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말할 권리 - 다르게 보고 말하는 인권
김희윤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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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말할 권리김희윤 / 글로벌콘텐츠

 

 

1. ‘인권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권리가 침해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다면 인권이란 단어가 태어날 일이 없을 것이다. 나의 정당한 권리가 사회, 국가 또는 개인의 횡포에 휘둘리고 있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내가 지지리도 복이 없어서 그렇지. 이렇게 살다가는 수밖에 없지하는 자조적인 마음이다. 이를 눈치 챈 갑은 더욱 마음의 칼날이 날카로워진다. 그 칼끝을 서슴없이 을의 목에 겨눈다. 소설이 아니다. 현실이다.


 


 


2. “이 책은 교과서적인 인권 이야기가 아니다. 세대를 거듭하며 발전해가는 사회 안에서 기본적인 혜택조차 누리지 못하는 약자들에 대한 막연한 연민으로부터 기록되어졌다. 사각지대에 놓여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각종 부조리를 들춰내야 할 필요성을 자각하기 위해서는 다르게 보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바다.” 지은이는 사회 내에 존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 동남아 계열 이주 여성, 무슬림, 장애인 등 사회·문화적으로 특수한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만을 집중 조명하던 이야기를 넘어서, 입시 지옥에 갇힌 청소년, 바삐 뛰어다니며 구직중인 청년, 실직한 가장, 유유히 공원을 거니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편견에 똑바로 맞설 수 없는 이들과, 비정상적인 시선에 어깨를 펴지 못하는 지친 영혼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를 건네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3. 책은 4부로 구성된다. ‘나를 말할 권리’, ‘당신을 패배시키는 사회’, ‘문화로 이해하는 인권’, ‘차별 없는 세상등이다. ‘침묵을 생각한다. 침묵이 미덕인 때가 있었다. 아니 지금도 유효하긴 하다. 그러나 그 침묵의 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진보적인 지식인이자 행동주의자인 하워드 진은 그의 저서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에서 사람들은 이미 잘못된 현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행태를 엄중하게 지적한다. 빠른 속도로 어딘가를 달려가고 있는 기차는 이미 특정 지점과 목표를 향해 돌진중이다. 그 위에서 중립을 말하고 침묵하는 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기차가 가는 방향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의 침묵은 허용 또는 용납이다. 물론 이견(異見)도 있을 수 있다. 어찌하다보니 기차에 올라타 있게 되었다고 답할 수도 있다. 잘못된 사회는 침묵이 미덕이라고 가르친다. 높은 자리 위에 앉아서 목에 힘을 주는 사람들 또는 무소불위의 권력은 민중들 모두 제발 입을 다물고 있기만 바란다. 조용히 받아들이기만 원한다. 이는 개인의 의견과 발언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이야기다. 다수결의 원칙이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은이는 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방관과 중립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 한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깨닫는다면, 본인의 관점과 호불호를 명확히 표현 할 수 있는 깨어있는 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우리는 사회를 관람하는 관람객이 아니지 않은가? 침묵만 해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4. 카스트 제도. 2,000년간 인도인의 생활을 규정해 온 카스트 제도는 승려계급인 브라만, 통치계급인 크샤트리아, 상인계급인 바이샤, 천민계급인 수드라로 나뉘며, 최하층 계급인 불가촉천민도 있다. 일종의 자격증명서가 되는 카스트는 인간을 영혼이 있는 자영혼이 없는 자로 구분한다. 마치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으로 구분하는 느낌이다. 그나마 인도는 최근 카스트제도를 없애 표면상 공정함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 그럼 현대판 카스트 제도는 무엇인가? 당장 우리 주변을 둘러봐도 눈에 들어온다. 스펙 쌓기도 그럴만한 여건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마음만 갖고 될 일이 아니다. 영혼만 있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명시적으로 차별의 영역이 구분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 구석구석엔 차별이 일상화 되어 있다. 이렇게 암묵적이며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차별의식을 타파할 가식 없는 의식이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내려않게 될 때 더욱 평온한 세상이 될 것이다.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가 불가촉천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철폐를 위해 그들을 신의 자식이란 뜻의 하리잔으로 부른 것처럼, 우리사회의 보이지 않는 카스트제도를 타파하기 위한 의식적 차별철폐가 이루어져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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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 1 : 도원결의 - 모종강본 원문 대역 삼국연의 (모종강본 원문 대역) 1
나관중 지음, 모종강 엮음, 박기봉 옮김 / 비봉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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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1,2) 나관중 / 비봉출판사


 


 


_삼국지(三國志)와 삼국연의(三國演義)는 어떻게 다른가?


