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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
이종훈 지음 / 이담북스 / 2012년 1월
평점 :
【 소크라테스의 삶과 죽음 】 이종훈 저 / 이담북스
“살아 있는 동안에 열심히 사는(生)것만 생각하자”
1.
"소크라테스는 죄를 지었고 주제넘은 짓을 하는데, 그것은 땅 밑과 하늘에 있는 것들을 탐구하며, 하찮은 주장을 대단한 주장으로 만들뿐만 아니라, 이러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친다." 소크라테스를 향한 고발장의 일부이다. 이 내용을 이 시대에 적용한다면 해당이 안 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땅과 하늘을 탐구하지는 않더라도 '하찮은 주장을 대단한 주장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일상의 모습이다.
2.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철학을 하면서 살아온 모습을 당당히 밝히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변론]과 그가 '스스로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죽음 앞에서도 의연히 지키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크리톤]을 함께 묶었다.
3.
소크라테스를 만나다보면 플라톤이 곁에 있다. 플라톤은 아테네의 귀족으로 태어나, 당시의 관례대로 정치가가 되려 했으나, 20세에 소크라테스를 만나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 27세 때 스승이 법정에서 감정을 앞세운 무지한 배심원들의 다수결로 부당하게 재판을 받고 사형을 당한 후, 이에 예상되는 정치적 탄압을 피해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 산전수전을 겪은 후 '아카데미아 학원'을 세워 정치가 아닌 청년교육을 통해 진정한 공동체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애쓴다. 이 책의 내용들은 플라톤이 남긴 글이 대부분이다.
4.
소크라테스의 아버지는 석공(石工)이었고, 어머니는 산파(産婆)였다. 이와 같은 부모의 직업이 소크라테스에겐 망각된 진리(자식)를 깨닫게(낳게)만드는 그의 철학적 작업의 전체적 특징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한다.
5.
그는 가난했지만 항상 양심에 따라 소신을 굳게 지켰다. 그러나 그는 너무 앞서갔다. 아니 다른 사람들이 너무 뒤처졌다. 같은 말이긴 하나 스스로 무지하다는 인식(끝까지 인정을 안 한 사람도 있겠지만)에 자극을 받은 정치가, 장인(匠人), 시인, 변론가 등이 그 보복으로 소크라테스를 고소했다. 소크라테스를 법정에 세우기 전엔 서로 섞이고 싶어 하지 않았던 부류의 사람들이 의기투합이 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공공의 적'이었다.
6.
당시 사람들은 소크라테스를 소피스트로 간주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결코 소피스트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 이유는 첫째, 소피스트는 젊은이들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삶의 목적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과 명예를 잘 지켜가는 것이라는 점을 우선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소피스트들은 젊은이들에게 출세를 위한 기술로 논쟁에 필요한 웅변, 수사, 논리를 가르쳤다. 그러나 그는 젊은이들 각자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실현하는 삶이 행복이라는 새로운 도덕을 가르쳤다. 둘째. 소피스트는 가르친 대가를 받았지만, 소크라테스는 그렇지 않았다. 크산테파가 악처로 역사에 기록될만하다. 경제력 없는 남편에 아들을 셋이나 키워야했던 그녀의 심정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7.
소피스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더 해보면 이렇다.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가?'라는 명제에 소피스트들은 처세술에만 집착한 반면 소크라테스는 각자가 자신의 올바른 기능을 정확히 파악하고 실행하는 것이 영혼을 훌륭한 상태로 만든다고 생각했다. 소피스트는 말 그대로 궤변을 늘어놓는다. '의견들이 충돌할 경우 자신의 의견을 정당화하는 것이 부족하다면 그럴듯한 논리로 가장하고 상대방의 의견보다 낫게 보이게 만드는 궤변을 동원해서라도 상대방의 의견을 제압하는 것이 진리다. 정의란 논쟁에 뛰어난 강자의 이익이다'.
8.
소크라테스는 최후의 진술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죽기 위해, 여러분은 살기 위해 떠날 시간입니다. 그러나 우리들 가운데 어느 편이 더 좋은 쪽으로 가게 될지는 신 이외에는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 모르는 일이다. 그저 살아 있는 동안에 열심히 사는(生)것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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