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레나타 살레츨 지음, 박광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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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레나타 살레출 / 후마니타스

 

1. 페이스북의 테스트 프로그램 중 당신의 정신 연령은 몇 세입니까?’라는 것이 있다. 지인의 타임라인에서 본 뒤 나도 한 번 따라가 봤다. 이런 덧 질문이 붙어 있다. ‘때때로 같은 나이의 다른 사람들과 공통점이 없다고 느끼십니까?’

 

2. 문항은 9개다. 간단한 질문이라고 유혹한다. 막상 들어가 보니 간단한 듯 복잡하다. 9개 문항 중 4번째쯤 되어서 촉이 왔다. 보나마나 90세 이쪽저쪽이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나의 정신연령은 88 세로 나왔다.

 

3. 질문은 이렇다. 어떻게 생일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가요? 1) 선물 2) 파티 3) 생일 같은 건 없는 게 낫다. 멋진 야간 영화 감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1) 팝콘과 탄산음료

2) 맥주와 감자 칩 3) 질 좋은 레드와인과 보청기.

 

4. 참고로 나는 영화감상과 관련된 질문에서 레드와인과 보청기는 안 찍었다. 아직 잘 들린다. 듣고 싶은 소리만 들으려고 해서 그렇지 청력은 아직 좋다. 재미삼아 설문지를 마친 후 느낀 생각은 정신연령을 낮추기 위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살아야겠구나.’였다.

 

5. 경우만 다를 뿐 우린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 수많은 선택이 결국 나를 만든다. 삶과 죽음도 때로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 우리는 사지선다형 질문지를 따라가다 보면 무언가 내가 제대로 선택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또 다른 미혹됨이라는 것을 잊을 때가 있다.

 

6. “우리가 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생각은 왜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보다는 불안하고 탐욕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지은이는 선택의 자유가 개인의 불안과 죄책감, 상대적 부족감을 유발한다고 한다.

 

7. 지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그토록 선택의 관념(나의 자유의지라는 착각)에 매달리고 있는가? 우리는 이로 인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가?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게 된다. 이런 물음들에 대해 정신분석학적 분석을 통해 소비주의나 긍정 이데올로기에 대한 현상적 분석을 넘어서 후기 자본주의사회의 인간 조건에 일어난 근본적 변화를 이야기한다.

 

8. 자수성가/자기계발 이데올로기의 역습 : 선택이 낳은 불안은 우리의 영혼을 다운시킨다.

미국의 잡지 편집자 제니퍼 니슐라인은 각종 자기계발서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2년간 다이어트, 집안 정리, 좋은 부모와 아내 되기, 내면의 평정심 유지하기 등 철저히 자기계발서에 조언에 따른 삶을 산다. 하지만 2년 후 오히려 그녀는 자기가 이룬 그 어느 것도 즐기지 못한 채 심각한 공황 발작에 빠진 자신을 발견한다.

 

9.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해있는 선택 이데올로기는 마치 해방구로 보인다. 빛이 들어온다. 문을 열고 나가면 살 것 같다. “선택 이데올로기의 역설은, 끊임없이 더 나은 선택을 부추기면서 각자의 선택과 그 결과에 엄청난 무게를 지운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개인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죄책감과 불만,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을 떠안게 되고, 현실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실패에 대해서도 자기 잘못이라 치부하게 된다.

 

 

10. 지은이 레나타 살레출은 슬로베니아 출신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마르크스주의적 라캉주의 계열의 철학자로 소개된다. 1980년부터 라캉주의 정신분석학과 독일 관념론 및 비판이론의 철학적 유산을 결합한 슬로베니아 정신분석학파와 관련을 맺기 시작했다.

 

11. ‘선택과 불안이라는 챕터 외에 타인의 시선으로 하는 선택, 사랑을 선택할 수 있을까? 아이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 강제된 선택 등에 대한 나름대로 독특한 그녀의 생각을 펼쳐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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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와 나 신나는 새싹 8
키아라 발렌티나 세그레 글, 파올로 도메니코니 그림 / 씨드북(주)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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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라와 나키아라 발렌티나 세그레 외/ 씨드북

 

 

1. 참 따뜻한 책이다. 그리고 맨 마지막 장은 대단한 반전이다. 처음부터 다시 보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 다시 본다는 것이. “나는 시골에서 가족들과 정답게 살고 있었어요. 학교생활도 성실했고요. 하지만 롤라는 몸도 약하고 외로워 보였어요. 그런 롤라를 처음 본 순간 나는 영원히 롤라 곁을 지키기로 마음먹었어요.”

