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잔뜩 시켜놓고 기다린다. 오늘 둘 다 온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안 오는 거 보면 오늘 안 오는거지?

이런 나를 보는 남편이 완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미쳤구나? 지금 밤 12시거든?

자기 책도 있어. 아빠는 요리사

왜 안 와? 오늘 안 와?

밤 12시거든요?

부부가 쌍으로 만담을 하고 있다. 이 시간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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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4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7-01-14 10:00   좋아요 0 | URL
원래 신랑은 책을 좋아하는데 베스트셀러만 읽더라구요. 그래서 둔황을 슥 내밀었더니... 그 때부터 재밌다고, 재밌다고... 맨날 읽을 게 없다던 제 책장을 뒤지면서 책을 읽더라구요. 그래도.. 뭐.. 어떻게 거기서 딱 재밌는 뒤마 책을 골라서 잘 읽는지.. ㅎㅎ 진짜 신기해요. 이야기가 흥미진진한 책은 정말 잘 찾아요. ㅎㅎ
 

바람도 차고 몸살에 기침까지 콜록 아니 쿨럭쿨럭 거리며

 

열심히 일을 하는 도중에

 

개인 메일을 열었다.

 

놀랐다.

 

<유럽 사상의 최고봉 지그문트 바우만 별세>라는 제목의 메일이 들어와 있는거다.

 

내가 아는 그 바우만?

 

진짜다. 그 바우만이었다.

 

비록 내가 읽은 책은 몇 권 안되지만, 제목부터 딱 내 맘에 들게 자아내는 그 분을 흠모하던 차라

 

너무 놀랐다.

 

 

 

 

 

 

정말 한 세대가 저물어가는 모양이다.

 

굵직굵직한 인물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난다.

 

무엇이든 영원한 건 없겠지만,

 

소소하게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다 써버리는 것부터

 

내가 키우던 고양이, 물고기,

 

가까운 이, 나를 모르더라도 내가 알던 이, 내가 좋아하던 이 등..

 

그리고 나까지,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하다는 느낌보다는 비어버린 느낌이랄까...

 

한창 바쁜 이 시간에, 나는, 혼자, 공허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빛깔이 있지만 없는 듯 사물들이 멈춰버렸다.

 

삶이란 무엇일까. 죽음이란 무엇일까.

 

살아있는 삶을 치열하게 연구하던 사회학자의 죽음이

 

어째서 나에게 죽음이란 무엇인지 궁금하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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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11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우만의 책 덕분에 고독의 장단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지 못했으면 시간을 헛되게 보냈을 겁니다.

꼬마요정 2017-01-11 22:54   좋아요 1 | URL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던 것을 콕 집어서 이렇다라고 해주는 게 좋더라구요. 뜻을 정돈해서 알려주는 느낌이랄까요. 번역본을 읽다 보니 막히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배울 게 많고, 깨달은 게 많았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 살아 있니? ㅋ
가끔 살아있는지 빤히 쳐다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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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렇게 표지만 바꿔서 나오지 말란 말이닷!! 책 놓을 자리도 없는데, 사 고 싶 어 진 다. 이런 호구 같으니...

읽고 싶어요 가 아니라 사고 싶어요.. 쿨럭. 번역이 같다 하니 집에 있는 책에 껍데기만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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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1-09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셜록홈즈였군요 흠 그렇담 고민이 되시겠어요 ㅋㅋ

꼬마요정 2017-01-10 13:29   좋아요 0 | URL
네.. 그렇죠.. 완전 고민 중이에요.. 책 놓을 자리는 없고 ㅠㅠ

stella.K 2017-01-0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왠지 학습백과 사전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정말 요즘 책들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어요.
책은 보려고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갖고 싶어서 사는 게 맞습니다.
기호품이자 호사품이죠. ㅎㅎ

꼬마요정 2017-01-10 13:30   좋아요 0 | URL
아, 정말 기호품이자 호사품이에요ㅠㅠ 있는 책인데, 번역도 같다는데, 또 사려니 정말 고민 됩니다.^^

반디 2017-01-09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셜록 정주행하고 있는 사람인지라..넘 공감된다눈..

