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내가 하는 일을 강하게 비난하는 사람이 생겨버리면.. 나는 주눅이 들어버린다. 

처음엔 그 비난이 타당하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생각할수록 좀 화가 난다. 

자존심이 다친건지, 내가 틀려서 당황한건지 아직은 모르겠다. 

그 일이 끝나봐야 내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알 수 있는 상황.

그저 흘려버리고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대로 해야지.. 해도 그게 쉽지가 않다. 

오늘 오전에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예상치 못한 비난.. 혹은 비판을 듣고 정신이 멍해졌다. 

내 판단이 틀린걸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이 한낱 소풍 준비 따위로 취급받는 건.. 좀 마음이 아프다.  

나름 내가 상황을 통제하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되고 나니 마음이 찜찜하다.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건 할 일도 많고 신경쓸 일도 많은데 이런 비난을 받은 사실로 계속 기분이 저하되어 있다는 사실.. 

털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결정은 끝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뭔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일을 하는데 비난을 받는다면...

 

마음 하나 털고, 버리고, 바꾸는 게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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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21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꼬마요정님과 너무 똑같이 주눅이 팍 들어버려요. ^^
강하게 비난하지 말고, 살살 타일러주면 좋을텐데 하면서 며칠동안 속으로 곱씹죠.
사실, 세상에 완전히 옳은 것도 완전히 틀린 것도 없잖아요? 내 의견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을 수 있는건데, 타인이 강하게 왈가왈부하는건 우월성 증명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아요.

하지만 털어내지 않으면, 그만큼 에너지를 뺏겨서
다른 일에 투자할 유용한 에너지가 사라지는 것은 확실해요. 그래서
빨리 털어내라고 하나봐요. 저는 너무 화가 나면 혼자 종이나 인터넷에 열심히 긁적여요.
그사람이 잘못한 것, 내 의견이 맞는 것들을 주욱 쓰죠. 그러면 좀 속이 가라앉아요.

그리고 생각을 끊어내기 위하여,
어느 순간 그 상황에 대해서 다시 되새기는 저를 발견하면 생각을 멈추고,
명상법 비슷하게, 제 코에 대해서 생각해요. 즉 현실적인 감각에 대해서요.
아, 코가 간지럽네, 코 모양이 어떻더라,, 집중해서 계속 집중해서.... ^^

기분 푸세요, 본인 손해잖아요! 아는데도 어려운게 마음이예요!

꼬마요정 2011-11-27 00:54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마고님~~ 학술토론 모의연극 때문에 정신 없어서 댓글을 너무 늦게 달게 되었어요~~ 죄송^^;;

어제 모의연극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사람들의 호응도 좋았고, 기대 이상으로 잘 했다는 반응이어서 정말 기뻤답니다. 이 일을 하고 나니, 이 일 때문에 비난을 받았던 게 아무 일도 아니게 되었어요. 주눅은 들었지만, 끝까지 털어버리려고 노력하면서 제 뜻대로 밀고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에요. 이 일을 경험삼아 아마 앞으로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팍팍!!

저도 생각 끊어내고 싶을 때 '코'에 집중해야겠어요. 좋은 방법이에욤~^*^ 격려 감사해요 마고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들을 결정해야한다. 

쏟아지는 사건들 속에서 중심 잡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일단..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거절할 명분도 충분했는데 욕심을 부린 이유가 뭘까..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공명심 때문일까나.. 

언젠가는 나도 이런 공식행사를 만들어가는 일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덜컥 떨어진 일에 어안이 벙벙하다. 

그것도 요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주제를 가지고 연극형식의 학술토론을 해야한다니.. 

뭘 알아야하지.. 윽  

하지만 힘든만큼 좋은 경험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자료를 모으는데.. 너무 두루뭉실, 실무적인 이야기가 없다. 

어떻게해야 멋지게 잘 해낼 수 있을까나...흠... 

 

허허.. 그저 어이없는 웃음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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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1-1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술토론만으로도 윽! 근데 연극형식은 또 뭐랍니까? 물론 꼬마요정님은 멋지게 잘~~~아자!아자! 홧팅!!!