 


이 책의 역자 박기봉에 따르면 삼국지는 중국 삼국시대(서기 220~280)의 역사를 기록한 사서(史書)를 지칭하는 고유명사라고 한다. 이에 반해 삼국지통속연의, 삼국지연의, 삼국연의또는 줄여서 간단히 삼국(三國)이라고 불리는 책은 사서(史書)가 아니라 소설(小說)임이 그 책 이름에 분명히 나타나있다. 연의(演義)라는 단어 자체가 어떤 사서(史書)의 내용이나 역사적 사건 등에 작가의 상상과 허구를 보태서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이야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때까지 국내에 출간 된 삼국지(三國志)는 책의 제목부터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국내 출판 시장이 미처 자리 잡기 전 일본서적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긴 관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외국작품을 일본인들이 번역하고, 그 책을 일본어 해독이 가능한 자가 다시 번역을 하다 보니 책 제목은 물론 내용까지도 아리송한 스토리가 만들어진 경우가 많았다.


 


 


_왜 현재 삼국연의의 정본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나관중본이 아니라 모종강본인가?


 


나관중이 편차(編次)통속연의가 최초로 발간된 명나라 중엽(1522)에는 이미 삼국시대에 관한 이야기가 설화나 희곡 등의 민간 예술 분야에서 크게 유행하고 이야기책까지 발간되었었다. 그런데 죽은 지 이미 130년이나 된 사람의 이름으로 된 통속연의에 대해 궁금한 점은 편차한 사람에 대한 소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통속연의의 원저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나관중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또는 실제 저자에 대해서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그 후 여러 사람들이 각기 평을 붙이거나 문장을 수정하여 나관중 지음으로 표시한 판본들이 무려 20여 가지나 유행했다. 이런 상황에 청나라 초기에 모종강과 그의 부친 모륜이 통속연의를 대폭 손질해서 문학작품으로서의 예술성을 한껏 드높였다. 모종강본이 등장하자 다른 판본들은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 후 300년이 넘는 지금까지 세상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은 이 모종강본 삼국지연의뿐이다.


 


 


_이 책의 장점은?


 


모종강본 삼국지연의를 최초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완역했다는 점이다. 삼국연의(三國演義)세트가 출간되고 난 후 국내 각 언론들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초의 삼국연의 완역본.” 충무공 이순신 전서,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조선상고 문화사등을 번역 소개한 박기봉(비봉출판사 대표)씨가 모종강본 삼국연의를 최초로 완역했다. _조선일보


 


본서는 번역문 속에 중요하거나 회자될만한 명구절들의 원문을 병기하고, 또 원전 한문 전체를 따로 네 권에 담아 일일이 주석까지 달았다. 특히 한문을 배우거나 중국문학을 배워 고전인 삼국연의를 원문으로 읽어보려는 독자들이 반길 것이다.” _한겨레


 


국내 삼국연의번역본들 중 최고의 번역본이자 완성본.” “서시평. 협평의 삼국연의 읽는 법까지 번역했다.” _문화일보


 


 


 


