‘E-Book Reader기’ 명예의 전당이 있다면 당당히 높은 자리를 차지할만하지요.

 

4. 이 책의 저자는 바로 ‘킨들’의 개발책임자이자 아마존 최초의 기술전도사로 소개되는 제이슨 머코스키입니다. 이 사람 매력적이네요. 생김새도 그렇지만 마인드가 탁 트인 사람입니다. 저만큼 책벌레이기도 하구요. 종이책, 전자책을 불문하고 많이 읽고 많이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핑, 요가, 명상, 오지탐험, 트레일 러닝을 즐기는 아웃도어 마니아이기도 하구요. 트레일 러닝이 뭐냐고요? 하긴 나도 몰라서 지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까 ‘트레일’은 ‘시골 여행길’을 뜻하는데, 트레일 러닝은 ‘하이킹 트레일’을 뜻합니다. 평지보다는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하이킹 코스를 달리는 것을 의미하지요.

 

5. 저자의 진면목은 「책」이라는 존재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안목, 깊은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전자책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구글, 제프 베조스, 구텐베르크의 유령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전자책 혁명, 즉 전자책이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다. 또 전자책이 당신과 나, 우리의 미래, 그리고 독서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관한 진실한 이야기다.”

 

6. 저자는 프롤로그 삼아 ‘한국의 독자들에게’라는 글을 통해 인사를 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킨들은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어야 했다고 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 보급률이 높고 컴퓨터 기술과 전문 지식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나라라는 것이지요. 더욱이 한국에서는 구텐베르크 혁명이 일어나기 약 100년 전에 이미 금속활자가 발명되었고, 1377년에 활자로 인쇄된 가장 오래된 책이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렇답니다. “한국은 분명 책을 만들어내는 일에 뿌리가 깊은 나라다.” 조금 부끄러운 대목이긴 하네요. 책을 만들어낸 역사는 그렇다 치고 책을 읽는 일은?

 

7. 나의 경험상 아직 종이책에 대한 미련과 애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서서히 전자책으로 움직이는 과정입니다. 우선 종이책은 보관상의 문제가 큽니다. 이미 서고는 포화상태입니다. 그래서 종이책이 새로 입고되는 만큼 방출하고 있습니다. 북 키핑(국민도서관 책꽂이)과 함께 지인들에게 분양해주고 있지요. 아무래도 전자책의 장점은 일차적으로 보관입니다. 용량이 부족하면 주변기기를 통해 확장하면 되지요. 외출할 때도 양복 안쪽 주머니에 수백 권의 책을 담아 갖고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그러나 실용적인 면을 제외하곤 종이책이 더 좋습니다. 종이책이 더 익숙하고 친밀한 탓도 있지요. 종이책은 책을 읽으면서 리뷰 쓸 때 참고로 하기 위해 중간 중간 포스트잇이나 북 마크로 표시를 해놓습니다. 표시가 안 되어있을 경우엔 휘리릭 넘기면서 찾습니다. 그러나 전자책은 북 마크 기능은 있지만 딱 한 군데만 의리를 지킵니다. 그러니 필요한 부분을 찾으려면 종이책보다 시간이 더 걸리지요.

 

8. 그러나 어쨌든 E-Book Reader기의 가격이 내려가서 많이 보급이 된다면 독서인구가 늘어나지 않을까요? 책은 독자가 있어야 하지요. 책을 읽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책은 고마움을 느끼겠지요. 책을 읽는 것이 게임을 하는 것이나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보다 더 간편하면서 유익하고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요.

 

9. 나는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게임에서 캐릭터를 키우고 레벨업을 위해 목숨 걸 듯이 전자책에도 그런 시간과 열정을 쏟게 하기 위해선 책 읽기에도 보상을 뒤따르게 하면 어떨까요? 책 한 권을 일정시간에 읽고 간단한 질문을 통해 진짜 읽었나? 안 읽었나? 확인한 후 원하는 다른 책을 보상으로 주는 그런 방법 어떨까요?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별 상상을 다 해봅니다.

 

10. 이 책엔 독서를 키워드로 전자책의 미래, 읽기, 글쓰기, 아이들의 학업 분위기, 도서관 등 책 문화의 미래가 한껏 펼쳐지고 있다. 특히 출판계 종사자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미국에선 킨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지요. 그 이유는 책을 주문하면 기본이 3일 또는 그 이상이라고 들었습니다. 땅덩어리가 넓은 탓도 있겠지요. 그러니 바로 받아서 볼 수 있는 킨들이 인기인가 봅니다.그렇다면 한국은 ‘겁나 빠른 배송’덕분에 전자책 시장이 아직 조용한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 행복하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공부
최준식 지음, 김호연 그림 / 김영사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리뷰 2014-161

 

『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 최준식 / 김영사

 

1. ‘죽음’이란 단어는 무겁습니다. 무섭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사(死)와 동음어인 사(四)를 피하기까지 합니다. 사(死)와 만나지 않게 되길 원합니다. 그러나 영원불변의 진리는 생명 있는 존재들은 모두 생명 없음의 상태로 간다는 것이지요.

