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코드 -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가들의 6가지 생각 도구
에이미 윌킨슨 지음, 김고명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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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리에이터 코드에이미 윌킨슨 / 비즈니스북스

 

 

1. “우리 언더 아머 제품에는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거친 미식축구 선수들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사실 재질은 여성 속옷과 똑같다는 것이죠.” 유명 디자이너가 한 말이 아니다. 미식축구에 남다른 애정과 열심을 갖고 있었지만, 안정적인 포지션을 갖고 있지 못했던 플랭크가 한 말이다. 플랭크는 땀이 많았다. 땀을 덜 흡수하는 티셔츠를 입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캠퍼스 근처의 원단 상점을 찾아가서 원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덕분에 합성섬유로 만든 옷이 면보다 땀을 더 잘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후 플랭크는 자신이 만든 수분 배출 티셔츠를 홍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미식축구 선수가 미식축구 선수를 위해 설립한 이 회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의류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현재 언더 아머는 29억 달러의 가치를 자랑하는 세계적 브랜드로 우뚝 서 있다. 플랭크는 옷감이나 제조는커녕 판매업에 대한 어떤 전문 지식도 없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무엇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성공을 향해 전진할 뿐입니다.” - 케빈 플랭크

 

 

 

2. 이 책에는 이러한 사례가 무진장이다. 사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고, 아무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말장난 같지만 현실이 그렇다. “크리에이터들은 우등생과 같은 방식으로 1등을 차지하려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대신 유일한사람이 되려고 한다. 어떤 필요를 유일하게 알아본 사람, 기존 기술의 새로운 사용법을 유일하게 발견한 사람, 어떤 독창적인 해법을 유일하게 고안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크리에이터의 무기는 자격증이 아니라 호기심이다.”

 

 

 

3. 그들은 누구인가? 온라인 결제시장의 공룡기업 페이팔을 세운 피터 틸, 맥스 레브친, 일론 머스크는 은행가가 아니었다. 유투브를 시작한 스티브 첸, 패드 헐리, 자웨드 카림 역시 영상 전문가가 아니었다. 미국 그릭요거트 시장 1위 브랜드인 초바니를 만든 함디 울루카야도 생산 공장을 운영해본 적이 없었다. 체형 보정 속옷 전문 업체로 10억 달러의 가치를 자랑하는 스팽스의 창립자 세라 블레이클리는 원래 팩스 방문 판매원이었다.

 

 

 

 

 

4. 대학 중퇴자가 어떻게 의료 분야에 혁명을 일으킬 만한 잠재력을 보유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샌프란시스코에서 궁핍하게 살던 디자이너 두 명이 어떻게 획기적인 공유경제 기업을 세울 수 있었을까? 이런 크리에이터들의 성공담이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이유는 무엇보다 이들이 도대체 무슨 수로 통념을 파괴하고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추진력을 확보했는지 그 비결을 똑똑히 설명 할 수 있는 사람, 다시 말해 그 코드를 해독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궁금점이 저자를 자극해서 탄생한 책이 바로 이 크리에이터 코드.

 

 

 

5. 저자는 크리에이터들의 특징을 여섯 가지 생각 도구로 정리했다.

 

 

1) 빈틈을 찾는다. 크리에이터들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포착한다.

2) 앞만 보고 질주한다. 레이서들이 눈앞에 펼쳐진 도로에 시선을 고정하듯이 크리에이터들은 미래 초점을 맞춘다.

3) 우다 루프로 비행한다. 크리에이터들은 머릿속에 있는 가정을 끊임없이 갱신한다이들은 관찰하고 방향을 잡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순환 과정을 신속하게 반복한다.

4) 현명하게 실패한다. 크리에이터들은 작은 실패를 연달아 겪어야만 대참사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5) 협력을 도모한다. 다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리에이터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지력을 한데 모은다.

 6) 선의를 베푼다. 투명성과 상호의존성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세상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선의를 베풀어 생산성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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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1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창조경제와 비교 되네요.ㄷ^^..