1,2권엔 도원결의(桃園結義)와 천하동란(天下動亂)이 담겨 있다. “무릇 천하대세란 갈라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쳐진 지 오래되면 반드시 갈라지는 법으로 시작된다. ()말기에 일곱 나라로 갈라져 서로 싸우다가 진()으로 합쳐졌다. 한 나라는 고조 유방이 흰 뱀을 베어 죽이고 봉기하여 천하를 하나로 합쳤는데, 그 후 광무제가 중흥시켜 헌제까지 전해졌으나, 마침내 세 나라로 갈라지고 말았다. 책은 사실(史實)과 스토리가 적절히 배합되어있다. 삼국지 다른 번역본은 스토리로 시작해 스토리로 끝난다. “티끝 자욱한 이 땅 일을 한바탕 긴 봄꿈이라 이를 수 있다면, 그 한 바탕 꿈을 꾸미고 보태 이야기함 또한 부질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물론 이에 익숙한 독자는 그 마음이 가는 대로 따를 일이다. 그러나 사서(史書)에 기초한 삼국연의를 읽는 것은 더욱 깊은 맛이 있다.


 


 


모종강은 삼국지 읽는 법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삼국연의를 읽는 것은 수호전(水滸傳)을 읽는 것보다 낫다. 수호전의 내용은 사실에 근거를 둔 것으로 환상적인 서유기보다는 그래도 비교적 낫지만,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무엇이 생겨나고, 또 멋대로 생겨났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리기도 하는데,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에 반해 삼국연의는 일정한 사건을 서술함에 있어서 고치거나 바꿀 수 없는 여지가 없으므로 끝내 창안해 내기가 어렵다. 이런 점에서 수호전삼국연의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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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 최후의 환관들 - 청 황실이 빚어낸 영광과 치욕의 증언자 걸작 논픽션 6
신슈밍 지음, 쭤위안보 엮음, 주수련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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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 최후의 환관들신슈밍 외 / 글항아리


 


 


청나라와 서태후


 


청나라에서 서태후(西太后)의 정치적 위상과 존재감은 막강했다. 서태후는 청나라 말기의 독재 권력자이자 함풍제의 세 번째 황후이다. 동치제의 생모이자 광서제의 이모로서 47년에 걸쳐 정치의 실권을 쥐었다. 일명 자희태후(慈禧太后)라고 불렀다.


 


서태후는 말단 관리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관직 사회의 생리를 터득하며 자랐다. 어려서는 유복하게 생활했으나 부친이 누명을 쓰고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허드렛일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수려한 외모로 17세에 함풍제의 궁녀로 뽑혀 원명원에서 지내게 된다. 당시 태후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성질이 드세겠다며 난귀인(蘭貴人)으로 책봉했다. 몇 년 후 서태후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함풍제의 관심을 끌어 승은을 입었고 의비(懿妃)에 책봉된다. 1856년 서태후가 아들 재순(載淳, 훗날의 동치제)을 낳자, 처음으로 얻은 아들의 탄생에 함풍제는 크게 기뻐하며 서태후를 의귀비(懿貴妃)로 책봉하였다. 그러나 당시 궁 안에서의 지위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았던 서태후는 함풍제의 총애를 유지하는데 전력을 쏟기 위해 재순의 양육을 포기했고, 이로 인해 이런 시절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란 동치제는 훗날 서태후를 두려워했으며 공공연히 그녀와 맞서게 되었다.


 


 


 


밀어닥치는 근대화의 물결


 


서태후가 권력을 잡았을 무렵 청나라는 외세의 압력과 봉건 질서의 붕괴로 근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기였다. 증국번, 이홍장 등의 관료들은 중체서용(中體西用)의 정신이 함양된 양무운동을 통해 근대화를 꾀하려 했고 서태후를 비롯한 만주족 지배층 또한 이를 지지하였다. 그러나 청일 전쟁의 패배 등으로 인해 양무운동은 실패로 돌아갔고, 주도 세력들도 몰락했다. 한편 친정을 시작한 광서제는 1889년 캉유웨이의 변법자강책(變法自彊策)에 관심을 보였고, 서태후에게 좌지우지되는 자신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캉유웨이의 정책을 지지하게 된다. 1898년 광서제는 '명정국시'(明定國是)라는 조서를 내려 캉유웨이의 개혁을 실행에 옮기려 했다(무술변법). 서태후도 초반에는 변법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으나 광서제의 목적이 권력을 이양시키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고 변법을 지지하는 유신파를 제거하려 했다. 유신파의 핵심이었던 담사동은 위안스카이에게 서태후를 감금하라고 부탁했고, 상황이 유신파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은 위안스카이는 이 사실을 서태후의 심복 영록에게 고했다. 서태후는 자금성으로 돌아와 무술정변을 일으켜 광서제를 유폐시켰고, 황제의 병을 이유로 다시 섭정이 되었으며, 진비는 매관매직을 했다는 이유로 북삼소에 가두었다. 또한 담사동과 양예를 비롯한 유신파의 핵심 인물들을 죽이고 변법 조치들도 취소했다.


