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벤트 기간 미뤄주셔서 감사합니다. 밥도 안먹고 썼습니다.... 내용은 유치하나 점심을 안먹고 쓴 걸 높이 사 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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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희
“꼬마요정아, 이제 그만 들어와. 검은비가 많이 오잖니”
수암은 정원에서 뛰노는 꼬마요정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라디오에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frezon층이 활성화되어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니 조심하시기 바랍...”
순간 우르릉 꽝 소리가 나더니 빛줄기가 꼬마요정을 감쌌다. 수암은 놀라서 씹던 피라를 삼켰다.
“요정아! 비 그치면 놀자!”
다행히 요정은 아무 탈도 없는 듯, 해맑게 웃었다. “헤--”
수암은 생각했다. ‘번개는 아닌 것 같은데, 그게 뭐였지?’
비가 그치자 꼬마요정은 다시 밖으로 나가서 판다 귀를 잡아당기며 놀았다. 판다의 구슬픈 비명 소리가 들렸다. “깨갱---”
“가만 있어봐. 지금 내가 판다의 귀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관찰하고 있단 말야”
판다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어? 너 배고픈가봐? 내가 갈대 줄게 기다려”
갈대를 가지러 가는 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갈대가 나타났다. 난데없는 조화에 꼬마요정은 어찌할 바를 몰랐고, 잽싸게 꼬마요정으로부터 탈출한 판다는 갈대를 집어먹었다.
“우기적 우기적”
꼬마요정은 다시 판다를 불렀다.
“너, 물장구치는 금붕어 갖다줄게”
다시금 펑 소리와 함께 금붕어 한 마리가 나타났다. 판다는 이게 웬 횡재냐 싶어서 한입에 금붕어를 삼켰다. 그러거나 말거나, 꼬마요정의 가슴은 쿵쿵 뛰었다.
‘내, 내가 요정이 되었다! 진짜 요정이!’
꼬마요정은 판다에게 말했다. “내가 너 진주 줄께!”
어김없이 진주가 나타났다. 꼬마요정은 너무 좋아서 무릎을 꿇고 스텔라를 외쳤다. 그 시간에 판다는 삼킨 진주가 목에 걸려 괴로워하고 있었다.
“켁켁....”
2. 좌절
신이 난 꼬마요정은 밖으로 나갔다.
‘내 신통력으로 세상을 구원해야지!“
골목길에 파란여우 한 마리가 길게 드러누워 있었다.
“야, 파란여우! 너 내가 원하는 거 다 들어줄게 말만 해”
여우는 얼굴을 찡그리며 꼬마요정을 바라봤다.
“소원을 말하라니까. 나 요정이라구!”
여우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저기, 내 꼬리 좀 그만 밟을래?”
꼬마요정이 놀라서 보니 자신이 꼬리를 밟고 있는 거다. 요정이 한발 뒤로 물러서자 파란여우가 으르렁거렸다.
“귀찮게 하지 말고 저리 가라고! 나 일광욕 좀 하자”
꼬마요정은 여우가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 슬펐지만, 할 수 없이 길을 재촉했다.
‘그러고보니 나도 꼬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꼬마요정은 “꼬리!”라고 외쳤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잉? 내 신통력이 없어졌나?”
그때 엄청난 미모를 가진 여인이 나타났다. 등에 날개가 있는 것으로 보아 천사 같았다.
“안녕? 난 너의 수호천사인 세실이야. 니가 신통력을 가진 건 맞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남을 위한 것이어야 해”
꼬마요정은 실망했다.
“나를 위해서는 신통력을 쓰지 못한다고? 그럼 다른 사람에게 줬다가 뺐으면 안돼?”
세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넌 신통력을 잃게 돼”
꼬마요정은 더더욱 실망했다. “그럼 난 뭐야?”
세실은 대답도 하지 않고 사라져 버렸다.
그 자리에 서 있는데 얼굴이 네모난 사람이 오고 있었다.
“넌 누구니?”