 

 

2. 시각장애인 소녀와 개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다. 롤라는 늘 우울하다. 멍하니 하루 종일 소파에만 앉아있다. 밖에도 잘 안 나간다. 잘 놀래고 잘 움츠린다. 길을 걷다가 자동차가 빵 경적을 올리고 지나가기만 해도 바닥에 주저 않아 바들바들 몸을 떤다.

 

 

 

 

 

 

 


 


 

 

 

3. 그래서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걷는 연습을 한다. 첫날엔 가까운 사거리까지, 그 다음 날엔 공원 입구까지, 그 다음 날엔 빵집까지..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면서 롤라는 조금씩 두려움을 몰아냈다.

 

 

4. 이젠 혼자서도 막 달려간다. 따라잡으려면 숨도 안 쉬고 달려야 한다. 나와 롤라는 취향이 다르다. 나는 클래식 음악이 좋은데 롤라는 시끄러운 밴드 음악만 들으려고 한다. 나는 육즙이 배어나는 두툼한 스테이크가 좋은데, 롤라는 생선만 좋아한다.

 

 

 

 

 

 

 

 


 

5. 그러나 둘 다 공통점도 많다. 옷가게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한 번은 옷가게에 가서 크게 사고를 친 적이 있다. 새로 들어온 옷들이 걸린 옷걸이를 들이받아서 옷이랑 모자들이 여기저기 마구 날아다녔다.

 

 

6. 난 살라미 소시지 피자를, 롤라는 채소가 듬뿍 올라간 피자를 좋아한다. 피자는 취향이 달라도 다행히 좋아하는 영화는 서로 비슷하다. 토요일 밤에 텔레비전 영화를 보다가 싸울 일은 없다. 그러다 둘이 기대고 소파에서 잠이 들기도 한다. 처음부터 소녀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암시해주진 않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밝고 섬세하다. 그리고 든든하다. 네가 곁에 있기에..  

 

* 이 책은 IBBY 2015 국제 어린이 도서평의회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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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 (천줄읽기) 지만지 천줄읽기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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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마침내, 나는 2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우리 일행이 룰레텐부르크에 머문 지도 벌써 사흘째다. 나는 그들이 내가 돌아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여기 등장하는 지명 룰레텐부르크는 실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지어낸 가상공간이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는 룰렛마을정도이다. 라스베거스 정도는 못 되지만 그런 분위기를 갖고 있는 지역이다.

 

 

여기서 는 알렉세이 이바노비치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25세의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이다. 가난한 러시아 귀족 청년이다. 장군 집에서 어린 두 아이의 가정교사를 하고 있다. 장군의 양녀인 폴리나 알렉산드로브나를 사랑한다. 그리고 폴리나 덕분에(도박장에서 돈을 따오라는 부탁을 받고)도박을 하게 된다. 그리고 도박중독이 된다.

 

 

이 소설엔 러시아인, 프랑스인, 독일인, 영국인이 등장한다. 화자에 의해 각기 다른 이미지로 그려진다. 마치 한 사람의 외국인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것처럼, 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그 나라의 국민성을 나타낸다. 모스크바식으로 표현되는 러시아는 돈이 생기면 바로 써버려야 한다. 돈 한 푼 없다가도 목돈이 생기면 곧장 요란뻑적지근하게 만찬을 벌이는 것이다. 화자의 눈에 비친 외국인 중 호감도가 높은 영국인 애스틀리 덕분에 영국에 대한 점수는 후한 편이다. 소설 속 프랑스인은 비열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차 없이 남을 해친다.