꼬마요정 2011-11-21 14:04   좋아요 0 | URL
흑흑 정말 잘 할 수 있을까요.. 걱정이 앞섭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루쉰P 2011-11-1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난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가는 겁니다. 시작부터 기 꺾이면 아무 것도 못해요. ㅋㅋㅋ 실패해도 돼요. 그건 좋은 경험이 되니까요 ^^ 긴장하는 것도 건강에 종종 좋습니다. ㅋㅋㅋ

꼬마요정 2011-11-21 14:0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실패해도 괜찮겠죠? 서울에서 다 내려와서 부산팀 못한다고 깔보지 않겠죠? ㅜㅜ 어쩌죠.. 너무 걱정돼요..ㅠㅠ

페크pek0501 2011-11-21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중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는 것 그 자체를 행복으로 알고 즐겨 보세요. 뭔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윤곽을 조금씩 잡아 간다는 게 멋지잖아요.
제가 논문 쓸 때 그랬거든요. 잘 모르는 길을, 이거 맞나? , 하면서 가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끝내고 나면 별 것 아니었네, 하게 되는 것...

꼬마요정 2011-11-21 14:06   좋아요 0 | URL
끝내고 나면 별 것 아니었네.. 아.. 정말 그런 기분 느끼고 싶어요~~~ㅜㅜ
 

또 넘어졌다.. 

 

내 다리는.. 지푸라기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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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1-11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살얼음이 판치는, 빙판이 기둘리는 계절인데요-_- 자, 우리 조심합시다! 정신 단디 챙겨서 댕깁시다^^;

꼬마요정 2011-11-11 21:59   좋아요 0 | URL
흑흑.. 다리에 꼭 힘주고 다녀야겠어요ㅜㅜ

pjy 2011-11-14 10:55   좋아요 0 | URL
위험하고 날씨 추워서 힘주고 걸었더니 허리가 쑤시고요-_-; 겨울은 이제 시작인데요~ 우리 조인성이가 선전하는 스테끼먹으면서 보양 좀 해야겠어요ㅋ

꼬마요정 2011-11-14 14:08   좋아요 0 | URL
그저께 조인성이 선전하는 스테이끼 얻어먹었더랬죠~ 하하
랍스터는 좀 그랬지만 스테이크는 괜찮더군요.. 먹고 나도.. 다리 힘 없는 건 여전하네요..ㅜㅜ
 
기다리고 있어요, 늘.

예전에 늘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게 했다.  

연락을 기다리게 하고, 만남을 기다리게 하고.. 그 기다림의 끝은 자괴감이었다.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 휴대폰을 쳐다보고 부재중 전화에 조급해하고, 혹시나 오늘은.. 이라는 기대가 역시나 오늘도.. 라는 실망감으로 변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나를 잃어갔다. 

분명 행복한 시간도 있었을텐데, 나의 기다림은 언제나 가슴 한 켠을 서늘하게 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노래 구절을 흥얼거리게 만들던 그 사랑을 떠올리면 대부분 기다리던 시간들의 슬픔과 눈물어린 추억이었다. 

그렇게 눈물 젖은 시간을 보냈음에도 웃긴 건 일말의 기대감이 있을 때는 행복과 설레임도 같이 느꼈다는 거다.  

기다림의 끝이 결국 실망이었더라도 기다리는 동안 혹시..라는 기대는, 그래도 나를 행복하게 했다. 

어쩌면 그런 기대감의 묘한 설레임이.. 나로 하여금.. 계속 기다리게 만든 것은 아닐까... 

내가 사랑한 건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기대와 실망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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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1-10-2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엽 구르는 모습을 보면서 벤치에 앉아서 일기장에 쓰는 내용 같군요.

꼬마요정 2011-10-30 20:17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처럼 감성적이고 멋진 글을 쓰고 싶지만, 제 글은 언제나 건조하다는 느낌이이에요..ㅜㅜ
그러고보니 어릴 때 일기장에 쓰던 글 같네요..ㅎㅎ

다락방 2011-10-3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 꼬마요정님의 이 페이퍼와 같은 이유로 전 누군가에게 이별편지를 쓴 적이 있어요. 이짓을 못해먹겠다 싶어서. 우연히라도 맞닥뜨릴까 기대감에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더 지쳐가더라구요. 그래서 이별편지를 썼는데, 차마 그 편지를 부치지도 못했어요. 기다린다는 것, 기약이 없다는 것. 그건 사람을 아주 못나게 만들죠. 그런 시간들을 저도 보냈었어요.