쎄인트saint 2015-10-16 18:45   좋아요 1 | URL
예...그나저나...한국 새정부의 창조경제는 어찌되고 있는지요....??

yureka01 2015-10-16 18:47   좋아요 0 | URL
그냥 구호만 있을 뿐일겁니다.백퍼.ㅎㅎㅎ
 
영화 속 심리학 2 - 영화 속 인물을 통해 정신병리를 배운다 영화 속 심리학 2
박소진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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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심리학 2박소진 / 소울메이트

 

 

1. “1년간 잠들지 못한 남자. 기계공 트레버 레즈닉은 매일 불면의 밤을 지샌다. 원인도 모른 채 매일 밤 잠들지 못한 그는 늘 피로감에 시달리며 점점 야위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일하던 공장에서 동료의 딸이 기계에 끼어 잘리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다. 범인은 이반이었는데, 주위 사람들은 그의 존재조차 모르고 트레버의 잘못으로 몰아세운다. 그의 삶은 점점 의심으로 가득 차고, 트레버는 자신을 궁지로 몰고 가는 그 범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면서, 매일 밤 잠들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된다.” 영화 머시니스트시놉시스

 

 

 

2.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면부족상태가 누적되면, 몸과 마음의 상태가 피폐해진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종종 불면증에 시달리는 나의 기억을 되살려 보니까 그렇다. 수면부족이 일으키는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기분을 처지게 하고, 우울, 짜증, 분노 조절 장애, 생기 없음, 호기심 저하, 소화 기능 장애 등등이 따라붙는다. “영화 속 트레비는 거의 1년간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 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2차적으로 거식증과 강박증도 같이 보이고 있다. 그는 자주 찾는 음식점에 가 커피와 토스트를 주문하지만, 음식은 거의 입에 대지도 않는다.”

 

 

 

 

3. 이 책의 저자 박소진은 심리학을 전공하고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를 이끌고 있다. 저자는 영화 속의 인물들을 통해 정신병리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오랜 기간 공부를 해왔어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정신병리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며, 새롭게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병리를 잘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다. 평소에 좋아하는 영화를 통해 심리학, 정신병리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운 작업이기도 했다.”

 

 

 

 

4. 일종의 케이스 스터디가 담겨 있는 셈이다. 굳이 정신병리를 전공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는 살아가면서 심리학자도 되어보기도 하고, 환자의 자리에 앉아 보기도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작품성을 위해 다소 격하고 과장되게 표현 한 것뿐이지, 익숙한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다. 물론 흔히 접하지 못하는 캐릭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쩌랴 인간은 어떤 모습이로든지 변신이 가능하다. 친절하고 자상한 이웃집 아저씨가 상습 강간범으로, 연쇄 살인범으로 밝혀지기도 하는 세상이다.

 

 

 

5. 각 챕터별로 비슷한 성향들을 묶어놓았다. 신체관련 장애, 충동조절 장애, 성적 역기능과 변태 성욕,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 폭력, 범죄 등을 화두로, 한 챕터 당 여러 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병리(이상심리)에 관심이 깊은 독자들을 위해 전문적인 설명도 붙여 놨다. 분노조절 장애는 충동조절 장애와 이웃해 있다. 분노가 시도 때도 없이 폭발하는 남자가 주인공인 앵그리시트 맨그는 도대체 왜 그렇게 망가졌을까? 아직 영화는 못 봤지만, 시놉시스를 보면 다행히 해피 엔딩이긴 하다. “시도 때도 없이 분노를 폭발하는 헨리. 어느 날 주치의 대신 진료를 맡은 섀런 길은 헨리의 분노에 찬 언행에 화를 참지 못하고 그의 인생이 90분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해버린다. 헨리는 그 말을 믿지 않지만 계속 신경이 쓰이고, 진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90분밖에 안된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가족과 화해를 시도한다. 헨리의 갑작스러운 화해에 가족들은 당황했지만, 그들도 그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면서 진정으로 화해하고, 헨리는 가족 곁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어떻게 헨리는 그렇게 갔을까? 헨리(로빈 윌리엄스)의 경우는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분노와 짜증 때문에 삶이 힘들다. 그리고 병 때문인지, 그 지랄 맞은 성격 때문인지 그는 곧 죽게 될 운명에 놓인다. 1년차 레지던트의 당신의 수명은 90분밖에 남지 않았다.”라는 우발적인 발언은 현실이 되었다. 그래도 그는 착하게 갔다. 같은 말을 다른 폭탄이 듣는다면, 아마도 못 다한 미션을 완수하기에 바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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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15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이게 또 상당한 매력이죠..
소통할려면 일단 심리파악이 조건이더라구요.