 

 

말수가 적고 진실하며 부유한 영국인 애스틀리는 장군의 양녀 폴리나를 흠모한다. 화자도 폴리나를 짝사랑한다. 그러나 실제로 폴리나는 고리대금업자인 드 그리외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사기꾼은 폴리나가 큰 유산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폴리나를 유혹한다. 그러나 유산 상속이 물 건너가자 폴리나에게 빚만 잔뜩 지게하고 떠나버린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는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난다. 돈 때문에 만나고, 돈 때문에 떠난다. 돈 때문에 정신이 들고, 돈 때문에 정신이 나간다. 폴리나의 부탁으로 처음 도박장을 들어설 때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곧 자기 정당화를 시킨다. “도박장에 들어선 순간, 온갖 탐욕과 탐욕의 온갖 추악함이 내겐 오히려 더 친근하고 걸맞게 느껴졌다. 서로가 격식을 차리지 않고 솔직하게 흉금을 털어놓을 때가 가장 기분 좋은 법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가식을 떨겠는가? 부질없고 쓸데없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러면서 도박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신사적인 도박이고, 다른 하나는 천박하고 탐욕스런 도박으로 불한당 같은 패거리의 도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도박은 도박이다. 돈을 잃고 따는 과정 중 결국 무일푼 상태가 되었지만, 작가는 소설 중에 제법 큰 손 할머니(재산이 꽤 있는 장군의 인척)를 등장시켜 큰돈을 따기도 또 큰돈을 잃게 만든다. 상대적으로 화자인 청년은 도박판에선 피라미라는 이미지를 준다. 이 또한 (작가의)자기정당화?

 

 

이 소설의 내용보다도 이 소설이 쓰인 전후사정이 더 흥미롭다. 이 작품은 작가가 이 소설을 집필하기 직전에 직접 경험했던, 생생한 현실이기도 했던, 도박 중독과 또 중독 같은 사랑이야기다. 도박도 사랑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도스토옙스키가 1866도박사를 쓰기 3년 전에 작가의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질긴 운명적 사랑이었던 아폴리나리야 수슬로바와의 만남과 그 애증관계에서 작가가 느껴야 했던 사랑과 열정, 열등감, 굴욕, 비참, 증오,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일어났던 도박과의 만남, 첫 승리, 제어할 수 없는 중독이 리얼하게 그려있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보다 실제 작가의 삶과 가깝고 작품의 인물들 역시 작가의 삶 속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매우 닮아있다.

 

 

도스토옙스키는 평생 동안 돈 걱정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더러 돈이 생겨도 경제관념이 희박해서 돈이 그의 주머니에 남아 있지를 않았다) 이 작품을 쓰게 된 것도 미리 당겨 쓴 돈 때문이었다. 돈이 절실히 필요해진 작가는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구상을 나열하며 여러 출판사에 편지를 보내 선금을 요청한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고, 오직 출판업자 스텔롭스키로부터 3,000루블이라는 선금을 제안 받는다. 작가가 다른 출판사에 요구한 선금이 100~200루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금액이다. 그러나 이 출판업자는 작가의 영혼까지도 접수하는 악덕업자다. 도스토옙스키도 크게 당할 뻔 했다. 그러나 작가에게 천사처럼 다가온 여인이 있었다. 러시아 최초의 속기사 중 한 명인 스무 살의 안나 스닛키나의 등장은 작가의 삶의 전환점이 된다. 작가는 안나와 함께 26일간 작업을 하게 된다. 도스토옙스키보다 26세나 어린 안나는 작가가 갖지 못한 많은 면들, 즉 현실성, 결단력, 추진력, 경제관념, 실행력 등을 갖고 있었다. 두 사람의 한 달 가까운 낮과 밤은 이듬 해 결혼으로 방점을 찍는다. 독자는 안나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느낀다. 안나는 도스토옙스키와 14년간의 결혼 생활 동안 도스토옙스키가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헌신하며, 현실적인 조력자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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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6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쎄인트saint 2015-09-07 14:17   좋아요 0 | URL
과찬의 말씀 ..감사히 받습니다~!!
평안하신 오후 되십시요~^^
 
쉽게 풀어쓰는 중국이야기 - 중국과 중국인의 혼 찾기
이우각 지음 / 생각과사람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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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풀어쓰는 중국 이야기이우각 / 생각과사람들

 

 

 

 

중국의 역사를 아무리 쉽고 단순하게 설명한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중국의 역사는 깊고 넓기 때문이다. 중국 고대의 역사부터 내려오다 보면 나라 이름과 인물들의 이름을 읽고 기억하다 날 샌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특함이 있다. 우선 글의 순서가 현대사부터 시작된다. 그렇다고 과거의 역사를 생략한 것은 아니다. 단지 과거를 향해 달려가는 열차를 후진시켜 바로 직전의 정거장부터 들러서 천천히 뒤로 가는 것뿐이다.

