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day’s Book 〉
『미라보 카페의 단골이 되다』 _심영희 / 중민출판사 (2025)
“산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지만 바다 전래설을 가지고 있는 미황사를 생각하다 보니, 프로방스의 성당 두 곳이 떠올랐다. 한 곳은 바위산 꼭대기에 위치한 무스티에 생마리 성당이고, 다른 한 곳은 아를 남쪽 바닷가에 있는 생마리 드라메르 성당이다. 이름이 헷갈려 전자는 ‘산꼭대기의 생마리 성당’, 후자는 ‘바닷가의 생마리 성당’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산꼭대기의 생마리 성당’은 108계단을 올라야 하는 미황사처럼 200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그런가 하면 ‘바닷가의 생마리 성당’은 배에 불경과 불상, 석궤를 싣고 들어왔다는 전설을 가진 미황사처럼 성녀들이 배를 타고 들어와서 지었다는 비슷한 유래를 가지고 있다. -‘라벤더 들판과 별이 달린 마을’에서
우리나라의 남도와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역이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두 지역을 오가게 된 특별한 인연으로 지은이는 이 두 곳에서 지내는 동안 진정한 휴식과 힐링을 느꼈다고 한다. 남도와 프로방스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언어와 역사도 다르지만, 저자가 경험한 두 지역은 비슷한 점이 무척 많다. 둘 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고 먹거리가 풍부하며, 문인이나 화가가 많이 배출되었다. 그렇지만 수도인 서울이나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땅끝 마을이라 그런지 이름난 유배지와 감옥이 있다. 슬픈 역사가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느낌을 글과 그림에 담아 두 지역을 자연, 종교, 예술, 사람과 음식, 역사적 주제로 나누어 비교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저자는 인문학자이지만 그림솜씨도 대단하다. 보통 여행관련 도서라면 글 반, 사진 반인데, 이 책은 사진은 한 장도 없고, 지은이가 직접 그린 수채화로만 채워져 있다. 글과 그림을 보는 내내 마음이 참 포근해진다. 특히 책에 실린 그림들은 지은이가 ‘기능성 이상운동 증후군’을 앓고 난후, 다소나마 회복하는 중에 그렸다고 한다. “이 그림에는 마음에 남아있던 찌꺼기를 씻어내고 새로운 희망이 솟아나는 힐링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은이의 몸과 마음이 더욱 회복되어 활력을 찾게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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