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 인문학 - 고고학자가 파헤친 숟가락과 젓가락의 2만 년 연대기
오승환 지음 / 창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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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통해 작성한 리뷰 〉

 


《 수저 인문학 》 -고고학자가 파헤친 숟가락과 젓가락의 2만 년 연대기

_ 오승환 (지은이) / 창해 (2026-09-29)

 

 


수저 이야기로 책 한권을 쓸 수 있을까? 수저 이야기는 곁다리고 음식이야기만 잔뜩 들어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기우였다. 수저(숟가락과 젓가락)이야기로 시작해서 수저 이야기로 끝났다. 『수저인문학』으로 이름붙이기에 손색이 없다.

 

 

이 책의 오승환 저자는 문학박사이자 음식고고학자라고 소개된다. 저자 스스로 ‘음식고고학’이라는 독자적인 분야를 20년 넘게 개척해왔다. 우리 선조들의 식문화에 진심이다. 2006년부터는 ‘음식고고연구회’를 만들어 실험고고학을 통해 옛사람들의 음식문화를 복원하는 연구를 이끌어왔다. 저자의 학문적 여정을 봐도 완전 신토불이다. 삼국시대에 밥을 짓던 ‘시루’로 석사학위를, 불을 지피던 ‘구들’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식사 도구로 보는 음식문화권을 지도에 색깔로 표시한 것을 보면, 세계적으로 수저문화권은 한국이 유일하다. 첫째로 포크 나이프 문화권, 그 다음 맨손 식사문화권이 두 번째로 많고, 젓가락 문화권이 세 번째이고 마지막이자 네 번째 문화권인 수저문화권은 한국에만 표식이 되어있다. 난 그래도 이웃나라 일본이나 중국은 수저문화권에 드는 줄 알았다. 물론 일본도 숟가락보다 젓가락 사용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저문화권은 아니었다.

 

 

음식고고학자라는 타이틀답게 저자는 과거와 현재, 국경을 수시로 넘나들며 수저이야기를 들려준다. 수저를 통해 들여다보는 음식문화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보니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다보니 TV 프로그램 중 한국인 시어머니와 외국인 며느리(주로 동남아시아 권)에 초점을 맞춘 장면을 보게 되었다. 고부간의 갈등이야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주제이지만, 국적이 다른 고부간 갈등은 결이 다르다. 시어머니는 밥상에 수저를 놓아두고 며느리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이 영 못마땅하다. 잔소리를 수없이 했다. 그러다가 며느리가 친정(필리핀)가는 길에 동행한다. 필리핀에 가서 시어머니는 자기가 잔소리 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모두들 손으로 음식을 먹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저가 없기도 하지만, 사돈이 차려준 음식들은 오히려 수저로 먹기엔 불편한 것들뿐이었다. 한국에 오는 길에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하는 말. “그동안 네가 손으로 밥 먹는 것 잔소리해서 미안해. 이 시간 이후부터는 네가 손으로 밥을 먹던 발로 밥을 먹던 아무 말 안 할게.”

 

 

이 책을 읽고 나니까 그저 이미 오래전부터 당연히 존재했던 것으로 착각하고 있던 수저들을 다시 보고 느끼게 된다. 왠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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