꼬마요정 2017-01-10 13:30   좋아요 0 | URL
그렇죠? ㅎㅎ 셜록인데.. 셜록인데.. 아.. 정말 고민입니다.^^

adf657 2017-01-10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지마세요 표지만 바뀌었지 기존번역 그대로입니다. 번역감수한것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저는 기존책 처분하고 다시 샀습니다만 번역이 그대로 실망했네요.ㅡ_ㅡ;;

꼬마요정 2017-01-10 21:2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그렇군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기존 책 차분하고 사셨는데 실망하셨겠어요ㅠㅠ 번역 잘 된 책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나는 헤르만 헤세를 좋아한다.

 

10대 시절 가장 좋아한 작가가 헤세였기에.

 

한창 감정 변화가 두드러지던 시기...

 

새똥 보고도 웃고, 낙엽만 봐도 울던 그런 때였다.

 

그리고 다들 유행처럼 읽던 <데미안>이나 <수레바퀴 아래서> 보다 더 나를 사로잡은 책이 있었으니.

 

나는 그 책을 읽고 처음으로 머리끝이 쭈뼛 서는 걸 느꼈다. 전율..이라고 하나?

 

<지와 사랑>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이야기가...

 

내 기억이 맞다면, 골드문트가 나르치스의 품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장면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 아직도 심장에 박혀서 떠올리자마자 뭔가 벅차오르는 느낌이다.

 

이제는 내용도 가물가물하고 생각나는 구절도 없건만

 

감동 받은 기억만 남아 책을 펼치기 망설여진다.

 

마치, 만나지 않는 게 좋았을 첫사랑을 대면하면 어쩌나.. 하는 기분이랄까.

 

요즘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꺼내보고 있는데, 이 책 앞에 서자 손 끝이 떨렸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곱게 싸서 아무도 모르게 숨겨 놓은,

그리하여, 나 조차 잊고 있던 기억을 발견하고

섣불리 다가가지 못해

닿을 것 같지만 닿지 않는 딱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겁쟁이가 된 느낌이다.

 

덕분에 옆에 있던 아주 오래된 책을 집어 들었다.

 

1991년 초판본, 가격이 3,000원, 헤르만 헤세/이수진 옮김

<사랑하는 이여-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사랑뿐이여라!>

 

사랑의 인간관계가 지니는 본질적인 가치와 가능성, 그리고 그것의 경이로움과 진리 때문에, 이 관계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할 수 없으며 오로지 깊은 이해만이 있을 뿐이다. (책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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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0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세의 소설을 계속 읽으면 뭔가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한 느낌이 들어요. ㅎㅎㅎ

꼬마요정 2017-01-09 01:26   좋아요 1 | URL
저는 계속 맘 속에 남더라구요. 어떤 울림 같은 게 느껴지고... 싯다르타 읽고 참 좋았더랬죠.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다시 읽어 봐야겠어요^^

2017-01-08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7-01-09 01:26   좋아요 0 | URL
어릴 때랑은 또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그 때만큼 울림은 없었지만 그래도 재미났어요 ㅎㅎ

다락방 2017-01-09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여울의 책에서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 대한 글을 읽고 사두었던것 같은데 또 여태 미루고 있었네요. 저도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불끈!!

꼬마요정 2017-01-10 13:43   좋아요 1 | URL
어릴 때는 감동이 쓰나미처럼 덮쳐서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는데, 지금도 그럴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더 섣불리 다시 읽지 못하고 있답니다.^^;; 헤세는 책만 보면 참 좋은데 아내와 자식에게 못할 짓을 한 사람이라 씁쓸합니다.


Conan 2017-01-0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와사랑‘ 고등학교때 책 좋아하는 친구덕에 읽었던 책입니다. 지금도 제 인생 책 중 한권입니다.^^

꼬마요정 2017-01-10 13:43   좋아요 1 | URL
아, 코난님도 저랑 같군요~^^ 정말 감동받았더랬죠~ ^^

북프리쿠키 2017-09-2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르치스와골드문트가 싯다르타의 감동을 뛰어넘을지 요정님 포스팅 읽고 두근거리네요^^

꼬마요정 2017-09-25 11:04   좋아요 0 | URL
앗... 싯다르타의 감동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 같은데요..^^; 어릴 때 감동받은 것은 그저 느낌만 남았고, 싯다르타의 감동은 아직도 저를 흔들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