그녀가 대답했다. “난 네무코야. 얼굴이 네모나서 붙여진 이름이지”
꼬마요정은 그녀의 얼굴을 동그랗게 해주고 싶었다.
“얼굴이 동그래져라!”
펑 소리와 함께 네무코의 얼굴이 둥글게 변했다.
“잉? 내, 내가 어떻게 된거야?”
꼬마요정은 자신이 기특했다. “내가 니 얼굴을 둥글게 해줬다고. 나에게 고마워해야 할 걸?”
네무코는 놀라서 거울을 꺼내봤다.
“으악! 이, 이게 나라고? 얼굴이 눈사람만해졌잖아! 싫어싫어!”
네무코가 우는 게 심상치 않아서, 꼬마요정은 잽싸게 자리를 피했다. 네무코의 울음 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꼬마요정은 한숨을 푹 쉬었다.
“이게 뭐야. 책 같은 것도 달라고 못하고...”
3. 분노
집으로 가다보니 웬 남녀가 여자 하나를 괴롭히고 있다.
“으아아--- 싫단 말야!”
여자의 비명 소리가 꼬마요정의 마음에 울려퍼졌다.
“어떤 놈들이냐!”
꼬마요정이 소리치자 일당이 뒤를 돌아봤다.
“넌 누구냐?”
여인이 물었다.
“난 꼬마요정이다. 그러는 넌 누구냐?”
여인은 입에 물고있던 깍두기를 “퇴!” 하고 뱉어냈다. 깍두기는 꼬마요정의 이마에 그대로 명중했다.
“더럽게 이게 무슨짓이야!”
“이건 어떠냐!”
남자가 머리카락 하나를 뽑아 후 하고 불자 거대한 나무토막이 되어 꼬마요정에게 날라왔다. 꼬마요정은 몸을 눕혀 겨우 피했다. 그들은 악명높은 마술사들인 스윗매직과 하얀마녀였고, 괴롭힘을 당하던 여자는 모해짐이었다. 모해짐은 모과를 사먹으려다 봉변을 당하고 있는 중이었다.
“니들, 말로는 안되겠구나!”
꼬마요정은 손바닥으로 장풍을 쐈다. 하지만 바람은 나가지 않았다. 스윗매직이 껄껄 웃엇다.
“이거 말이냐!”
매직이 손바닥을 펴자 엄청난 바람이 쏟아져 나왔다. 꼬마요정은 저만치 날라가 쓰러졌다. 하얀마녀가 요정에게 다가갈 때, 꼬마요정은 자기 몸이 변하는 걸 느꼈다.
“으아아---”
하얀마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요정은 온데간데 없고 거대한 녹색의 괴물이 서 있었으니까. 꼬마요정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세실이 다시 나타났다.
“요정아, 너는 어떤 일에 분노하게 되면 발마스로 변해. 힘이 무지하게 세지지. 자, 어서 놈들을 처치하렴”
발마스는 양손에 매직과 하얀마녀를 들고 몇바퀴 돌린 다음 저 멀리 던져 버렸다. 꼬마요정의 몸이 점차 줄어들었다. 한 여인이 모해짐의 손을 이끌고 다가왔다.
“전 모해짐의 엄마 클리오라고 해요. 저희 딸을 구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건 별 거 아니지만...성의로 받아 주세요”
클리오가 내민 것은 비발이라는 귀한 보석이었다.
“어머나 감사합니다. 이렇게 귀한 보석을 다...”
그걸 받는 순간 꼬마요정은 몸에서 광채가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아이고, 보석 받으면 안되는데....”
다시금 세실이 나타났다.
“난 너의 수호천사 세실이야. 니가 신통력을 잃은 건 아쉽지만, 어차피 너를 위해 쓰지도 못할 건데 뭐. 신통력이 없어도 넌 다른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면서 살 수 있단다”
세실은 두시간 동안 연설을 하고 하늘로 날라갔다. 꼬마요정은 날개가 안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moonnight에 떠있는 구름이 ‘희망’이란 글자를 이룬 채 흘러가고 있었다.