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어요, 늘.
예전에 늘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언제나 나를 기다리게 했다.
연락을 기다리게 하고, 만남을 기다리게 하고.. 그 기다림의 끝은 자괴감이었다.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 휴대폰을 쳐다보고 부재중 전화에 조급해하고, 혹시나 오늘은.. 이라는 기대가 역시나 오늘도.. 라는 실망감으로 변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나를 잃어갔다.
분명 행복한 시간도 있었을텐데, 나의 기다림은 언제나 가슴 한 켠을 서늘하게 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노래 구절을 흥얼거리게 만들던 그 사랑을 떠올리면 대부분 기다리던 시간들의 슬픔과 눈물어린 추억이었다.
그렇게 눈물 젖은 시간을 보냈음에도 웃긴 건 일말의 기대감이 있을 때는 행복과 설레임도 같이 느꼈다는 거다.
기다림의 끝이 결국 실망이었더라도 기다리는 동안 혹시..라는 기대는, 그래도 나를 행복하게 했다.
어쩌면 그런 기대감의 묘한 설레임이.. 나로 하여금.. 계속 기다리게 만든 것은 아닐까...
내가 사랑한 건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기대와 실망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