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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호메리카 -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의 이야기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 원작, ALTARI LAB 엮음 / 다산글방 / 2026년 9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통해 작성한 리뷰 〉
《 포스트호메리카 》 -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의 이야기
_ALTARI LAB(엮은이),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원작) /
/ 다산글방(2026-09-17) 원제 : Posthomerica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장례부분에서 끝나고, 《오디세이아》는 전쟁이 끝난 뒤 시작된다. 그 사이, 트로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트로이 전쟁의 이미지는 성벽 앞에 놓인 거대한 나무 말이다. 트로인들은 그 목마를 전리품으로 이해하고 성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깊은 밤 목마에서 쏟아져 나온 그리스 전사들과 불타는 도시. 그러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선 이 부분이 빠져있다. 아킬레스건의 원조인 아킬레우스의 죽음도 나타나지 않는다. 호메로스는 왜 이 부분들을 뺏을까? 그것은 중요도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상의 문제였다. 아직 전쟁 중인데 호메르스의 이야기가 끝난 셈이다.
그렇다면, 《일리아스》가 멈춘 뒤부터 목마가 만들어지고 트로이가 함락될 때까지, 그 사이의 이야기는 원래 어디에 있었을까? 고대 그리스에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중심으로 트로이 전쟁의 앞뒤를 채우는 여러 서사시가 존재했다. 오늘날 학자들이 ‘서사시환(Epic Cycle)’이라 부르는 작품군이다. 트로이 목마와 영웅들의 죽음은 훗날 누군가가 살을 붙여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그 이야기를 담았던 작품 대부분이 긴 세월 속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 책의 원작자로 알려진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는 누구인가? 그는 《일리아스》가 세상에 알려지고 수백 년이 흐른 뒤, 여러 작품과 전승 속에 흩어져 있던 사건들을 하나의 긴 서사로 이어낸 고대 후기의 시인이다. 퀸투스는 호메로스 서사시의 언어와 형식, 전투를 묘사하는 방식과 장대한 비유의 전통을 이어서, 자신의 손으로 열네 권에 이르는 새로운 서사시를 지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첫 장면을 《일리아스》가 멈춘 바로 그 자리에 놓았다. 헥토르의 장례가 끝나고 트로이 전체가 슬픔과 두려움에 잠긴 순간이었다. 퀸투스는 이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트로이의 마지막 날로 마무리한다. 오늘날 우리는 이 작품을 『포스트호메리카(Posthomerica)』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대략 ‘호메로스 이후의 이야기’다.
이 책 『포스트호메리카(Posthomerica』의 이야기 중심에는 트로이의 함락을 비롯해서 수없이 많은 영웅들이 나타나고 사라진다. 한 사람의 죽음은 다른 사람의 운명을 불러온다. 암울하고 잔혹한 흐름의 연속이다. 사실 『포스트호메리카(Posthomerica)』를 쓴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의 존재감은 선명하지 못하다. 정확한 활동시기도 확정되어 있지 않다. 대체로 서기 2세기 말에서 3세기 사이로 추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8,786행, 열네 권짜리 작품은 제한된 필사본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졌다. 이 책이 서양에서 다시 알려진 것은 르네상스 시기이다. 이후 몇 세기에 걸쳐 여러 판본과 번역을 거치며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포스트호메리카』를 처음부터 끝까지 그대로 옮긴 번역본이 아니다.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가 남긴 열네 권의 사건과 순서를 따라가되, 오늘의 독자가 수많은 인물과 전투 속에서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문장을 풀고 장면을 정리했다. 책의 도입부분에 전쟁 전체의 흐름과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과의 관계,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무대 등도 책을 읽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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