 

2. 최근 건강관련 뉴스를 보면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어르신들의 ‘불안’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단순 불안이 아니라 ‘불안증’입니다. ‘불안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70대 이상 노인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하지요. 즉,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 불안증의 주 원인은 경제적인 문제와 질병에 대한 염려입니다. 질병은 곧 죽음과 연관되지요.

 

3. “우리는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됩니다. 어느 하나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삶은 죽음을 생각할 때 완성됩니다. 삶은 죽음을 알게 될 때 깊어집니다.”

 

4. 죽음을 주제로 한 책들이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타이틀은 죽음이지만 결국은 삶에 대한 이야깁니다.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도 있지요. 단지 개개인의 마음 속에 ‘죽으면 그만이지 뭐’하는 삶 뒤의 죽음만을 생각하는 사람과 죽음 뒤의 또 다른 삶을 소망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그렇다고 ‘죽으면 그만이지 뭐’하고 쿨하게 내뱉는 사람 마음 안이 평안할까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까요?

 

5. 저자는 우리 모두가 죽음(학)을 공부하기 원합니다. 그래야만 삶이 깊어진다고 합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질문입니다. 이에 대한 답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로 이어지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삶은 죽음을 통해 나온다는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합니다.

 

6. 은퇴 후의 삶을 은퇴하기 전부터 준비한 사람들은 여전히 그 삶의 활기가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의 삶을 대책 없이 맞이한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일상이 고역입니다. 죽음 역시 살아 있을 때,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총기 있을 때 준비해야겠지요. 노인성 불안증이 몰려오는 때에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들 그 불안증만 더해지겠지요.

 

7. 죽음이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나는 이 말을 믿습니다. 죽음후의 삶을 믿습니다. 영적인 삶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영적인 삶에서 영적 주파수가 맞는 사람들끼리 나눔의 생활을 하게 되리라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내가 열심히 책을 읽고 정리하고 생각하고 선한 의지로 살고자 노력하는 것은 그 영적 레벨을 올리고자 하는 욕심도 있기 때문이지요.

 

8. 저자 역시 ‘영적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영적 삶은 살아 있을 때와 죽었을 때 모두 해당되지요. 물론 그 영적인 삶은 개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대립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염려하며 비록 그럴지라도 신경 쓰지 말라고 합니다. 영적인 내용은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기 때문입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받아들이시고 이해가 안 되거나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은 그냥 넘기면 되겠지요. 죽음 후의 삶은 우리 모두에게 미완의 숙제이기 때문에 묻고 따지는 일이 의미 없는 일입니다.

 

9.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이나 말, 행동은 영혼 속에 저장됩니다. 아무리 사소하게 보이는 생각도 우리의 영혼 안에 씨앗의 형태로 저장됩니다. 그러다 그 씨앗과 공명하는 사건이 생기면 그 씨앗이 발현되어 현실에서 사건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통
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북리뷰 2014-160

『 통 』 오영석 / 네오픽션

 

1.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소설이다. 쓸데없이 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력으로 살아난다.

 

2. 사람이 태어나서 한 평생 살다가는 것이나 나무가 어디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이나 같은 과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기도 하지만 그 개천이 물이 많고 비가 자주 내려주었을 때 이야기다. 실제로 가뭄이다. 땅이 바싹 말라있다.

 

3. 태어나서 첫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무엇일까? 나는 기억이 없다. 병원 천정에 매달린 조명 불빛일까? 우는 건지 웃는 건지 구분이 잘 아가는 엄마의 얼굴일까?

 

4. 사람이 환경을 지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제일 중요한 태어남의 첫 토양을 선택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5. 책을 다 읽은 후 이렇게 글을 쓰게 되리라는 것을 예측 못했다. 책의 스토리를 뭉뚱그려 그리면 서너 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사람이 성장기에 어떤 생각과 토양에서 영양분을 받느냐에 따라 평생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6. “너희들은 미운 시기야. 이건 시기란다. 누구나 그런 때가 있지. 너희들은 개성이 강해서 조금 눈에 잘 띄는 것뿐이야. 이 시기만 지혜롭게 넘기면 너희들은 아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어.”

 

7. 이 소설이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98년 유니텔 문단에서였다. 조회 수도 신통찮던 중 어느날 조회수가 급등한다. 그 후 개인 홈페이지에서 『통』을 보기 위해 하루 방문객 240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카운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웹툰으로 소설로 다시 태어난 『통』이다.

 

8. 이정우. 자네의 앞길이 꼭 밝을 수만 없겠지만 어쨌든 멋지게 나아가길 바란다. 진짜 사내 이정우에게 힘껏 응원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