 


 


궁정 안에서 바라본 서태후


 


사실(史實)에 근거한 자료도 중요하지만, 궁정 안에서 바라본 서태후와 그 주변 상황을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이 책은 청말(淸末)의 환관(내시) 신슈밍(信修明)이 남긴 글이다. 환관들은 태감이란 호칭이 붙는다. 신슈밍은 그의 나이 23세 때 궁에 들어가서 25세 때 서태후의 사무 총괄처인 영수궁의 태감이 된다. 그 후 서태후를 8, 융유태후(광서제의 황후)6, 단강대비(광서제의 후궁)의 곁에서 10년간을 지내며 연극과 재물 관리를 담당했다. 이 책의 1부인 궁중의 숨겨진 이야기들은 문자 그대로 비사(秘史)이다. 태감 생활 25년 동안 그가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사실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항간에 알려진 사실(史實)과 다소 다른 점도 있지만, 오히려 저자가 남긴 글에 신뢰감이 가는 이유는 최측근에서 본 대로 느낀 대로 썼다는 것이다.


 


 


내가 서태후를 처음 만난 때는 광서 28, 태후가 68세 되던 해다. 이때 태후는 이미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귀 뒤쪽의 몇 가닥만 남아 있어 거의 대머리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정수리에는 꽃을 붙이고, 머리를 빗을 때면 배우가 분장할 때처럼 가짜 머리카락을 붙였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머리가 다 벗겨진 한 명의 노부인이었다. 머리카락은 이랬어도 정신은 대단히 정정했다. 두 눈썹은 정기가 흘러넘치고 눈동자는 별처럼 빛났다. 아무도 감히 그 눈빛을 마주 대하지 못할 정도였다.(....) 40여 년간 국정의 중심에서 증국번, 좌종당, 이홍장, 호임익의 사대 명신(名臣)을 중용하여 천하를 중흥시킨 태후가 붕어하자 여러 신하가 서태후는 공적이 크고 과실이 적은 반면, 광서제는 공적이 적고 과실이 많다고 평가한 것은 확실히 정론(正論)이라 할 수 있다. 서태후는 엄하면서도 나름의 기백이 있었다. 화가 나면 태감, 아래채부인네, 궁녀들을 때렸고, 기분이 좋으면 고지식하고 멍청한 사람을 때렸다.”


 


 


그 외 처음 알려지는 사실들


 


어린 시절 공부를 게을리 해 부왕에게 꾸중을 듣고 벌로 태감들과 함께 청소를 했던 도광제, 지금도 천연두로 요절했다고만 알려진 동치제 죽음의 실상, 천둥소리를 무서워했던 황제였으나 한편으론 모후에게 실권을 내주고 총애하는 비가 죽임을 당했어도 한평생 서태후에게 효심이 지극했던 광서제, 광서제의 후궁 진비가 죽음에 이르기 전(우물에 빠뜨려 죽음을 당함)서태후의 미움을 받았던 내막. 영화와는 또 다른 선통제 재위 시절의 실제 모습, 광서제 붕어 당시 서태후와 광서제의 관계 등 이 책은 멸망 전후 청나라의 모습을 비교적 뚜렷하게 조명해주며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신슈밍이 스스로를 평가한 말이 특히 마음에 남는다. 내가 형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교만하지 않고, 허황된 꿈을 꾸지 않으며, 욕심 부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흐름에 순응해 본분을 지킬 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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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 우리의 뇌를 공격하는 흥분독소
러셀 L. 블레이록 지음, 강민재 옮김 / 에코리브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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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러셀 L. 블레이록 / 에코리브르