꼬마요정 2011-10-30 20:21   좋아요 0 | URL
아아.. 다락방님의 아름다운 감성이 담긴 글이 나올 수 있는 건 이런 아픔도 있었기 때문이군요.. 기다린다는 건.. 몸서리치게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거죠...

페크pek0501 2011-11-21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림이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ㅋㅋ

꼬마요정 2011-11-21 14:05   좋아요 0 | URL
앗.. 그런건가요? ^^;;
 

제법 쌀쌀해진 공기를 들이마시자 폐가 긴장한 듯한 느낌이 싸하게 퍼졌다. 청량한 날씨에 어울리지 않게 삐걱거리는 몸을 곧추세우며 지하철역까지 뛰었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하여 힘이 풀린 다리가.. 이 다리가 내 다린가 싶을만큼 혼자 왔다갔다 하더니.. 결국 넘어졌다. 그것도 진짜 없어보이도록 심하게. 

8년 정도 만인 것 같다. 이렇게 제대로 넘어진 건. 그 때 돌계단에서 구른 이후로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예 넘어질거라면.. 그렇다면 넘어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미련을 버려야한다. 그 처절한 몸부림이 다른 사람 눈에 얼마나 우스꽝스러울 지 아니까. 안 그래도 넘어져서 부끄럽고 아픈데 그런 몸짓으로 우스개거리가 될 필요는 없다. 깔끔하게 넘어지고 번개처럼 일어나서 그 자리를 떠나면 그만이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에구구구.. 처자 무릎 오지게 깨졌네.. 쯧쯧" 하고 걱정까지 해주면 더 곤란하니까.   

알면서도 나는 처절한 몸부림을 잊지 않았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온 난리를 치다가 결국 넘어졌다. 뒤에 따라오던 남.학.생들이 킬킬댄다. 아주머니는 큰소리로 걱정해준다. 이씨. 난 아프고 부끄럽고 여튼 힘들구만... 

결국 내가 타려던 지하철은 저만치 멀어지고 나는 화장실로 가서 구멍이 송송나다 못해 찢어진 스타킹을 벗었다. 벗고 났더니.. 헉.. 피가 철철..ㅜㅜ 

그런 다리로. 두실에서 센텀까지. 장장 40분을. 뭇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출근 시간에 말이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여직원분이 "어머, 넘어지셨어요..." 걱정해준다. 흑.. 여기저기서 온정 가득한 손길로 밴드도 준다. 물티슈로 상처를 닦아내고 밴드를 붙이고 새로 산 스타킹을 신었다. 깜쪽같다. 그냥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걸으면 안다. 어거정하게 무릎을 굽히고 흐느적거리는 몸이라니..ㅜㅜ 

걸음마를 다시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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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0-25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많이 다치셨어요? 아프시겠다.
당분간 치마 못 입고 다니시겠네요.... ㅠㅠ

저도 비오는 날, 신호등 돌진하다가 죽 미끄러져 진흙탕에 어퍼져서 얼마나 창피했던지..
갑자기 그 기억이 나네요.

꼬마요정 2011-10-25 14:49   좋아요 0 | URL
전 꿋꿋하게 치마 입고 다닐거에요~^^;; 긴 치마 입으면 되죠~~~ㅋㅋ

정말.. 창피해서 말이죠..ㅠㅠ
아픔보다는 쪽팔리는 게 더 싫어요.. 누가 동영상으로 찍진 않았겠죠??ㅜㅜ

후애(厚愛) 2011-10-26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괜찮으세요?
처녀적에는 치마를 입고 다녔는데 결혼해서 치마와 멀어지고 청바지만 입고 다녀요.^^

꼬마요정 2011-10-26 10:54   좋아요 0 | URL
여전히 피가 찔끔찔끔 나고 있어요 ㅜㅜ 아파요ㅠㅠㅠㅠㅠㅠ

결혼하셔도 치마 입고 하세욤~ 치마 좋아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