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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레나타 살레츨 지음, 박광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9월
평점 :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레나타
살레출 /
후마니타스
1. 페이스북의
테스트 프로그램 중 ‘당신의
정신 연령은 몇 세입니까?’라는
것이 있다.
지인의
타임라인에서 본 뒤 나도 한 번 따라가 봤다.
이런
덧 질문이 붙어 있다.
‘때때로
같은 나이의 다른 사람들과 공통점이 없다고 느끼십니까?’
2.
문항은
9개다.
간단한
질문이라고 유혹한다.
막상
들어가 보니 간단한 듯 복잡하다.
9개
문항 중 4번째쯤
되어서 촉이 왔다.
보나마나
90세
이쪽저쪽이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나의 정신연령은 88
세로
나왔다.
3.
질문은
이렇다.
어떻게
생일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가요?
1) 선물
2)
파티
3)
생일
같은 건 없는 게 낫다.
멋진
야간 영화 감상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1) 팝콘과
탄산음료
2)
맥주와
감자 칩 3)
질
좋은 레드와인과 보청기.
4.
참고로
나는 영화감상과 관련된 질문에서 레드와인과 보청기는 안 찍었다.
아직
잘 들린다.
듣고
싶은 소리만 들으려고 해서 그렇지 청력은 아직 좋다.
재미삼아
설문지를 마친 후 느낀 생각은 정신연령을 낮추기 위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살아야겠구나.’였다.
5.
경우만
다를 뿐 우린 살아가며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
수많은 선택이 결국 나를 만든다.
삶과
죽음도 때로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때로
우리는 사지선다형 질문지를 따라가다 보면 무언가 내가 제대로 선택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또
다른 미혹됨이라는 것을 잊을 때가 있다.
6.
“우리가
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생각은 왜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보다는 불안하고 탐욕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지은이는
‘선택의
자유’가
개인의 불안과 죄책감,
상대적
부족감을 유발한다고 한다.
7.
지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그토록 선택의 관념(나의
자유의지라는 착각)에
매달리고 있는가?
우리는
이로 인해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는가?에
대해 깊은 사유를 하게 된다.
이런
물음들에 대해 정신분석학적 분석을 통해 소비주의나 긍정 이데올로기에 대한 현상적 분석을 넘어서 후기 자본주의사회의 인간 조건에 일어난 근본적
변화를 이야기한다.
8.
자수성가/자기계발
이데올로기의 역습 :
선택이
낳은 불안은 우리의 영혼을 다운시킨다.
미국의 잡지 편집자 제니퍼 니슐라인은
각종 자기계발서에 전적으로 의존해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2년간
다이어트,
집안
정리,
좋은
부모와 아내 되기,
내면의
평정심 유지하기 등 철저히 자기계발서에 조언에 따른 삶을 산다.
하지만
2년
후 오히려 그녀는 자기가 이룬 그 어느 것도 즐기지 못한 채 심각한 공황 발작에 빠진 자신을 발견한다.
9.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 만연해있는 선택 이데올로기는 마치 해방구로 보인다.
빛이
들어온다.
문을
열고 나가면 살 것 같다.
“선택
이데올로기의 역설은,
끊임없이
더 나은 선택을 부추기면서 각자의 선택과 그 결과에 엄청난 무게를 지운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개인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죄책감과 불만,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을 떠안게 되고,
현실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실패에 대해서도 자기 잘못이라 치부하게 된다.
10.
지은이
레나타 살레출은 슬로베니아 출신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마르크스주의적
라캉주의 계열의 철학자로 소개된다.
1980년부터
라캉주의 정신분석학과 독일 관념론 및 비판이론의 철학적 유산을 결합한 슬로베니아 정신분석학파와 관련을 맺기 시작했다.
11.
‘선택과
불안’이라는
챕터 외에 타인의 시선으로 하는 선택,
사랑을
선택할 수 있을까?
아이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
강제된
선택 등에 대한 나름대로 독특한 그녀의 생각을 펼쳐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