 


1. TV 프로그램 12복불복 게임은 잠을 안에서 자느냐 밖에서 자느냐, 식사를 할 수 있느냐 못하느냐, 아침 식사당번은 누가 할 것인가? 등이 콘셉트다. 익숙하지 않은 요리 솜씨를 발휘하려다보니 제대로 맛이 안 난다. 비장의 무기가 등장한다. 라면 스프다. 만드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바로 이 맛이야~’ 감탄한다. 한편, ‘먹거리 X-파일에선 음식에 MSG 첨가 여부가 착한 식당여부를 판가름한다.


 


 


2. 음식에서 거의 마법의 맛을 내는 화학물질 MSG(글루탐산나트륨)의 정체는? 수천 년 동안 일본 요리사들은 음식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별한 재료를 첨가해왔다. 이 재료는 다시마로 만든 것이다. 금세기 들어 이 조미료의 유효물질을 분리해내는데 성공했다. MSG를 추출한 직후, 그것을 발견한 화학자들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수백만 달러 규모의 MSG산업을 일으켰다. 이 제국의 중심에 선 기업이 바로 아지노모토(우리 어렸을 땐 아지나모도라 불렀다. 회사이름이자 상품명이었다)이다. 오늘날 전 세계 대부분의 MSG는 물론이고 MSG를 함유한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 HVP라는 인공조미료까지 공급하고 있다. 이후 세계적인 식품업계들이 해마다 수백만 파운드의 MSG를 가공 식품에 첨가하게 된다. MSG를 발견할 당시에는 천연물질(아미노산)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겼다.


 


 


3. 신경외과 전문의인 이 책의 저자 러셀 L. 블레이록은 19893월 그의 부친이 파킨슨병으로 생을 마감하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부친과 같은 신경 변성 질환에 걸리지 않고 살아갈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긴 여정을 거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의 키워드는 흥분독소이다. 그리고 흥분독소의 중심엔 MSG가 자리 잡고 있다.


 


 


4. 그렇다면, MSG는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MSG와 유사 첨가물의 양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지만 그 유해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1960년 말 식품 첨가물로 쓰는 MSG의 위험성을 입증한 연구 자료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과학적 자료는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야했지만 그렇지 못했다(안했다는 표현이 적절). 그때까지 신경과학자들은 글루탐산이 뇌에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가설에 근거해 과학자들은 한 가지 임상 연구를 했다. 지능발달이 늦은 어린이들에게 다량의 MSG를 먹인 뒤 지능이 향상되는지 관찰한 것이었다. 실험은 실패했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위험천만한 임상 연구였다. 그리고 1957년 두 명의 안과 의사가 유전성 망막 형성 장애라는 안질환을 연구하기 위해 어린 쥐를 대상으로 MSG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MSG가 실험동물 망막 안쪽의 감광체 세포인 신경세포를 모두 파괴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 실험 결과가 외부로 발표되거나 이슈화되지 못한 상태로 10년이 지난 후, 한 신경과학자(존 올니 박사)가 어린 쥐들을 대상으로 두 명의 안과 의사가 했던 실험을 다시 해봤다. 충격이 가중된다. MSG가 망막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끼치는 독소라는 점을 밝혀냈다.


 


 


