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冊 이야기 2014-165

 

줄리아나 1997』 용감한 자매 네오픽션

 

1. 글을 쓰기 위해 파일함을 뒤지던 중 딸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썼던 일기노트가 툭 튀어나왔다.출가 후 이제 곧 첫돌을 앞둔 딸 육아에 정신없는 딸이 집에 다니러 오면 챙겨 보내줘야겠다 생각하고 한 쪽으로 잘 꽂아 놨다그러다 다시 뽑았다궁금했다그 때 그 시절 딸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일기장이 아니라 일기공책이다그러니까 담임선생님한테 검사 도장을 맡아야하는 공식 일기노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게 되었다주로 친구들이야기시험이나 특별활동이야기 등이 실려 있었다떠들다가 야단맞은 이야기 등그러다 아빠엄마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에선 우선멈춤했다집에서 교회까지 거리가 먼지라 주일날이면 나아내딸 이렇게 세 식구가 늘 함께 움직였다찬양대 봉사를 하다 보니 예배 외에도 모임이나 행사가 많은 편이다그 때마다 혼자 집에 두느니 데리고 다니는 것이 마음이 놓여 시간이 늦더라도 같이 움직였다딸은 그것이 못내 못 마땅했던 모양이다그 마음이 담겨 있었다. ‘굳이 왜 나를 그곳까지늦게까지 끌고 다니는지 이해불가라는 표현이다그때는 딸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다아무 생각 없이 데리고 다녔다아니딸의 표현대로 끌고 다녔다진작 딸아이의 마음을 읽었으면 두고 다녔을까잘 모르겠다딸은 자신의 일기를 다시 보게되면 어떤 마음이 들까?

 

2. 일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책 줄리아나 1997/ 용감한 자매 네오픽션이 마치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소설의 형식이 일기장은 아니지만신예 소설가인 주인공 송지연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40대 초반의 현시점에서 20년 전 20대 초반 시절을 오간다.

 

3. 사랑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그 시작과 끝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사랑을 다 안다고 할 수 있을까다시 사랑을 쓴다면 어떻게 쓰고 어떻게 다시 그릴 수 있을까더 잘 그릴 수 있을까난 잘 모르겠다제대로 사랑다운 사랑을 못 해본 사람에겐 더욱 어려운 숙제일 것이다.

 

4. 아름다운 일탈에 조용한 박수를 보낸다맥없이 주저앉아서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있느니 차라리 위를 보고 하늘을 보고 어깨를 펼 일이다핑계는 대지 말일이다특히 상대방 탓은 하지말자일시적으로 마음이 조금 편해질는지 몰라도 결국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은 나의 것이다모두가 를 만들어주는 소재들이다때로 불현 듯 다가오는 감성과 감정의 토네이도에 그저 몸을 맡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5. 결혼이 한 편의 드라마라면 예고편이라도 미리 보면 다행일 텐데 우린 모두 제목만 보고겉표지만 보고 DVD를 빌려보는 것과 같다처음엔 등장인물이 단지 두 사람이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카메오들이 수없이 등장하고 오히려 주인공들이 밀리고 카메오들이 주연 행세를 한다결국 처음을 장식했던 주인공들은 동서로 남북으로 갈라진다누구를 탓하랴그저 내 운명이려니 하고 다시 길을 떠나는 수밖에 없다잊지 말 것은 숨 쉬는 일은 멈추지 말일이다가는 길에 무엇을 만나게 될지다음 밀물 때 어떤 선물이 내게로 올지 기대해보자더 이상 밑질 일도 없잖은가.

 

6. 주인공 송지연과 그 멤버들(5인의 여인들)의 주변 이야기가 궁금하면 읽어볼 만하다톡톡 튀는 감성적 언어와 재치솔직함이 도드라진 재미를 주는 소설이다. ‘용감한 자매는 재능 있는 자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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