쎄인트saint 2015-10-15 18:53   좋아요 0 | URL
예...평안하사지요?
심리학이 점점 범위가 넓어지고, 깊어진 듯 합니다.
한 20~30년 전에는 ...먹고 살기 힘든 전공이었는데 말입니다~^^
 
곁에 두고 읽는 서양철학사
오가와 히토시 지음, 황소연 옮김, 김인곤 감수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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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두고 읽는 서양 철학사오가와 히토시 / 다산에듀

 

 

1. 서양의 철학사를 읽는 것은 서양의 철학자를 이해하는 것이다. 어떤 생각이 그들의 삶을 붙잡았는가? 그리고 그 생각들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그러나 막상 그들, 서양 철학자들을 만나보려면 머리가 무거워진다. 하늘도 안 보이는 빽빽한 밀림 속을 들어가는 기분이다.

 

 

2. 이 책에는 모두 50명의 철학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각 철학자의 주요 개념을 두 가지씩 소개한다. 따라서 총 100가지의 철학개념이 나온다. 각각의 철학자가 주장한 각 개념들은 숙성된 지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3. 소크라테스의 양 손에는 무지의 지()’대화법이 들려있다. ‘무지의 지에 대한 입장은 소피스트와 소크라테스가 서로 다르다. 소피스트들은 무엇이든지 아는 체한다. 몰라도 아는 척한다. 그러다보니 더 이상 알 수 있는 기회가 없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겸허하게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래서 진리에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더 알고자 노력하면, 지혜와 지식이 늘어나서 현명해질 기회가 생긴다. 진리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지의 지개념이다. 묻는 것은 한 순간의 수치이지만, 묻지 않는 것은 평생의 수치가 될 수 있다.”

 

 

 

4. 저자는 각 철학자들의 철학 개념을 시대별로 엮었다. 책 한 권에 50명의 철학자들을 담다보니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책 제목 그대로 곁에 두고 읽는 서양 철학사이다. 각 철학자들의 서적을 읽기 전에 이 책을 가이드북으로 삼을만하다. 그리스철학부터 중세 신학까지, 르네상스 시대부터 근대 초기까지, 영국 경험론과 대륙 합리론의 대립에서부터 독일 관념론까지,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독일, 프랑스 철학 그리고 현대 사상의 주요 개념, 마지막으로 사회와 정의 등 각 챕터 별로 간결하지만 깊이와 넓이도 나름 한 몫 한다.

 

 

 

 