 

 

주요 인물들의 이름을 풀어본다

 

21세기 중국은 20세기 중국을 발판으로 일어섰다. 20세기 중국을 이끈 인물들 중 가장 대표적인 이로 모택동이 지목된다. 모택동은 하나의 사상과 이념, 인구를 통일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서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제3세력을 대표하는 독특한 위상을 확립했다. 모택동은 어려서 농사일을 돕다가 8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논어사서등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반대로 상급 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농사일을 돕다가 16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동산고등소학에 입학했다. 신해혁명(1911. 10)이 일어나자 잠시 혁명군에 들어갔다가 이듬해 제대했다. 영국 유학에서 돌아온 교사 양창제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중국의 봉건적 굴레를 비판하게 된다. 여러 여정을 거친 후 193410, 서금에서 섬서성 연안까지 12,500km의 대서천(大西遷)을 시작. 그 후 홍군을 국민혁명 제8로군으로 개편해 일본군에 대항했다. 1949101(56)에 비로소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고 국가주석 및 혁명군사위원회의 주석이 됨. 196510월 이후 연금 상태에 있다가 문화대혁명을 지휘했다.

 

 

지은이는 모택동의 이름을 푼다. “모택동(毛澤東)은 못 택(), 동녘 동()자를 쓴다. 못 택은 물, 그물, , 다행 행()으로 채워져 있다. 포용성과 포괄성이 보인다.” 모택동 주변의 수많은 인물들 중 주덕과 주은래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모택동과 함께 정강산에서 중국공산군의 터전을 마련했다. “주덕(朱德)은 그의 이름처럼 군인의 길, 혁명가의 길을 걸으면서도 잔혹한 테러나 보복을 극렬하게 반대했다.”

 

 

 

 중국, 중국인의 혼()

 

 지은이는 이 책에서 먼저 중국의 혼()을 찾고자 했다. 따라서 중국의 역사를 창업(創業)과 수성(守成)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그리고 권력의 이동만을 뒤쫓다가 놓치는 부분이 있을 것을 염려해서 기록과 창작에도 초점을 맞춘 역사적 이해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결국 중국의 혼, 중국인의 혼은 통합과 개방이었다. 중원 대륙을 하나의 국토로 바라보면 통합이 가장 큰 과업이고 목표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통합을 이루고 나면 당연히 눈을 외부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통합과 개방은 불변과 불멸의 혼()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수단일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체질화하고 내면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어서 만리장성과 한자 문명권을 거론한다. 지은이는 만리장성이 폐쇄와 단절의 산물이 아니라, 통합과 개방의 산물이라고 한다. 통합의 의지와 개방의 의지가 하나로 모인 곳이 바로 만리장성이다. 그곳은 혼의 산물이고 또 혼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그것을 실체화, 형체화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내야 했던 것이다.” 우리의 혼이 육신을 통해 존재하고 활동하는 것처럼 중국의 혼은 만리장성과 한자 문명권을 통해 존재하고 활동한다는 것이다.

 

 

 

태자당(太子黨)

 

 

태자당은 중국 권력자들의 자녀 및 친인척이 대를 이어 득세하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 , , , 재계 실력자들의 자녀 약 4천여 명이 태자당에 속한다는 말이 있다. 태자당이라는 하나의 조직으로 뭉쳐져 있지는 않지만 결혼, 학교, 직장 등을 통해 그물처럼 얽혀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는 등소평의 장남인 등박방(鄧樸方)이 태자당의 실질적인 대부로 알려진 적이 있었다. 198964, 천안문 사건을 촉발한 중국 민주화 운동의 핵심요구 중 하나가 바로 태자당의 비리 척결이었다. 여론을 의식한 중국 지도부는 19978, 태자당 출신들의 공산당 내 승진을 늦출 것을 결정했다. 10년의 장고 끝에 내린 조처치곤 약하다고 생각하는데 중국민들은 어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다.

 

 

태자당외에도 상해방(上海幇)이 있다. 전 국가주석 강택민이 상해시장, 상해 당 서기장 겸 중앙정치국 위원을 거쳐 국가주석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그의 후광을 입어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한 사람들을 상해방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국무부 석유부 혹은 석유학원(대학) 출신의 인맥인 석유방(石油幇), 청화대학교 인맥을 의미하는 청화방 등등의 조직 앞에 아무런 연고 없이 정, 관계로 진출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시대는 현대라고 하지만 이 땅에 태어나서 떠날 때까지 신분제에 묶인 것처럼 살다가는 것이 아닐까?