5. 이번에는 외부에 제대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전 세계 수백 만 명의 아기들이 MSGHVP(세 가지 흥분독소가 포함된 화합물)가 다량으로 함유된 유아 식품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MSG는 동물실험에 쓰던 것과 같은 것이다. 일련의 실험 결과를 통해 미성숙한 동물은 성체보다 MSG의 독성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위해 사실을 알고 있는 식품 제조업자들과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정부 감시기관에서(미국에선 FDA)조차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니 박사는 우여곡절 끝에 의회 위원회 앞에서 증언을 하고 난 후에야 식품 제조업자들은 MSG를 유아 식품에서 빼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눈 가리고 아웅이었다. 업자들은 순수한 MSG 대신, 세 가지 흥분 독소를 함유하면서 MSG도 포함된 HVP라는 물질을 첨가했다. 이 물질은 MSG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그리고 이러한 작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6. 이 책에서 저자는 글루탐산과 여타 흥분독소가 성장기의 뇌 발달 방식을 바꾸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실험 결과도 알려주고 있다. 실험은 유아기부터 이토록 강력한 화합물에 노출될 경우 뇌 발달에 이상이 생겨 아이가 성장하면서 학습 장애와 행동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일부 신경과학자들의 가설을 토대로 했다. 또한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한다는 증거도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조지 R. 슈워츠 (의과대학)교수는 이 책을 모든 식자층과 연구자, 교사와 업계의 대표 및 식품업계 관련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한다. 나는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보건, 행정가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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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1 - 조선 패밀리의 탄생 조선왕조실톡 1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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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76

 

조선왕조실톡(1)           무적핑크 / 이마

 

 

조선왕조실록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이다.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태조에서 철종까지, 25대 임금이 다스린 472년의 기록이다. 고종과 순종을 합치면 더 길어지지만, 이 둘의 실록은 정리된 때가 일제강점기라는 이유로 실록으로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권수로 따지면 1,893,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방대한 역사사료(史料)가 또 있을까 궁금하다.

 

 

 

대부분의 역사책들이 역사적 사건의 요약본이라면, 조선왕조실록은 실황중계이자 녹취록이다. , 신하, 사건이 있으며 이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몹시 생생하게 적고 있다.” 현장감이 있다는 이야기다. 중간에 폭군의 영향으로 손떨림 현상이 일어나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리얼 스토리다. 이런 실록을 만들어내기 위해 조선 사람들은 엄청난 공을 들였다. 먼저 사초를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사관은 언제 어디서나 보통 두 사람이었는데, 한 사람의 기억력은 불완전하기도 하며 개인의 사관이나 정치적 의견 때문에 기록을 곡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리한 사초들을 임금도 못 보게비밀리에 보관해 두었다가 왕이 죽고 나면 본격적인 정리에 들어갔다.”

 

 

 

 

 

 

이렇게 귀하고 방대한 자료들을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봤느냐가 궁금하다. 나 역시 간추린 책 몇 권만 읽었을 뿐이다. 그러나 어쨌든 요즈음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동안 문사철도 거의 서양의 것에 치중했던 점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안목을 높이는 것이다.

 

존재자체로 막강한 파워를 지닌 조선왕조실록을 카톡 형식으로 만나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름 하여 조선왕조실톡이다. 이 책의 지은이 무적핑크(변지민)는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존재감이다. 서울대학교 디자인과 재학 중, 2009~2014년에 걸쳐 실질객관동화등을 네이버 웹툰에 연재했다. 2014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조선왕조실톡이 독자들의 큰 관심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네이버 웹툰에서 201412월부터 연재중이다. 지은이는 웹툰 한 화를 그리기 위해 실록뿐만 아니라 관련한 역사서와 자료를 충분히 섭렵한다.

 

 

 

 

 

현재 3권까지 계획 되어 있는 책들 중 1권인 이 책은 조선 패밀리의 탄생을 담고 있다. (2패밀리의 활극3패밀리의 빛과 그림자가 기대된다). 조선의 역사를 시대순(족보순)으로 그려 나간다. 건국패밀리는 태조-정종-태종, 성군패밀리는 세종-문종-단종, 폭군 패밀리는 세조-예종-성종-연산군이다.

 

 

실톡(카톡형 실록)이라 해서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한 컷 한 컷이 실록에 기록된 것을 기본 자료로 했다. 그렇지만, 아무리 실록을 기반으로 했다 할지라도 분위기상(카톡형 카툰)가벼워질 가능성이 있기에, 해설자인 역사가 이한의 묵직한 글들이 균형감을 주고 있다. 조선의 역사 중 건질만한 것(선한 영향력)이 적다는 사실에 가슴이 답답하다. 지금도 그러하다. 앞으로는 좀 나아지려니 기대한다.

 

 

알차게 유익하고, 야무지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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