5. 19~20세기, 현상학과 실존철학에선 나의 존재란 무엇인가?’가 화두다. 메를로퐁티의 몸을 통제할 수 있을까?’몸과 세계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가 시선을 끈다. 과연 인간은 자신의 몸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을까? 사실 몸을 통제한다는 것은 마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넘어간다. “메를로퐁티는 인간의 몸을 현상학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데카르트가 주장한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을 극복하고자 했다.” 즉 자신의 신체가 경험하는 바는 물질도 정신도 아닌, ‘애매한 존재방식이라는 것이다. 신체는 지각의 대상인 동시에 지각의 주체이다. 그렇다면 몸과 바깥세상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메를로퐁티는 이 바깥세상을 세계라고 표현한다. 그는 신체를 대상물과 인간 지각과의 매개체로 포착했다. “자신의 몸은 단순히 의 몸이라는 사실을 뛰어넘어 세계와 자신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우리의 신체는 마음의 알갱이를 결정하는 존재이자, 세계와 연결된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6.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아마르티아 센(50번째 인물)을 만나본다. 그는 이렇게 묻는다.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답하는 사람이 처한 개인적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아마르티아 센은 이러한 상황의 잔가지를 정리하고 한 줄기만 남겨뒀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무엇이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상태가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이런 관점에서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한 경제개념이 바로 아마르티엔 센의 잠재능력이다. 인도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센은 수많은 경제학자가 외면한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깊이 있게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 아시아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센이 주장하는 잠재능력은 자기계발에서 언급하는 잠재능력과 다르다. 애초 센은 롤스의 평등 이론을 비판하기 위해 잠재능력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기본적 잠재 능력을 실현하는 일이다. 우선은 몸을 움직여서 이동하거나, 공동체 사회생활에 참가하는 일이 가능하게끔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센은 인간이 양질의 생활과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상태에 있고 싶은지와 어떻게 행동하고 싶은지가 결부됨으로서 생겨나는 기능들의 집합이, 바로 잠재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요컨대 센은 생활의 질을 소득이나 효용으로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능력의 관점에서 평가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자유의 확대를 의미한다고 센은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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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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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리안 모리아티 / 마시멜로

 

 

1. 소설의 무대는 아름다운 해변에 인접해있는 피리위 초등학교다. 초반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뭔가 일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다. 학부모들을 상대로 퀴즈 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초등학교와 맞닿은 곳에 사는 폰더 부인이 초등학교에서 들리는 고함소리가 궁금해서 그냥 못 있는다. 창을 통해 강당 발코니를 바라본다. 그리고 무언가를 목격한다. “내가 경찰에 연락해야 할까?”

 

 

2.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 퀴즈 대회의 밤 6개월 전으로 간다. 마흔 살 생일을 맞이한 매들린은 아들을 차에 태우고 피리위 초등학교로 가고 있다. ‘우리 아이 제대로 준비하기라는 제목의 예비학교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매들린을 통해 여성이 나이를 먹어가는 심리 상태의 한 단면이 그려진다. “마흔은 열다섯 살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정말 재미없는 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인생 한가운데 고립된 나이. 마흔이 되면 아무것도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흔이란 나이는 진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마흔이란 촌스러운 나이가 모든 충격을 흡수해버리기 때문이다.”

 

 

3. 역시 예비학교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선 제인이란 여성이 다른 몇 여인과 함께 이 소설의 중심에 위치한다. 제인과 매들린은 우연히 친해지게 된다. 제인은 싱글맘이다. 초등학생 또는 입학을 앞 둔 자녀를 둔 여인들 중에 가장 어린 편이다. 여인들 간의 갈등이 대단하다. 치맛바람이 태풍 수준이다. 물론 이 점이 소설의 메인 테마는 아니다.

 

 

4. 각 꼭지글 말미에는 긴장감이 도는 대화들이 이어진다. 퀴즈대회 그 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살인사건이라고? 작가는 독자들의 추리력을 테스트한다. 끼워 맞춰보시지요. 짐작해보시지요. 사람 사는 동네는 어차피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단지 내색을 안 하고, 가급적 안 부딪히고 살려고 할 뿐이다. 그리고 누구나 가슴에 돌을 하나씩 얹어놓고 살아가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남부럽지 않은 셀레스트라는 여인. 그 돈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와 그녀의 부()를 질병 대하듯 한다. 그리고 그것을 느낀다. 셀레스트는. 그리고 그녀는 가정 폭력의 희생자다.

 

 

5. 에이드리언 퀸런 경사 : 희생자가 사망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금 부검을 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희생자는 오른쪽 갈비뼈가 부러졌고 골반이 으깨졌으며 두개골 기저 부분과 오른쪽 다리, 척추뼈 아래가 부러졌다는 겁니다.