 

 

 

진시황에서 장개석까지

 

 

진시황은 혼란과 폭력으로 얼룩진 춘추전국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진시황의 일생은 전형적인 영웅의 삶으로 기록된다. 매일 1(30kg)의 서류를 결재하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았다고 한다. 전국을 5차례나 순회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북방의 대초원을 누비던 몽골이 중원을 차지한다. 13세기 중엽부터 14세기 중엽까지 1세기 동안 한족중심의 중원땅에 몽골의 대초원이 옮겨졌다. “장개석(蔣介石)의 이름은 볼수록 특이하다. ‘사이에 낀 돌이라는 뜻이다. 본명은 중정(中正)이다. ‘중심이 바르다는 뜻이다.” 앞으로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될까? 중국 지도층들의 영원한 과제가 될 것이다.

 

 

 

기록과 창작의 주인공들

 

 공자, 여불위, 사마천, 사마광 등이 기록의 주인공으로 소개된다. 그렇다면 창작의 주인공들은? 건안칠자(建安七子)와 죽림칠현(竹林七賢)은 동시대를 살면서도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부류의 창작인들이 등장한다. 건안칠자는 자칫 관변문학(官邊文學)으로 오해를 받기 쉬울 만큼 당대의 세력가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학동인이다. 죽림칠현은 완적, 혜강, 산도, 향수, 유영, 완함, 왕융 등을 일컫는다. 죽림칠현이라는 말 속에는 낭만과 은둔이 담겨 있지만, 실제로는 세상 사람들의 주목과 소문 속에서 산 듯하다. 권력에 회유당하거나 아니면 권력의 탄압에 죽어야 했던 것을 보면 결코 세상 밖으로 멀리 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품고 이 땅을 떠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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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살아있다 : 티라노사우루스 (공룡모형 1개 + 사운드북 1권) 공룡이 살아있다 시리즈
블루래빗 편집부 엮음 / 블루래빗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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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살아있다 (티라노사우루스)편집부 저 | 블루래빗

 

 

티라노사우르스는 서식지에서 가장 큰 육식공룡이었다. 그래서 최상위 포식자였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티라노사우르스의 표본은 30여 개가 발견되었다. 그 중 일부는 뼈가 거의 완전하게 보존되어있다. 화석이 많이 발견된 덕분에 티라노사우루스에 대해서도 그만큼 많이 알게 되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또는 티란노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6800~66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이다. 몸에 비해 거대한 두개골과 길고 무거운 꼬리가 균형을 이루면서 이족보행을 하는 육식동물이다. 뒷다리가 크고 강력한데 비해 앞다리가 매우 작았다. 그렇지만 크기에 비해 힘이 강해서 최대 200kg까지 들어 올릴 수 있었다. 난폭한 습성과 식욕이 추정된다. 가장 완벽한 표본에서 측정한 몸길이는 12~13m에 엉덩이까지의 높이는 4m, 최대 무게는 7톤으로 계산된다. 최대속력은 시속 50km. 코끼리 두 마리를 합한 것보다도 무거웠다.

 

 

 

 

 

고생물학에선 티라노사우르스가 최상위 포식자였겠느냐, 청소 동물이었겠느냐는 아직 미결로 남아있다. 티라노사우루스에겐 길고 단단한 이빨이 최상의 무기였다. 가장 큰 이빨은 40cm나 된다. 발가락은 단지 두 개. 그러나 알차다. 근육이 꽉 차 있어서 보기보다 무척 힘이 셌다. 티라노사우르스의 이름 뜻은 '폭군 도마뱀'이다. 발견 장소는 공룡천국인 북미 서부 지역에서 발굴됐다. 미국의 와이오밍 주, 몬태나 주, 사우스다코타 주 등이다.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칼처럼 날카로운 이빨은 어떤 사냥감도 놓치지 않았다.

 

 

 

뒷다리 또한 일품이었다. 커다란 뒷다리는 큰 보폭으로 타조처럼 빨리 달리 수 있었다. 갓 태어난 어린 공룡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머리를 제외한 온 몸에 깃털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룡들 중에서 가장 유명세를 타고 있다.

 

 

 

 

 

 

블루래빗에서 나온 공룡이 살아있다시리즈 중 티라노사우루스의 빅 사이즈 공룡 피규어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데 좋을 것이다. 생생한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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