 

 

 

6. 소설의 줄거리를 너무 소상하게 옮겨도 작가와 소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작가 이야기를 해본다. 전 세계가 주목한 베스트셀러 작가. 리안 모리아티. 감각적인 문체, 짜임새 있는 구성, 매력적인 스토리로 영미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중견 여류작가이자 뉴욕타임스가 뽑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소개된다. 얼마 전 이 작가의 허즈번드 시크릿을 재밌게 읽었다.

 

 

7. 작가는 그녀 특유의 섬세함과 소설에 대한 탄탄한 구성력을 토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시작과 결말을 연결시킨다. 그 누구보다 고통의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감추고 살아야 했던 셀레스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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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토의 자유 지만지 고전선집 540
정을병 지음, 이봉일 엮음 / 지만지고전천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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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토의 자유정을병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1. 소크라테스의 말로 시작이 된다. “.... 사람들이 쾌락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이상한 무엇인 것 같더군. 그것은 쾌락의 정반대인 것처럼 보여지는, 다시 말하면 고통이라는 것과도 이상한 관계가 있는 모양이야. 그 둘은 동시에 하나의 인간에게 주어지려고는 하지 않으나, 마치 둘이면서 하나의 머리에 묶여 있는 것처럼 사람이 그 한쪽을 추구하여 붙잡으면, 언제건 간에 다시 한쪽을 자연히 붙잡게 되거든...”

 

 

2. 책 제목에 등장하는 까토는 누구인가? 까토(BC 85~ BC 46)라고도 부른다. 이는 같은 이름을 가진 까토(BC 234~ BC 149)의 증손자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까토는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인으로 카이사르와 대적해 로마 공화정을 수호한 것으로 유명하고, 스토아학파의 철학자이기도 하다.

 

 

3. ‘죽음에 대한 태도 또는 입장은 한 사회의 문명적 수준을 가늠하는 여러 잣대 중 하나가 된다. 그 사회와 사회 구성원들이 죽음을 어떻게 수용하는가? 사실 떠나는 사람보다 남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 분명하긴 하다.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죽은 자의 관점에서 보면 죽음은 자유의 문제이고(죽은 다음에 느낄 가능성이 많다. 죽기 전엔 두려움이 대부분이다), 산자의 관점에서 보면 죽음은 애도의 문제다.

 

 

 

4. 까토의 자유를 이해하기 위해선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까토의 죽음을 대입해야한다. 물론 작가는 독자에게 이 둘의 모습을 교차시켜 보여주고 있다. 소설적 화자는, 죽음에는 그것을 회피하면서 어쩔 수 없이 겪는 비겁한 죽음과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맞이하는 용감한 죽음이 있다고 말한다. 현자(賢者)는 늘 후자를 선택한다. 소크라테스와 카토는 각각 자신들을 고발하고 추격해 온 메레토스와 카이사르에게 머리를 조금만 숙였으면 죽음의 사신이 그들을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양심을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했다. 이런 이유로, 작가는 두 사람을 모두 현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5. 이 책엔 플라톤의 파이돈이 등장한다. 까토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며 읽은 책이다. 까토의 마음이 머물던 곳은 쾌락과 고통, 혼의 독립, 혼과 윤회, 선한 사람들의 혼과 쓸모없는 자들의 혼, 애지(愛智)의 역할, 죽은 자에 대한 신령(神靈)의 판결, 소생(蘇生)에 대한 감사등이다.

 

 

6. 이 소설의 작가 정을병의 출세작은 1965, 66현대문학에 연재했던 장편소설 개새끼들19668월에 발표된 중편소설 까토의 자유가 뽑힌다. 개새끼들5. 16 군사쿠데타 이후 병역 미필자를 강제 징집해 국토건설단공사 현장에 투입시켜 인권을 유린한 사건을 고발한 작품이다. 제주도의 깡패 도로가 오버랩 된다. 까토의 자유는 카이사르가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를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꾸려한 정치적 시도에 대해 카토의 관점에서 해석한 작품이다. 60년대 한국 사회의 실존적 자유의 문제를 다룬 정치적 알레고리 작품이다. ‘실존적 자유의 문제는 반세기를 넘긴 현재도 여전히 이 땅에 남겨진 우리 모두의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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